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관광의 모범, 일본 동부 3개현 노벨상 ‘설국’ 배경지인 니카타현 매력들
포가튼 저팬(Forgotten Japan)’ 이는 니가타 관광 안내 브로셔 표지 다음 첫 장에 나오는 표현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작 ‘설국’의 배경지인 니가타현을 가보지 않고 일본여행을 말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 쇼킹한 슬로건은 ‘잊고 있던 일본의 그 곳’ 또는 ‘한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들이 잘 모르는, 일본 속 감춰져 있는 보석 관광지’라는 의미이다.
니가타현 관광 스태프들은 ‘니가타를 와봐야 색다른 일본의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뜻에서, ‘포가튼(Forgotten)’이라는 다소 네거티브적 어휘를 역설적 강조 기법으로 사용한 듯 싶다.
베이비부머(61~69세)가 인구과밀세대의 전부인줄 알았더니 2차 베이비붐세대(50~58세)의 인구도 만만찮았고, 알고보니 그들이 우리사회를 아나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시킨 주역이었다는, ‘F세대(Forgotten Generation, 별칭 X세대)’ 신조어와 비슷한 용법이겠다.
니가타엔 ▷노벨상 수상작 ‘설국’ 배경지인 유자와 온천과 슬로프 등 스키장 50개, 골프장 50개 가량이 있고, ▷일본이 자랑하는 약탕인 마쓰노야마 온천마을을 포함한 전문온천장들, 문화유산 호텔인 ‘류곤’을 비롯한 수많은 숙소 온천들, ▷고산지대에서 흘러내려온 차가운 연수(軟水:단물)로 익어가는 일본 최고의 쌀, ▷청정 수자원과 장인정신으로 만든 담백한 사케, ▷물류의 중심지에 형성된 게이기(게이샤) 문화 등 에도시대의 다양한 유적들, ▷일본 서쪽으로 치우친 경동지괴 지형때문에 바다와 계곡이 멀지 않은 점 등 다채로운 매력을 갖고 있다.
동해 한복판 지도를 반으로 접으면 강원도와 포개지는 니가타는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을 타면 약 2시간이 걸리고,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면 1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주부(중부), 도호쿠(동북) 산악지대 속에서, 특별하게도 푸른 대평원이 펼쳐진 곳이 바로 니가타현이다. 동,남,북엔 거산들이 호위한다.
그래서 눈 녹은 물이 고산을 흘러흘러 내려와서 차가운 연수가 되어 대지를 적시니 쌀이 맛있고, 술이 좋으며, 파란만장한 지질답게 온천도 매우 양질인 것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인기 스키 리조트인 에치고 유자와 부터, 일본 3대 협곡 중 하나인 기요쓰 협곡 까지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물산이 풍부한 곳엔 술과 차 등 접대문화가 발달한다. 니가타현이 추천한 곳과 관광순환버스 노선을 보면 관광지만큼, 식음 인문학 체험도 많다.
니가타 시내 부터 둘러보자. 150년 전까지 오사카와 홋카이도를 오가던 물류선박 지타마에부네 선단이 올라갈때에도 들르고, 내려갈 때에도 들르던 곳이다 보니, 니가타엔 전통 유흥가 하나마치(花街)가 형성됐다.
외지의 손님들에게 춤과 음악을 선사했던 것이 후루마치 게이기(게이샤)인데, 관광상품으로서 하나마치 차야(茶屋)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춤 외에 연회석 놀이인 ‘오자시키 아소비’도 체험한다.
옛 사이토가 별저도 화류계 찻집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 중 하나이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풍기는 정원이 일품이다. 하쿠산(白山) 신사와 하쿠산 공원은 ‘인연’을 맺어주는 신(神)이 임하고 있다고 한다. 1000년 동안 현민들의 휴식 공간-민간신앙 기도 공간 기능을 해왔다.
니가타시의 상징인 반다이바시 다리와 시나노강 야스라기테 둔치는 역시 왕벚을 비롯한 계절절 꽃이 만개하고 등불이 켜지는 밤의 낭만을 즐기는 곳이다.
니가타시 근교의 북방문화 박물관·역사박물관, 시로네 그레이프가든, 니가타 센베이 왕국 등도 가볼만한 곳으로 꼽힌다. 북방문화 박물관은 에도시대 중기 일본 제일의 부농이었던 이토가(家)의 집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2만9100㎡ 부지에 건평 3967㎡ 규모로 만들어졌는데, 대저택에는 정원, 응접실, 고고학자료실 까지 있다. 거목을 별로 가공하지 않은채 통째로 사용했다는 점도 놀랍다.
니가타시 바로 동쪽 아가노시의 효코 호수는 매년 시베리아에서 5000여 마리의 백조가 날아들어 장관을 이루고, 봄, 여름, 가을에도 시민과 여행자들이 호변에서 산책을 즐기는 곳이다.
