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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팸투어 포스팅(후기) 스크랩 [경북/영천] 추사(秋史) 묵향의 도량, 팔공산 은해사
길손旅客 추천 0 조회 63 11.04.22 08:12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보물보다 더 보물같은 봄을 만나다.

팔공산 은해사(八公山 銀海寺) 

경북 영천시 청통면 치일리 479  /  은해사 종무소 054-335-3318

 

평평한 땅에 세워진

여유있는 넉넉한 가람이 좋습니다.

첩첩산중,

누군가는 지해중중이라 표? 한 곳입니다.

야트막한 야산과 가람과의 어울림이 한적한 곳,

은해사 입니다.

 

 

피안교에서 바라본 은해사 전경

 

'급한 몸일지언정 돌아 들라'라는 말이 불가에서 전해진다.

은해사를 찾은 날, 유독 길손에게 그말이 새삼스레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돈다. 무엇이 급해, 무엇이 어색하여 그리 대충 훑어보고는 할일 없이 지쳐 그렇게 철퍼덕 앉아 흩날리는 낙화에 시선을 뺏기고 있었는지.. 더구나 카메라는 꺼 둔채다. 그저 눈으로만, 그저 보이는 대로만 눈으로 담으며 담배한대 꺼내 물었다.

휴~ 봄바람인가?

 

팔공산 은해사(八公山 銀海寺),

신라 헌덕왕 1년(809년), 혜철국사에 의해 처음 창건 되었으며, 해안평(海眼坪)에 지었다 하여 해안사(海眼寺)로 불렸다. 이후, 조선 인종 원년(1545년) 모두 불에 타 소실 되었고, 명종 원년(1546년)에 천교 스님이 내탕금의 지원을 받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중수를 하면서 은해사(銀海寺)로 바꿔 부르게 된다.

'일도은색세계 지해중중(一道銀色世界 知海重重 : 한길 은색의 세계가 마치 바다처럼 겹겹으로 펼쳐져 있으니..)' 신라 진표율사는 은해사를 그리 표현했다 한다. 선사의 눈에 든 은해사의 당시는 눈내린 겨울 산사가 아니었나 싶다. 평평한 땅에 너르게 지어진 전각들의 구조는 본당의 마당을 넓게 두고 한단씩 위로 올라 세워 졌으니 지붕위로 소담스럽게 내린 눈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하면 일도은색의 세계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실제 일주문을 지나 푸른 빛의 송림속을 걷다 피안교의 앞에 당도하여 절집의 위세를 보고 있노라면 가람 하나와 산이, 다시 가람 하나와 가람이, 다시 그 뒤로 가람이 이어 붙은 형국이다. 그만큼 너르게 자리한 절집, 그만큼 편안함을 주는 절집인것이다. 봄기운 완연한 지금의 모습도 겹겹이 느껴지는 봄의 느낌이 이리도 강할 진데, 당시의 환경이라는 지금보다 더 진한 빛을 만났을 터, 진표율사의 표현이 실제와 다름이 없을것이란 생각이다.

지금은 전각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한때 은해사는 35동 가람의 245칸을 자랑하는 대가람이었다 한다. 조선시대 이후의 은해사 역사는 인종의 태(胎)를 봉안하는 태실의 기능을 수용하면서 부각되었다. 은해사는 이후 꾸준히 사세를 유지해 나갔으며, 1712년에 일주(一珠) 스님이 서울에 올라와 은해사를 종친부(宗親府)에 귀속시키고 사찰에 부여된 잡역을 경감시켰다는 사실도 전한다.

현재의 은해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 본사다.

 

추사의 묵향이 살아있는 도량, 은해사.

당대 최고의 문장가인 추사(秋史)의 묵묘(墨妙)를 느끼고 싶다면 은해사를 찾으면 된다. 은해사는 추사체의 보고로 추사 묵필의 보고가 은해사라 해도 실언이 아니다. 일주문을 지나 400미터의 산사의 길을 따라가서 다리를 건너면 제일 먼저 규모 좋은 2층 누각, 보화루로 누각의 편액인 ‘보화루(寶華樓)’가 바로 추사의 글씨이며, 과거 보화루와 일직선상에 있던 대웅전(大雄殿) 편액 또한 추사의 글씨이다. 대웅전 옆 기도하는 스님이 묵는 노전의 일노향각(一爐香閣)도 추사의 묵계(墨界)이다. 얼마 전까지는 일주문의 편액인 ‘은해사(銀海寺)’도 추사의 작품이었으나, 일주문을 증개축하면서 추사의 작품은 ‘은해사 성보박물관’에 맛보게 되었다. 박물관에는 추사의 작품인 ‘불광(佛光)’도 감상할 수 있다. 산내암자인 백흥암에서도 추사를 만날 수 있다. ‘십홀방장(十笏方丈)’ 편액과 6개의 주련이 바로 추사의 세계이다. 경상감사로 부임하던 추사가 은해사 영파스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추사가 제주 유배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있을때, 은해사의 불사를 완성하였으니 영파스님의 부탁으로 글을 쓴 것으로 보고있다.

 

다양한 국보와 보물, 추사선생의 글씨까지 전해내려오는 절집,

그러나, 정작 은해사의 고찰의 향기는 성보박물관에서만 만나게 되는 아쉬움이 있다. 제 아무리 모두가 아름다움이라 칭찬하지만, 길손의 눈에는 그저 유리속에 갖힌 보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모습으로 비추어 진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은해사 자료를 살펴보면 보화루와 일직선상에 대웅전이 자리한다 하였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지금은 극락보전이 자리하고 있다. 이 연유에 대해서는 불가의 속깊음을 알지 못하는 길손으로서 불쾌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부족한 정보로 인한 헛걸음이 그 처음이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만들어진 현판이 서럽다. 거기에 더하여 고찰다운 가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듯, 모두가 분칠 가득한 모양새다. 곱게 치장한 색시를 보자고 깊은 산중을 찾음이 아닌데, 너무도 정갈하여 오히려 길손이 더 늙어 보임은 무슨놈의 연유인지..

은해사 성보 박물관, 일부러 찾지 않고 비켜 돌아 나왔음이 그 이유다. 찌질대는 듯한 투정이 가득이다. 은근 짜증이 나기도 한다.

그러한 이유였다. 맥이 탁 풀리면서 만사 귀찮아 지는 것이..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의 화려한 꽃비를 맞으며 그렇게 서있는 이유다. 도솔천의 흐르에 따라 유유히 떠 내려가는 꽃잎으로 시선이 고정되는 이유다. 깊게 들이 마신 담배연기에 몽롱해 지며 나른해 짐이 더 기분이 좋다.

 

 

 

 

 

 

 

 

 

 

 

 

 

 

 

 

  

 

 

 

 

 

 

 

by 박수동 

www.gilson.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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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4.22 08:35

    첫댓글 물위의 떠있는 꽃잎이 마음의 휴식을 주는것 같군요

  • 작성자 11.04.26 09:03

    마음의 휴식..
    참 멋진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 11.04.22 12:50

    물위에 떠있는 벚꽃잎 참 멋지게찍으셨네요.
    법당안을 기웃거리면 처다보는 아이의 모습도 좋고요.

  • 작성자 11.04.26 09:04

    한컷으로 따로 올릴까요?
    제목은 "뭣고?"

  • 11.04.22 23:19

    오 멋진사진들~~~~
    그러고보니 낙관이 눈에 많이 익습니다

  • 작성자 11.04.26 09:04

    낙관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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