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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뜻으로, 세월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시간을 소중하게 아껴 쓰라는 말이다.
歲 : 해 세(止/9)
月 : 달 월(月/0)
不 : 아니 부(一/3)
待 : 기다릴 대(彳/6)
人 : 사람 인(人/0)
이 성어는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세월을 아껴라는 의미의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은 귀거래사(歸去來辭)로 유명한 진(晉)나라의 전원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잡시(雜詩)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중국 삼국(三國)시대가 망하고 진(晉)나라가 세워져 서진, 동진으로 이어진다. 동진(東晉)의 도연명(陶淵明)이 41세에 현령(縣令)이 되었는데 상급관리가 인사하러 오라니 "내 쌀 다섯 말 때문에 허리를 굽힐 수 없다(五斗米 折腰)"라는 말을 남기고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으며 전원으로 돌아가 살았다.
전원(田園) 생활중 자연, 음주, 심중의 우민(憂悶)을 부제로 여러 수의 시로 남겼다. 잡시(雜詩)라는 제목으로는 12首가 있다고 한다. 그중 제일수(第一首)로 시(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인생은 뿌리없이 떠다니는 것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밭 두렁의 먼지처럼 표연한 것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바람따라 흐뜨러져 구르는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인간은 원래 무상한 몸
落地爲兄弟(낙지위형제); 땅에 태어난 모두가 형제이니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어찌 반드시 골육만이 육친인가
得歡當作樂(득환당작낙); 기쁨 얻거든 마땅히 즐겨야 하며
斗酒聚比隣(斗酒聚比隣); 말 술 이웃과 함께 모여 마셔라
盛年不重來(성년불중래); 젊은 시절은 거듭 오지 않으며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하루에 아침 두 번 맞지 못한다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때를 놓치지 말고 부지런히 일해라
歲月不待人(세월불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 시는 중국 진(晉)나라 시인 도연명(陶淵明)이 지은 운문(韻文) 귀거래사(歸去來辭)를 풀이한 것이다.
돌아가리라! 전원(田園)이 황폐해지려 하니 어떻게 돌아가지 않겠는가? 마음을 형체의 형역(形役)으로 삼았으니 어찌 실심(失心)하여 홀로 슬퍼하고만 있으리요. 지난 일은 바로 잡을 수 없음을 깨닫고 오는 일은 따를 수 있음을 알겠도다. 참으로 길을 잃었으나 그래도 멀지 않아 오늘이 옳고 어제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도다.
배는 흔들흔들 가벼이 떠오르고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 옷깃을 흩날리도다. 나그네에게 앞길을 물으니 새벽빛이 희미함을 한스러워 하도다. 이윽고 내 집이 눈에 들어와 기뻐서 뛰어가노니, 심부름하는 아이는 반갑게 맞이하고 어린 것은 문 앞에서 기다리는도다. 세 가닥 뜰 안 길은 황폐해져가나 소나무와 국화는 오히려 예와 같구나.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방안으로 들어가니 술이 있어 항아리에 가득하여 술병과 잔을 가져와 혼자서 잔질하다가 뜨락의 나뭇가지를 보고 웃음을 머금는다. 남쪽 창에 기대어 오만함을 부치니 무릎이나 펼 만한 방이 오히려 편안함을 알겠도다. 매일같이 정원을 거니는 것으로 취미를 삼고, 문이야 달았으되 언제나 잠겨 있다.
지팡이를 짚고서 거닐다가 머리를 들어 멀리 바라보니, 구름은 무심히 산등성이에서 피어 오르고, 새는 날기에 지치면 돌아올 줄을 알고 해는 가물거리며 산을 넘으니, 외로이 선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갈 곳이 없도다 돌아가리라! 이제 세상과의 사귐을 그만하려 하니. 세상이 나와 서로 맞지 않으며 다시금 수레를 타고 무엇을 구하리요? 친척간의 정담을 기뻐하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면서 시름을 녹이노라.
농부가 봄이 왔음을 일러주니, 이제부터 서쪽 밭에서 일을 하게 되었구나 . 수레도 타고, 때로는 홀로 배의 노를 저어서, 깊은 산골의 시내를 지나 험준한 산길 언덕을 넘어서니, 나무는 즐거운 듯 꽃이 피려 하고 샘물은 조용히 흘러내린다. 만물이 제 철 맞음을 부러워하면서 나의 삶이 끝나감을 느끼는 도다. 그만 두어라. 몸뚱이를 우주 안에 놓아 둠이 다시 몇 해나 되겠는가? 어찌 세월에 몸을 맡기지 않고 서둘러 어디로 가고자 한단 말인가?
