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좀벌레科 Teredinidae
● 배좀벌레조개 : Teredo navalis Linné
► 이 명 : 좀조개
► 외국명 : (영) Naval shipworm, Turu, Japanese shipworm, (일) Funakuimushi (フナクイムシ)
► 형 태 : 온난해에서는 몸길이가 약 50 ㎝에 달하는 큰 개체가 기록되었으며, 발트해에서는 30㎝가 가장 길다. 앞면 조개껍질은 길이가 약 2㎝ 정도이며, 터널은 직경이 약 1 ㎝, 길이는 60~100㎝ 정도이다. 패각은 두 장이나 심하게 퇴화되어 있고 3편(片) 또는 3부분으로 구분되어 있다. 연체부는 10㎝ 이상 되는 것도 있으며, 수관은 매우 길고 끝에 통발같이 생긴 것이 있는데 이것은 본科의 분류학상 중요한 특징이 된다. 수관이 가늘고 길게 발달해 있어 벌레 모양을 하고 있지만 몸 앞쪽에 두 개의 조개껍질이 있다. 조개껍질은 나무에 구멍을 내기 위해 사용되며,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패각은 반구형으로 몸 앞쪽을 덮는데, 한쪽 반은 움푹 들어가 틈이 노출돼 있어 발을 그 사이로 내밀 수 있다. 패각 뒤로는 원통형 신체가 이어지는데, 굴 입구쪽으로 갈수록 서서히 가늘어진다. 몸 뒤쪽으로 입수관과 출수관이 있는데 파고 들어간 굴 밖에 둬서 호흡을 한다. 위협을 느끼면 노출된 몸을 굴에 집어넣고 한 쌍의 미전(pallet, 尾栓)이라는 석회 껍질로 입구를 막을 수 있다. 데재애샘(gland of Deshayes)에 있는 공생 박테리아(Teredinibacter turnerae)가 배좀벌레조개가 파들어 가며 남긴 목재 입자의 셀룰로스를 소화한다. 이런 생활 방식 탓에 바다의 흰개미로 불린다.
► 설 명 : 목선 등 바다 속 나무 구조물에 구멍을 뚫고 그 속에서 생활한다. 이들은 목선 및 바다속 목조물에 구멍을 뚫어 큰 피해를 입힌다. 수온 0.7~30℃ 정도의 온도에서 살아갈 수 있지만, 25℃를 넘으면 성장이 멈춘다. 수온 11~15℃ 사이에서 번식이 가능하다. 수명은 1년에서 3년 정도이다.
단단한 패각을 이용해서 각종 나무를 조금씩 갉아먹으며 속으로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나무가 물을 먹어 팽창하면 몸이 끼어버릴 수도 있기에 이를 막기 위해 파고 들어가면서 생기는 톱밥을 뒤로 밀어낸 뒤 굴 벽에 액체를 발라 굳혀서 단단하게 만들어 팽창을 막는다.
웅성선숙성 자웅동체로서 수컷으로 시작해 자라면서 따뜻한 환경에 들면 암컷이 된다. 암컷은 수컷이 해양에 방출한 정자를 입수관으로 받아 난자를 수정시킨다. 이후에 아가미방에서 수 백만 마리의 유생을 키우다 벨리저(Veliger) 상태로 방출한다. 벨리저는 자유 유영하며 동물성 플랑크톤을 섭취하며 2~3주간 성장하다가 목재에 정착하여 변태한다. 자유 유형 기간 이후로는 서식지가 부목과 침수된 목재로 한정되지만 생존성은 좋아서 기수와 해수에 서식할 수 있고 생존 가능한 온도도 폭넓다. 양식이 용이하고 식용으로도 문제가 없어 미래 식량의 가능성이 있다.
태국, 필리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식용한다. 필리핀 일부 지역에서는 타밀록(tamilok)이라 부르며, 내장만 빼고 생으로 먹거나 끼닐라우로 만들어 별미로 먹는다. 여러 별미가 그렇듯이 현지인 중에서도 혐오 식품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질감은 젤리처럼 말랑하고 맛은 좀 짠 나무향이 나는 굴 같다고 한다.
► 분 포 : 한국, 일본, 남중국해, 말레이시아, 호주, 아메리카 동서부, 유럽, 지중해 등 전세계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 비 고 : 근연종으로 남방배좀벌레조개(Bankia australis), 검은깔때기배좀벌레조개(Bankia carinata), 보리이삭가시배좀벌레조개(Bankia setacea), 발좀벌레조개(Lyrodus pedicellatus), 집게발배좀벌레조개(Lyrodus takanoshimensis), 주걱배좀벌레조개(Nototeredo knoxi), 잠자리입배좀벌레조개(Teredo bartschi), 오이씨배좀벌레조개(Teredora malleolus), 나비배좀벌레조개(Teredora princesae), 두구멍배좀벌레조개(Teredothyra excavate), 곡괭이배좀벌레조개(Uperotus clava), 모종삽배좀벌레조개(Uperotus panamensis) 등이 있다.
► 참 고 : 목재가 선박의 주자재였던 과거에는 선박의 운행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오손 생물 중 하나였다. 애초에 이름부터가 배를 좀먹는 벌레에서 유래했고, 영어 이름도 배를 파먹는 벌레같다고 해서 ‘shipworm’이라고 부른다. 배좀벌레조개는 목재를 파먹기 때문에 배의 내구도를 떨어뜨려 더 심각한 골칫거리였다. 이들 때문에 당시 나무로 만들었던 연안부두가 초토화되고 제방을 박살내는 등 그야말로 골치 아픈 존재이다. 시간이 흐른 현대 시점에는 배나 연안부두 시설에 목재는 쓰지 않고, 목선이라도 전용 도료를 사용하므로 큰 문제는 일으키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완성된 목선을 일부러 불에 그슬렸다. 고려시대 목선에도 이와 같은 흔적이 발견될 정도로 골칫덩어리였다.
배좀벌레조개의 습성은 토목공학의 발달에 기여하기도 했는데, 이들을 관찰하던 프랑스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한 공학자 마크 브루넬은 상술된 배좀벌레조개의 굴을 파고 들어가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TBM이라는 터널 천공기와 공법을 개발했고, 이 공법은 세계 곳곳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땅을 파는 데 아주 잘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