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창포에 가다!
지난 주말, 3월달의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충청남도 무창포에 갔다. 오늘 9시 20분부터 12시 40분까지 바닷길이 열린다 하여, 갯벌에서 조개도 잡고 바다도 구경할 예정이다.
무창포까지 가는 길은 약 2시간 30분이 걸렸다. 그런데, 서해대교 쪽에서 전조등을 켜도 앞차가 안 보일 정도로 안개가 심해서 좀 무서웠다. 구불구불한 길인데다가 안개까지 껴서 마치 귀신이 나오는 공포영화 속 장면같았다. 그렇게 차에서 잠깐 졸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무창포에 도착하니, 이미 바닷길이 열려 있었다. 바닷길이 열리는 모습이 장관이라던데, 못 봐서 조금 아쉬웠지만, 뻘에서 놀 생각을 하니 신이 났다.
해변가 동네에는 팬션도 많고 수산물 시장도 늘어져 있었다. 먼저 근처 상점에서 호미와 장화를 대여했다. 사람이 많아서 장화가 7켤레 정도밖에 안 남았었는데, 겨우 꼭 맞는 장화를 찾아서 다행이었다. 모래사장에 도착하니, 갯벌과 그 멀리 바다가 넓게 펼쳐저 있었다. 갯벌을 생각보다 질퍽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곳에서만 진흙을 파다보니 발이 파묻혀서 못 나올 뻔했다. 그때는 정말 십년 감수했던 것 같았다. 뻘에는 미역투성이인 작은 돌섬들도 여기저기 있었다. 바위에는 굴도 다닥다닥 붙어 있고 돌과 돌사이의 흙을 파 보니 꼬막과 바지락도 많이 나왔다. 나는 꼬막을15개 정도 캐다가 지루해져서 바닷물 쪽을 걷다가 불가사리도 발견했다. 내가 주운 별불가사리는 우리나라 토종 불가사리이며,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파란바탕에 붉은 점들이 찍혀 있는데, 알록달록하니 예뻤다. 지금 이 불가사리는 어항 안에서 바지락을 포식하는 중이다. 집에서 관찰한 결과, 특이한 사실을 발견했다. 불가사리는 내장을 입 밖으로 빼내 소화를 시킨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죽었는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자 다시 움직이며 먹이를 먹었다.
오늘 나는 갯벌에 정말 많은 생물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냥 바위도 자세히 보면, 게와 소라게도 기어다니고, 작은 물웅덩이에 조그마한 갯지렁이와 새우도 있다. 망둥어, 갯지렁이, 바다소라게, 조개, 말미잘, 갈매기..... 정말 본 건 많은 것 같다. 1시간 30분 정도 캐니, 망사주머니가 가득 찼다. 곧 물이 들어오고 있다는 경보가 울려서, 얼른 해변가로 나와서 손발을 씻고 조개를 해감시킬 바닷물도 떠왔다.
오늘 여행을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또, 우리집에 식구가 더 늘었다. 어마어마한 포식자 불가사리, 먹는 소라인줄 알고 가져온 소라게 3마리, 그리고 대야 속에서 해감이 되고 있는 조개까지. 음.. 하나만 더 추가하자면, 냄비에서 맛있게 보글보글 익어가는 바지락까지...
아직 쓸 얘기가 많이 남았지만, 이만 마치려고 한다. 무창포에 안 가본 친구들도 꼭 가보았으면 좋겠다!!
첫댓글 네네네네네네ㅔ네네네네네네네네네넨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네넨 감사합니다
좋은 추억을 쌓는 모습! 부럽네요.
그리고, 새로운 가족이 생겨서 좋겠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