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창동역 앞 명당자리에서 구두를 닦고 수선하며 열쇠까지 취급하시던 아저씨는, 이제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가판대로 자리를 옮겨 십 년 넘게 그 일을 이어가고 계신다.
가끔 구두를 고치러 그곳에 들를 때마다 숨이 턱 막힌다.
채 한 평 반도 안 되는 비좁은 공간은 천장까지 닿은 선반마다 부속과 짐들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다.
아저씨가 앉은 낡은 의자와 손님용 의자 하나를 빼고 나면, 사람 하나 온전히 발 디디고 서 있을 틈조차 없다.
사방이 꽉 막힌 그 작은 상자 같은 곳에 온몸을 웅크려 넣고 아저씨는 하루 여덟 시간 넘게 자리를 지킨다.
올여름은 무더위가 유독 극심해 얇은 철판 지붕이 뜨겁게 달궈졌고, 작은 에어컨의 바람조차 미지근할 정도였다고 하셨다.
다들 발 편한 운동화나 슬리퍼를 신는 탓에 길거리엔 오가는 발길만 무성할 뿐 가판대 문을 여는 이는 거의 없다.
최저 시급도 안되는 수입을 위해 찜통 같은 열기를 온몸으로 견디며 하염없이 시간을 버텨내는 것이 아저씨의 하루다.
그 무더위 속에서도 아저씨는 닳아빠진 굽을 묵묵히 갈아내고, 구두를 반짝반짝 윤이 나도록 정성껏 닦아 손에 쥐여주셨다.
계산을 치르고 지갑에 남은 천 원 한 장을 팁이라며 건넸지만, 돌아서는 손끝이 못내 부끄러웠다.
다음에 들를 때는 시원한 물에 타 드시게 꿀이라도 조금 챙겨다드려야겠다.
첫댓글 아름다운 모습
고운 마음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박수받기가 부끄럽네요.
요즘 아이들은 용돈으로 천 원을 줘도 시큰둥한데, 어른에게 팁이라며 천 원을 드렸으니 말이에요.
그래도 제 마음은 받으셨는지 빙그레 웃으시더군요.
전에 구두수선아저씨의 선행을 TV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혹시 동일인인줄은 모르겠지만 이젠 저부터 구두를 거의
신지않아 그분이 생활하시는데 어려움이 클것 같습니다
그분의 선행까지는 제가 잘 모르지만 땀을 비 오듯 쏟으시며 뒷굽만 갈아달라는 부탁에 구두까지 반짝반짝 닦아주시더군요.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맞아요
이젠 구두를 거의 덜 신으니
구두 수선집도 보기 힘들어요
점점 소멸되어 가는 직종들 ,안타갑네요
에휴~~
그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여자분들이 부츠를 수선하러 찾아와 그때는 수입이 좀 된다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올해까지만 영업하고 접을 생각이라고 하시더군요.
이제 구두수선집 찾기도 쉽지 않겠어요.
마음이 참으로 고우신 베리꽃님 !
감동 입니다
왜 이러시옵니까. 천 원 가지고 칭찬 다 받다니요. 그런 뜻으로 쓴 글이 아닌데,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만세만세 만만세 ~~~
꿀이장님 따님의 남편분
그리고 그분의 따님의 외할머님의 예쁜마음씨에 갈채를 보냅니다
글 쓴 의도를 한참이나 벗어난 내용가지고 다들 칭찬일색이시니
이를 어찌하오리까.
그러네요
시대가 편한신발 운동화로 멋내는 시대가 되서 저도 수선집 간지가 아득하니
가을겨울 부츠라도 신어야 수입이 생기겠어요
간이철조칸막이에 천장까지 쌓인 부속물들로 진짜 웅크리고 작업만 할 공간이죠ㅠㅠ
그조차 사양길이라니
이제 어디가서 고치죠ㅠ
맞아요. 구두수선집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네요.
그렇게 벌이가 안 되는 줄은 몰랐어요.
하긴 요즘은 다들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으니, 운동화 세탁소가 호황일라나요.
생수에 꿀을 듬뿍 넣고서 냉동실에 바짝 얼려서
갖다 드리면 좋겠네요.
더위 이기는데 효과가 좋을것 같습니다.
요즘엔 구두 고쳐신는 일이 거의없어서 생활 도
어려 우실것 같아요.
