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수요일
중학동창 친구들과 황룡, 구채구 여행을 떠났다.
중국국제항공 CA402편으로 15:30에 인천공항을 이륙하여, 17:52(현지 시각)에 중국 사천성 성도 천부국제공항에 착륙하였다.
인근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21:20에 엘레강트 아주어(Elegant Azure)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은 고속철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시설이 아주 훌륭했다. 단점은 숙소 가까이 큰 도로와 구철도가 있었고, 이중창이 아니라서 소음 차단이 완벽하질 못했다는 점이었다.
6월 20일 목요일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에 버스를 타고 고속철역으로 갔다.
역에서 도시락으로 아침을 먹고 검색대를 통과했다. 검색이 아주 철저했다.
하나투어에서 진행하는 이번 패키지여행 참가자는 모두 6개 팀 20명이었고, 우리 팀은 5명이었다. 검색대 통과하는 과정에서 우리 팀원 중 한 명이 여권을 분실하여 모두가 가슴 철렁했고 한참 야단법석을 떨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여권을 무사히 찾아 여행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07:30 송반행 고속열차 C6122 2등석에 승차하였고 제시간에 출발하였다.
날씨는 흐렸고 기온은 24도였다. 끝없이 펼쳐지는 쓰촨분지를 30여 분 달리자 산악지대가 나타났고 95% 이상이 터널이었다. 평원지대에서는 시속 240km까지 달리더니 산악 터널 지대에서는 170~190km의 속도를 유지하였다. 터널에서의 정숙성과 소음 차단 기능이 매우 우수하였다. 우리나라 KTX보다 한 수 위라는 느낌이 들었다.
08:53에 고속열차는 송반역에 도착하였다. 거기서 전용버스를 타고 09:30에 쓰촨성을 흐르는 4대강 중의 하나인 민강을 따라 1시간 이동하여 천주사에 도착해서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버스를 타고 40분간 이동하여 황룡(黃龍) 풍경구에 도착하였다.
하역(해발 3,100m)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상역(해발 3,470m)에 도착하여, 전동카를 타고 다시 3km를 이동하였다.
오채지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르기 시작했다. 고산병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숨이 가빠오고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몸에 기운이 빠졌다. 평지에서는 큰 소리로 그렇게 잘 떠들던 중국인 관광객들도 말이 없거나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가끔 얘기할 뿐이었다.
800m 걸어오르자, 오늘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황룡 오채지(해발 3,560m)가 영롱한 에메랄드빛을 띠며 그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 일대는 암반이 모두 석회암인데,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산성을 띠게 되고,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이 산성용액에 의해 녹고, 물속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기화되어 날아가면서 탄산칼슘이 다시 고체화하여 흘러가다가 작은 둑을 만들어 쌓으면서 많은 연못을 만들어 놓아(마치 다랑논처럼)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 연못에 담긴 물은 물속에 용해된 탄산칼슘과 바닥에 응결된 고체화된 탄산칼슘에 햇빛의 특정 파장이 반사되어 이렇게도 영롱하고 신비로운 색채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물의 깊이와 햇빛의 각도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의 빛을 은은하게 내보내고 있어 오채지(五彩池)란 이름을 붙여놓은 모양이다.
오채지에서 흘러내린 물은 많은 연못과 폭포들을 만들어 내며 흘러내렸다. 4km에 이르는 그 물길을 따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어 내려왔다.
영월채지, 옥취채지, 쟁염지, 명경도영지(3,380m), 분경지, 연대비폭, 영반채지(3,150m) 등을 지나 셔틀버스 승차장에 도착하였다. 아래로 내려오자 고산병 증세는 현저히 감소하였다.
셔틀버스로 이동한 후, 전세버스를 타고 2시간 30분을 이동하여 구채구로 가는 입구에 자리 잡은 폴리 뉴 주자이(Poly New Jiuzhai) 호텔로 갔다. 이곳에서 성도까지의 거리는 450km라고 한다.
호텔에서 현지식으로 저녁을 먹었는데 음식이 대체로 짜고 향이 너무 강했다. 숙소에서 여장을 풀었다. 고산병 증세로 약간의 두통이 남아 있었다. 11시쯤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