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방을 처음 지을 땐
경치좋고 공기 맑은 곳에 예쁘게 집 지으면 자식들, 손자들 자주 드나들 줄 알았다.
그래서 꽤 신경 써 아이들 뛰고 놀만큼 널찍하게 터도 잡고 거실도 넉넉하게 만들었다.
착각은 자유라더니 지나고 보니 나 기분 내키는 대로 생각한 착각일 뿐이었다.
곰곰 생각해 보니
자주 오지 않는 자식들, 손자들 나무랄 일이 전혀 아닌것 같았다.
선방에 와 봐야
보이는 건 산 뿐이고 나무 뿐
티비 채널이 지네 집보다 더 많은 것도 아니고 컴퓨터 프로그램도 지네 집에 있는 거 하나도 없으니 무슨 재미랴.
와 봤자 밥 몇 끼 먹고 온돌 방에서 자는 게 전부가 아니었던가?
나중에 생각해 보니
어쩌다 오는 건 체면치레로 오는 게 뻔한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지네들 스스로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산방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평생해 온 선생 감각이 발동한 거다.
그래서 고만 고만한 새끼들이 모이면 신나게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
여름엔 요즘 시중에서 파는 조립식 간이 수영장을 사다가 설치해 신나게 물놀이를 할 수 있게 했다.
다슬기 잡기, 가제 잡기 프로그림도 만들고 강변의 모래을 실어 날라 놓고 모래 놀이도 맘 놓고 할 수 있게 했다.
겨울엔 눈싸움 하고 눈사람을 만들고 눈 썰매도 탈 수있 도록 했다.
봄엔 아이들의 태반회구본능을 발동시켜 안전하게 숨고 뛰고 할 수 있는 예전의 숨바꼭질 같은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진달래 따다가 화전 붙이는 프로그램도 있다.
가을은 가을대로
철철이 몇 가지 씩
20여개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들이 오면 전혀 간섭받지 않고 놀 수 있도록 해주니
이젠 왔다하면 가지 않고 더 있으려 한다.
그런데 지 애미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거다
여름엔 벌레 물려 안된다. 겨울엔 추워 감기 걸려 안된다. 흙장난은 기생충란이 있어 안된단다.
자꾸 브레이크를 걸며 빨리 지 집으로 데리고 가려 한다. (사실은 학원 보내고 과외 시키고 어쩌고 하는 일인줄 뻔히 알지만)
지 새끼 지들 생각대로 키우고 싶다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쩌겠는가?
여섯이나 되는 손자 손녀 녀석들 요즘 지 애미 많이 볶아 대는 모양이다.
할아버지 산방에 가서 지 사촌들이랑 눈썰매 타고 눈싸움하고 눈 사진도 찍고 싶다고 졸라댄단다.
자식 이기는 애미 애비 어디 있던가?
내 자식 3남매 며칠 후 지 새끼들 다 데리고 산방에서 모인단다.
솔직히 이 녀석들 산방에 와서 난리 꾸미면 우리 내외 고생할 건 뻔 하지만
한꺼번에 새끼들 다 모인다니 기분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자주 자주 올 수 있도록
더 치밀하게 계획을 만들어 지미 지 애비 지 새끼들 성화에 못 이겨 자주 올 수 있도록 해야겠다.
이번에 며눌들한테 야자없이 따끔한 한 마디씩도 해 주어야 겠다.
감기는 추워서 걸리는 게 아니고 감기 바이러스 득실거리는 도시에서 걸리는 거라고...........
강변에 있는 모래 퍼 왔는데 무슨 기생충 란이 득실 거리겠느냐고............
아이들 과외 시켜서 잘 되는 거냐고.............
선생하고 의사하는 며느리들이 그렇게 무식해서 학생들 어떻게 가르치고 환자들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느냐고............
이런 소리 진찌로 하면 삐져서 다시는 할아버지 한테 지 새끼들 안 보내겠지? ㅎㅎㅎㅎ
<작년 겨울 눈 쌓였던 날 새끼들이 모여서 만들었던 눈사람>
첫댓글 과연 선생님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손주들을 꼬드겨 내셨네요거운 시간 보내시고 위의 사진과 같이 추억의 한장을 장식하시길...
서울의 아이들은 그런 재미를 절대로 모르고 살지요 ...
넘 재미있겠어요..손주들과
기발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아이들 무척 좋아하더군요.
근데
요즘은 애들 자주 오니
귀찮아 지는 거 있지요?
그래도 오면 좋고
가면 서운하더이다.
감사합니다.
손주들이 자꾸 산방 할아버지댁에 오고자하는데
며느리들의 학원 조급증으로 자주 못오는구먼요.
진정한 교육은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이거늘
현대교육을 받고 자란 자식세대와 간극이지 싶습니다.
손주들이 아주 귀엽습니다.
저 손주들이 놀다가 떠나면 그 섭함은 또 어쩌시려구요.
선생님의 손주들을 위한 자연학습 프로그램이
신선하고 기발한 발상이십니다.
