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한테 여성이 접근(gpt)
[낯선 그녀와의 첫 자이브]
1. 고독한 연습, 그리고 그녀의 등장
2003년 4월 13일, 일요일. 화창한 날씨와는 달리, 필라는 썰렁했다. 혼자였지만, 그 고요함이 오히려 내게는 편안했다. 어색하게 자이브 스텝을 밟고 있던 나는, 거울 속 내 모습에 고개를 저었다.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모양이 나지 않아도 한참 나지 않았다.
그때, 조용히 카운터에 앉아있던 여주인이 갑자기 다가왔다. "음악 틀어드릴까요?" 물었다. 나는 괜찮다고 했지만, 그녀는 이내 음악을 틀었다. 그 순간, 그녀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쩐지 그녀의 시선이 계속 느껴졌지만, 나는 애써 무시하고 자이브 스텝에 집중했다.
2. 자이브 고수의 은근한 접근
내가 다시 거울을 보며 엉성한 자세를 정리하던 그 순간, 문이 열리며 한 젊은 커플이 들어왔다. 그들이 탱고와 왈츠를 연습하는 동안 나는 계속 혼자 스텝을 밟았다.
한참 혼자 연습하고 있는데 거울 너머에 한 여성이 들어오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30대 중반쯤 되어 보였고, 잠시후 자이브를 혼자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 자이브 동작은 내가 하고 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완벽한 리듬과 매끄러운 동작.
그 장면을 보고 있자니 내 스텝은 더 초라해졌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며 용기가 꺾였다. 나는 그만 의자에 주저앉고 말았다.
3. 첫 대화, 그리고 도망
여성은 내가 앉은 것을 보더니 내 쪽으로 슬며시 다가왔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그녀는 눈길을 주면서, 먼저 말을 꺼냈다. "저랑 자이브 한번 춰보실래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내가? 이 실력으로?’ 속으로 심장이 요동쳤지만, 겉으로는 냉정을 유지하려 했다.
"아직 기초 연습 중이라서요. 준비가 안 됐어요." 그렇게 말한 후, 나는 얼른 화장실로 도망쳤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게 들킬까봐 피한 것이었다. 화장실에서 담배를 물며, 혼란스러웠다. '왜 도망친 거지? 고수가 하자고 했는데...' 자존심이 상했지만, 다시 나가긴 부끄러웠다.
4. 후회, 그리고 다시 용기
화장실에서 담배를 세 개나 피우고 나서야 다시 나갈 결심을 했다. 그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나는 잠시 다른 커플이 연습하는 것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바보같이 도망쳤지만... 다시 해보자.' 나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 같이 자이브 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 미소에서 뭔가 짜릿한 감정이 느껴졌다. 마치 내가 먼저 다가가길 기다렸던 것처럼 보였다.
5. 서로의 스텝을 맞추다
우리는 자이브 기본 스텝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손에 땀이 배어났고, 심장은 여전히 뛰었다. 그녀는 나를 부드럽게 리드했고, 나는 점점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틈틈이 나에게 어떻게 리드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그녀의 리드가 얼마나 능숙한지에 감탄하면서도, 나는 조금씩 자신감을 찾았다. 그 순간, 우리는 단순한 연습을 넘어선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었다. 마치 스텝 하나하나에 감정이 얽혀 있는 듯했다.
6. 진심을 담은 껌 한 개
춤이 끝난 후, 나는 여전히 그녀와 함께 춤을 춘 그 순간을 되새기며 껌을 씹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와의 연결이 끊긴 느낌에 괜히 불편했다. '껌을 하나 줄까 말까?' 속으로 수없이 고민한 끝에, 나는 용기를 내어 껌 한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그 말 한마디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이제 우리는 서로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그 순간, 단순한 껌 한 개가 우리 사이에 짜릿한 연결 고리가 된 것 같았다.
7. 끝나지 않은 여운
시간이 흘러, 홀에 남은 사람은 나 혼자였다. 그녀도 떠났고, 다시 고요가 찾아왔다. 나는 그 넓은 공간을 홀로 차지하며 다시 왈츠 홀딩과 스텝 연습에 몰두했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자꾸 그녀와의 짧은 춤이 떠올랐다. '내가 왜 처음에 도망쳤을까? 만약 다시 그런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 그렇게 다짐하며 나는 홀을 나섰다. 그날, 내 춤 인생에 처음으로 누군가와 연결되었다는 짜릿함을 느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