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우리 집 10대 뉴스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기영
올해는 촛불의 민심이 대통령 탄핵을 이끌었으니, 제일 큰 국내뉴스거리라 여겨진다. 한 해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올해에도 변함없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우리 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여 기록하고 보관하려 한다.
첫째, 장손 김민준, 외손녀 박시윤 돌잔치
큰아들 선호와 이정은의 첫째 민준이가 3월 11일 돌을 맞아 양가의 가까운 친척들이 참석한 가운데 돌잔치를 했다.
수도권에 있는 돌잔치 전문 음식점이라 돌잔치를 하려는 사람들이 방마다 가득했다. 돌잡이로는 마패를 들어서 부모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환호하며
격려를 했다. 아빠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려나, 하는 기대가 나타났다.
큰딸 세민이와 박현준의 첫째 박시윤이의 돌잔치가 10월 7일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에 있는 음식점에서 있었다. 여기도
돌잔치 전문 음식점이라 이 방 저 방에서 아기들의 울음소리와 축하객들의 손뼉 소리, 웃음소리, 진행자의 마이크 소리로 매우 소란스러웠다. 서울에
사는 사돈네 식구들이 오셨고, 우리 가족들도 참석해서 축하해 주었다. 돌잡이는 오만 원짜리 지폐를 잡아서 부자로 살겠다며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사위는 자신이 원하는 청진기를 잡지 않아 약간 서운한 기색이었다.
아내는 친손, 외손 차별 없이 약간의 현금으로 성의 표시를 했고, 나는 수필가로서 편지로 축하와 그들의 앞날을
기원했다.
둘째, 큰아들 선호와 이정은의 둘째 임신
큰며느리가 2년간 육아휴직을 하여 쉬고 있었다. 휴직 기간에 둘째를 임신하여 출산하고 휴가를 연장하여 마치고 복직을 하면
좋겠다며 기도했다. 기도대로 둘째를 임신하였고, 내년 1월 초에 출산예정이라고 한다. 첫째가 아들이니 둘째는 딸을 원했는데 병원에서 딸이라고
한다니 감사한 일이다. 임신 소식을 전하기에 며느리에게 이번에는 너를 닮은 딸을 낳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더욱 기뻐했다.
셋째, 큰딸 김세민 육아휴직 후 복직
큰딸 세민이가 어렵게 임신을 하고 전주에서 딸을 출산했다. 여자들은 친정 부모가 편하게 대해주니 대개 친정에서 몸조리를
한다. 두 달간 몸조리까지 마치고 서울로 가서 휴직 기간을 보냈다. 별 수 없이 회사의 형편에 따라 출근을 한다니 마음이 콩밭에 있을 것이다.
당분간 친정에 도움을 청하고 7월 1일부터 복직하여 출근하게 되었다.
넷째, 막내며느리 박다예 교육대학원 수료
젊었을 때 노력을 해야겠다며 2년 전에 목포대학교 교육대학원 계절학기에 입학했다. 직장생활과 아이가 있는 가정주부로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겠지만, 용기를 내어서 입학한다기에 격려했다. 무사히 과정을 마치고 학위를 받았다. 대학원에 나가는 기간에 손자는 외가와
친가를 돌아다니며 자랐다. 손자와 더불어 지내는 시간이 우리 부부에게는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배우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다섯째, 외손녀 육아 분담
육아휴직을 마치고 출근해야 하는 딸의 고민을 외면할 수 없어 육아를 담당하기로 했다.
서울에는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도 대기자가 많아 등록만 하고 기다리고 있단다. 그래서 주소를 옮길 수 없어서 전주에서는
어린이집에도 못 보내고 24시간을 집에서 보살핀다. 할 수 없이 우리 내외가 합동으로 감당한다. 육아가 너무 힘들어 출산을 피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힘들어도 도와줘야 할 것 같다.
여섯째, 아내 허리부상과 틀니 착용
나이가 들수록 아픈 곳이 늘어나는데 외손녀를 보면서부터 허리 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을 심하게 호소한다.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한방병원을 몇 달 동안 다니며 치료를 받았으나, 완쾌는 안 되고 조금 나아져 조심조심 달래며 지낸다. 무리가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고 운동을 곁들여가며 지내야 할 것 같다.
아내는 본래 치아가 약해서 고통을 겪었다. 잇몸 전체가 들떠서 이가 흔들거려 씹지를 못해 고생한다. 뼈 조직이 약해서
임플란트도 할 수 없고 틀니를 하는 수밖에 없단다. 아직은 틀니를 하는 것이 부끄럽다며 미뤄 왔는데 다른 방법이 없으니 용기를 내어 틀니를
했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진즉에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좋아한다.
