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의 유명 해수욕장이 있는 안면도, 그리고 이를 품고 있는 태안반도에선 거의 무명에 속하는 이 해변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주인공인 인우(이병헌)와 태희(이은주)가 서해의 낙조를 배경 삼아 ‘엉성한’ 왈츠를 추며 사랑을 확인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외지고 한적한 곳인데다 서해안에서는 보기 드물게 깨끗한 백사장을 자랑한다. 하얀 모래로 뒤덮인 해변엔 이곳의 상징인 작은 소나무 한 그루가 그림처럼 서 있다. 마치 영화 속 연인들이 남기고 간 흔적 같다.
바다와 모래와 바람이 한 편의 그림같이 어우러진 해변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에 있는 갈음이 해수욕장은 천혜의 자연을 보존하고 있지만 70년대 후반엔 군사지역으로 지정되어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90년대 중반에야 비로소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해졌다. 백사장 길이가 8백m로 고운 모래에 수심이 낮고 수온이 따뜻해 조개도 캘 수 있으며 근처 갯바위에서는 낚시도 가능하다. 배낚시를 전문으로 하는 안흥항, 신진도항이 가까이에 있어서 바다낚시도 도전해볼 만하다.
안흥항 안쪽에 연육교로 연결된 신진도에서도 일부 장면이 촬영되었는데 이곳 항구에서 싱싱한 오징어를 구입해 해변에서 즉석 통구이를 즐길 수도 있다. 지난 98년 개장돼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입소문으로 전해져서 찾는 이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이 해수욕장은 TV사극 및 영화의 촬영장으로 애용되었는데, <찬란한 여명>, <용의 눈물>, <번지점프를 하다>와 최근에는 <여인천하>의 왜구 침략 장면이 여기서 촬영되었다.
해변에 있는 소나무 주변에 폐가처럼 방치된 초가형 방갈로 2채가 오히려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갈음이 해변은 폭이 1백여m에 불과하지만 모래가 정말 아름다운 천연사구이다. 태안반도 주변에 많은 사막지형을 이곳에서도 볼 수 있는데, 바닷바람에 날려온 희고 부드러운 모래들이 해변 입구는 물론 해송 숲까지 푹신하게 뒤덮고 있다. 가족단위 여행객에겐 이보다 더 좋은 나들이공간이 없을 듯 싶다. 고운 모래는 아이들에게 좋은 놀잇감이요, 운치있는 해송 숲은 신혼의 기분을 새삼 느껴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곳은 피서철뿐 아니라 다른 계절에 찾아도 좋은 곳이다. 안흥항과 연포해수욕장이 있어 연계관광 코스로 잡을 수 있는데, 특히 안흥항에는 싱싱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많고 먹을거리까지 풍성해서 저렴한 값에 회를 실컷 즐길 수 있다.
문의 : 관리사무소 041-675-1363
주변 관광지
- 광천장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서 열리는 광천 오일장은 광천역에서부터 광천 터미널까지 넓게 형성되어 있는 장터에서 열린다. 끝자리수 4, 9일마다 열리는 광천장은 토굴 새우젓과 광천김이 유명하다.
광천의 젓갈들은, 장날이면 타지의 장꾼들이 새우젓과 조개젓을 사기 위해 이곳을 찾을 정도로 맛있다.
광천장에서 새우젓 장사만 50년을 했다는 충남상회의 이영분 할머니는 “요즘은 한번 다녀간 고객들이 우편이나 택배를 이용해 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웃음지으며 세월을 얘기한다. 지금 광천장터에는 옹기를 비롯해 젓갈과 소금, 서해안의 특산품인 바지락이 풍성하다.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도 있다.
문의 : 홍성군 문화공보실 041-630-1224
교통정보
갈음이 해변은 태안에서 16㎞, 서산에서 34㎞로 승용차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 승용차
서울-서해안고속도로 당진IC-32번 국도-서산-태안(근흥면 방면)-620번 지방도-용신(근흥면)-정죽 -측후소아파트(죽림) 50여m 앞 이정표에서 우회전해 1km 정도 가면 갈음리 마을. 이 마을의 ‘새마을회관’을 지나면 20여m 앞에 ‘흙 만지는 날’이라는 팻말이 걸린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서 좌회전해 공장마당을 끼고 우회전하면 된다.
숙박
해수욕장 입구 갈음리 마을에 민박집(고향민박:041-674-1616/서울민박:041-675-6486/슈퍼민박:041-675-1316 )이 있다.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인근 연포나 안흥에 숙소를 정해도 된다.
맛집
- 우주식당
광천시장 골목 안의 아주 작은 식당인 우주식당은 인심좋은 주인 아주머니가 5년 전 현재의 자리에서 시작했다. 장날이면 더욱 바빠지는 이 집은 좌석수 36개로 작은 식당이지만 손님과 주인이 서로 인사하며 안부를 물을 정도로 친근감을 주는 곳. 놀라운 것은 밥값. 7가지 반찬이 나오는 백반이 2천원이다. 여기에 된장찌개를 하나 더 추가하면 3천원. 7월까지는 서해안 특산물인 갱개미회(1접시에 1만5천원)가 맛있을 때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30분~오후 9시, 연중무휴. 주차는 광천역 주차장 이용. 041-642-8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