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받으소서]
실천적 상대주의
122. 그릇된 인간 중심주의는 그릇된 생활 양식을 낳습니다. 「복음의 기쁨」에서 저는 우리 시대의 전형적인 실천적 상대주의가 “교리적 상대주의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인간이 자신을 중심으로 삼으면 당장의 유익을 가장 우선으로 여기게 되어 나머지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이 됩니다. 따라서 만연한 기술 지배 패러다임과 인간의 무한한 힘의 숭배와 더불어, 즉각적인 이득을 주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의미가 없다고 여기는 상대주의가 자라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 모든 것에는 다양한 태도들이 서로를 희생시키며 살아가고, 환경 훼손과 사회의 부패를 낳는 논리가 담겨 있습니다.
설명: 약육강식의 힘의 논리가 어느새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인간 중심주의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모든 생명체에 적용되는 현상입니다. 또한 말과 글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면서 도구와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은 다른 생명체 위에 군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만연한 기술 지배 패러다임과 인간의 무한한 힘의 숭배”는 인간을 상대주의의 늪에 빠지도록 만들었습니다.
나에게 이득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에 따라 모든 가치를 판단하면서 인간 중심주의와 상대주의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진리를 외면합니다. 환경 훼손과 사회의 부패는 지역과 세대 간의 빈부 격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종의 조화와 균형을 깨뜨립니다. 서로의 희생 위에 존재함을 망각하게 만듭니다. 그러기에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가치 판단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김대건 베드로 신부/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대전가톨릭대학교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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