내가 부위를 바라지도 않으며 황제 계신 서울이야 갈 필요도 없도다. 나 홀로 걸으며 좋은 시절 생각하고 지팡이 세워들고 김매며 소일 하노라. 동쪽 언덕에 올라 휘파람 불며, 맑은 물과 더불어 시를 짓노라. 자연의 조화에 따라 무릇 천명을 즐기면 그만이지 다시 무엇을 생각하느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여, 날 때는 어느 곳에서 왔으며, 갈 때는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는 것은 한 조각구름이 인듯하고 죽는 것은 한 조각구름이 스러지는 것. 뜬 구름 자체는 본래 자체가 실이 없나니, 죽고 사는 것도 역시 이와 같도다. 그러나 여기 한 물건이 항상 홀로 드러나 담연히 생사를 따르지 않네.
405년 그가 41살 때 마지막 관직이었던 팽택현(彭澤縣)의 영(令)자리를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올 때의 심경을 노래한 것이다. 어쩌면 오늘날 우리들의 마음을 노래한 것 같은... 때로는 산속 깊은 곳으로 돌아가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언젠가는 꼭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마음먹고 있지만 오늘도 이렇게 도심의 생활에 젖어 들고 있다.
도연명의 가문은 대단하지 않았으나 사족(士族)에 들어갔다. 그의 학식이 보수적인 문인층에 속하였으므로 신흥 세력과 어울리지 못하여 전원생활과 음주의 낙(樂)을 즐겨 읊었다. 손수 농사도 지었으므로 인간미가 흘렀고, 백성들의 생활 자체를 노래한 문학이었다. 때로는 인간의 내면을 그린 철학적인 시도 적지 않다. 청결한 일생으로 정절선생(靖節先生)이라는 시호(諡號)가 내려졌다.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은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빨리 흘러가는 것이 인생이니 매사에 부지런히 힘써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고사성어이다.
위의 잡시(雜詩)에는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 이외에 일일난재신(一日難再晨), 성년부중래(盛年不重來) 등의 고사성어가 유래하며, 특히 성년부중래(盛年不重來), 급시당면려(及時當勉勵), 일일난재신(一日難再晨),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은 한국의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실려 학문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말로도 인용된다.
세월을 아껴서 배워야 한다는 시문(詩文)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권학문(勸學文) / 주희(朱熹)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
물위금일부학이유내일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물위금년부학이유내년
오늘 배우지 아니하여도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금년 배우지 아니하여도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日月逝矣 歲不我延
일월서의 세부아연
嗚呼老矣 是誰之愆
오호노의 시수지건
세월이 흘러가도다. 세월은 나를 위해 늘어나지 아니하노니, 아 늙었도다. 이것이 누구의 허물인고.
◎ 우성(偶成) / 주희(朱熹)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노학난성)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부가경)
소년은 늙기가 쉽고 학문은 이루기가 어려우니, 짤막한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지니라.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
못가에 돋아난 봄 풀의 꿈을 아직 깨닫지도 못했는데, 뜰 앞의 오동잎은 벌써 가을 소리라.
청년이여! 시간을 아끼자! 인생에서 시간 관리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더구나 청년의 시간관리야 말로 더 더욱 그렇다. 인류 역사상 큰 일을 성취한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시간을 아껴서 활용한 점이다. 반대로 인생의 실패자, 낙오자는 모두 시간을 헛되이 낭비한 사람들이다. 특히 청년기의 시간낭비는 인생을 별볼 일 없게 만든다.
인생의 흥망성쇠와 행(幸), 불행(不幸)은 참으로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의해서 결정된다. 더구나 그가 청년기의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은 그의 장년기, 노년기의 행, 불행을 결정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실로 시간은 인생의 성공을 위한 가장 귀중한 자본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않된다. 시간이라는 자본 그것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첫째, 시간이라는 자본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하루 스물네시간이다. 일분 일초도 누가 더 갖고, 누가 덜 갖고가 없다. 배우고, 익히고, 노력할 일이 태산같이 많은 청년기의 시간도 그처럼 공평하게 분배된다.
