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 안에 있는 수목원은 전국 최고라고 들었습니다.
식물 종류(나무와 풀 포함)가 다양하여 어느 수목원보다도 다양성에 있어 최고라고.
올해 2월 처음으로 수목원을 가게 되었고 하루하루 수목원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지난 주 예기치 않은 사고로 발가락 부상을 입어 잘 걷지 못했습니다.
작은 발가락 부상이 온 몸에 영향을 주네요. 오른쪽 발이 아프니까 왼쪽 다리에 힘을 주게 되고 그러니까 자세가 불편해지고.
작은 신체 부위라도 중요하지 않은 게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달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아직도 걷기는 좀 불편하고 아프지만
수목원에 가고 싶어 길을 나섰습니다.
와, 역시 좋습니다!
수목원 구석구석에 조용히 있다가
보랏빛 꽃을 조용히 피우고 있는 맥문동...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아주 기특한 식물입니다.
무리지어 피면 꽃은 더욱더 예뻐집니다.
풀협죽도.
진한 색깔이 탐나네요. 산모퉁이에 없는 색깔이라서.
이 계절에 가장 화려하게 피어나고 있는 꽃은,
큰꿩의 비름.
두꺼운 잎이 매력적이어서 잎만 보아도 탐스러운데 이렇게 예쁜 꽃이 피어날 줄 몰랐어요.
발가락이 아파 절뚝거리며 걷는 길.
오늘은 한 바퀴 빙 돌지 않고 반 바퀴만 돌 예정입니다.
좀작살나무인가?
마지막 수국꽃.
쪽동백도 요렇게 씨앗을 맺었네요.
올해 처음 알게 된 쪽동백- 정말 고귀하고 어여쁜 꽃.
붉게 타오르듯 피어나고 있는 배롱나무- 여름의 꽃나무입니다.
오늘 처음 알게 된 나무 - 말오줌때.
이름도 참 희한한 나무에서 요렇게 빨간 열매가 조롱조롱 열렸어요.
까만 씨앗이 떨어져 또 하나의 나무가 탄생할지 너무 궁금...
탐스러운 나무수국.
야생화꽃 단지에 가 보니 주인공은 바로 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사진을 계속 찍게 되는 상사화의 매력.
2월부터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았던 야생화꽃밭은
인천수목원의 자랑거리.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수많은 희귀 야생화들을 이곳에 오면 다 볼 수 있어요.
지금은 꽃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뜸하네요.
어떤 나이드신 남자 분이 이 식물 앞에서 사진 찍고 한참을 들여다 보길래
가 보았더니 '벌깨덩굴'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더라구요.
"이게 벌깨덩굴이에요? 아닌 것 같은데?"
제 말에 남자 분 빙그레 웃으시며,
"아, 그렇습니다. 벌깨덩굴이 아니지요. 계륵이라는 식물인데 뿌리를 한약재로 쓴답니다."
"아하, 그렇군요."
"날이 너무 더워 제가 빨리 오지 못해 아쉽게도 꽃이 다 져서 열매를 맺고 있어요. 좀더 일찍 왔어야 했는데...."
알고 보니 그 남자 분은 식물과 나무에 대해 박학다식한 분이셨어요.
"그럼, 오늘 이 벌깨덩굴, 아니 계륵 하나 보시려고 오신 거예요?"
"참개암나무도 봐야지요. 개암 아시죠?"
"예, 알지요."
산모퉁이에 개암나무가 한 그루 있거든요.
"이곳 수목원에 참개암나무가 한 그루 있어요. 지난 번에 왔을 때 열매가 달려 있는 걸 보았는데 지금쯤 열매가 익었을 것 같아 보러 왔어요."
"그럼, 저도 보여 주세요."
그 분을 따라 갔더니....
어머나! 참개암나무는 열매 모양이 개암나무랑 완전 다르네요.
"이건 포플러나무인데 딱 하나 남은 포플러나무예요."
"예전에는 많지 않았나요?"
"이게 번식이 잘 안 돼요. 가지를 꺾어 삽목을 해야 번식이 되거든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모르니까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많은 것들을 오늘,
눈과 가슴에 가득 담았습니다.
첫댓글 말오줌때. 꽃이름이 말오줌때라니. 너무했네요.
아마 이유가 있을 텐데 못 찾았어요. 약으로 주로 쓰이네요.
발 다치셨네요. 저도 소파 다리에 발가락 부딪쳐서 병원간 적 있었어요. 늘 조심하셔요~~
오래 가네요.ㅠㅠ 아직도 걷기가 부자연스러워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