저러시니 손주들이 산방에 할아버지 보고파서
떼를 쓰겠지요.
참으로 다복하신 풍경이십니다.
눈이 내려 온통 하얗게 변한 산방의 겨울풍경이
눈에 그려집니다.
맞아요.
자연과 함일되는 교육은 못할 지언정
자연과 가까워지는 교육이 이루어져하는건데
현실이 너무 아쉽습니다.
돈주고 눈 썰매장 가느니 이런 산중에 오면 천지가 다 눈 썰매장 아닙니까?
스케이트도 마찬가지지요.
요즘
어느 논 바닥도 스케이트장인데
돈 주고 실내 스케이트장으로 몰리는 현상 아쉬울 뿐 입니다.
스키장도 그렇구요.
수영장도 그래요. 산골에 오면 천지가 수영장인데 돈 주고 수영장 다니는 손주들이 안타깝더라고요
앞으로 더 좋은 프로그램 개발해서 손주들 친구까지 초대할 생각입니다.
지난 여름 일부 해 보았더니 아이들도 지 멍ㅁ마들도 많이 좋아하더군요.
감사합니다.
무료하게 기다리면 더 보고싶고 그리운 손자들이지요. 그렇게 완벽하게 꾸며놓고 와서 놀다 가라고만 해도 잘 안오는 애들을 어떻하면 더 오고싶게 만들까 연구하시는 마음이 영락없는 할아버지 할머니시네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전원 생활을 하겠다며 꿈을 요란하게 꾸었는데 실천을 안한 것이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기왕에 꾸려 놓으셨으니 자손들이 많이 찾아가서 무지무지 귀찮게 해드리길 바랍니다. ㅎㅎ
전원생활 조금 힘든 면도 있지만
해 보면 정말 좋아요.
물론 각오라는 게 있어야 하지만
해 보지도 않고 어렵다는 둥 힘들다는 둥
못하는 사람들의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들어 가면서
이런 한가한 생활 해 봄직도 하답니다.
문화생활, 의료혜택, 건강생활
얼마든지 즐길 수 있어요.
물론 입지 선정에 신경도 써야 되겠지요.
요즘
방장님이 안 계시니 은숙님이 많이 수고 하시는 것 같아
격려의 박수 보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자연보다 더좋은 교육이 어디있을라구요?
어쩌다 느끼시는 산방의 외로움이 좋은 글이되어 우리를 즐겁게 합니다.
몇일후에 만나는 손자손녀와 즐겁고 유쾌한 겨울풍경과 추억으로 남기시기를 ..........
항상 격려 말씀 주시니 감사합니다.
교육은 모름지기
친 자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평소부터 생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말로 만 떠들어 대는 교육
머리로만 하는 교육
입으로만 하는 교육
인간생활 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더이다.
우선 내 새끼들 부터
그리 해 보려고 노력합니다만
힘든 면도 있더군요.
그래도
하나 하나 이룰 때 보람도 희열도 느끼지요.
산중엔
또 눈이 오네요.
항상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역시1 선생님이십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손주들의 자연학습장을 만드시어 아이들 스스로 자연과 접할수있도록 ..
신식 할아버지만이 할수있는 손주들을 사랑하시며 아름답게 사시는 멋진 모습입니다,
감사합니다.
기발한 건 아니구요.
학교에서나 학교 주변의 각종 단체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지요.
그런데
그 프로그램들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현직에 있을 때도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이런 프로그램 많이 투입해서 좋은 성과도 거둔 일이 있었거든요.
향기님도 함번 실천해 보시기 ㅏ랍니다.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 지혜로우신 분... 손자 손녀 불러모우기 작전에 성공 하셨으니 이번엔 며느리들이 자꾸 오고싶어하는 프로그램들을 개발 하시면? ^^
자식사랑, 손주사랑의 정석을 보고 갑니다. 새해엔 더욱 건강하십시요~
맞는 말씀이네요.
며눌들 자진해서 올 수 있도록 몇 개 프로그램 만들어 실험 중입니다.
우선
성과가 있었다는 말씀 드립니다.
언제 기회되면
며눌들을 위한 프로그램 실천 내용 한 번 소개 해 드릴께요.
요즘은 며눌들(딸까지 포함해서)
지 친구들이랑 새끼들 데리고 저희 산방에 와 2박 3일정도 지내면서
자연 물감 염색도 저한테 배우고
도토리 묵 쑤는 방법도 배우고
나무 공작물 만드는 방법도 배우고 같이공부한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어릴적에...
한겨울 거랑에 왼종일 나가 수게또 타고 놀면서....
한여름 하루종일 냇가에 나가 입술 새파래지도록 놀았어도...
감기, 피부병 안걸렸었는데..
어른들은 웰빙이니 뭐니 하면서 철철이 옷사입고 산으로 들로 나가 댕기면서
그저 아이들은 공부..공부..하죠~
자연에서 배우는 친화력이야말로 웰빙이고 공부인 것을...
에미 애비 안오더라도 손주들만이라도 올 수 있게 힘내 보이소~
멋진 인생 엮어 가시길 빕니다.
