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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년(2009년)은 결혼 30주년이다.
어지럼증으로 비행기를 못타는 아내로 인하여 해외여행은 생각도 못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아내는 뉴스로만 봐오던 복개된 ‘청계천’을 비롯하여 ‘덕수궁 돌담길’, ‘비 내리는 명동’ 등 인기가요에 배경이 된 서울 구경을 한번 하고 싶다고 언젠가 얘기를 했다.
수학여행 인솔이나 출장 등으로 가끔씩 방문하는 나와 달리 아내는 서울을 찾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가까운 친척이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관계로 찾을 기회가 없었던 아내와 서울 구경 길에 오르다.
☞ 2009년 12월 24(목) ~ 26(토) 서울시티투어
♣ [탐방코스]
▶ 심야 리무진 버스로 포항출발 → 동서울터미널 → 시청광장 → 덕수궁돌담길 → 남대문시장 → 국립중앙박물관 → 전쟁박물관 → 인사동 → 청계천 → 명동성당 → 평화시장 → 광화문광장 → 동서울터미널 → 포항
◆ 출발일인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이다.
아직 KTX가 개통하기 전이라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심야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밤 11시 57분에 승차하니 12:00에 포항을 출발하였다.
원래 이 버스는 경주를 경유한다.
그러나 오늘은 출발지에서 좌석을 모두 채우는 관계로 경주로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포항 → 대구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동서울터미널로 향하였다.
겨울인데도 중부지방으로 올라가니 밤안개가 너무 자욱하여 운행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곤란하였다.
새벽 4시 30분경에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다.
지하철 2호선 첫차가 운행하기 전이라 아내와 터미널 구석구석을 구경하며 1시간여를 보내다.
'강변역'에서 지하철 2호선에 5시 35분경에 승차하니 시청역 도착은 6시 30분경이다.
여명 속에서 '시청(서울)광장'에 때마침 화려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트리를 둘러보았다.
다음 코스는 [덕수궁돌담길]이다.
이곳은 진송남이 1966년에 발표한 노래 ‘덕수궁 돌담길’로 인하여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 하모니카 연주 -
비내리는 덕수궁 돌담장 길을
우산없이 혼자서 거니는 사람
무슨 사연 있길래 혼자 거닐까
저토록 비를 맞고 혼자 거닐까
밤비가 소리없이 내리는 밤에
♩♪♬ ~ ♩♪♬ ~
밤도 깊은 덕수궁 돌담장 길을
비를 맞고 말없이 거니는 사람
옛날에는 두사람 거닐던 길을
지금은 어이해서 혼자 거닐까
밤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밤에
♩♪♬ ~ ♩♪♬ ~
비록 연식은 좀 되었지만, 우리부부도 노래의 분위기를 생각하며 돌담길을 따라서 한참을 걸었다.
이어서 인근에 위치한 '남대문시장'으로 향하다.
아내는 시장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랐고, 포항에 비하여 가격이 엄청 싸다며 감탄사를 연발하다.
아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옷을 몇 가지 구입하다.
다음 코스는 사전에 계획한 대로 [시티투어버스]를 타기 위하여 덕수궁 앞으로 향하다.
이곳에서 출발을 하기 때문이다.
포항에는 아직 이 버스가 생기지 않았다.
이곳에서 시티투어버스에 탑승을 하면 다음 코스로 이동을 한다.
구경하고 싶은 곳을 구경한 후 연이어 운행이 되는 다음 버스를 타고 다음 코스로 이동을 하는 방식이다.
승차권을 한번 구입하면 하루 종일 탑승을 하는 구조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을 관람하고 나오는데 예고된 바와 같이 겨울비가 내린다.
우리는 준비된 우산을 사용하여 다음 코스인 [전쟁박물관]으로 향하다.
구석구석 빠짐없이 구경을 하다가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박물관 로비에서 아내가 알뜰하게 준비해간 간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다.
왜냐하면 구경시간이 부족하여 한곳이라도 더 구경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 주변에는 식사를 할 적당한 음식점이 없다는 것을 지난번 방문 시에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다시 이동을 한 우리들은 명동을 지나 남산지하터널, 순환도로를 경유하여 [인사동]에서 하차하다.
말로만 듣던 인사동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구경해보자는 아내의 희망에서다.
오가는 많은 인파에 묻힌 우리들은 필요한 몇 가지의 물품을 구입하며 여유롭게 거리구경을 하였다.
