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나들이를 갔다.
갑자기 고향 생각이 나서 신녕 방면으로 차를 몰아서 오일장을 찾았다.
어린 시절 오일장을 가끔갔다. 어제가 3일 신녕 장날이었다.
전 번에도 한번 들려보니 장날이 헝했다. 어제도 역시 장날이 헝했다.
대부분 시골 장날이 아침에 반짝하다가 끝난다고 하지만 신녕장은 아예 장이 서지 않은것 같았다.
시골 오이를 몇개 사오려고 달려 갔는데 없었다. 가게에서 싼 오이와 시골 오이맛이 나에게는 다르다.,
옛날 시골 장날 맛이 전혀 없었다. 난전이 있고 국밥냄세가 나고 사람들 소리가 왁자지끌한
그런 풍경은 사라진지 오래된 것 같다.
아내는 이왕 온 김에 참기름 한병과 질금 한봉지를 산다면서 푼돈을 달라했다.
차를 몰아서 은해사로 달렸다. 나의 외갓집이 있던곳 늘 가도 정겨운 곳이다.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에 들려서 나는 냉 콩국수를 아내는 비빔밥을 시켰다.
주인장에게 말을 걸었다."여기가 고향인냐고?" 물었다. 주인장은 고향이 합천인데 처가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내가 외가 집이 이곳이라하니 의아한듯이 바라본다. 이종 사촌 이름을 대니
반가운 듯이 근황을 들려주었다.
식사 후에 은해사 본당까지 도보를 걷기에 알맞다. 비가 온 뒤라서 공기가 맑다. 주말이라 방문객도 제법이다.
개울에 물소리가 심신을 정화하는 것 같았다. 새소리는 들리지 않고 도랑물 소리가 무척 크게 들렸다.
장마로 내린 비가 강물을 이룬듯 시원하게 흘러간다.
본당 앞 무료 카페에 잠시 쉬었다. 은해사가 잘하는 일이 많겠지만 방문객들에게 무료 카페를 운영하는 것은 좋아보였다.
따스한 차 한잔이 부처님의 은덕처럼 방문객들은 느낄것이다. 시원한 선풍기 바람이 산바람을 엄청 날라다 준다.
내려오는 길에 마을 장터에 들려서 오이를 몇개샀다. 나들이 목적을 달성했다.
별서 부근에 오일장은 하양장이 제법 크게 열린다. 자주 가는 곳이다. 시장안에 들어 가서 골목길을 찾아가면 내가 좋아하는
찰쌀 수제비를 만날 수 있다. 작년까지는 한 그릇에 삼천원 했는데 사천원으로 삼삽퍼센트정도 올랐다. 그래도 아직은 비싼편은 아니다. 밥 한끼를 몇 천원에 떼울 수 있다니 시골사는 재미가 아직은 쏠쏠하다, 하양장에는 웬만한것은 다 있다. 메기에 잉어에 뱀장어에 여름 보신용이 즐비하다. 참 신기한 것은 베트남 아낙네들이 시장판에 난전을 벌리고 그들 또래들이 모여서 장사를 한다. 처음보는 채소류와 과일들을 팔고 산다. 시골 오일장도 국제화 시대에 접어든 것인지? 나에게는 신기하다. 그들 끼리는 자기 나라 말을 한다. 세월이 참 많이 달라졌다. 옛날에는 외국인을 볼려면 도시에 외국인 부대 부근이라야 볼수 있었는데 지금은 외국인을 시골에서 더 쉽게 만날수 있다. 격세지감이랄까. 세월이 엄청 달라졌다.
산사를 내려오니 마음이 한결 맑아진 것 같았다. 오일장은 유년시절의 추억의 장소 같다. 또 갈 날을 헤어본다.
첫댓글 고향의 시골장도 3,8일입니다.
그리고 외국인 근로자도 많구요. 푸근하게 잘 읽었습니다.
교수님의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교수님, 저도 가끔 오일장에 갑니다. 불로시장,하양장 등 가까운 곳에만 갔는데 전국 유명 오일장 순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그나마 이제 유일하게 남아있는 유년의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장소인거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교수님 아기자기한 글 재밌게 읽었어요 요즘 시골장터의 모습도 변했을까요 예전에 영천에 근무할때 영천장날 많이 갔던 기억이 나네요
시골 장터 모습이 옛날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새벽에서 이른 아침에 잠시 장이 열리고 끝납니다. 장꾼이 없으니 자연적으로 일직 폐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슬슬 합니다.
한때 전국의 장터를 다녀보자 마음 먹기도 했었습니다만 쉽게 이루지 못했습니다. 불현듯 그때 생각이 나네요. 이제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열심히 다녀보고 싶네요. 장터 국밥 생각이 절로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