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의 시크릿 가든, 창덕궁 후원 가을에 물들다... 조선시대 5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그리고 경희궁은 국가의 흥망성쇠에 따라 그 운명을 같이 해온 우리 역사의 동반자이다. 한때는 화려한 영광, 또 한때는 부끄러운 수난의 세월 이 모든 영욕을 이겨내고 늠늠한 자태와 위용을 자랑하는 조선왕조의 상징이다. 제한적 탐방이기에 절차가 녹녹치 만은 않은 비원 관람, 왕실의 비밀의 정원인 '시크릿 가든'... 오늘은 평일을 택하고 그나마 매회마다 100명으로 제한하는데 봄 가을 책행사로 탐방객을 200명으로 늘려서 창경궁 춘당지의 가을을 담고 저들과 함께 가을에 가장 걷고 싶은 정원 창덕궁 후원으로 들어왔다... 우리의 자존심인 고궁은 혼란스러웠던 역사의 상흔을 간직한 채 시대가 변하여 차차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 되어가고 있지만 지나온 그 역사는 궁궐 각 건물의 공간 안에 현존한다. 그러기에 고궁 탐방은 단지 휴식을 취하고 볼 곳을 즐기는 눈요기가 아니라 우리 선조의 숨결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역사 현장으로의 초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의 고궁은 어떤 모습일까..? 바쁜 일상에 쫒긴 나머지 우리가 외면하고 눈길을 주지 않는다면 이 아름다운 자연의 선물은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곁을 스치듯 지나가고 말 것이다. 콘크리트 길을 따라 얼마간 들어간 후 처음 나타나는 곳은 창덕궁 후원에서도 가장 넓은 네모 반듯한 부용지란 연못 주위로 주하루와 규장각 같은 전각들이 나타난다. 단체 관람객이나 외국인들이 후원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부용지의 가을을 즐기고 있다. 2004년 처음 개방할 당시 제한적 탐방이란 규정에 걸맞게 자유관람은 허용하지 않았다. 2시간의 탐방시간은 오늘처럼 느긋하게 머물며 사진을 담기엔 어려움이 있었지... 오감에 취하는 창덕궁 후원, 창덕궁 후원은 모든것을 버리고 오감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곳이다. 단풍으로 물든 숲속 풍경에서 시각이... 은은하게 달콤한 엄나무와 신선한 숲속 향기에서 후각이... 수백년 살아온 그루터기에서 묻어나는 나무의 숨결에서 촉각이...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에서 청각이... 옛날 임금과 신하가 띄웠다는 술잔에서 미각이 온전히 느껴지는 시간여행이다. 수련이 아름답던 애련지는 애련정 보수공사를 하는지 가림막으로 막아 놓았다... 관람지와 관람정이 있는 후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왔다. 후원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부용지가 격조 있다면 관람지는 곡선의 미가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닮았다. 왼쪽의 관람정과 오른쪽의 승재정이 가을속에 묻혀 한 폭의 그림이다. 1405년 태종 때 지은 제 2의 왕궁 임진왜란 이후 순종 때까지 270여 년간 조선의 정궁 역활을 하였다.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조선 궁궐로서 후원의 다양한 연못, 정자, 수목 등은 자연과 잘 조화된 한국 전통조경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으며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존덕정 일원에는 원래 두 개의 네모꼴 연못과 한 개의 둥근 연못이 있었는데 일제강점기때 지금처럼 부채꼴 형태의 연못이 되었다고 한다. 오늘 관람지의 가을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건 나만은 아닐 것이다... " 중년의 언냐들 어~머머.. 세상에..~~" 난 이런 곳이 있는줄도 몰랐어... 세상 헛살았다니까.~~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을 재미있게 봤는데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효명세자는 창덕궁 후원에 자주 들러 책을 읽었다고 하는데 2016년 가을 효명세자가 되어 궁에서 가을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행사가 화재인데 이름하여 " 후원에서 만나는 한 권의 책" 고궁의 담을 넘어 자꾸만 달아나려는 가을을 붙잡아 두고 책 한 권을 읽어 본다면 어떨까...