그게 바로 친 자연적 레저 스포츠였지요.
지금은
그런 걸 돈 주고만 하려 하니 문제가 많은 것 같더이다.
철에 맞게 할 수 있는 여건 되었을 때 그런 일 해 보는 겁니다.
철 지나 못 할 때는
또 그 철에 맞는 레저 스포츠들이 널려 있거든요.
공부라는 것도
책상머리에 앉아서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과 더불어 생각을 키우며 하는 공부야 말로 진짜 산 공부가 아닐까 생각하는 사랍니다.
감사합니다.
산방에서의 아이들! 마음껏 뛰어놀고.. 마음껏 소리지르고..마음껏 달리기하고..
아마 아이들의 놀이터가 될것 같습니다~~보고 싶으시죠?
전 미국에서 막내딸램이가 파고다 학원 토익 850점 방학특강 강의하러 왔습니다 .10개월된 손녀때문에 오지 않을려 햇지만 학원에서 수강생을 모집해서 꼭 와야 한다기에 왔습니다~~그런데요..새벽 밥해줘야지요..아기 어린이집 데려다 줘야지요...휴!! 힘이 들어요~~
저희 산방의 요즘은
한 달에 한 두번은 장 속이 되지요.
금년 여름엔
우리 새끼들 다 모아서
산중 음악회를 한 번 열어 볼 계획입니다. 그 때 소리님 초대할 까요?ㅎㅎ
손녀 보시느라 수고가 많으시네요.
그래도 그게 보람이지요.
우리 마눌은 손주들 하나도 건사하지 못하고 때 지나버려 지금은 그 걸 많이 아쉬워 하고 후회하더군요.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역시 창의력은 연구도 해야겠지만 경험이 중요한 거란 걸 느낍니다. 공부와 더불어 같이하면 참으로 애들이 제대로
성장하는데 크나큰 보탬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글 하나 한 버릴 게 없습니다. 엉겅키님과 같으신분들이 아직 현직에
머물러 계셔야하는데 안타깝습니다. 작금의 이나라 교육체계가 또 교육하고 아무 관계도 없는 쓸데없는 이념이 답답하네요. 멋지신 엉겅키님의 삶 오늘도 부러워하며 살포시 마음으로 가져갑니다. 평안하십시오.
공부라는 것도
자연과 더불어 자연 속에서 하는 공부야 말로
진짜 공부가 아닐 까 생각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따지고보면 요즘 아이들이 안스러워요 우리땐 학교공부로 충분해서 숙제만 해놓으면 마음껏 뒤놀수 있었는대
말이죠 우리 손주들을 보아도 학교수업 외에 학원3곳정도 도합4곳을 마처야 하루일과가 끝나는 아이들이 측은합니다.
누구의 책임이라 할 수 도 없지만 정말 너무 힘드는 모습 보면서
안타까울 뿐이지요.
건강하시지요?
추위에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대자연이 최상의 학습장인디 참으로 안타까운 교육 현실
선배님 손주들은 그나마 다행입니다.할아버지의 멋진 설계로 잠깐이라도 놀수있는 공간이 있으니까요..
저도 선배님같은 계획인데 언제 될런지 세월은 가고 손주는 자라고 고심이 많습니다.
웬만하시면
서울서 사는 것도 아주 편리하겠지만
전원에서
자연과 벗하며 살아 보는 것도 괜찮더이다.
인생은 두 번 사는 게 아니니까요.
선생님 요수니옵니더 무지 반갑지예 선생님 손주들이 아니 내려 올때는 이 요수니가 놀이터 전세를 내서 놀아 드리면 안될까여 요수니는 여름엔 벌레 물려 안되고 겨울엔 추워 감기 걸려 안되고 . 흙장난은 기생충란이 있어 안되니 먼날로 기약허라구예 고냥 집앞에서 놀고 있으라고예 고 선생님요 우짜면 그래도 선생님 새해복 만땅받으시고 다시한번 생각을 바꿔 주시와여 장독대 눈 정도는 이 요수니가 치워 드릴수 잇는데
야튼
요수니님 알아 주어야 된당께
먼 말인지 요란시러서 읽진 못했지만
나쁜 말은 아닌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일본도 눈이 이렇게 많아 왔는지요?
이곳 산방엔
내 사륜구동차가 우리 산골 마을버스가 됬답니다.
장에 간다, 아프다, 결혼식 꼭 가야된다........
도저히 올라 올 수 없는데
그래도
내 차는 굴러가니 할멈씨들 나한테 사정 사정 하는디 어쩔것이요.
하루에도 서너번 씩은 운행하느라 진땀빼고 있네요.
나중에
대통령이 이 일 좀 알아 줘서 나 한테 훈장이라도 하나 건네 줄랑가 몰르겄네요. 잉~~~~~~~~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이 요수니가 대통령님께 전화 해서 우리 엉겅선생님 큰 대접해 드리라꼬 할랍니더 기름값 이 문제가 아니라 아진 타이야 만이래도 갈아라구예 알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