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복 받은 땅, 서삼면을 꿈꾸며
먼저, 장성군 산하 퇴직공직자들의 모임인 ‘행정동우회’에서 전⦁현직 공직자들과 서로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행정동우회지⌟ 책자 발간에 즈음하여 현재 장성군에 몸담고 있는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경의와 찬사를 보냅니다.
<예기(禮記)>의 단궁상편(檀弓上篇)에 나오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사자성어가 문득 떠오릅니다.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았던 굴 쪽으로 향하고 죽는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유한 말입니다. 또, 자기의 근본을 잃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없는 자식이 없듯이,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 없는 사람이 이 세상천지에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래서 ‘고향’이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친구들과 꾀복장이로 지냈던 다정함, 꿈에라도 나타나기를 원하는 잊을 수 없는 그리움, 그리고 타향에 살면서 가고 싶어도 금방 갈 수 없는 안타까움이라는 정감이 흠뻑 묻어있습니다.
특히 2013년 1월 1일자, 서삼면에 발령을 받고 처음 맞는 이번 추석 명절날에 서삼초등학교 교정이 모두 모여 제19회 서삼면민의 날 행사를 치르고 나서는 ‘고향’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향, 서삼면의 현실은 동화처럼 마냥 풍요로워 보이지만은 않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급속한 도시화 현상으로 농촌 인구는 갈수록 줄어가고, 노동력을 노쇠하여 이제 고향 농촌에는 나이가 많이 드신 부모님과 당숙모들만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추석날 또는 설날에 고향을 찾는 아들, 며느리, 손자들만 와서 한 이틀 정도만 북적거릴 뿐, 어린아이의 청아한 울음소리가 끊긴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그런데 장성군의 고향 농촌은 조금 씩 조금 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서삼면이 그렇습니다. 인구만 보더라도 항상 꼴찌를 면하지 못하였지만 몇 년 전부터는 이웃인 북일면 인구를 따라잡았습니다.
그리고 40∼50년 전에 선각자이신 고(故) 임종국 선생이 한밤중에도 횃불을 들고 물지게를 지어가며 심었던 편백⦁삼나무가 이제는 아름드리 큰 나무로 성장해서 빼곡히 들어선 축령산 일대가 2000년 11월, 22세기 영구히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고, 이후 전국 3대 치유의 숲으로 또 다시 선정되면서 지금은 전국에서 사시사철 찾아오는 탐방객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또 2012년 4월에는 국립산림과학원과 전라남도산림자원연구소가 공동으로 전국 68개 산촌마을을 대상으로 대기청정도를 분석한 결과 장성군, 그중에서도 서삼면이 전국에서 공기가 제일 깨끗한 곳으로 조사됨에 따라 장성군과 서삼면의 청정이미지가 쾌적한 자연에서 전원생활을 꿈꾸는 귀농⦁귀촌인에게 새로운 희망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는 가난한 깡촌으로만 머물러 있던 서삼면이 청정 개발의 기지개를 켜고 이제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복 받은 땅으로 발 돋음하고 있습니다.
편백권역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2010∼2015년, 모암⦁대덕⦁추암리), 행복마을 조성사업(2010∼2013년, 괴정⦁한실마을), 산촌생태마을 조성사업(2011∼2013년, 증암마을), 농촌 지방상수도 설치사업(2011∼2014년, 15개 리), 농촌 생활환경 정비사업(2012∼2013년, 갈전⦁해평⦁태암⦁신평마을), 대곡소하천 정비사업(2012∼2014년, 한실마을), 서삼천 하도 준설사업(2012∼2015년, 장산∼모암마을), 한실마을 진입도로 확⦁포장사업(2013∼2014년)을 비롯하여 축령산 일대에 축령산 휴양타운 조성사업(2013∼2014년), 축령산 휴양단지 기반시설 정비사업(2013∼2014년) 등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막대한 사업비가 서삼면 곳곳에서 집행되고 있거나 투자 계획으로 있어 앞으로 서삼면을 먹여 살리게 될 엄청나게 큰 그림들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회는 여러 번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늘이 서삼면에 준 황금 같은 이 기회를 통해 주민들이 화합하고 단결하여 공동체 의식을 스스로 함양해 나가면서, 주민들 각자가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愚)를 범하지 않는 성숙한 자세가 정말로 필요할 때입니다.
앞으로 축령산이라는 맑고 깨끗한 천혜의 자연조건과 더불어 서삼면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각종 청정 개발이라는 두 중심축을 잘 활용해 나간다면, 멀리는 매서운 추위와 보잘 것 없는 얼음을 팔아서 수도권 탐방객들을 엄청나게 끌어 모으고 있는 강원도 화천군 산천어 축제의 성공사례를 비롯하여, 가까이는 이웃 전라북도 고창군에서 지금까지 천대받고 있는 30만평의 버려진 보리밭을 활용하여 경관농업의 신경지를 개척한 청보리밭 축제를 보면서, 아직은 지역 알리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산소축제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것은 허황되고 지나친 욕심일까요?
지난 2002년, ‘우리 모두 함께 꾸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교훈을 우리 국민들 모두의 가슴에 각인시켜 준 월드컵 축구의 4강 신화에서 보듯이, 저는 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확신합니다.
그리고 올곧은 선비의 기상을 꼭 닮은 우리 장성인들과 서삼면 주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이 활활 타오르게 된다면 언제나 활력이 가득하고 매력이 넘치는 장성군과 서삼면이 만들어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3년여 남은 공직생활을 앞두고, 문화관광과장⦁민원봉사과장과 북이⦁삼계⦁북하면장에 이어 네 번째 서삼면장으로 근무하면서 ‘지금까지 본 서삼면장 중에서 그래도 공 면장은 괜찮았어!’라는 평가를 듣고 싶고, 앞으로도 들을 수 있도록 서삼 면민들과 늘 함께 하면서, 무슨 일이던지 긍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면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도 퇴직하면 곧 입회하게 될 행정동우회의 무궁한 발전과 더불어, 행정동우회원 선배들 모두의 가정과 일상생활에서 하시는 일마다 만사형통⦁운수대통⦁요절복통하시고, 가까운 이들에게 가끔 전화 또는 문자 한 통이라도 보내는 의사소통을 하시면서,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시기 바랍니다.
서삼면장 공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