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함께 행복한 토요일
“여보, 일어나 학교가야지”
“아, 나 오늘 학교 가기 싫어 더 자고 싶어”
“안돼~ 당신이 선생님인데 안가면 어떻게 해.”
맞다 요즘 나는 선생님이다. 토요학교 선생님!
나의 호칭은 여러 개다. 담임목사 사모님, 부목사님, 그리고 선생님!
우리 교회는 2020년 12월부터 토요학교를 시작했다. 학교의 이름은 ‘다니엘학교’
다음세대의 신앙전승을 위해 고민하며 기도할 때 주님께서 주신 비전을 따라 시작된 학교이다. 코로나 시작으로 하던 것도 중단해야 할 시기에 우리는 오히려 코로나와 함께 학교의 문을 열었다.
남편 목사님이 사사기 2장 8-10절“여호와의 종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백십 세에 죽으매 무리가 그의 기업의 경내 에브라임 산지 가아스 산 북쪽 딤낫 헤레스에 장사하였고 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 는 말씀을 묵상하다 충격을 받고 우리에게 주신 자녀들이 다른 세대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일본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극히 적은, 우상의 나라인데 우리가 자녀들을 위해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갖고 먼저 부모교육부터 시작했다. 자녀들을 믿음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믿음의 결단이 필요하기에 2년이 넘는 시간을 부모 대상의 교육을 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가 시작되었다. 처음엔 방과 후 교실을 계획했으나 교회 근처에 사는 어린이들이 극히 적어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그래서 토요학교의 형태로 믿음의 학교가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람’ 이것이 우리 다니엘학교의 표어다.
사실 남편이 다음세대교육을 이야기할 때 나는 살짝 망설였다. 나의 아이들은 이미 장성하여 나의 품을 떠났고 그건 그만큼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지금 내가? 이제서?’ 의 나였다. 하지만 하나님의 큰 그림은 나의 그림과 달랐다.
나의 전공은 기독교교육. 어릴 때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나는 깨달았다. ‘어린이들과 나는 맞지 않아! 나는 애들을 안 좋아하는 것 같아.’ 결국 성인교육에 관한 주제로 논문을 쓰고 졸업을 했다. 그리고 결혼을 했고 기독교교육이란 것은 논문과 함께 책장의 어느 곳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내게 자녀로 주신 두 아이들만을 키우며 사모로서 살았다. 그렇게 삼십 여 년이 지났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내게는 딸과 아들이 있다. 큰 아이 딸은 일본에서 대학진학을 했고 아들은 한국대학을 가고 싶어해 한국대학에 진학했다. 아들이 둘째여서 그랬는지, 첫 번째 헤어짐이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아들을 한국에 보내는 일은 내게 쉽지 않았다. 새벽에 기도하면서 울었다. ‘아이를 보내고 나는 잘 지낼 수 있을까? 그리우면 어쩌지? 허전하면 어쩌지?’
하루는 복받치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면서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가 낳은 자녀만 너의 자녀가 아니다. 엄마다운 엄마가 되어라.”
그때는 몰랐다. 이 말씀의 의미를,,,
담임목사 사모로 나는 우리 성도들의 엄마라고 생각하며 살았으니 당연히 첫 번째 말씀은 알아들었다고 생각했고, 엄마다운 엄마가 되라는 말씀에 대해서는 엄마다운 엄마는 기도하는 엄마라고 이어서 말씀해주셔서 알아들었으나 ‘그 동안의 내 기도로는 부족했나? 이젠 떨어져 사니 정말 더 기도해야지!’라는 정도로 이해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렀다.
사실 우리 교회는 일본에 와서 개척교회로 처음 시작할 때에도 성도 중에 신학생이 있어서 주일학교를 담당했었다. 그리고 그 청년이 전도사님이 되고 목사님이 되고, 그리고 그분 이후에도 주일학교 담당교역자가 있었다. 참으로 다행이었다. 주일학교 사역은 나하고는 안 맞는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교육목사가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다며 갑자기 사임을 하게 되었다. 주일학교 담당자가 공석이 되었다. 일본에서 사역자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약속이나 한 듯 모두의 시선은 나를 향했다. “사모님이 하시면 되잖아요.” 그렇게 나는 억지로(?) 어쩔 수 없이 주일학교를 담당하게 되었다. 맡았으니 열심히는 했으나 힘들었고 기쁨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변해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되고 어린이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구원의 기쁨을 누리기를 바라고, 우리의 자녀들이 능력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기를 위해 애쓰며 기도하고 있더라구!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고 5년이 지난 어느 날 토요학교에 가는 길에서 알게 되었다. 그때 하나님 말씀의 의미를!
하나님은 미리 미리 알려주시고 준비시키셨구나! 남편에게는 이미 다음세대 신앙전승 비전을 주셨는데 내가 준비되지 않으면 안 되니까 아들 보내면서 알려주셨구나! 이 일이 시급하고 매우 중요한 일이기에 그때 말씀만 주신 것이 아니라 주일학교를 맡게 하시고 아이들을 품게 하시고 기도하게 하시고 말씀으로 가르치게 하셨구나!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이 비전 앞에 이렇게 서게 하셨구나!
올해 삼년 째,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크신 은혜 안에서!
나는 씨를 뿌리지만 하나님은 햇빛과 비를 주신다. 열매 맺게 하신다. 풍성하게 하신다.
이 일을 맡겨주신 것이 내겐 큰 은혜고 감사이고 축복이다.
그러고 보니 성장은 아이들만이 아니라 나도 하고 있었네.
삼십 여 년전 ‘아이들과는 나는 안 맞아’라는 깨달음(?)을 얻은 그 현장에도,
내 아이와 헤어지기 어려워 울던 그 자리에도,
내 의지는 온데 간데 없이 떠밀려 맡게 된 주일학교사역의 현장에도 하나님은 계셨고
지금 내 스스로 주님의 이끄심을 고백하는 이 순간에도 하나님은 함께 하신다.
나는 몰랐고 힘들었고 이해하지 못했지만 요즘 내게 주신 자녀들과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며 행복하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 자녀들이 성장하는 그 곳에서 나는 기쁘다. 앞으로 이루실 일 때문에 설렌다.
올해 하나님이 내게 주신 말씀이다.
“이러므로 우리도 항상 너희를 위하여 기도함은 우리 하나님이 너희를 그 부르심에 합당한 자로 여기시고 모든 선을 기뻐함과 믿음의 역사를 능력으로 이루게 하시고 우리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대로 우리 주 예수의 이름이 너희 가운데서 영광을 받으시고 너희도 그 안에서 영광을 받게 하려 함이라.(데살로니가후서 1장 11-12절)"
*이은경/ 동경 로고스 라이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