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책 “지분형 주택에 신혼부부 우선공급 적용”

[채리나]

“지분형 주택에 신혼부부 우선공급 적용”

지분형 주택분양 궁금증 가이드

새 정부가 주택정책 1호로 ‘지분형 주택’이라는 생소한 개념의 주택을 들고 나와 다소 혼란스럽다. 지분형 주택의 도입 목적은 주택 수요자의 자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택지비·건축비 등 원가로는 가격을 내리는 데 한계가 있어 주택구입자금의 49%를 투자자 부담으로 해 실수요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발상이다.

어쨌든 실수요자 입장에선 분양가의 4분의 1에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인 셈이다. 문제는 얼마나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느냐 하는 것.

하지만 인수위 측은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때문에 주택정책 1호로 내세운 것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지분형 주택’을 둘러싼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인수위에 파견돼 이번 주택 고안에 깊이 간여한 건교부 서종대 주거복지본부장과의 인터뷰 내용 등을 기초로 인수위측 입장을 알아봤다.

-도입 배경은.

“신혼부부용 주택 공급방식을 고민하다 나왔다. 이명박 당선인은 연 50만가구 중 12만가구를 신혼부부를 위해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신혼부부가 우선 공급받을 수 있도록 청약제도도 손봐야 하지만 자금사정이 넉넉지 않은 신혼부부에게 값싸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섰던 것.

처음에는 국민주택기금을 통해 대출을 많이 해줘 실제로 필요한 자금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했다. 현재는 수도권의 경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대부분 40%다. 60%의 돈이 필요한 것. 대출한도를 높이면 자금부담은 줄어드는 것.

하지만 이는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대출부담이 커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 그래서 지난해 시범적으로 추진된 비축용 임대사업의 민간자본 투자에서 착안했다. 비축용 임대사업은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나 주택공사의 자금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투자유치를 생각한 것인데 이를 실수요자 입장에서 본 것이다. 주택구입자금에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지분형 주택이 신혼부부용 주택을 고민하다 나온 것이기는 하지만 모두 신혼부부들에게 공급하지는 않을 것이다. (신혼부부 우선공급 대상으로 풀이된다)”

-투자는 개별주택으로 이뤄지나.

“아니다. 개별 주택별로 투자를 할 수는 없다. 투자자(펀드)는 한 개 단지를 대상으로 투자하게 된다. 이를 테면 1000가구의 단지 중 전용 60㎡ 이하 주택이 500가구라면 투자는 500가구 전체에 통째로 하게 되는 것이다.”

“주변 집값 자극 우려 없다”

-투자지분이 전매되면 집값을 자극하는 게 아닌가.

“전매제한 기간 10년 동안에도 투자자의 지분 거래는 자유롭게 이뤄진다. 투자금이 100억원이라면 120억원에 팔 수 있고 이를 산 투자자는 150억원에 거래할 수 있는 식이다. 수익성은 펀드 수익률로 나타날 것이다.

지분형 주택은 거래 제한으로 시세가 형성되지 않지만 수익률 변동은 주변 집값 변동률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주변 집값이 많이 오르면 자연 지분형 주택의 가치도 올라가는 것이어서 투자수요가 몰리고 수익률도 올라갈 것.

하지만 수익률 지수(어떤 식으로 표현되든)는 집값이 아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라간다고 반도체 메모리칩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주변 집값 변동을 반영하는 것일 뿐이어서 주변 집값을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가능하다. 주변 집값의 상승을 반영해 투자수요가 몰리고 수익률이 눈에 띄게 올라간다면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

-개인 투자도 가능하나.

“개인 투자는 펀드회사에 투자하는 길이다. 펀드회사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형 주택 관련 상품을 내놓지 않겠느냐. 새로운 간접 주택투자 상품이 생기는 것이다. 활성화된다면 시중 부동자금을 흡수하고 주택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수요도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간접 상품이 활기를 띠면 기존 주택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실수요자는 투자성을 기대할 수 없나.

“실수요자는 우선 저렴하게 안정적인 주택을 확보한다는 메리트가 있다.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10년 뒤 전매제한에서 풀려 팔았을 때 기존 구입가격과의 시세차익을 보는 것이다.

이를 테면 1억원짜리 집을 50%의 지분에 5000만원으로 구입해 10년 뒤 2억원에 팔았다고 치자. 2억원 중 50%인 1억원은 실수요자 몫이다. 5000만원이 남게 돼 100%의 수익률이 나오는 셈이다.

이 집을 1억원에 모두 구입했을 경우 시세차익은 1억원으로 수익률도 마찬가지로 100%다. 시세차익의 절대금액은 차이 나지만 수익률은 같은 것이다. 여기다 대출을 많이 안고 집값을 모두 부담할 경우 대출이자를 감안한다면 수익률은 지분형 주택에서 더 높게 나올 수도 있다.”

“물가 상승률 정도만 집값 올라도 수익성 나와”

-금리 이상으로 집값이 올라야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겠느냐.

"꼭 그렇지 않다. 물론 집값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내린다면 투자성이 떨어지겠지만 꼭 금리 이상이 아니더라도 집값이 어느 정도만 오르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는 당초 공급하는 가격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주변 시세의 70% 정도로 싸게 공급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30%를 먹고 들어가는 것이어서 수익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비축용 임대의 경우 연간 수익률이 10~11%로 예상됐다. 연간 집값 상승률을 물가상승률 정도인 3%로 잡고 추산된 것이다. 연간 3%의 집값 상승에도 10% 이상의 수익률이 가능한 것은 비축용 임대의 당초 공급가격이 상한제보다 싸 주변 시세의 60% 선이어서다. 40%를 먹고 들어간 셈이다.

때문에 지분형 주택도 연간 3% 정도의 집값 상승만 전제하더라도 9% 정도의 수익률이 나온다는 계산이다. 펀드 입장에서 관심을 갖기에 충분한 수익률이다.”

안장원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