둘째, 시간이라는 자본은 팔고 살수가 없다. 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돈으로 사고 팔수가 없고, 권력이나 힘으로 빼앗을 수도 빼앗길 수도 없다. 자기시간은 자기만이 활용하여 자기인생을 풍족하게 가꿀 수 있는 귀한 자본이다. 청년기에는 하루 하루의 시간이 자기 성장의 귀한 자본으로 깨달을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셋째, 시간이라는 자본은 두었다가 다시 쓸수가 없다. 시간은 저축이 불가능하고, 쉼없이 사람 앞을 흘러만 간다. 시간은 무심하게도 기다려 주지를 않는다. 참으로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이요, Time and tide wait for no man이다.
그러기에 중국의 옛 송(宋)나라 주자선생(朱子先生)도 청년기에는 이루어야 할 일이 너무 많으니 적은 시간이라도 절대로 낭비하지 말라(一寸光陰 不可輕)고 부탁하였던 모양이다. 세월(歲月)은 유수(流水)와 같이 흘러가며, 날으는 화살같다는 격언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시간은 늘 있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청년기때 시간은 청년때만 있는 것이며, 오늘의 시간은 오늘에만 있는 것이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흘러간 물처럼 다시 그 자리에 오지 못한다. 물이 흘러가는 순간에 물레방아를 돌리도록 활용해야 하는 것처럼, 내 앞에 와 있을 때 최대한 가치있게 활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없이 낭비되고 마는 것이 바로 시간이라는 자본이다.
인생의 성패는 시간의 적절한 활용 여하가 결정한다. 그런데 시간 중에서 가장 가치있는 시간은 현재라는 시간이다. 과거는 가버린 시간이요, 미래는 희망속에 있는 시간이다. 내가 지금 소유한 시간, 내가 지금 활용 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현재 바로 지금이라는 시간밖에 없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오늘, 이 순간의 시간이야 말로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을 사랑하고, 오늘 해야할 일에 온 정성을 쏟고, 오늘 만나는 사람에게 성실한 나를 보여주어야 한다. 오늘 하루가 가장 기쁜 날, 가장 좋은 날, 가장 보람있는 날, 가장 의미있는 날, 가장 가치있는 날이 되도록 해야 한다. 청년이라면 더욱 그래야 할 것 아닌가?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인간의 수명은 길어야 100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맙니다.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연명(陶淵明)의 잡시(雜詩)나오는 말로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人生無根蔕, 飄如陌上塵.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으니, 들길에 날리는 먼지와 같다.
分散逐風轉, 此已非常身.
흩어져 바람 따라 굴러다니니, 이것 이미 일상의 몸이 아니다.
落地爲兄弟, 何必骨肉親.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가 되는 것, 어찌 꼭 골육이라야 하랴.
得歡當作樂, 斗酒聚比鄰.
즐거울 땐 응당 풍류 즐겨야 하니, 한 말 술로 이웃과 어울린다네.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한창 시절은 거듭 오지 않고, 하루는 새벽 두 번 오지 않는다네.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때맞춰 부지런히 힘써야 하니,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네.
그렇습니다. 채근담(菜根譚)에도 “천지는 영원하지만 인생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인간의 수명은 길어야 100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만다. 다행스럽게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즐겁게 살아야하겠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헛되이 보내는 것을 두려워 할 줄 알아야한다”고 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꼭 있어야 할 사람, 있으나 마나한 사람, 있어서는 안 될 사람, 그 중에서 있어서도 안 될 사회에 독소적 존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있어서 안 될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어찌하면 좋을까요?
하우푸트만은 “오늘을 네 인생의 최초의 날이요, 최후의 날처럼 생각하고 살라”고 했습니다. 지난날에 매달려 고민하지 말고, 불확실한 미래에 신경을 쓰며 불안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100년도 살기 어려운 것이 인생입니다. 그런데 인간들이 오래 살아가려고 기를 씁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불로불사(不老不死)’가 인간의 소망이라 합니다. 그러나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인간의 숙명이지요. 영원히 늙지 않는 비결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몸보다 먼저 늙는 것만 경계해도 우리는 훨씬 더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음 일곱 가지를 주의해도 우리는 천천히 아름답게 늙어 갈수가 있습니다.
첫째, 귀가 얇으면 안 됩니다. 귀가 얕아져서 남의 말에 휘둘리고, 입은 가벼워 자기 말만 쏟아내게 되는 것은 안 됩니다. 자기 말은 20%, 듣는 것은 80%하는 것입니다.
둘째, 집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망집(妄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연히 잡을 수도 없는 재색명리(財色名利)에 집착하지 않으면, 우리는 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셋째, 중언부언 하지 않는 것입니다. 중언부언(衆言浮言)은 말하고자 하는 욕심이 앞서 내용도 없이 말만 많아져 표현이 어지러워지는 것입니다. 욕심이 없으면 언어가 간결해지게 마련입니다.
