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예정된 선수협 총회를 놓고 대립관계를 이루고 있는 선수협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각구단 선수들의 총회 참석이 초점이 되고 있다.
세불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선수협은 이번 총회를 새출발의 신호탄으로 삼을 계획이고, KBO는 참석자 숫자를 최소한으로 줄여 선수협의 재출범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5일 각 구단 주장모임에서 총회의 '자율참석'이 결정됐지만 선수협 회원이 주장을 맡고 있는 한화 롯데 LG 등 3개팀이나 나머지 5개팀들의 속사정은 제각각이다. 선수협 총회를 놓고 분주해진 각 구단의 반응을 점검한다. < 편집자 주>
▲한화
한화의 주장이자 선수협 회장인 송진우가 1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백재호의 결혼식때 30여명의 동료들에게 18일 총회를 고지한 상황. 송진우 회장은 "동료들이 별 반응이 없었다"며 "한화에서 몇명이나 참석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해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구단안팎에선 참석의사를 밝힌 강석천 등 10여명 안팎의 고참급 선수들이 총회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LG
LG는 참석여부에 대해 아직 유동적이다. 선수협 부회장인 양준혁이 주장을 맡고 있지만 선수들 대부분이 괌과 호주, 제주도에서 마무리 훈련중이라 많은 수의 참석은 힘든 상태다. 또 구단에서 권혁철 대표가 직접 선수들과 면담, 불참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
LG 선수들은 일단 국내에 잔류해 있는 선수들을 주축으로 미팅을 갖고 참석 여부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다.
▲롯데
16일 상조회장 마해영을 비롯한 선수들과 이철화 단장과 면담을 통해 몇가지 조건을 더 붙이는 선에서 KBO의 방침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총회를 강행해 지난해와 같이 구단과 또다시 대립하는 것보다는 대화로 천천히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것.
올해 초 선수협 발족때 많은 성과를 거뒀고, 또 선수들의 권익문제는 앞으로 천천히 시간을 두고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모두 같이 행동하기로 한 롯데선수들은 17일 오후 한번 더 회의를 가져 총회참석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두산
주전 13명이 일본 돗토리현에서 훈련중이라 총회 참석이 원천 봉쇄돼 있는 형편. 지난 10일 출국전 총회 참석 여부를 놓고 가진 선수단 자체미팅에서 일부 선수는 총회를 위해 훈련에 빠질 의향을 비쳤으나 결국 마지막에 뜻을 꺾었다. 순수하게 본인 희망에 따라 소집된 돗토리 훈련이지만 이 가운데 심정적으로 선수협을 지지하는 선수가 4∼5명 가량 되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을 듯 하다. 두산에서는 유일하게 심정수가 총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현대
주장 김인호는 15일 저녁 1군 선수들을 모처에서 소집해 주장모임의 결과를 설명했다. 올해초 선수협 파동때 집단 가입과 집단 탈퇴를 거쳐 조기 전훈행 비행기를 탔던 현대 선수단은 삼성과 함께 현 선수협 집행부의 영향력이 가장 미미한 '사각지대'. 15일 선수들의 자율적인 토론에서도 주장 모임을 통한 원만한 조직 구성에 비해 총회 개최는 성급하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선수협 세력권으로 이끌 '리드세력'이 전혀 없는데다 96년 창단 이후 줄곧 구단과의 관계가 지극히 우호적이었던 선수단 분위기상 과감히 총회장에 나타날 수 있는 '소신파'의 출연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삼성
지난 1월 창립총회 때와 마찬가지로 단체행동을 결정했다. 일부 주전과 2군선수들이 하와이 전지훈련중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의견수렴이 힘들어 국내에 있는 선수들이 미팅을 갖고 총회 참석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사장과 단장이 하와이에 머물고 있어 구단의 조직적인 회유는 없지만 총회를 바라보는 주전과 고참선수들의 시각이 미온적이어서 전원불참이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 창립총회에서 선수협 가입을 주장했던 몇몇선수들의 개별 참석을 배제할 수는 없다.
▲SK
자율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주장이 최태원에서 양용모로 바뀌었고 쌍방울 신분으로 창립총회 때 보여줬던 적극성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최태원이 선수협 소속인데다 최태원을 따르는 후배들이 많고, 선수단이 미국 전지훈련을 끝내고 귀국한 상태이기 때문에 적지않은 선수들이 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도 적극적으로 선수들의 총회참석을 만류하지 않고 강병철 감독도 단체행동이 아닌 개별행동은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해태
지난 겨울과 마찬가지로 구단은 선수들의 자유의사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총회 당일인 18일 광주에서 선수단 자율훈련이 잡혀있지만 굳이 총회에 참석하겠다는 선수의 발길을 붙들지 않을 작정. 17일 현재 상경하겠다는 뜻을 밝힌 선수도 없는 상태이며, 이대진은 18일 미국으로 건너가 어깨 부상과 관련된 진찰을 받을 예정. 호주에서 재활훈련중인 박충식은 상황에 따라 총회 당일 귀국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