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에서 조개구이의 참맛을 보고, 곧장 달려간 곳은 정동진!!
이곳엔 우리나라 역 중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역! 정동진역이 있다.
철로 쪽에 있는 바다구경을 하기 위해서는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바다 보러 가는데 무슨 입장권??? 하고 눈 동그랗게 뜨고 봤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무리 바다를 보러간다지만 철도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것이니 입장권 구입은 당연한 절차인 듯!!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이라는 말이, 정말 실감 난다. 바다와 역을 가르는 경계선도 없이, 저 푸른 바다까지도 역의 일부인 듯 하다. 기차에서 내리면 바로 바다로 달려갈 수 있으니, 이보다 멋진 역이 또 있을까...
태백과 원주를 거쳐 청량리역까지 가는 <태백선> 경주 울산 해운대를 거쳐 부전역까지 가는 <동해남부선> 김천 밀양을 거쳐 부산역으로 가는 <경북선> 영주 안동을 거쳐 동대구까지 가는 <대구선> 바닷가 옆에 있는 조그만 간이역이 우리 나라 웬만한 대도시로는 다 이어져 있다니...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서울 경복궁의 정동쪽! 그래서 정동진역...
정동진역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역이라는데... 해가 뜨는 이른 아침! 어쩌면 정동진역의 진면모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 시즌, 바닷가 소나무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변모한다.
이런게 자그마한 시골 간이역의 정취가 아닌가 싶다...
정동진역에서 백사장으로 나와 바닷가를 거닐어본다. 해변가로 뻗어 있는 철로가 주변의 산과도 어우러져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때마침 지나가는 기차! 외관을 보아하니 관광열차인듯 하다. 기차를 타고 이 바닷가를 달리면 차창 밖으로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다음엔 기차를 타고 다시 와봐야겠다.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해진 정동진! 이곳엔 세계 최대의 모래시계가 있다.
지름 8m, 모래 무게 8톤!! 모래시계 속에 있는 모래가 모두 아래로 떨어지는데는 꼬박 1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반바퀴를 돌려 모래가 다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게 해놓는다고...
모래 시계공원 옆에서 특이한 모양의 나무 한그루를 만났는데, 내가 붙인 작품명! <바다를 흠모한 공룡>
정동진엔 항상 그 자리에 서 있는 배가 두 척 있다.
산 위에 있는 배는 세계최초의 육상 호화유람선이라는 "썬크루즈 호텔"
바닷가 해변에 떠 있는 배는 해산물 레스토랑! 어떤 분위기일까 궁금하지만 다음 기회에...
도톰한 얼음 코트를 입고 있는 바위! 겨울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보고만 있어도 몸이 오싹오싹 움츠러드는데...
그래서 겨울바다는 심장을 뜨겁게 만들어주는 연인과 함께 와야하나보다... 시리게 푸르름을 자랑하는 바다앞에서 튀고 싶지 않은듯 흑백의 모습으로 찾아와 어깨를 맞대고 앉아 있는 두 사람... 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바다를 배경으로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할만큼 예뻤다.
차를 세워놓은 정동진역으로 돌아왔는데, 바닷가를 한참 걸었더니 슬슬 시장기가 밀려온다.
강릉에 오면 꼭 먹어야 한다는 초당순두부!
눈 앞에 놓인 초당순두부를 보면 "처음엔 이게 뭐야~" 하는 실망감이 밀려온다. 아무런 양념도 없이 허옇게 물에 풀려 있는 두부... 양념장 한스푼을 올려놔야 뭔가 양념이 되는 듯한...
그런데 초당순두부의 부드러움가 고소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초당순두부는 바닷물로 만든 두부라고 하는데... 이곳 강릉은 바닷물의 염도가 적당해 이런 두부맛이 나오는 거란다.. 처음엔 무슨 맛으로 먹나 하고 숟가락을 들지만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맛에 결국 한그릇을 다 비우고야 만다는... 부른 배를 두드리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3시가 훌쩍 넘어가 있다. 서둘러 동해로 달려야 할 듯 하다. 그곳엔 영하 20도의 한파를 피할 수 있는 최고의 피한지(避寒地)가 도시 한가운데 있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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