넷째, 말 보다는 행이 앞서야 합니다. 백우무행(百憂無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 가지 근심만 할 뿐 아무 것도 행하지 않는 것‘을 이름이지요. 걱정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면 우리는 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섯째, 옛 것에 기대는 마음을 없애야 합니다.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해 열려 있는 마음과 낯선 것들에 대하여 관대한 태도, 그리고 ‘왕년의 내가’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입니다. 또한 끝없는 호기심이 늙지 않는 비결입니다.
여섯째,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뛰는 것입니다. 모든 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더 빨리 늙습니다.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뛰는 사람은 결코 마음이 늙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이 진리의 도움을 받아 술술 풀리지요.
일곱째, 항상 크게 웃는 것입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 했습니다. 조금 바보 같아 보일 정도로 크게 웃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간관계도 부드러워지고, 얼굴에 주름살도 생기지 않습니다. 우리 크게 웃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세월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하셨는지요?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생, 부디 이 일곱 가지를 벗으로 삼아 언제나 젊고 아름다운 청춘 되시기 바랍니다. 성년부중래 세월부대인(盛年不重來 歲月不待人)! 청춘은 다시 오지 않고,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만날 때나 전화를 걸 때 아직 기운이 팔팔하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목소리는 청춘! 다리는 노인! 그래서 얼굴에 주름살 하나 없지요!” 하고 큰 소리를 칩니다. 우리 몸은 늙어도 모두 마음은 청춘으로 살면 좋겠네요.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
빙탄간(氷炭間)이라는 말이 있다. 차가운 얼음과 뜨거운 숯불 사이란 뜻이다. 글자 그대로 성질이 정반대여서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관계를 가리킨다. 이 말은 초사(楚辭) 칠간(七諫)의 자비(自悲)에 나온다. 칠간은 문장과 해학으로 유명한 한(漢)대의 동방삭(東方朔)이 초나라 충신 굴원(屈原)을 추모해 지은 것이다.
빙탄(氷炭)이라는 말이 나오는 대목은 아래와 같다. '얼음과 숯이 같이할 수 없음이여(氷炭不可以相?兮) 내 처음부터 목숨이 길지 못할 것을 알았노라(吾固知乎命之不長) 홀로 고생하다 죽어 낙이 없음이여(哀獨苦死之無樂兮) 내 나이를 다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노라(惜予年之未央)'. 얼음과 숯불이 서로 용납하지 못한다는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 또한 자주 쓰이는 말이다.
최근 갑작스레 대화 분위기를 연출하다 회담 대표의 격(格)을 둘러싸고 갑작스레 등을 돌리고 만 남과 북의 현 상황이 꼭 빙탄간을 닮은 듯하다. 본디 한 뿌리에서 나왔거늘(本是同根生) 서로 기(氣)싸움을 하는 탓인지 남과 북의 대화에서는 좀처럼 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아마도 얼음이 석 자나 언 것이 하루 동안의 추위로 인해 얼어 이뤄진 게 아니듯(氷凍三尺 非一日之寒) 남과 북 사이에 파인 불신의 골 또한 하루 이틀 사이에 만들어진 게 아니기 때문이리라. 아무튼 참으로 중요한 시기에 또 정말 오랜만에 열리는 남과 북의 당국 간 회담이라 아쉬움도 크다. '시기는 얻기 어렵지만 잃기는 쉽다(時難得而易失)'는 말이 입안에서 뱅뱅 돈다.
