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가끔 편입 후기에 보면 편입은 실력+운이라는 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최초합은 실력이지만 예비는 운이다 라고.
제가 직접 편입을 해보니 그 말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제 편입 합격 후기는 쓸 데 없는 글이 길어서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줄 친 부분을 안 읽으시거나 혹은 그냥 이 후기를 안 읽으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쓸데없는얘기----------------------------------
1학년 때 전공이 저에게 맞지 않아 막연하게 전과를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 2학년 때 전과를 신청하려고 하자 저희 학교는 3학기 이상 등록하면 전과를 절대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편입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 다니며 과제에 치이고,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고, 여느 대학생들처럼 지내다 보니 편입 생각도 잊은 채 어느새 2학년이 끝나 있었습니다.
방학도 그저그렇게 보내버리고 3학년 1학기가 되었을 때 편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
그 뒤 계속 고민하던 끝에 이번에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기회가 없을 것 같아 3월에 휴학을 하고 편입을 하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독하게 공부를 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으로서
편입을 결심하고 휴학을 했지만 막상 휴학을 하니 편입 생각 보다는 놀고 싶은 마음이 더 크더군요..
4월이 되고 나서야 편입 책을 한권, 두권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도 온갖 편입 책을 산 뒤, 편입 단어장을 한번 읽어본게 전부였습니다.
공인영어 편입도 노려보자 싶어, 토익 시험도 쳐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시험을 어떻게 치는지, 제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가늠해보기 위해 공부를 하지 않은 채로 한 번 쳐 보았는데, 875점이 나왔습니다.
한달 동안 기본서와 모의고사로 공부를 하며 다음 시험에서 965점으로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친구들과 1년 전부터 준비해온 여행이 여름방학 쯤에 껴 있었습니다.
주위에서 공부할땐 공부만 해야한다며 그냥 눈 딱 감고 취소하라고 했지만,
취소하면 이미 예약해놓은 비행기 값이나 숙소 값, 교통비 등이 더 나갔기에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휴학 초기와 여름방학 전까지는 여행 준비, 여행이라는 명목 하에 공부는 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놀아버렸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다녀오니 어느덧 8월이더군요
문득 깨닫고 생각해보니 3월~8월까지 해 놓은것도 없고 때는 이미 늦은 것 같아
하루하루 엄청난 자괴감이 들었어요..
해놓은 것이 없기에 9월쯤에 편입을 포기할까, 아니면 공인 영어 편입에라도 올인을 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 그냥 자포자기하며 살았습니다..
동아리 엠티도 가고, 술약속, 밥약속 등 마다하지 않고 친구들 만날거 다 만나고 다니면서 9월 10월도 그냥 그렇게 보내버렸습니다..
11월이 되기 전, 난 휴학을 왜 한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늦었지만 11월부터는 학원이라도 다니며 공부해보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한량같이 살다가 11월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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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2월 공부 방법
단어
4월에 보카바이블3.0 (노란것!), 거로보카, 빨간책 등 좋다는 단어장을 다 사놓았었습니다. 하지만 사놓고 보카바이블만 한번 읽어보고 건들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학원에서 기출고사를 한번 풀어봤는데, 문제를 푸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보카바이블을 열심히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표제어만 열심히 외울 생각이었고, 미니북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가볍게 읽듯이 눈에 익혔습니다.
손으로 써서 외워보려고도 했지만, 당시에 이미 고려대 시험이 한달 정도 남은 상황이었기에 그냥 눈으로 최대한 많이 익히는 편을 택했습니다.
집에서 학원까지 통학 시간이 왕복으로 2시간 정도 걸렸었는데, 최대한 그 시간에 집중해서 많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시간에 단어보는게 제일 재밌었어요.
표제어가 대부분 눈에 익다, 단어를 보면 뜻이 생각난다 싶었을때 표제어 옆의 동의어와 반의어를 봤고 그 뒤 심화 단어를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표제어가 익숙해졌을 때 쯤에 홍준기 실전어휘 vocabulary책을 미니 북 대신 간편하게 갖고다니면서 아는 단어를 확인하고 모르는 단어를 정리하는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겹치는 단어가 좀 있었어요.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는 기출에서 나온 모르는 단어 정리 + 보카바이블, 실전어휘 vocabulary 복습으로 단어 공부를 했습니다.
독해
리딩이노베이터를 읽어보려 했으나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학교 기출 문제를 풀면서 글을 거침없이 읽어나가는 법을 익히려고 했습니다.
