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譬喩品(16), 불타는 집, 화택(火宅)비유
3-25. "사면에서 치솟는 불길을 보고 장자가 대경실색하여 바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에 비록 불길이 닿기는 했으나, 나 같으면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겠지만, 아들놈들은 모두가 희희낙락 노는데 정신이 빠져 있으니 불길이 몸을 덮치면 고통이 극심할 터인데도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니 불길을 잡을 생각도 없고, 불난 집에서 빠져나올 마음도 없구나>
“長者 見是大火 從四面起 卽大驚怖 而作是念 <我雖能於此所燒之門 安穩得出 而諸子等 於火宅內 樂着嬉戱 不覺不知 不驚不怖 火來逼身 苦痛切已 心不厭患 無求出意>
【풀 이】 ●逼1227 닥칠 핍(가까이 다다르다), 핍박할 핍 ●火來逼身 苦痛切已 心不厭患 無求出意 <불길이 몸을 덮치면 그 고통이 말할 수 없을 터인데, 불을 끄려는 마음도 없고 불타는 집에서 빠져 나오려는 뜻(의지, 의도, 생각)도 없다> *苦痛切已 <고통이 극심하다> -切158 절박할 절, 온통 절(일절) *心不厭患 無求出意 <불길을 잡으려는 마음도 없고, 불타고 있는 집에서 뛰쳐나오려는 생각(뜻, 의지)도 없다> -厭211 싫어할 염(~하기를 꺼리다), 여기서는 누를 엽(억압하다, 눌러 무너뜨리다, 진압하다, 기도나 주문으로 禍가 일어나지 않게 하다) -患469 근심 환, 재앙 환, 병 환, 여기서는 화재
*집에 화재가 발생하여 불길이 치솟을 때. 아래 인용한 번역문에서 보듯 <厭>의 의미를 <싫어한다>에 둔다면, 經文의 의미가 전혀 달라진다. 다시 말해, 집에 화재가 발생하여 불길이 치솟는다면, 그것을 싫어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불길을 진압할 것이냐(厭), 아니면 집에서 빨리 빠져나가야 할 것이냐(出)의 문제라는 것이다. 經의 本文은 바로 이 후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여기서 <厭患>은 <불길을 잡아 진화한다>는 의미다. 이것을 經의 취지에 따라 설명한다면, 중생들이 극심한 고통을 당할 때, 이 고통을 싫어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극복할 것인가(厭), 아니면 그 고통에서 빠져 나올 것인가(出)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마찬가지다. 집에 화재가 발생했다면, 우선 불을 끄려고 시도해 볼 것이다. 그러다가 불길이 너무 강해 힘이 부치면 도망쳐 나가려 할 것이다. <厭>이라는 글자의 뜻을 잘못 새기면 시중의 수많은 번역본에서 보듯, 불길이 집을 태우고 있는 급박한 상황을 앞에 두고 그것을 싫어한다거나 걱정한다는 따위의 한가한 번역이 나오게 된다.
經文의 취지는 장자의 아들들이 불길을 잡으려고도 하지 않고(心不厭患), 빠져 나오려고도 하지 않는다(無求出意), 는 것이다. 참고: <厭>에 대한 자세한 글자풀이는 「1-14」를 참고하시라.
3-26. "사리불이여, 그 장자는 깊이 생각합니다. <나는 손에 힘이 있으니 옷 보따리도 챙기고, 온갖 문서가 든 괴짝도 챙겨서 집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다> 장자가 다시 깊이 생각합니다. <이 집은 문이 하나뿐인데다 그나마 좁기까지 한데 아들놈들이 어릴 뿐만 아니라 철도 없어 노는데 정신이 홀려 있으니 혹시 빠져나오다 자빠지기라도 하면 불길을 피할 수 없을 텐데 어찌 하나. 이 집은 이미 불길에 휩싸여 위험하기 짝이 없으니 속히 빠져나와 불길부터 우선 피하도록 내가 일러 주어야겠다>
이처럼 마음먹고는 모든 아들들에게 생각한대로 바로 고함을 지릅니다. <얘들아, 속히 나오너라!>
“舍利弗 是長者 作是思惟 <我身手有力 當以衣裓 若以几案 從舍出之> 復更思惟 <是舍 唯有一門 而復狹小 諸子幼稚 未有所識 戀着戱處 或當墮落 爲火所燒 我當爲說 怖畏之事 此舍已燒 宜時疾出 無令爲火之所燒害> 作是念已 如所思惟 具告諸子 <汝等速出>
【풀 이】 ●我身手有力 當以衣裓 若以几案 從舍出之 *當以衣裓 若以几案 <옷바구니를 챙기고, 문서함까지도 챙겨서> -几案 책상, 귀중한 물건이나 문서를 보관하고 있는 상자. -几153 책상 궤(机607과 同) -衣裓(의극) (불사)대로 만든 꽃 담는 그릇, 散花할 적에 쓰는 기구. *從舍出之 -從450 부터 종(自와 같은 뜻), 좇을 종(<하는 대로 내버려 둔다>는 뜻도 있다) -縱979 늘어질 종, (제 마음대로 하도록)놓아둘 종, 놓을 종, 방종할 종, <縱>과 <從>이 통용되는 예로는 세로 종, 방종할 종, 놓을 종 등이 있다 -舍1036 집 사, 버릴 사(내버리다, 방기하다)의 의미로 쓰일 경우도 있다. -出155 ①나갈 출(집 또는 나라밖으로 나가다), ②나올 출(밖으로 나오다), ③나오게 할 출(밖으로 나오게 하다, ②의 타동사)
●我當爲說 怖畏之事 此舍已燒 宜時疾出 無令爲火之所燒害 <이 집이 이미 불길에 휩싸여 위험하기 짝이 없으니 속히 빠져나와 불길부터 우선 피하도록 내가 반드시 일러 주어야겠다>
장자의 이 말은, 이 사바세계는 불타는 집과 같아서 고통이 극심하기 짝이 없으니 속히 빠져나와 우선 그 고통부터 피하도록 내가 일러 주어야겠다, 는 부처님의 말씀과 일치하는 부분이고, 또 고통을 벗어나는 것이 먼저다, 최상의 지혜를 깨닫는 것은 그 다음이다, 라는 말과도 같다.
*여러 분이 가지고 계신 법화경의 번역문을 한 번 검토해보시라.
●或當墮落 <틀림없이 자빠질 텐데 어쩌나> *墮291 떨어질 타, 떨어뜨릴 타, 빠질 타, 무너뜨릴 타(墮落) *墜290 떨어질 추, 무너질 추, 떨어뜨릴 추(墜落)
●疾842 병 질, 미워할 질(疾視), 빨리 질(신속히, 바로, 疾走) ●具144 모두 구
(계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