중국의 시인 도연명(陶淵明)은 흘러가는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노래했다. '한창 시절은 거듭 오지 않으며(盛年不重來) 하루에 아침을 두 번 맞을 수는 없다(一日難再晨) 때를 놓치지 말고 부지런히 힘써라(及時當勉勵)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歲月不待人)'
남과 북의 당국이 이 말을 흘려듣지 말고 좀 더 성의를 갖고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던 남과 북의 흩어진 가족 입장에선 이렇게 흐르는 세월이 얼마나 야속할까.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
디오니소스(Dionysus)는 그리스 신화에서 술의 신이다. 로마 신화에서는 박카스(Bacchus)다. 디오니소스는 물론 연극의 신, 다산의 신이기도 하지만 대표적 상징은 술의 신이다. 술은 사람을 흐트러지게 한다. 이로부터 디오니시안(Dionysian)은 ‘디오니소스형의 인간’ 즉 ‘마시고 떠드는 인간 형’을 의미한다. 그 뜻이 그 뜻이지만 ‘흥청망청하는 인간형’ ‘제멋대로의 인간형’ ‘열광적인 인간형’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 반대의 인간형은 아폴로니안(Apollonian)이다. 디오니시안과 달리 규율을 준수하고 온화하고 이성적이며 균형 잡힌 인간형을 말한다. 아폴로(Apollo)는 태양의 신이다. 빛 의학 음악 시 젊음 남성미 등을 주관하는 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폴로로부터 연유한 ‘아폴로니안’ 즉 ‘아폴로 형 인간’의 의미는 저절로 유추돼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존재와 비존재 즉 색(色)과 공(空), 흑과 백, 내 편 네 편, 선과 악, 이런 식으로 사물과 개념에 대해 이분법적으로 가르기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사람 자체는 디오니시안이니 아폴로니안이니 하면서 두 유형만으로 가르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존재다.
선비는 예로부터 홀로 있을 때라도 행실을 바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사람은 집안에 혼자 있을 때나 밖에 나가 어울릴 때나 명실상부한 아폴로니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행실에 빈틈이 없는 사람도 여럿이 뒤섞이는 술자리에서는 디오니시안에 가까워지기 쉽다. 사실 좀 그래야 정이 간다.
반대로 긴장이 풀어지는 퇴근 후에는 누구나 디오니시안이 되기 쉽다. 아니 디오니시안이 되고 싶어진다고 해야 맞을까. 물론 한 잔 걸치지 않고 곧장 집으로 달려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그 사람이라 해서 가정이라는 사적 공간에서까지 아폴로니안이 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아폴로니안 상(像)은 사회적 공간에서 보여주어야 할 미덕이다. 사람은 상황과 경우에 맞게 처신하는 존재인 것이다. 상사가 있고 부하가 있으며 일에 쫓기는 직장에서는 아폴로니안이 돼야 한다. 퇴근 후에 디오니시안이 되고 안 되고는 그 다음 선택이며 자기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이렇게 사람은 때로는 디오니시안이 되기도 하고 아폴로니안이 되기도 하는 것이지 어느 상황, 어느 경우에나 고정된 어느 한 쪽만은 없다고 봐야 한다. 뿐인가. 인간 자체가 복잡한 것으로 말하면 그 두 유형이 뒤섞일 수도 있고 두 유형을 가지고 아무리 궁리를 해도 설명이 안 될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을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더라도 혹여 어떤 뛰어난 사람이 이 세상에 교훈을 남길 목적으로 이렇게 무리한 시도를 했다면 그는 아마 아폴로니안 인간형을 권장하려 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일과 휴식이 적절히 조화돼야 일도 능률이 나고 휴식도 의미가 있듯이 인간형도 디오니시안이나 아폴로니안 어느 한 쪽이 아니라 두 유형이 잘 조화돼야 정말 이성과 감성이 잘 조화된 인간형이 될 것 같다.
사람은 살기 위해 일도 하지만 마시기도 하고 노래도 하고 놀이도 하고 빈들거리기도 한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이 그렇다고 본다. 그런데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에서는 죽자사자 일만하는 개미의 근면함만 미화되고 베짱이의 게으름은 형편없이 매도된다. 일견 그렇게 보인다. 그렇지만 배고픈 베짱이가 어떻게 노래나 부르고 놀기만 할 수 있을 것인가. 베짱이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데는 뭔가를 부지런히 움직여 충분히 챙겨 먹고서 배가 따뜻해졌기에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에서는 베짱이의 휴식 시간을 ‘베짱이 생활’의 전부라고 잘못 본 것이다. 개미는 어떤가. 일만 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개미집은 왜 있는 것이며 추운 겨울에 대비해 먹을 것은 왜 그 속에 쌓아 놓는가. 그 안에서 편안하게 먹고 쉬고 놀고 자고 하기 위해 그러는 것 아닌가.
개미는 군집 공동생활을 하며 추운 겨울을 나야 한다. 따라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베짱이는 그럴 필요가 없다. 여름 한 철이면 생명이 끝난다. 겨울을 날 필요가 없다. 그런 점들은 간과가 됐더라도 베짱이처럼 한 철만 사는 존재가 아닌 사람은 개미의 근면성과 앞날에 대한 대비의 본능을 배워야 한다.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는 그것을 가르친다.