단풍이 떨어져 낙엽이 흩날리고 뒹굴기 시작해 밖을 바라볼 때마다 무작정 걷고 싶어 지는데 걷고 싶은 곳을 떠올려 보면 가장 먼저 손에 꼽히는 곳이 고궁이다.
그 중에서도 창덕궁 후원은 왕궁의 화려한 영광을 떠 올리며 화려하고 아름다운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불탄다는 표현을 이럴때 쓰는 것인가 부다... 관람정 지붕 위로 단풍이 불타서 관람지에 붉은 물감을 풀어 헤친다.
존덕정에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커플이 정자와 잘 어울린다. 고궁은 한복을 입으면 입장료가 면제지만 후원은 예외다...
존덕지 가에 정조가 심었다는 250년 된 은행나무가 물들기 시작하고...
해설사는 또 한 무리의 단체 관람객을 이끌고 역사를 이야기 하고 가을을 이야기 한다.
관람지와 존덕지를 뒤돌아 보며 언덕을 올라 후원에서 가장 안쪽에 자리 잡은 옥류천 일원으로 간다. 임금과 신하가 둘러 앉아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지었다는 옥류천... 붉은 단풍이, 가을이 세월이 속절없이 가는 시간이 정말 아쉽게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가을 타는 남자는 사그러져 가는 가을이 자꾸만 아깝게 느껴진다... 연경당을 둘러 보고 탐방 순서에 따라 금천쪽으로 나가야 하지만 애련지에 다시 왔다. 부용지의 청춘남녀 열정이 넘치는 진사님에게 걸려 주문 사항이 많다... 왕실 도서관 규장각이 후원에 있었으니 저 곳에서 책을 읽으면 머리속에 들어오기나 할런지... 저 토록 아름다운 부용지를 내려다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나...! 후원 입구 대조전 담벼락에 붉게 물든 단풍 아마도 오늘 최고의 포토존이 되었겠다. 낙선재 뜨락에 감나무 두 그루를 바라보노라니 나 어릴적 주먹으로 감숫자 헤아리면 떨어 진다는 누이의 거짖말에 속아 하나 둘.~ 주먹질 하며 헤아리던 유년의 추억이 저 곳에 걸렸다. 복잡하게 다닥 다닥 붙은 궐내 객사 지붕에 마지막 햇살이 보라빛 단청 꽃무리 이루고 넘어가는 햇살에 석양이 도둑고양이 처럼 찾아든다. 아름다운 가을날 고궁을 걸은 진사님들은 원하는 만큼의 결과물을 가지고 돈화문을 나설 것이다... 당겨서 압축한 풍경에는 남산 N타워가 손에 잡힐듯 가깝다. 저 곳에도 가을은 깊어가고 있을테지...
소녀야... 오늘은 단풍 물든 고궁을 걸었는데 내일은 어디를 갈거니...? 나는 요즘 갈곳이 별로 없어 그래서..~~ 이렇게 하얀 밤을 지새우며 잠들지 못하는 내 하늘에 별을 심고 있단다. 그러고도 그리움이 남는다면 잠들지 못하는 내 마음에 수도 놓을 꺼란다. 별똥 같은 아픔으로 일렁이는 파문의 수만큼 촘촘히.... 서울 도심에서 그리고 5대 궁궐에서 가을의 정취가 가장 아름다운 곳 창덕궁 후원을 걸었다. 비원 또는 시크릿 가든이라 하는 말 그대로 역대 조선왕족들이 달밤에 술을 마시며 또는 자연을 벗삼아 시를 짖고 풍류를 즐겼던 비밀의 정원 치명적인 매력에 흠뻑 빠져 가을을 걷고 해질녁 역사의 현장 돈화문을 빠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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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창덕궁 후원 탐방 가을 분위기로 최고예요.
저도 하루 다녀 왔는데 정말 곱고 멋지더라구요.
후원 입구 부터 출구까지 자상한 안내 감사합니다.
더불어 함께 관람 한 듯 합니다.
아름다운 궁궐에 가을 모습입니다. 멋지네요. 건강하세요.
우리의 옷임에도 한복이 비싸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장롱속에서 잠자고 있는 한복을 꺼내입고 왕족이 된듯 우아하게 창덕궁 후원을 거닐어보는것도 멋질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