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마친 다음날, 주간보호센터를 마치고 오면 태균이 걷기습관은 어디를 향할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주말 이틀 방에만 있었던 준이는 월요일 오전 확실히 몸이 둔해지고 특유의 발달장애적 동작들이 나옵니다. 그저 운동! 운동만이 정답인데, 지난 주말은 이사에 매달리느라 두 녀석 다 집에만 있었으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월요일 오전에 장맛비가 잠시 주춤하더니 오후부터 다시 비가 뿌려댑니다. 하원차량이 도착하고 평소처럼 화장실다녀오더니 운동한다고 주섬주섬 나섭니다. 우산까지 챙겨서 가더니 첫날이라 어디로 가야할 지 알려달라는 식으로 집 앞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간식챙기고 혼자라도 다닐 수 있도록 걷기길을 만들어주기 위해 나선 길, 빗 속에서 드높은 파도풍경은 일품이고 사방이 해무가 짙지만 수평선이 드넓은지라 바다멍 때리기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그 동안 신산리 앞바다라고 칭했던, 우리가 너무 좋아했던 그 올레길이름은 농개였습니다! 팻말사진을 찍지않아 아쉽네요.
이제 이 길은 당분간 매일 태균이가 발자국을 새길 것입니다. 조만간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사업고시가 공식화된다하니 이 동네 부동산들이 다시 꿈틀거리게 될 것 같습니다. 일부 해안 풍경이 멋진 지대들은 이미 대기업 계열 호텔들이 건설계획을 잡고 땅을 사들인 듯 합니다.
우리가 이사온 집주인도 용인에 사는 사람으로, 제2공항 부지가 건설되는 직접적인 현장인 온평리 신산리는 이미 원주민의 소유는 별로 없고 제2공항 특수를 보려는 외지인들의 소유가 대다수인 듯합니다.
아름다운 절경에도 상대적으로 많이 찾는 관광지가 되지못한 큰 이유는 역시 성산에서 표선, 남원 해안가를 따라 즐비하게 형성된 수산업체들 시설때문일 것입니다. 수산업체들은 양어장이나 수산물 가공을 위한 대규모 시설들을 해안도로를 따라 만들어놓았는데 바닷물을 쉽게 끌어들이기 위함입니다.
사업특성상 시설들은 얼핏 정체파악이 어려운 거대한 시멘트건물에 검은 차양막으로 뒤덮혀 있는지라 미관상으로는 참으로 마이너스 요소이긴 합니다. 제주도 경제의 상당부분을 책임질 이 즐비한 수산업체들 양식 혹은 가공업체 생산공장들 이 쪽 지역으로는 상당수 이전을 해야 되겠지만, 그것도 10년 후의 일일테니 무엇이 되었던 아름다운 제주도 자연훼손이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추진되길 바랄 뿐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충분한 보존가치가 있는 제주도라는 아담한 화산섬의 아름다움이 오래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 가치를 이제서야 느끼게 되니, 뒤늦게라도 그 자연 속에 놓이게 된 것은 삶의 큰 축복입니다!
첫댓글 아, 제 2공항이 결국 만들어지네요.
농대 올레길이 태균씨 애정하는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