진작에 공부를 했더라면 리딩이노베이터를 공부하고 퍼펙트 편입독해 문제를 풀어봤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루에 학교 기출 하나씩은 꼭 풀으려고 노력 했습니다.
단락을 빨리 읽고 바로바로 해석할 수 있게 연습했습니다. 영어 문장 밑에 줄을 긋는다고 생각하면서 빠르게 그으며 눈으로도 그 속도에 맞춰서 빠르게 읽으려고 했습니다. 혹은 읽어나가면서 샤프로 중요한 부분에 줄을 긋고 중심소재에 네모나 동그라미를 그리며 읽었습니다.
논리
논리도 독해 단어로 커버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더군요.. 쉬운 논리문제는 잘 맞혔는데 글이 길어지거나 꼬이고 어려운 단어가 나오기만 하면 그대로 틀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문장완성마스터를 사서 풀어보려고 했으나
결국 손도 못대보고 그냥 학원 논리 시간에 내주신 문제만 풀고 시험을 봤습니다. 기출문제 위주로 내주셨었던 것 같아요.
논술 기출 문제로 이루어진 문제집을 사서 공부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편머리 논술 기본, 심화가 이런 문제집인 것 같습니다.)
문법
문법이 약해서 문법에 대해서는 뭐라 얘기할게 없네요ㅠㅠ
시험때도 그냥 감으로 풀었습니다.
er 편입 그래머마스터를 한번 정독 하긴 했습니다.
그래머마스터를 외울 정도로 반복했다면 도움이 됐을 것 같긴 해요..
아무튼 이렇게 11월 12월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했고
원서철이 되자 가진돈 다 털어서 쓸 수 있는대로 다 쓰자 라는 생각으로 원서를 썼습니다.
동국대, 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홍대, 국민대, 이화여대, 숭실대, 서울시립대 총 이렇게 11곳을 썼습니다.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한양대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1차합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서울시립대 학업계획서? 를 제출하지 않았었네요. 점수가 모자라서 떨어진 것도 있겠지만, 학업계획서를 내지 않아서 떨어졌을 수도..
고려대는 개인 시험점수를 공개해서 고려대만 시험점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쿠엣 78점에 백분위 3.59 나왔습니다.
나머지 학교는 잘 모르겠습니다.
영어 시험을 다 마치고 나서 면접을 보러 다녔습니다.
동국대 면접을 제일 먼저 봤습니다.
면접 준비를 하나도 하고 가지 않았고 나오면서 광탈을 예상했습니다.
얼마나 못 봤냐면 대충
준비해온 질문이 있는가?
- 어.. 앞으로의 진로나 자기소개정도를 질문하실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졸업 뒤 무엇을 하고싶은가?
- OO이 되고싶습니다.
OO 직업의 롤모델이 있는가?
-어.. 아직 없습니다..
...
다음으로 고려대 전공 시험과 면접을 봤는데 고려대 역시 면접 준비를 하고 가지 않았고 전공 지식이 매우 부족해 고려대 또한 광탈을 예상했습니다.
이화여대 면접을 보러 갔을때 또한 전의 경험에서 배운 것이 없었는지..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교수님이 날카로운 질문들을 하셨고 당황해서 동문서답을 여러번 했고 그렇게 이화여대도 광탈..예상..
경희대에 논술을 보러 갔을때 답을 연습지에 적어놓고 답지에 옮겨 적다가 시간이 모자라는 바람에 두 단락 정도를 답지에 옮겨적지 못했습니다.
...
최종 결과 발표 전, 노력 부족+실력 부족으로 죄다 광탈일 것이라 예상하고 전적대에 돌아갈 생각을 하며 복학신청과 수강신청까지 마쳐 놓았었습니다.
그렇게 최종 발표를 확인해보니
동국대 예비4
경희대 탈락
고려대 탈락
중앙대 탈락
홍대 예비1
국민대 예비 28 ...
숭실대 예비3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서, 남들보다 적게 공부해놓고 합격을 바라다니...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동국대, 홍대, 숭실대 추가 합격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피말리게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에 중앙대 1차 추가합격 기간에 확인을 해보니, 전에 그냥 탈락이었던 것과 다르게 예비1 번으로 바뀌어있더군요
그러다가 결국 2차 추합때 중앙대에 붙게 되었습니다.
제가 정말정말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최종 결과는 이렇습니다.
중앙대 2차 추합
동국대 예비4-> 예비1
홍대 예비1-> 예비1
국민대 예비28-> 예비18
숭실대 예비 3-> 예비2
간결하고 조리있게 쓰질 못해서 이것 저것 붙이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엉터리 후기이긴 하지만 한번 올려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