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일반어와 특수어, 추상어와 구체어

[시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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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어와 특수어, 추상어와 구체어

• 언어는 일반어와 특수어, 추상어, 구체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일반어와 특수어 =상위어와 하위어

두 어휘를 비교하여 볼 때, 다른 하나를 포괄할 수 있는 것 상위 개념, 유개념이 일반어이고 포괄 되는 것 하위 개념, 종개념이 특수어이다
*일반어와 특수어는 상대적 개념!!
일반어: 짐승 -> 특수어 : 날짐승, 길짐승
일반어: 날짐승 -> 특수어 : 독수리, 갈매기

2) 구체어와 추상어 =감각기관 수용 여부에 따름

: 감각 기관으로 직접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가리키는 말을 구체어라 하고, 형상이 없어 관념으로만 존재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을 추상어라고 한다!

구체어 : 나무, 꽃, 책상, 침대
추상어 : 자유, 평등, 평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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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작법』, 오규원 - 1. 시적 표현의 이해

(요약)

ex) 소리 (추상어) vs 바람 소리/발자국 소리 (구체어)
소리 (일반어=상위어) vs 발자국 소리/바람 소리 (특수어=하위어)

.추상어와 일반어보다 구체어와 특수어를 주로 사용하기
개념적 의미, 시적 의미, 감정적 의미, 연상적 의미, 주제적 의미 등을 잘 함축하기 때문

(본문)

6. 추상어와 보편어

(안 좋은 작품 예시-길)

공간 가득한 소리와 문자들이
가로가 되고 세로가 되어
틈을 채운다.
꼬리가 잘린 떠다니는 소리.
석유내 남아 있는 구겨진 문자가
틈을 비집을수록
내가 찾던 길은 보이지 않고
무게감만 더해진다.
어디선가 본 아득한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만
또다시 다가서는 건 중량감뿐
가로를 긋기 위해
세로를 세우기 위해
틈이 갈라지고 틈이 흔들리고
길을 찾던 두 눈은 어지러운 무게에
하늘을 외면하고 있다.
- 길(입문자 작품)


실제로 <길>이란 작품은 작품의 의미를 해독할 수 없는 수 없게 되어 있다. 주로 '가로' '공간'과 같은 성질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언어의 관념적인 면에서 생명을 줄 수 있는 경험적 또는 구체적 삶의 측면이 배제되어 있는 탓이다. 예를 들 어1~3행을 보자


공간 가득한 소리와 문자들이
가로가 되고 세로가 되어
틈을 채운다

우선 '공간' 부터 보자. 이때의 공간은 개념적 의미만 전달되기 때문에 시인이 체험한 공간의 구체적 정황을 알 수가 없다.'소리'와 '문자'들도 개념만 있다. 다시 말하자면 추상적인 개념만 있고, 그 개념에 생명을 주는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정황이나 시인의 체험 사실. 그리고 시인의 체험이 드러나는 감정과 태도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이작품은 "가로가 세로가 되어/틈을 채우는 "공간 가득한 소리와 문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 소리와 문자들은 추상적 형태이다.

언어는 그 성질상 구체어와 추상어, 일반어와 특수어로 나누어볼 수 있다.

<길>에 나오는 언어를 예로 들자면 소리'는 추상어이고, 바람 소리, 발자국 소리는 구체어이며, 구체적인 모든 소리를 개괄하는 소리'는 일반어이고, 발자국 소리•바람 소리는 특수어이다. 이 관계를 더 자세히 도식화하면 이렇다.

이 관계에서 B는 A와의 관계에서 구체어이며 C는 B와의 관계에서 구체어이다. 그리고 A는 일반적인 정보 기능을 담당하는 추상적 개념이다. 다음의 시를 보라.

목 마른 코카콜라 빈 병, 땅에 꽃힌 채
풀과 함께 기울어져 있다, 먼지와 쇠조각들에 스치며 이지러진 알파벳 흙 속에 감추며,
바람 빈 병을 스쳐갈 때
병 속에서 울려오는 소리, 끊임없이
알아듣지 못할 말 중얼거리며
휘파람처럼 풀들의 귀를 간지르며,
풀들 흘리는 땀으로 후줄그레한 들판에
바람도 코카콜라 병 근처에서는 목이 마르고
⁃ 이하석, 버려진 병.(39쪽)

인용을 보아 알 수 있듯이, [버려진 병]에는 추상적 또는 관념적 성향을 가진 언어가 별로 없다. "코카콜라 빈 병"은 그 자체가 구체적이며, '땅'은 우주나 지구에 비해 구체어이기도 하지만, 풀과 코카콜라 빈 병이 꽃혀 있는 '땅'으로도 구체화되어 있다. '소리'도 그냥 추상어로서의 소리가 아니라 "병 속에서 울려오는 소리"이므로 개념적 의미가 아닌 구체적 소리가 되어 있다. 물론 시에서는 흔히 길-에 나오는 그런 종류의 추상어를 사용한다. 그뿐만 아니라 관넘어도 사용한다. 그러나 그때는 추상어나 관념어를 의인화하거나' [[버려진 병]에서처럼 구체화한다.

일반적으로 시어에는 추상어보디는 구체어를, 일반어보다는 특수어를 사용한다. 그것은 구체어와 특수어가 표현적 기능과 미적 기능을 살려주는 개념적 의미, 지시적 의미, 감정적 의미, 연상적 의미, 주제적 의미 등을 잘 함축하기 때문이다. <길> 은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통상어보다는 전문어를 구체어보다 추상어 또는 관념어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그만큼 시의 세계가 추상적이고 불투명하다.

*출처 : 오규원, 현대시작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