일곱째, 장모님 요양병원에서 귀가
지난해 추석 전부터 몸이 편찮으셔서 고생하고 익산에 있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퇴원하셨다. 추석 후 10월 11일
갑자기 병세가 악화하여 연락을 받고 전주 우리 집 근처 요양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예수병원에 다니면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니 치매 중증이라고 한다.
아침저녁으로 다니면서 보살피고 운동을 시켰으나 몸은 더 쇠약해지셨다. 좀 나아지니 집으로 모시는 게 좋겠다고 여겨 1월 31일 귀가시켰다.
장인어른이 곁에서 보살피시고, 방문 요양사가 1주일에 5일씩 오며, 자녀들의 관심 속에 점점 호전되신다. 치매 증세는 호전되었으나 체력은 점점
약해지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여덟째, 장인어른 대상포진으로 입원
자녀들이 각자 흩어져 살고 내외분이 지내면서 불편한 장모님을 보살피시는 일이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혼자 지내는
것보다 나으니 자청을 하셔서 잘 감당하셨다. 자녀들은 항상 죄스럽고 감사하게 여긴다. 장인어른은 대상포진으로 고통을 겪으시다가 늦게 발견하고
12월 초 익산병원에 입원하셨다. 주로 처남들이 간호하고 있으나 나도 며칠간 저녁에 병상 옆에서 간호를 했다. 대상포진은 치료가 잘 되었으나
후유증으로 아직도 입원 중이다. 의사가 퇴원하라고 했으니 며칠 안에 퇴원하실 것이다. 하루 속히 건강이 회복되시길 빈다.
아홉째, 백수에서 농부로 전환
현직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5년간 백수로 지내다 보니 새로운 변화를 하고 싶었다. 고향에 있는 농토는 대리경작을 시켰고,
가까운 곳에서 농사를 짓고 싶어 농지를 좀 구했다.
지난가을에 마늘 4접, 양파 3판을 심어 수확해서 아들딸들에게 조금씩 보내주고 가까운 이웃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감자도
3망을 캤고, 참깨 10kg, 들깨 5kg을 수확했다. 고구마는 250평에 심어 200여 만 원 수입을 올렸고, 맛이 좋아 인기가 대단하여
주문물량을 감당하지 못했다. 생강은 40kg을 심었으나 날씨와 기후로 인해 많이 죽었으며, 가격도 폭락하여 손해를 보았다.
배추는 400여 포기를 재배하여 우리 김장을 하고 약간 판매하여 경비를 회수하고, 교회 이웃돕기 반찬 팀에 100여
포기, 친지들에게 몇십 포기씩 기증하였다. 농사를 지어보니, 수확하는 기쁨과 나누는 즐거움, 농부의 노고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요즘은 식사
때마다 농작물을 자라도록 도와 주신 하나님과 땀 흘려 농사를 지은 농부와 정성껏 음식을 준비한 주부들에게 감사기도를 하며 식사를 한다.
열 번째, 나들이가 많았던 한 해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한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산과 물을 찾아다니며 즐긴다. 가까운 사람들과
산과 계곡을 찾아 구경하기 위해 계절 따라 다니는데 올해에도 여러 차례 나들이를 했다.
지난겨울에 신우회 4가정이 1월 29일부터 1박 2일 대천경찰수련원에서 지내며 겨울 바다를 즐겼고 관광을 했다.
봄철에는 초등학교 동창 부부 모임에서 4월 15일부터 2박 3일 동안 용인과 양평 한화콘도에서 지내며 정을 나누었다.
5월 3일에는 문학기행으로 고령가야유적지를 다녀왔다. 6월 9일부터는 2박 3일간 경상남도 통영경찰수련원에서 지내며 통영 장사도, 거제도, 경남
함양을 다니며 즐겼다.
가을에는 신우회 4가정이 11월 2일부터 2박 3일간 영덕경찰수련원에서 묵고 가야산, 주왕산, 울진 석류굴과 불영계곡을
다녔으며, 11월 11일부터는 1박 2일간 초등학교동창 부부 모임에서 화엄사 한화콘도에서 머물며 지리산과 주위 경관을 구경했다. 11월 8일에는
영광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그러나 농사를 짓느라고 산악회행사에 많이 참가하지 못하고 장흥 억불산, 속리산, 정읍 입암산 등 몇 차례만 다녔다.
내년에는 산악회활동에도 더 많이 참가해야겠다.
좋은 일은 만들어 가는 것이고 안 좋은 일은 당하는 일이라 여겨진다. 모두 노력의 정도에 따라 기쁨과 보람을 더 할 수도
있고 슬픔과 손해를 줄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2017년에는 매사에 더 노력하여 기쁨과 보람을 더 많이 얻도록 하고 슬픔과 손해를
최소화하도록 해야겠다.
(2016.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