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밝혀들 것은, 한대화 감독의 선수 운용에 대해 별다른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이것은 경기력에 대한 얘기보다는, 한 팬의 자존심(?)에 대한 얘기이니 이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기억의 추를 잠시 뒤로 돌려 봅시다.
89년 유승안 : 요즘 팬들에게는 너무 생소한,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포수 강타자'였습니다.
92년 장종훈 : 2년 연속 홈런 신기록, 3년 연속 홈런 1위에 빛나는 전설의 홈런왕입니다.
95년 장종훈 : 1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입니다.
99년 로마이어 : 장종훈 홈런 기록을 깨고 팀 우승을 이끈 4번타자였습니다.
00년 송지만 : 이승엽과 자웅을 겨룬 '황금독수리'였습니다
02년 송지만 : 기마자세로 38개의 홈런을 날린 한국의 제프 베그웰이었습니다.
03년 김태균 : 31홈런으로 전성기의 시작을 알립니다.
05년 김태균 : 2년 연속 100타점에 팀을 가을잔치로 이끕니다.
08년 김태균 : 가르시아를 이긴 홈런왕입니다.
09년 김태균 : 대한민국 4번타자. WBC홈런/타점 1위입니다. 뇌진탕 속에도 .330을 찍습니다.
제가 야구를 본격적으로 본 이후로 한화이글스의 4번타자 계보는 바로 이랬습니다
저 이름들을 한번 곰곰히 봅시다. 저 사람들이 누굽니까?
우리 유니폼 입고 4번 쳤던 사람은 다들 그 시절 대한민국 최고의 오른손 거포였습니다.
효율성 떨어지는 뻥야구라고 무시도 당했지만,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자존심이 바로 저 쟁쟁한 4번이었습니다.
튼튼한 3루거포 이범호도, KBO최강 외국인 제이 데이비스도 대전에서는 4번 못쳤습니다.
현역시절 최고의 해결사였던 한대화 감독도, 이글스 팬이라면 부럽지 않았습니다.
팀타율이 3할이던 80년대 사자네의 4번타자 이만수도, 이글스 팬이라면 부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항상 그보다 더 강력한 대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 요즘 우리 라인업을 봅시다.
김태균이 9년 동안 붙박이로 지키던 4번 자리가 비었습니다. 아쉽지만 이범호도 없습니다.
그러면 그 자리에 누가 들어가야 되겠습니까?
당연히 김태완이 적임자입니다.
아니면 오랫동안 팀 타선에 공헌한 이도형이 들어가야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둘 다 아픕니다.
그렇다면 그 자리는, 라인업에 남아있는 아이들 중에서 저 4번의 계보를 <물려받을> 거포들이 메꿔야 됩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거기는, 정원석과 전근표가 돌려막을 자리가 아닙니다.
이건 쓸데없는 텃세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순혈주의와도 조금은 거리가 있습니다.
정원석은 여전히 우리 라인업에서 출루를 가장 잘 하는 타자고
전근표는 현 시점에서 그나마 중거리 능력을 기대해 볼 만한 몇 안되는 타자입니다.
그들의 경험이 분명 타선에 힘을 줄 겁니다. 꾸준히 기용하는 게 어떤 면에서는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적어도 4번타자라면, 다른 팀도 아니고 저렇게 쟁쟁한 오른손 거포로 줄줄이 내려온 한화 이글스 4번이라면,
미안하지만 다른 팀에서 자리가 없어 이적해온 선수가 넘겨받을 자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건 이글스 4번타자 자리에 대한 자존심이자 정체성이고
빙그레 시절부터 TNT타선에 열광해 온 독수리 팬의 자존심입니다.
아직은 정확도가 조금 부족해도 최진행을 세워야 되고
그 친구의 헛스윙이 우려된다면 최소한 송광민은 세워줘야 됩니다.
경기에 질 수도 있고 공격력이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왕년에 아무리 장종훈 송지만 김태균이 있었대도 지금은 그 힘이 떨어질 수도 있죠.
하지만 그 자리에서 허무한 삼진을 당해도 최진행이 방망이를 들고 있어야 되고
그 자리에서 안타까운 병살을 쳐도 송광민이 그 타구를 날려야 된다고 봅니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호랑이는 굶어도 풀을 뜯지 않는다고 했죠.
적어도 이글스라면 4번자리에는 독수리 둥지에서 나고 자란 오른손 거포 세워야 맞다고 봅니다.
효율적인 타순을 구상하고 더 많은 득점을 연구하는 게 덕아웃의 몫이지만
팀이 꼴찌고 득점이 제일 적대도, 최소한 4번자리는 자존심 좀 세웁니다.
감동적인 방출생 신화도 좋지만, 다른 구단에서 자리 없던 선수가 4번이라는 건 조금 민망한 일입니다.
김태완이 바로 올라오든, 혹은 아니든 간에 새식구의 경험과 노련미는 조금 다른 타순에서 기대해봅시다.
다른팀도 아니고.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던 독수리네 아닙니까.
첫댓글 ㅠㅠㅠㅠㅠ 공감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배입니다 ㅠㅠㅠ 진짜 우리 진정한 4번타자가 필요할때입니다..
