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 팬데믹 종식 선언과 나의 신앙
지난 목요일 정부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일상이 회복되었음을 선언하는 행사를 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우리의 일상과 마음마저 꽁꽁 묶어 놓았던 많은 제한적 일상이 모두 풀렸다고 말해도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지난 2020년 2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시기의 종식을 선언함으로 그동안 묶여 있었던 환경적 영향,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에 한층 여유가 생길 것이고, 이제 서서히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전의 모습들이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음도 기억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방송에 나와 그동안 수고한 의료진들을 격려하면서 코로나 팬데믹의 종식을 선언했지만, 종식 선언의 내용을 살펴보면 종식이 아님을 알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바로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한다]는 문구 때문입니다. 즉 완전한 종식이 아니라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는 것일 뿐 모두가 면역력이 생겨 더 이상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경계'라는 말에 더 방점을 찍고 우리의 삶과 환경을 하나씩 정상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동안 우리를 묶고 있던 삶의 제약들이 풀립니다. 그러나 그 풀림은 방종과 같은 풀림이 돼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저수지에 만수위로 가득 찬 물을 흘려보내기 위해서 수문을 열 때는 한 번에 모든 수문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습니다. 만약 한꺼번에 완전히 개방한다면 저수지의 수문 주변의 둑이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수문 하나씩 그리고 조금씩 서서히 수문을 열어 수문과 그 주변 둑에 수압으로 인한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오히려 이때를 더 조심해야 합니다.
희망은 좋은 것입니다. 코로나 완전 종식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는 우리를 흥분하게 합니다. 그러나 흥분은 긍정적일 때는 선한 영향력이고 동력으로 자리 잡지만 부정적일 때는 과욕이 되고, 과욕으로 인해 또 다른 무너짐을 만들게 됩니다. 그동안 신앙생활에도 많은 제약을 받아왔습니다. 내가 잘못한 상황이 아니라 팬데믹이라는 외부적 환경이 나의 신앙생활에 너무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제 그 영향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행복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던 예전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희망이 우리에게 생겼습니다. 그러나 이 순간 우리는 나를 봐야 합니다. 내가 이 희망을 과욕이 아닌 신앙의 온전함으로 세워갈 수 있는 능력과 준비가 되었는지를 말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나의 신앙의 성찰이요, 성장을 위한 배움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입니다.
- 2023. 5. 14. 함 윤 규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