어떻든 사람은 놀기도 해야 하지만 때를 맞추어 열심히 일하며 살아야 한다. 동진(東晋) 중기에서 송(宋) 초기까지 살았던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잡시(雜詩) 말미에 이런 구절들이 있다. ‘한창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 새벽은 하루에 두 번 오지 않는다. 때맞추어 열심히 살아야 할지니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선생님이 학생에게, 어른이 젊은이에게 흔히 이런 말로 훈계하지만 그 말을 듣는 당사자들은 정작 귀찮은 잔소리로 듣기 쉽다. 그럴 때 그 어른 그 선생님이 혹시 성년(盛年)에 면려(勉勵)하지 못한 경우라면 자기의 체험 때문에 그 제자 그 젊은이가 더 안타깝게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국민은 다 안다. 누가 열심히 일하려 하는지, 누가 일은 팽개치고 농땡이 치며 싸움질이나 하려 하는지를 다 안다. 개미처럼 움직여야 할 국회에 국회의원들이 미루어 놓은 ‘숙제’만 먼지가 나앉은 채 숱하게 쌓여있다는 것도 국민들은 다 안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의 입에서는 뭘 잘했다는 말보다는 앞으로 정말 잘 해볼 테니 허물을 용서하고 표를 달라는 구차한 읍소가 터져 나오지만 그런 각오는 선거 때뿐이다. 뽑아 놓으면 디오니시안이 되고 베짱이가 된다.
새 정권이 출범한 지도 벌써 새 정권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세월이 많이 갔다. 걱정이다. 정부나 국회 지도자들이 아폴로니안의 이성과 개미의 근면함으로 일해주기를 갈망하는 국민의 기대가 어긋나면 안 되는데 말이다.
▶️ 歲(해 세)는 ❶형성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岁(세)는 통자(通字), 亗(세), 嵗(세)와 동자(同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戌(술, 세)와 돌아 다닌다는(步) 뜻을 합(合)하여 순환하는 한 해를 뜻한다. 본디 戉(월; 큰 도끼)과 비슷한 무기(武器)로, 수확(收穫) 때마다 희생물을 죽여 제사 지내는 뜻을 나타냈었다. ❷회의문자로 歲자는 '세월'이나 '나이', '한평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歲자는 戉(도끼 월)자와 步(걸음 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戌자는 도끼 모양의 고대 무기를 그린 것이다. 그런데 도끼와 걸음을 함께 그린 歲자가 어떻게 '세월'이나 '나이'를 뜻하게 된 것일까?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고대에는 평생을 전쟁터에서 보낸 사람들이 많았다. 歲자는 그러한 의미를 담은 글자로 '창(戌)을 들고 싸우면서 보낸(步) 시간'이라는 뜻이다. 歲자에 '한평생'이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歲(세)는 한자로 된 숫자 다음에 쓰이어 나이를 나타내는 말의 뜻으로 ①해 ②나이 ③세월(歲月) ④새해 ⑤일생(一生) ⑥한평생 ⑦결실(結實) ⑧수확(收穫) ⑨목성(木星: 별의 이름) ⑩제사(祭祀)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해 년(年), 해 년(秊)이다. 용례로는 해나 달을 단위로 하여 한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세월(歲月), 섣달 그믐이나 정초에 웃어른께 인사로 하는 절을 세배(歲拜), 세배를 하러 온 사람에게 대접하는 음식을 세찬(歲饌), 해의 첫머리를 세수(歲首), 그 해가 저무는 때를 세모(歲暮), 세밑으로 한 해가 끝날 무렵을 세만(歲晩), 해마다 바치는 곡물을 세공(歲貢), 섣달 그믐날 밤을 세제(歲除), 일년 남짓한 동안을 세여(歲餘), 세월의 현실 상태나 형편을 세색(歲色), 설 전후 추위라는 뜻으로 몹시 추운 한 겨울의 추위를 일컫는 말을 세한(歲寒), 사람이나 생물이 세상에 난 뒤에 살아온 횟수를 연세(年歲), 해의 처음을 수세(首歲), 지나간 해를 객세(客歲), 경축하거나 환호하여 외치는 말을 만세(萬歲), 지난해를 거세(去歲), 설을 쇰이나 해를 보냄을 과세(過歲), 수확이 많은 해를 영세(寧歲), 곡식이 잘 여묾 또는 그런 해를 등세(登歲), 풍년이 들어 태평하고 즐거운 해를 낙세(樂歲), 여러 해를 지냄 또는 그 햇수를 역세(歷歲), 섣달 그믐이 바싹 다가옴을 박세(迫歲), 이름과 나이를 명세(名歲), 나이가 어림 또는 어린 나이를 약세(弱歲), 추운 계절에도 혼자 푸르른 대나무를 일컫는 말을 세한고절(歲寒孤節), 추운 겨울의 세 벗이라는 뜻으로 겨울철 관상용의 세 가지 나무로 소나무와 대나무와 매화나무를 이르는 말을 세한삼우(歲寒三友), 추운 계절에도 소나무와 잣나무는 잎이 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역경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굳은 절개를 일컫는 말을 세한송백(歲寒松柏), 해마다 달마다 늘어남을 일컫는 말을 세가월증(歲加月增),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다는 뜻으로 세월의 지나감이 몹시 빠르다는 말을 세월여류(歲月如流), 해가 바뀌도록 오래 만나지 못한 얼굴이라는 뜻으로 오래 만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격세안면(隔歲顔面), 오랜 세월 또는 세월이 오램을 일컫는 말을 연구세심(年久歲深), 세월 가는 줄을 알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부지세월(不知歲月) 등에 쓰인다.