저녁시간이 되어서 골목길에 위치한 먹자골목에서 불고기정식(6천원)으로 저녁을 때우다.
그런데 우와?
어찌나 음식이 달짝지근한지 나는 고춧가루를 청하고, 아내는 고추장을 청하고 나서야 겨우 해결을 하였다.
정말로 서울 음식은 우리 입맛에 맞지 않다.
서울 음식 못 먹겠네…….
저녁을 먹고 다시 거리 탐방에 나서다.
한참을 걷다 보니 지난여름에 친구들과 같이 와서 숙박한 적이 있는 찜질방이 눈에 뛴다.
'국일관'건물 지하에 위치한 찜질방이다.
이곳에서 1박을 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여행을 할 때 ‘찜질방’을 자주 애용한다.
취침 전에 목욕을 해야 하루의 피로가 말끔하게 풀린다.
그런데 찜질방을 이용하면 횟수에 제한 없이 들락거리며 이용을 할 수 있고 사우나까지 이용하는데다 별도의 방값이 들지 않기 때문에 아주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침이 되어 한바탕 조그마한 소동이 있었다.
그건 나의 조그마한 실수 때문이었다.
찜질복 바지주머니에 넣어둔 열쇠를 깜박하고 꺼내지 않고 곧바로 세탁기에 옷을 넣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었다.
열쇠를 꺼내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방금 벗어서 넣어둔 찜질복이 담긴 세탁기에서 몇 번이나 옷을 샅샅이 뒤져가며 찾았다.
그런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2분전에 벗어둔 옷인데 아무리 찾아도 열쇠가 보이지 않는다.
그 세탁기 옆에는 종업원아저씨가 쉴 새 없이 손님들이 벗어둔 찜질복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물론
“모르는 일이고 본적이 없다.”
고 딱 잡아뗀다.
카운터에서 해결을 하려니 별도로 보관하는 예비키가 없다는 주인집의 얘기이다.
그렇다면 입장 시 고객에게,
“별도로 보관하는 예비키가 없으니 열쇠 보관을 잘해야 합니다.”
하고 확실하게 공지를 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앓을까?
열쇠수리공을 부르려니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아직 출근을 하지 않았단다.
갈 길은 먼데 무작정 수리공을 기다리기도 난감하고 이것 참…….
그런데 쉽게 해결이 되었다.
결국은 세탁물 수거를 하는 아저씨의 장난이었다.
우리가 열쇠분실에 관한 책임을 쉽게 인정하고 변상을 하지 않고
“방금 벗어둔 옷에 들어있던 열쇠가 왜 없어졌느냐?
옷이 보관된 세탁기 옆에는 정리 작업을 하던 아저씨밖에 없었지 않느냐?”
하고 주인과 언쟁을 벌이자 세탁물수거 담당 아저씨가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자기주머니에 보관 중이던 열쇠를 슬그머니 내어놓는 바람에 해결이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국일관 건물에 위치한 음식점에서 갈비탕(6천원)으로 아침을 해결하였다.
이 집 역시 기본 반찬으로 깍두기 1가지만 달랑 나온다고 아내는 볼멘소리를 하다.
전국을 다녀 봐도 우리 고장 포항이 밑반찬이 아주 푸짐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을 하였다.
오늘 첫 목적지는 ‘명동성당’이다.
이곳은 이외로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탐방할 곳을 사전에 알아 본 덕분에 찜질방을 출발하여 청계천을 가로질러 을지로 방향으로 향하니 이외로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뉴스에 가끔 등장하는 이곳을 아내는 어떤 곳인지 궁금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 코스에 넣었다.
다시 출발한 우리들은 [명동]으로 향하다.
1970년 가수 배호가 불러서 크게 히트했던 [비 내리는 명동]을 아내와 함께 체험을 한 셈이다.
노래가 발표될 당시 나는 동네 골목을 지나다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따라 불렀던 추억이 새록새록 한 노래이다.
- Mr반주에 맞추어서 하모니카로... -
비내리는 명동거리 잊을 수 없는
그사람 사나이 두빰을 흠뻑 적시고
말없이 떠난 사람아
나는 너를 사랑했다 이순간까지
나는 너를 믿었다 잊지못하고
사나이 가슴속에 비만 내린다
♩♪♬ ~ ♩♪♬ ~
비내리는 명동거리 사랑에 취해
울던밤 뜨거운 두빰을 흠뻑 적시고
울면서 떠난 사람아
나를 두고 떠났어도 이순간까지
나는 너를 사랑해 잊을 수 없다
외로운 가슴속에 비만 내린다
♩♪♬ ~ ♩♪♬ ~
배호는 1971년 10월 20일에 이종환이 진행하던 MBC '별이 빛나는 밤에' 에 출연한 후 귀가를 하다 비를 맞은 것이 원인이 되어 또다시 입원을 하게 된다.