백조가 많다보니 2002 한일월드컵 축구대회 니가타현 경기장을 백조가 나래를 펼치 모습을 지어, ‘빅 스완’ 스타디움으로 부른다.
니가타시와 근교에는 가미후루마치 상점가, 닌죠 요코쵸, 눗타리 테라스 상가, 피아반디시장, 반다이 시티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쇼핑 핫플레이스가 즐비하다.
양조장인 이마요 쓰카사 주조와 니가타역 안의 술백화점 폰슈칸, 된장공장인 미네무라 죠조, 츠가지역에서 전해지는 전설 ‘시집가는 길의 제등과 도깨비불의 동반 행렬’ 자료가 전시된 기쓰네노 요메이리 야시키 저택도 니가타시에서 즐기는 체험코스들이다.
지역에서는 사사가와나가레 해안의 절경이 아름답다. 거센 파도로 형성된 암초와 기암 등이 11㎞ 이어져 있다. 에치고 무라카미 사케로 유명한 ‘시오비키 가도’는 민가의 처마 끝에 전통 제조법으로 소금에 절인 연어를 매달아 놓았기 때문에, ‘소금에 절인 연어 말리는 길’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미로 유명하다. 술의 산지로 유명한 니가타현에는 약 90여개의 양조장이 있다. 이 지역 사케(니혼슈)는 달지 않고 깔끔한 맛(단레이카라쿠치)이 특징이다. 견학이 가능한 곳이 많고, 그 자리에서 시음하고 술을 구매할 수 있다.
이 지역엔 이밖에 시미즈엔 정원, 시바타성, 가을 단풍이 기가 막힌 절경의 주인공이 되는 다이나이계곡 등이 있다. 야히코, 산조지역에는 200m 절벽의 경승지 야기가 하나, 야히코 산 로프웨이, 일본 불교 법화종의 총본산 혼조지가 유명하다.
전국시대의 무장 우에스키 겐신이 살았던 조에츠-묘코 지역은 오야시라즈 단애절벽, 묘코 스키장, 나에 나다키 폭포, 일본스키 발상지 기념관 등의 매력 지를 보유하고 있다.
니가타현 최고의 여름~가을 축제, ‘대지의 예술제’가 열리는 도카마치시와 우오노마, 유자와 지역엔 11월 10일까지 열리는 이 축제의 중심지 모네 현대미술관, 기요스 협곡, 미인림, 호 시토게의 계단식 논, 마쓰다의 노부타이 필드 미술관, 마쓰노야마 온천 마을, 아키아마고 계곡, 오 쿠타다이코 호수 등이 있다.
특히 도카마치 남부, 소설 ‘설국’의 배경인 유자와 나에바 스키 지구엔 수낳은 스키어와 스노보더가 모이고, 밤에는 불꽃놀이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에치고의 미켈란젤로’라고 불리는 천정 작품이 놀라움을 선사하는 니가타현 우오누마시의 ‘사이후쿠지’ 사찰 내 가이산도 불당은 일본 불교미술의 총아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일본 전역은 물론, 니가타현 내에도 사이후쿠지라는 이름이 워낙 많아 여행자들은 우오누마의 이 절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한국 동해에 면하고 있는 일본 니가타의 해산물, 쌀, 사케, 온천은 일본 최고 품질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이 별로 없다.
우리나라 정치 거두 YS, DJ 양김이 극찬한 고시노건배, 몇 해전부터 최고 사케의 반열에 오른 구보타 만쥬, 수백 년 업력을 갖고 있다가 지역 공동체 법인으로 출범하자마자 맥주, 소주, 위스키까지 진출하려도 시도하는 하카이산 등 일본 최고반열의 사케 중에 네가 타산이 많다. 니가타역과 유자와역에는 다양한 사케를 시음해 볼 수 있는 일본술 백화점 같은 곳이 있다.
매년 3월에는 현내 양조장 대표들이 모여 ‘니가타 사케노진’ 축제를 여는데, 니가타현 내 500종가량의 지역 일본술과 니가타의 다채로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인기 축제이다.
청정 동해를 공유하는 니가타는 흰살생선임에도 참치처럼 기름기가 흐르는 고급생선 눈볼대, 북쪽분홍새우(단새우) 등으로 만든 특상 초밥으로 유명하다. 요정나베자야, 교다이즈시, 사토야마주조 등에서 일본 최고의 스시와 사케를 만난다.
온천도 일본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일본 3대 약탕으로 꼽히는 마쓰노야마 온천마을, 라듐 온천으로 유명한 무라스기 ‘장생(長生)의 샘’ 마을, 300년 역사의 이와무로 온천, 통나무와 바위 노천탕이 있는 유모토야, 온천장 로비가 국가 문화재인 다카시마야 온천 등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