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세월호’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22년 9월 10일로 조사를 종료하면서 내어놓은 결론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전문가들에 의해서 충돌에 의한 침몰 가능성이 0%라는 결론이 나왔지만 사참위의 진상규명국에서는 아직도 외부 충돌에 무게를 두고 과학적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참위가 지난 3년 9개월간 547억 7,100만원의 예산을 집행하고도 별다른 결과를 내리지 못하고 올해 9월 10일 활동을 종료해 비판을 사고 있는데, 이와 관련 국회예산정책처가 관련 예산을 분석한 결과 인건비와 기본경비에만 71%에 해당하는 388억 3,400만원을 집행하고 주요사업비 지출액은 158억 6,400만원(28%)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참위는 세월호참사진상규명 조사를 위해서만 총 5차례 국외출장으로 5700여만 원을 지출했는데 일부 해외출장의 경우 부실한 출장 결과보고서와 출장목적에 맞지 않는 문제도 발견됐다고 합니다.
‘세월호’가 누군가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였고, 두고두고 우려먹을 수 있는 호재였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지금 ‘이태원 압사 참사’도 그런 호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월호가 가라앉고 엿새가 된 2014년 4월 22일. 기적의 생환을 염원하는 소망이 점점 절망의 고통 속으로 잠기기 시작할 무렵 언론매체의 보도 방향이 갈리기 시작했다.
‘선장·선원들 무서운 거짓말…박 대통령 “살인행위”’(22일자 서울신문) 등 대개의 매체가 희생자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이나 세월호 운항의 문제를 짚어 가던 상황에서 한겨레가 방향을 틀었다.
22일 ‘구조 늑장대응 청와대 책임도 크다’를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뽑더니 이틀 뒤엔 ‘무책임한 청와대 “안보실, 재난 사령탑 아냐”’를 내세웠다. 뒤에 ‘박근혜의 7시간’ 등의 변주로 이어진 ‘청와대 책임론’의 불을 지피고 나선 것이다.
26일엔 경향이 ‘총리 예고경질…책임 돌리려는 대통령’이라는 기사로 뒤따라 갔다. 반면 보수 매체들은 22일 ‘선박 부실관리한 해수부 마피아 전방위 수사’(조선), ‘청해진 오너 유병언 재산 2400억 추적’(중앙), 24일 ‘해운조합·관료들 유착증거 드러나’(조선) 등으로 세월호 참사의 초점을 해운업계의 비리에 맞춰 파고들었다.
이런 엇갈린 보도 태도는 그대로 정치권 여야의 공방으로 투영됐다. 박근혜 정부가 해운업계와 관리당국 등의 유착 비리를 파고들며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우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적폐로 돌리지 마라. 참사 책임은 현 정부에 있다”고 치받았고, 이후 박 전 대통령 보고 시점 조작 의혹 등이 이어지면서 참사 정국의 주도권은 야당과 진보 매체로 넘어갔다.
세월호 침몰을 낳은 해운업계 비리와 정부 당국의 부실 대응을 균형 있게 짚으려 한 서울신문 등 중도 매체들의 노력은 아쉽게도 빛을 잃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3년 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의 씨앗이 됐다.
폐족의 좌장에서 차기 유력 대선주자에 올라 2017년 4월 팽목항을 찾은 문재인은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다. … 미안하다. 고맙다”고 썼다.
세월호 참사는 그렇게, 매우 정치적으로 소비됐다. 세월호는 왜 침몰했는가라는 핵심은 뒤로 밀리고 대통령이 언제 보고받고 뭘 지시했는지 등등 사후 대응의 문제를 후벼 파는 데 수년을 들였다. 세월호를 사이에 두고 나라는 둘로 갈라졌다.
세월호 참사 8년. 우리는 달라지지 않았다. 굳이 달라졌다면 정부의 사후 대응이 당시보다 빨라졌다는 것 정도다. 윤석열 대통령의 움직임을 분 단위까지 공개하고 애도 기간 설정, 대국민 담화,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굵직한 조치를 하루 만에 쏟아내며 기민하게 움직였다.
학습효과다. 박근혜 정부처럼 야권과 좌파 진영의 공격에 맥없이 당하지 않겠노라 단단히 준비한 모양새다. 달라진 게 또 있긴 하다. 야권 시민사회 진영의 공세도 빨라졌다. 세월호 참사 때 엿새가 지나서야 시작된 책임 공방이 불과 이틀로 당겨졌다.
현 정부가 기민한 대응으로 참사를 수습해 나가는 걸 절대 허용치 않으려는 듯 대통령 사과부터 요구하고 나선 파상 공세의 결기가 숨진 156명을 ‘별’이라 칭하는 것도 세월호 판박이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내뱉었다 주워 담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 때문에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다”는 주장은 갖가지 버전으로 각색돼 SNS를 달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공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월호 아이들의 목숨값이 지닌 무게를 여전히 알지 못한다.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세월호 특위를 굴리고도 그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를 모르고, 아이들이 일깨운 사회 안전의 무거운 가치가 뭔지를 모른다.
아이들 영정을 더듬었던 그 떨리는 손으로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엮어 내야 했던 소명을 잊은 우리는 오늘 이태원 좁은 골목길에서 또다시 젊음들을 잃었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가 내일 시작된다고 호들갑 떨던 방송이 이튿날 예견된 참사 운운하며 입에 거품을 무는 코미디만 무기력하게 본다. ‘아이들아 고맙다’는 환청이 다시 들린다.>서울신문. 진경호 논설실장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그렇게 만만한 자리인지는 몰랐습니다. 트집을 잡을 것이나 안 잡을 것이나 다 야당의원의 입에 오르내리고 일부 언론들은 이를 확대 재생산해서 여론을 끌고 가려는 의도가 뚜렷한 것 같습니다.
광우병, 천안함, 세월호 등 일부 세력이 앞장을 서고 사이비 언론과 좌파 언론이 이를 확대해서 대한민국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지만 그들이 주장한 것과 같은 결론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얻은 것이 꽤 많았기에 그들은 이번 ‘이태원 참사’도 호재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기는 궁지에 몰려서 하루, 하루 피를 말리다가 갑자기 빛이 보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이 다 우리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