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 선지식 31차 13, 10월의 비가
10월에 피는 꽃을 바라보니
찬바람이네 속살을 흔들고 있어
바윗돌마다 속삭이고 있는 이끼꽃도 떠나고
비둘기도 먹을 것을 찾고 있는 새 벽이네
내 삶의 언덕 위에 토굴을 건립한 언덕
푸른 상위에 고개를 들고 있는 버들은
푸른 이파리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네
전쟁이라는 것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
강물에 떨어지고 있는 푸른 잎 파가
하늘문이 열리는 허공장보살이 있어
사막에 피어있는 꽃을 바라보니
모래밭에 폭풍우가 일어나고 있네
나는 아직도 이슬방울을 먹지; 못하고 있으니
바다 저 멀리에서 들려오는 기적 소리도 멈추고
아직도 바다에서는 파도가 흔들리고 있지만
누구를 의지하고 누구를 찬양해야 하는가를 지켜보고
산문에 머무는 이들이 있다면 슬프다
내 머리에 이상 일어나고 있듯이
흔들리고 있는 것들이 일어나고 있다면
대나무에 이슬이 매달려 있는 깊은 산
차, 밭에 떨어지고 있는 이슬이 떨어지고
차를 마시고 있는 선승들이 모두 떠나고
산문을 걸어 닫고 있는 이들이 있구나
가을이 오고 있는 날에 무엇을 남기려나
모래밭에 이슬을 내리고 있는 차밭에
사찰에서 관리하는 차밭이 있다면
수행자들은 차밭을 관리하는 정진을 하련만
그들은 아직도 차밭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네
차밭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선승들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는 멍든 수행자
그들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는가?
그렇게 묻는다면 바보천치나 다름이 아닌데
그들은 아직도 뜰앞에 잔 나무라고 하는 화두를
틀고 앉아서 깨달음을 향해 정진을 한다네
그들이 있는 정진의 10월에 슬픈 노래를 부르네!
10월이 오는 밤이면 떨어지는 별을 안고
어딘가로 가야 할 몸을 안고 떠나는 몸
모래바람에 파묻혀있는 죽은 영혼들
그래도 죽은 것보다 다친 몸
그들이 삶에 노래를 부르고 있는 10월
참으로 슬픈 날이 아닐 수 없네
인간은 생존법을 알고부터 인간인데
인간이라는 몸을 떠나게 한 전쟁은
인간이라는 생존에 대한 영혼이 떠나고 없는
텅 빈 공간에 살고 있는 인간의 목숨을
비행기를 타고 도망갈 수 있는 순간에도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비행기 날개깃에 매달려
삶에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목숨을 바라본다.
10월에 슬픈 노래를 부르는 자들의 눈물
아 나에게 있어서 너무도 슬픈 날이네
2024년 10월 2일
출처: 불교평화연대 원문보기 글쓴이: 진관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