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스펙으로 자리 잡는 무크]
4차 산업혁명 등 '대세' 공부하고 이력서에 내용 넣는 지원자 늘어
시간·장소·비용 상관없어 더 인기
대학 졸업반인 김모(22)씨는 최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강의를 들었다. 인사관리 직군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김씨는 "실무 능력을 쌓기 위해 인적자원 관리 관련 동영상 강의를 주로 골라 들었다"며 "자기소개서에도 이런 내용을 쓰고, 면접 때도 이 점을 부각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이나 평생교육원·비영리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강의 '무크(MOOC)'가 취업 시장에서 '비밀 병기'로 자리 잡고 있다. '무크'는 '대규모 공개 온라인 수업'(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자다. 수강 인원에 제한 없이(Massive), 모든 사람이 수강 가능하며(Open), 온라인 기반으로(Online) 미리 정의된 학습 목표를 위해 구성된 강좌(Course)를 말한다. 대학에서 이루어지던 강의·토론·평가·수료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옮겨온 셈이다. 학위 과정은 아니지만, 이수할 경우 해당 과목을 이수했다는 확인서 등을 받을 수 있다. 2012년 미국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이후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원하는 강의 수강… 시간·공간·금전 제약 없어
무크의 장점은 시간·공간·돈의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편한 시간에 강의를 들으면 된다. 대부분 무료다.
국내에도 무크가 도입되면서 이력서·자기소개서에도 무크 강좌 이수 내용을 적는 사례가 느는 추세다. 취업 컨설팅 업체 커리어웨이 박우식 대표는 "대학 강좌에서 4차 산업혁명 등 최근 동향이나 실무에 관련된 강의를 찾기 어렵다면 무크를 통해 해당 과정을 이수하는 것도 차별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292개 인기 대학 강의 온라인으로
국내 대표 무크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K-MOOC(케이무크)'다. 카이스트·서울대·연세대 등 20여개 대학의 292개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 2015년 10월 출범 이후 16만6000명이 강좌를 28만6000번 가까이 들었다.
케이무크에는 인문·사회 강좌가 150여개로 가장 많고, 공학·자연 계열 강좌도 110개 정도 된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 '경제학 들어가기', 신정근 성균관대 교수의 '논어' 등이 인기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입사 기본 소양인 경제학과 요즘 취업 시장 트렌드인 인문학 등이 인기"라며 "이 외에도 40여개에 달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강의도 취업 준비생이 선호한다"고 했다.
케이무크 이용법은 간단하다. K-MOOC 사이트(www.kmooc.kr)에 회원 가입 후 컴퓨터·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해 수강하면 된다. 이수증을 받으려면 퀴즈·토론 등을 통해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하는 등 이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별도 수강료는 없다.
포항공대 등 일부 대학은 이 외에도 자체 무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해외 취업 노린다면 해외 무크
해외 취업을 원한다면 해외 무크를 수강하는 것이 '스펙'이 될 수 있다. 세계 최대 구인·구직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인 링크드인(LinkedIn)은 2013년부터 프로필에 무크 수료 이력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해외 대표 무크 플랫폼은 유대시티(Udacity), 코세라(Coursera), 에덱스(edX), 퓨처런(Futurelearn) 등이다.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스탠퍼드대 등 세계적인 명문대 강의를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들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대시티'가 운영하는 '나노 학위'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과정이다. 수료에 6~10개월 정도 걸리고, 한 달 수업료는 200달러 수준이다. 단, 강의를 모두 들으면 수강료의 반을 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