▶️ 月(달 월)은 ❶상형문자로 언제나 둥근 날 일(日; 해)에 비하여 차고 이지러짐이 있으므로 초승달 혹은 반달의 모양을 글자로 삼았다. ❷상형문자로 月자는 초승달을 그린 것이다. 보름달은 ‘해’와 외형상 차이가 없으므로 초승달을 그려 ‘달’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태양을 뜻하는 日자가 ‘시간’이나 ‘태양의 작용’에서 연상되는 글자를 만드는 반면 月자는 달이 차오르고 지는 주기성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월경(月經)이라고 하면 여성의 생리를 뜻하고 매달은 ‘주기적인 달’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月자가 부수로 쓰였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달’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肉(고기 육)자의 변형자가 月자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육달 월’이라고 한다. 그래서 비록 月자가 들어간 글자일지라도 肉자로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구별할 방법은 ‘月자가 어느 변에 자리 잡고 있는가?’이다. 만약 期자와 같이 우측 변에 위치해 있다면 이것은 ‘달’과 관련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대부분이 肉자의 변형자에 해당한다. 그래서 月(월)은 (1)월요일(月曜日) (2)달 등의 뜻으로 ①달, 별의 이름 ②세월(歲月), 나달, 광음(光陰; 시간이나 세월을 이르는 말) ③달빛 ④달을 세는 단위(單位) ⑤한 달, 1개월 ⑥월경(月經), 경수(經水) ⑦다달이, 달마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일(日)이다. 용례로는 달이 솟아오름을 월출(月出), 그 달의 끝을 월말(月末), 그 달의 처음 무렵을 월초(月初), 그 달의 초하룻날을 월삭(月朔), 다달이 받는 정해진 봉급을 월급(月給), 달에서 비쳐 오는 빛으로 달빛을 월광(月光), 매달 한 차례씩 인쇄물을 발행함 또는 그 간행물을 월간(月刊), 다달이 내는 집세를 월세(月貰), 달떡으로 달 모양으로 둥글게 만든 흰 떡을 월병(月餠), 한자어 숫자 다음에 쓰이어 달수를 나타내는 말을 개월(個月), 해나 달을 단위로 하여 한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세월(歲月), 매달이나 다달이를 매월(每月), 밝은 달을 명월(明月), 아름다운 달을 가월(佳月), 결혼하고 난 바로 다음의 즐거운 한두 달을 밀월(蜜月), 다음에 오는 달을 내월(來月), 달이 뜨는 것을 구경하거나 맞이하는 일을 영월(迎月), 일년 가운데 마지막 달 곧 음력 12월을 계월(季月), 달마다 정례적으로 한 번씩 모이는 모임을 월례회(月例會), 그 달에 정해진 행사를 월중행사(月中行事), 한 달에 한번씩 내는 잡지를 월간잡지(月刊雜誌), 달 같은 태도(態度)와 꽃 같은 얼굴을 월태화용(月態花容), 달빛으로 책을 읽음을 월광독서(月光讀書), 혼인을 중매하는 사람을 월하노인(月下老人), 달이 차면 반드시 이지러진다는 월만칙휴(月滿則虧), 달빛은 차고 강물은 맑게 조용히 흐른다는 월한강청(月寒江淸), 달이 밝으면 별빛은 희미해진다는 월명성희(月明星稀), 달은 밝고 바람은 선선하다는 월백풍청(月白風淸), 달이 꽉 차서 보름달이 되고 나면 줄어들어 밤하늘에 안보이게 된다는 월영즉식(月盈則食)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待(기다릴 대)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寺(사, 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寸(촌)은 손, 寺(사, 대)는 손에 물건을 가짐으로, 가만히 멈춰 있음과 손으로 무엇인가 함을 나타낸다.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는 행동하는 일, 즉 무엇인가 행동하기 위하여 준비를 갖추고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일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待자는 '기다리다'나 '대우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待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寺(절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중국이 불교를 받아들이기 이전까지는 寺자가 '관청'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待자는 이렇게 '관청'을 뜻하던 寺자에 彳자가 결합한 것으로 '관청을 가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었다. 