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이란 크레센도(crescendo)
크게, 크게,
더욱 세게.
멈출 수 없는 본능의 질주다.
우아한 삶보다 어두운 곳에서
앵앵, 공습경보를 울리며
과녁을 향해 침을 꽂는다.
내려치는 손을 피해
피를 머금고 달아나는
암모기.
꽃들 사이에
여유롭게 향기와 꿀을 즐기는
수모기.
수모기의 건달 같은 삶,
말하기엔 부끄러우나 부럽다.
암모기가
생존을 위해 피를 찾아
목숨을 걸고 날아다니는 동안,
수모기는
안단테 소스테누토로 걷고,
로망스를 연주하듯
꽃 사이 유유히 날며 꿀을 빤다.
생존을 위해 피를 찾는
암모기,
꽃밭에서 한가롭게 노니는
수모기.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생존의 크레센도를 연주하는데,
누군가는 그 소리를 반주 삼아
안단테로 살아간다.
삶에도
수모기 같은 건달은
부럽고, 부끄럽고, 조금은 치사한 삶이지만
꽃은 피었고 꿀은 달기 때문이다.
달려드는 암모기를 피해
꽃밭을 서성이는 나.
이 꽃향기, 달콤한 꿀들은 누구의 수고인가.
이 꽃밭 속에서
나는 건달인가.
생존의 크레센도는
누군가에게는 비명이고,
누군가에게는 의미 없는 배경음악인가.
오늘도
그 생존의 크레센도를 들으며 살아간다.
단어의 참조
안단테 소스테누토 (Andante sostenuto)
느리고 서정적인 분위기
로망스(Romance) 서정적 감상적 소곡
크레센도 (crescendo) 점점 세게
건달(乾達)
**건들거리고 돌아 다니는 사람
게으르고 노는사람
** 간다르바 유래
불교 팔부중 하나로 음악을 맡은 신
향을 먹고 노래만 즐기는 신
2023-09. 시 수정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ㆍ
정치 건달들이 떠오릅니다ㆍ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아! 모기는 싫습니다.
어려서 어촌에 살며 깔떼기들에게 엄청난 수혈을 했습니다.
모기 사회에 제 비석이 세워졌을지도 모릅니다.
암 수 모기 간 그런 속사정이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지금이야 그러지 않지만
저희 부모님때만도 보통의 생활상이 암수 모기와 흡사했었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시대를 지나왔습니다.
거의 생활력은 엄마들이 강했습니다.
여기 수모기의 삶
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