공감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배입니다...2
김강이 언넝 컸으면 합니다
완전 공감함다...오늘 목동 갔다 왔는데 모야 4번 그랬다는..나..씨..눈물날라 그러네요...ㅎ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 또 공감 합니다 ㅠㅠㅠㅠ 4번타자는 그냥 순서대로 있는 네번째 타자가 아닌데 말이죠. 어느팀이나 4번타자가 갖는 상징성이란게 얼마나 대단한데...ㅠㅠ
89년 유승안 레전드님만 잘 기억이 안나고... 그계보를 쭉 읽는 순간부터 정말 눈물이 나 두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정말 요즘 너무너무 속상해서.. 한화.. 연승 끊고 10승 챙긴거 하나에도 감동하고.. 요즘 정말 이글스는 제게 눈물바다입니다.. ㅠㅜ
공감합니다~~
정말 분합니다..
진짜 요며칠 전근표.정원석이 4번 나오는 거 보고 진짜 화도 나고 씁쓸하고 그렇더라구요ㅠ.ㅠ그자리가 어떤자린데ㅠ.ㅠ
김강 한번 시험삼아 올려보지 1루자원이 변변찮은 지금이 적기인데..
저두 공감이요,,,!!이게 무슨,,,매번 라인법 보기가 무서워서 경기때 나오는 순서만 보고 있습니다,,,
감독님,,제발요~!!!!!!!눈물만 나옵니다,,ㅠ.ㅠ 우리의 자존심인데,,,
호랑이는 굶어도 풀을 뜯지 않는다 ← 비유 완전 적절합니다!!! 지더라도 연패를 하더라도 그 라인업은 아니죠!!! 진행선수 삼진도 광민선수 병살도 그 어이없는 라인업 보단 낫다는 팬들 맘을 왜!!! 모르시는 걸까요?!!!
한대화감독님 심정 모르는바 아니지만 윗글에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찬성~ 공감입니다~
최진행선수가 좀 더 경력이 쌓이면 꾸준히 그 자리에 서줄거라 믿습니다.
완전공감입니다..우리의마지막 자존심은 지켜야될듯싶네요..
공감공감대공감이요 ㅠ
부상당한 김태완,이도형....야구못하는 최진행,송광민을 탓해야지...감독 탓할일은 아닌듯 보이네요... 그렇다고 4번자리를 빼고 할 수 도 없고...최진행,송광민이 야구 못하는게 죄지...
공감합니다. 클린업에 무게가 없더라도 상대4번을 보고 어떤선수인가 경기전 먹고 들어가는게 있습니다. 전근표선수를 딱히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상대팀 방출선수가 4번을 치고있는모습을 보면 게임전 임하는 자세자체가 다르다고 보여지긴합니다. 언능 최진행선수가 커야죠 모;;
저 완전공감/..댓글 달게 만드시네요..ㅋㅋㅋㅋ 라인업 보면.. 조금 암울..
진짜 한감독님의 라인업은 이글스 원년팬인 저조차도 경기를 안보게 만드시네요. 정말 정원석전근표 이 두사람만 빠져도 야구장에 한화팬들 좀 더 늘꺼라 예상되는데... 한감독님은 도대체 저 두 방출선수에게 뭘 기대하시는지 정말 암울합니다.
도형신,태완선수 부상공백이 넘 크죠.....팀 핵의 중심 3,4,5번 우리한화는 없습니다.....하지만 어제경기 라인업은 아니라고 봐짐니다.....근표선수 최근 5경기 타율 안습이었고...원석선수는 타율관리는 잘하나.....전혀팀에 도움이되는 타자는 아닙니다....어떻게하든 자기 밥그릇을 챙기겠다는 선수가 원석선수이고 보면 .......현제 2군 유망주 기용이 현실적으로 헐 득이될수 있습니다...군입대 앞두고 있는 선수라지만 좋은모습으로 상무나 경찰청을 보내야 한화의 미래가 보이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한대화 감독님도 다 알고 무언가를 위해 그러셨을거라고-저는 모르지만- 생각해봅니다.
12연패를 할지언정 4번 타자는 정말 아닙니다. 그 두선수가 그 자리에 나오는 라인업을 보는 순간 눈물이 팽돌았습니다.
방법이 없습니다.감독님이라고 4번에 정원석 전근표 세우고 싶었을까요?? 정말 내세울 카드가 없다없다 해도 얼마나 없었으면..그랬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없다뇨 본문에서 삼진당하더라도 진행이 세우자는데 ㅋ
전근표 삼진 당하느니 진행이가 당하는게 낮죠
정원석, 전근표선수가 4번타자라는게 창피합니다. 최진행, 송광민선수가 4번타자면 최소한 창피하진 않을것 같아요.
정원석과 전근표는 응원가만 좋아요. 4번타자는 좀..........
감독님은 거짓말 쟁이 ㅋㅋ 최진행을 4번으로 키우신다면서요?? 최진행이 정원석&전근표 보다 뭐가 부족하나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완전 공감입니다!
태클은 아니고 잘 기억이 안나서 송지만 선수가 4번 쳤었나요?? 그 당시....00~02 시절?
로마이어가 떠나고 장종훈이 부진하면서 99년에 6번이던 송지만이 4번으로 올라왔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래도 그당시에 가장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는 선수였던듯. 송지만은 호타준족의1번으로 커주길 바랬는데 4번을 치면서 빠른발을 잃은 것같아 개인적으로 상당히 아쉬워했죠.
공감합니다.. 전 정원석 전근표 쓰는것도 불만이 많아요.. 리빌딩 이란 목적을 가진 팀에서 두 방출 선수를 주전으로 쓰는게 이해가 안가요..
ㅋ 근데 유승안은 해태출신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