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행사가 된 강화도령네 감자캐기 봉사하러 7시에 출발하였다.
지난주 많이 캐서 일이 적으니 혼자 오라는 연락이었다.
8시에 도착해서 간식꺼리로 살구를 한 봉다리 땄다.
먹어보니 붉은끼가 도는 것은 달콤하였고 노란거는 약간 신맛이 났다.
감자밭에는 남자 1, 여자 2명의 봉사자가 일찌감치 와서 감자 수확을 하고 있었고,
내온 살구를 모두 맛있게 먹었다.
그 밭을 마무리한 후 봉사자들은 모두 귀가하고 나는 다른 감자밭에 줄기를 잘랐는데,
비가 예상보다 많이 와서 우산을 쓰고 낫질하기가 번거로웠다.
그래도 한참을 작업하니 어느듯 끝이 보이는 듯 했는데...
강화도령이 비오는데 일하면 이웃이 험담한다면서 길상면에 같이 나가자고 한다.
길상면 주차장 공터에 적십자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비상시 정보전달 체계를 연습한다면서
여러가지 장비와 안테나를 세우는 중이다.
설치 후 모습인데 이 정도만 해도 충청도까지 교신이 가능하다고....
지진이나 산사태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휴대폰 통신이 폭주하여 다운될 수가 있다고 한다.
한참을 구경한 후 집에 와서 아그리삐나 자매님이 만들어준 냉면을 맛있게 먹었다.
냉면에는 오이, 계란, 열무김치, 명태무침, 식초, 겨자 등등이 들어가서 완전 별미였다.
식사후 커피까지 한잔 마시니 빗줄기가 사그러든다.
다시 밭으로 출전하여 감자 줄기를 잘라내는데 요건 홍감자이다.
이것은 자주감자인데 안토시아닌 성분이 특히 많아서 삶지 말고 찜기위에 놓고 쪄서 먹으라 한다.
강화도령은 다시 면사무소로 가서 적십자 멤버들과 훈련을 하는 동안
이쪽 감자밭의 정리를 완전히 끝냈다.
줄기 자르고 고랑의 잡초를 제거하고 비닐까지 다 벗겼다.
택배 보낼 것도 부탁하고 5박스는 담아서 집으로 가져왔다.
여기 감자를 캐면서 아그리삐나 자매님과 두런두런 나눈 이야기들....
- 학교 업무에, 맏며느리 살림에, 대농사 일까지 정말 철의 여인이네요.
- 아뇨, 농사일은 재미있어서 하는 거라 힘은 들어도 괜찮아요. 그대신 일찍 잠에 골아떨러져요.
- 나는 두번째 구역장을 맡아서 신경이 많이 쓰인답니다.
- 저는 성가대 하면서 9월 경연대회도 해야해서 연습을 많이 해야하는데 그래서 더 바빠요.
친정 오빠가 태안의 어부인데 5-6월에는 아주 품질좋은 바지락을 캐는데 마침 냉동실에 좀
있는 거 드릴테니 맛이나 함 보세요.
그리고 꽃게는 봄게가 좋은데 이번에 제가 오빠네 꽃게를 천만원어치나 팔아줬답니다.
남편이 간섭안하는 농사를 하고 싶어요. 가을 홍감자도 심고 싶은데 하지 말라 하고...
.......
그때 동네 어르신이 오시더니 수고한다고 맛있는 믹스커피를 두 잔 주시는데
어찌나 맛나던지... ㅋㅋㅋ
그게 시골 인심이랍니다.(자매님)
6시쯤 트렁크에 감자랑 이것 저것 싣고 오는데 작년에 2시간 걸린 길이
하나도 안막히고 1시간만에 도착하였다.
집에 오니 이쁜 며느리와 아들이 와서 이것 저것 보따리를 싸주었다.
첫댓글 아들 예비군복 바지와 티셔츠, 운동화를 신고 밭 작업을 했더니
빗물과 땀과 황토흙이 범벅이 되어 다라이에 넣고 북북 밟아서
흙탕물을 씻어내고 비누칠해서 또 여러번 밟고 헹궈서 널었다.
개운하다.
오랜만에 일하시는 모습을 엿봅니다.
사람냄새, 땀냄새, 흙냄새는 언제나 기분좋은 생동감을 불러주고 몸을 아끼지않는 사랑ㅅ다움이 멋스럽구요.
자주감자 어릴땐 아린맛이어서 먹기 싫어했었는데..
하이고~~ 한강 이남에서 젤로 바쁘신 분이 발걸음을 하셨군요.
텃밭에 주택이 들어서서 부득이 곁방살이 열평의 대농을 하니
바실님은 짐작이나 갈까요? ㅋㅋㅋ
일이 적어지니 몸이 다소 여유로워서 바쁘신 농군댁에 가는거지요.
왜관도 함 가야 할텐데 말이죠. ㅎㅎ
무더위에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