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공양을 올리고 법당에서 나오려 하는데 법당보살이 말하시길
"스님.. 오늘 저녁부터 3일동안 대웅전에서 예불을 한답니다... 3일동안 설법전 청소한답니다. 그래서 저녁기도를 좀 일찍 마쳐 주십시요.."
설법전은 카페트가 깔려 있어 먼지도 많고 워낙 크다보니 청소도 제대로 안되는 것 같다. 간만에 청소한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기도를 몇시에 마치면 좋겠냐고 물으니 한시간 전에 마치면 좋겟다고 말한다... 그럼 5시에 기도를 끝내란 말인데 4시에 들어가서 5시에 나오면 너무 싱겁잖아.. 그렇지 않아도 기도를 정성껏 안해서 언잖은데 시간까지 줄이면 맘이 편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뭐 힘이 있나... 하라면 해야지.. 그래서 평소보다 20분 일찍 기도하러 갔고 5시 20분에 기도를 마치고 왔다...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데 젊은 처사가 날 기다린다..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대공스님이 저녁예불을 마치고 찾아왔다..
"아이 추워.. 온 몸이 얼었어요..대웅전이 이래 추운줄 몰랐어요."
대공스님은 불전에 신심이 깊어 보통 예불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각단을 참배하는데 일찍 나와 대웅전에 앉아 있었으니 몸이 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새벽엔 더 추울텐데 걱정이다..
좀 있으니 중공스님도 오고 한주스님도 방에 오셨다.. 그러던 와 중에 젊은 처사가 갔는데 이 처사가 가고 나니 스님들이 한마디 씩 하신다..
젊은 처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불법을 만나 수행을 해왔고 지금도 3000배를 하고 있는 처사인데 아는 스님들도 많고 절집 사정에도 매우 밝은데 언어 표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다들 절집에 수년에서 수십년을 살아온 스님들 앞에서 자기자랑이나 스님이나 절 이야기, 스님들도 잘 안쓰는 경전이나 어록에 나오는 말을 쓴다거나 그러니까 반도인처럼 말하는 이런 것들은 스님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투중의 하나이다..
대화를 함에 있어서는 자신의 위치를 알고 분위기를 살펴야 한다.. 단어 선택도 거기에 맞게 누구나 다 편하게 받아들이는 단어와 말투를 써야 하는 것이다.. 허위와 가식, 형식들을 싫어하는 스님들과 대화할땐 위선적인 말이나 교과서적인 말을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대체로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인관계에서 자신을 더 관찰해야 할 사람이다..
첫댓글 스님 제가 말이 많은데...잘못이 있으면 지적해 주십시요. 말이 많은 이유는 ....마음에 가득 그 무엇인지 매일 고이고...그 무엇은 부처님에 대한 감동인가 봅니다. 또 하나는 덧글 쓰는 사람이 너무 없으므로.....그냥 칸을 채우기 위해서 ..그리고 플러스 알파가 있습니다... 플러스 알파는 보여주기는 그렇구요....근데 통도사에도 가보지 못하고 스님도 한번도 뵌적이 없는데....여기 머물르다니.....보살의 길이란 이름이 마음에 들었는지..알수없네요....스님의 솔직 담백한 글이 마음에 들었나봐요.....글엔 글쓴이의 마음이 녹아나오므로....
댓글 많이 다시는 분은 반드시 복이 있을 것입니다~~ 어지리님의 댓글 맘에들어요.
신도님들 중에도 가끔 그러한 분들이 있습니다...나는 누구 절에 어느 스님을 알고 있고 경전내용이나..공부한내용 등등..오히려 스님들 앞에서 더 아는체를 하시는 분들이 많지요 ...이럴때 어떻게 해야 하나 가끔 고민도 하고 했네요..
그냥 놔둬야지요... 스님이 법력이 있으시다면 알게 하도록 하면 되고요.... 언젠가는 스스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저도 언젠가는 그랬을 겁니다.. 지금도 약간은 그러고 있는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