그런데 지금의 待자는 왜 '기다리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일까? 관청은 행정을 담당하던 곳이었으나 업무를 처리하는 속도가 매우 더디었다. 그래서 待자는 '관청을 가다'를 뜻하다가 후에 '기다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待(대)는 ①기다리다 ②대비하다, 갖추어 놓고 기다리다 ③대접하다, 대우하다 ④모시다, 시중들다 ⑤돕다, 거들다 ⑥의지하다, 기대다 ⑦더하다, 더해 주다 ⑧저축하다, 비축하다 ⑨기대(期待)를 걸다 ⑩지속하다, 지탱하다 ⑪임용하다 ⑫막다, 방비하다 ⑬때, 기다리는 때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손님을 맞음으로 음식을 차려서 손님을 대우함을 대접(待接), 접대로 예의를 갖추어 대함을 대우(待遇), 기회가 오기를 기다림을 대기(待機), 위험이나 난을 피하여 기다리는 일을 대피(待避), 바라고 기다림을 대망(待望), 약속을 기다림을 대기(待期), 명령을 기다림을 대령(待令), 관원이 과실이 있을 때에 처분의 명령을 기다림을 대명(待命), 죄인이 처벌을 기다림을 대죄(待罪), 손님을 대접함을 대객(待客), 시기를 기다림을 대시(待時), 병세가 대단하여 살아날 가망이 없게 됨을 대변(待變), 사람을 기다림을 대인(待人), 반갑게 맞아 대접함을 환대(歡待), 희망을 가지고 기약한 것을 기다림을 기대(期待), 몹시 괴롭히거나 사납게 대우함을 학대(虐待), 푸대접으로 소홀히 대접함을 홀대(忽待), 특별히 잘 대우함을 우대(優待), 업신여기어서 푸대접함을 천대(賤待), 매우 기다림을 고대(苦待), 사람을 불러서 대접함을 초대(招待), 손을 맞아서 대접함을 접대(接待), 정성을 들이지 않고 아무렇게나 하는 대접을 냉대(冷待), 후하게 대접함 또는 그러한 대접을 후대(厚待), 너그럽게 대접함을 관대(寬待), 높이 받들어 대접하는 것을 존대(尊待), 손님을 대접함을 객대(客待), 예로써 정중히 맞음을 예대(禮待), 불친절한 대우를 박대(薄待), 그루터기를 지켜 토끼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어 구습과 전례만 고집함을 일컫는 말을 수주대토(守株待兔), 학처럼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몹시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학수고대(鶴首苦待), 거적을 깔고 엎드려 벌 주기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죄과에 대한 처분을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석고대죄(席藁待罪), 오래 서서 분부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권문세가에 빌붙어 이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장립대명(長立待命),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세월을 아껴라는 의미의 말을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 어찌 명년을 기다리랴의 뜻으로 기다리기가 매우 지루함을 이르는 말을 하대명년(何待明年), 가만히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처지가 몹시 궁박하여 어찌할 대책도 강구할 길이 없어 될 대로 되라는 태도로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좌이대사(坐而待死), 창을 베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항상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는 군인의 자세를 비유하는 말을 침과이대(枕戈以待), 정당한 이유없이 남보다 나쁜 대우를 함 또는 그 차별을 두고 하는 대우를 일컫는 말을 차별대우(差別待遇), 말에 기대어 서서 기다리는 동안이라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빠르게 잘 짓는 글재주를 부러워하여 이르는 말을 의마가대(倚馬可待), 인정없이 몹시 모질게 대함을 일컫는 말을 문전박대(門前薄待), 편안함으로써 피로해지기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여 전력을 비축하고 나서 피로해진 적을 상대한다는 말을 이일대로(以佚待勞)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