좋은일 하십니다^^.
며칠 전 꿀물을 타서 찾아가 보니 문이 잠겨 있더군요. 일거리가 없어 잠시 지방 공사현장에 일하러 가신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누군가 올 여름 더위를 그 작은 공간에서 버텨낸다는 생각만 해도 나도 숨이 막히네요
그나저나, 정말 요즘은 구두를 신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그분들의 일이 줄어들고 있을듯 해요.
그래도 그분들은 숙명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시나봐요
몸을 돌리기는커녕 잠시 기대어 쉴 자리조차 없는 곳에서 하루 종일 더위와 씨름하며 앉아 있으려면 얼마나 고단할까요. 손님이 없다고 문을 닫을 수도 없고, 밖으로 나와도 더 덥고요. 생각만 해도 마음이 짠하고 한숨이 나옵니다.
요즘은 구두를 안신고 운동화를신어서
일거리가별로없다하네요
한때는 그직업도 호황이었지요
세월의흐름에 직격탄을 맞은듯합니다.
구두도 열쇠도 이제는 하나둘 사라져가는 물건이 되었네요.
구두는 수제화는 아니더라도 기성품만큼은 오래 남을 줄 알았는데, 운동화 세상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 가판대마저 사라지고 나면 제 구두는 대체 어디서 고쳐 신어야 할까요. 흑흑.
@베리꽃 구두수선가판대는 살아남을것같아요
운동화를 수선해서 신을수는없으니까요.
우리 아파트 상가쪽에
작은 공간을 가지고
구두 수선하시는 분이 계시거덩요..
그 분이 많이 생각이 납니다..
그 더운 여름날
그 좁디좁은 공간에서
얼마나 답답할까 생각 했읍니다..
집에서 그 곳을 지날 때 마다..
손님이 있는 것을
거의 못 보았는데..
암튼...
그 분이 많이 연상이 됩니다..
요즘 구두수선가게는 어디서나 개점휴업 상태인 것 같네요.
한 달 벌이가 최저시급에도 못 미친다고 하니, 이제는 가장 빠르게 사라져가는 직업 중 하나가 되었나 봅니다.
저도 지날 때마다 마음이 짠해요.
베리꽃님의 선심이 제게도 배풀어지길 바랍니다.
저도 날마다 반 평도 안되는 작은 책상 공간에서 주식 한답시고
돌부처처럼 앉아 하루 종일 지냅니다.
아! 참! 전에 꿀 살 때 프로폴리스 한 병이 같이 왔더군요.
그거 식용입니까?
복용은 물은 희석해 먹습니까?
반 평 안되는 책상공간이라 해도 주위가 넓으면 대궐이오니 제가 선심을 베풀 일은 없을 듯 하옵니다.
프로폴리스는 인터넷 검색 후 드시옵소서.
예쁜 생각 베리님 ~~ 과거 신기루 장수 라고 작은 하꼬방 같은 통을 자신이
몸에 맞게 길 구석에 지어 놓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하시던 분들
멋진 신사들도 멋쟁이 아가씨도 낡은 슬리퍼 신고 바깥에 우두커니 서 있던 광경
이젠 아슴아슴 그리운 풍경입니다 이곳에는 신발을 고치면서 한 옆에는
새 신발도 파는 가판대까지 차려 놓고 하더군요 많이 발전했지요
천원 더 줘도 아주 좋아 합니다 신발 고치는 값이라야
오천원 안팍이니까 천원도 크지요 ㅎㅎ
서민의 삶 속에 익숙한 풍경을 글로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너도나도 운동화를 신는 세상이 되다 보니, 구두 아저씨는 설 자리를 잃어가나 봅니다.
툴툴거리는 에어컨 아래에서라도 수입이 괜찮으면 견디실 텐데요.
천 원짜리 팁에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은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우리집 가까운 큰 사거리 한모퉁이에 구두 가판대에서 일하시던 연세 높으신 솜씨좋은 아저씨께서 올 봄에 일을 놓으시면서 아예 가판대 자체를 시에서 없앴나 보더라구요. ㅎ
그렇게 하나씩 사라져버리는군요.
저희 동네도 올해까지만 한다니까 앞으로는 수선할 구두를 들고 전철을 타야할 지경이 되었네요.
편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