- 배호의 마지막 노래 : 마지막 잎새 -
그 시절 푸르던 잎 어느 듯 낙엽지고
달 빛만 싸늘히 허전한 가지
바람도 살며시 비켜가건만
그 얼마나 참았던 사무친 상처길래
흐느끼며 떨어지는 마지막 잎새
♩♪♬ ~ ♩♪♬ ~
싸늘히 파고드는 가슴을 파고 들어
오가는 발길도 끊어진 거리
애타게 부르며 서로 찾는 님
어이해 보내고 참았던 눈물인데
흐느끼며 길 떠나는 마지막 잎새
♩♪♬ ~ ♩♪♬ ~
신장 이식수술의 초기 단계였던 당시, 그의 주치의는 신장수술을 시도하나 이미 그의 신장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최악의 상태였고 아무런 손을 쓰지 못한 채 그대로 봉합되어 버리고 만다.
그리하여 71년 11월 7일, 한국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던 배호는 지병인 신장염으로 5년간 투병하다 숨을 거둔다.
29세의 젊디젊은 나이로…….
추억의 거리 명동과 퇴계로, 충무로를 여유로운 걸음으로 탐방을 하다.
이어서 청계천에 위치한 ‘평화시장’으로 향하다.
쇼핑을 하면서 아내는 몇 가지의 옷을 구입하였다.
이어서 복원이 된 [청계천]을 따라 주~욱 올라오니 [청계광장]이다.
대한민국 뉴스의 중심에 자주 등장하는 [광화문광장]을 살펴본 아내는 연신 감탄사를 연발한다.
멀리 바라다 보이는 [청와대]를 비롯하여 복개된 [청계천]과 살아있는 서울의 명물들을 구경하다.
결혼 전에 서울 구경 후 결혼 후에는 처음으로 서울구경을 한 아내는 참으로 좋아했다.
덩달아 나도 보람을 느꼈다.
좀 더 구경을 하려고 했지만 피곤하다며 그만 구경하자는 아내의 요구에 광화문광장에 위치한 음식점에서 바지락칼국수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였다.
'동서울터미널' 저녁 6시발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여 귀가를 하다.
버스에 타자 말자 피곤에 지친 아내는 꿈나라로 향하다.
구입하면서 바꿔 입은 새옷이 마음에 든다면서 그 옷을 입은채로......
고가에 구입하는 백화점 옷은 그대로의 값어치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구입한 옷은 ‘남대문시장’이나 ‘평화시장’에서 아주 싸게 구입했다.
그렇지만 아내는 포항에서 구입하는 것에 비하여 좋은 품질의 옷을 싸게 구입했다면서 무척 마음에 든다고 한다.
이번 여행은 준비시간도 부족하고 피곤한 가운데 실행이 되었지만 아내가 좋아하니 보람이 있는 여행이었다.
40주년에는 어떻게 때우지?
첫댓글 어쩜 같이동행한 것처럼 섬세하게 표현한 글솜씨에 놀랍고 , 배호의 일생에 안타까운 맘 입니다.
요즘같은 의료 체계였다면 더 살아 좋은 삶이 되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 입니다.
두분의 소탈한 여행기로 간접여행 잘 했습니다.
누리님!
잘 계시지요?
소식이 궁금합니다.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
존경합니다.
건강조심하시고 [코로나] 걱정이 없는 날 즐거운 만남을 고대합니다.
개인적으론 최근에, 6년간 요양병원 생활을 하시던 어머님을 보내드리고 돌아오니 새벽잠을 설쳐서 [인생이야기]를 노크했습니다.
죽고 사는 것이 본인의 의지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엄청 춥네요.
건강을 더욱 챙겨야하는 나이라 오늘은 꼼짝말고 집에 있어라고 마누라는 잔소리를 하네요...
마나님 말씀이 답 입니다.
서로 의지하며 정답게 익어 가야지요~^^
송이골님 잘 계시죠?
이렇게 글로 기록해놓으니까
언제든 추억할수 있어서 좋네요 최곱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