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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02
S#1. 감방
화면이 열리면 감방의 문이 보인다. 감시구가 열리며 음흉하게 번뜩이는 간수의 눈이 들어온다. "1340번..."
어두침침한 조명아래 벽을 매만지고 있던 죄수가 천천히 돌아본다. 그때의 젊은 수사이다.
문여는 소리가 들리고 호위 교도관들이 들어와 젊은 수사를 데리고 나간다.
간수, 나가려다 말고 젊은 수사가 매만지던 벽을 쳐다본다. 검은 기운이 일렁이는 벽에는 희미하게 다윗의 별이 새겨진다.
S#2. 감옥복도
교도소의 긴 복도를 손과 다리에 수갑을 찬채 교도관과 함께 걷고 있는 승돈. (신부와 교차되며 신부가 감금됐던 방에 수용)
다리의 수갑줄이 바닥에 끌린다. 철창문 앞에 서는 승돈. "덜커덩"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열린다.
긴 감방의 복도를 다시 걸어간다.
이때 앞에서 사형장으로 가는 젊은 수사의 일행과 교차된다. 묘하게 스쳐지나가며 운명의 마주침을 느낀다.
승돈의 눈 무심하듯 마치 다시는 빠져 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감옥의 저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승돈.
그런 승돈의 모습 위로 판사의 목소리 (V.O) "피고 지승돈은 납치, 살해 및 사체유기등 그 죄질이 매우 잔인하고 극악하므로
사형을 선고한다." (사형집행은 판결후 30일이내에 행한다.)
S#3. 감방 앞
감방의 긴 복도를 걸어가는 승돈, 간수 두명이 승돈의 앞뒤로 따라간다.
감방문 앞에 멈춰선다. 철커덩! 감방문이 열리면 1평 남짓한 감방안으로 들어가는 승돈.
S#4. 감방
문이 닫히고 승돈, 희미한 조명의 감방에 홀로 남는다. 덜커덩하고 자물쇠를 채우는 소리.
감시구가 열리면, 승돈의 뒤통수 위로 희미한 직사각형의 빛이 떨어진다.
승돈, 무심히 뒤돌아보면 감시구를 통해 보이는 간수1의 날카로운 눈.
교도관 : 이 방에 들어온 놈치고 아무도 살아서 나간 놈은 없어..... 심심하진 않을 거야. 귀신들이 가득할테니까...
방금 나간 젊은 신부 봤지? 오늘이 그친구 사형일이야.
감시구가 닫히고, 다시 미명. 승돈의 시선으로 둘러보면 사형수들이 써 놓은 단발마 비명같은 낙서들이 가득하다.
"어머니 살고 싶어요" "나는 무죄다" "억울해..."
자리에 앉은 승돈. 쇠창살이 펴진 작은 창문으로 달빛이 스며온다. 한쪽벽에 희미하게 나타나는 악마의 상징, "다윗의 별" 문양.
승돈, 바라본다. 저게 뭐지? 자리에서 일어나 왼손을 뻗쳐 막 다윗의 별을 만지려 하는데,
감시구가 열리며 간수1의 섬뜻한 눈빛이 들어온다.
간수1 : 1183번..... 취침 시간이다. 어서 자리에 누워...
"소등"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꺼진다.
어둠속에서 희미하게 빛을 발하는 다윗의 별. 승돈, 바라보고 있다.
flash-back> 전복된 차 안에 갇혀 지승돈을 부르는 여동생. 바로 눈앞에서 폭발과 함께 사라지고.
총을 들고 겨누던 대협. 그 대협의 얼굴에서 지승돈..
어둠속에서 차갑게 빛나는 눈빛. 점점 강해지는 어느순간 암전.
S#5. 블랙화면. 고스트 -제2부-
S#6. 경찰서 안. (저녁)
조금은 들뜬 분위기. 다들 회식하러 나가는 가운데 대협, 구석진 자기 자리에 앉아 움직일 줄을 모른다.
나형사 : 장경위님 같이 안나가요?
대협 : ...
백상호 : 먼저들 가 있어.
나형사 : 아.. 네.
그러면서 다들 나가면 텅빈 가운데 백상호, 대협을 본다.
백상호 : 뭐야. 뭣땜에 시위해?
대협 : 제 실수로 무고한 사람이 죽었습니다.
백상호 : 그래서.
대협 : 아무렇지도 않다는게 오히려 이상한거 아닙니까.
백상호 : 그래서 어떡하라구. 신문사로 쫒아갈까? 죄송하다구.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돌아서 나가려는데)
대협 : 사건 진술서를 읽었습니다.
백상호 : ... (돌아보면)
대협 : 이번에 살해된 친구들한테 뺑소니 사골 당한 여동생은 척추마비가 됐고 그걸 항의하다 오빠는 잡혀들어갔더군요.
도리어 협박공갈범으루 말입니다.
백상호 :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야.
대협 : 만약 그 때 제대로 수사를 해서 그놈들을 잡아넜으면 죽지도 않았을거구 지승돈 자신도 그렇게까진 안됐을거구요.
백상호 : 그래서.
대협 : 책임감.. 못느끼십니까.
백상호 : (간격을 두고) 아니.
대협 : ...!
백상호 : 그런 기분 주머니속에 넣구 산지 오래야. 장형사. 우리, 2,3분에 한건씩 터지는 범죄와 싸우고 있어.
그 많은 범죄를 상대하면서 항상 옳은 판단만 한다는거 신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이지. 우린 당연히 신이 아니고.
대협 : (보면)
백상호 : 에이, 소나기라도 한바탕 퍼부었으면 좋겠다. (그대로 밖으로 나간다)
S#7. 병원안.
선영 환자들을 보는데 저쪽으로 두리번 거리며 나타나는 간호사1. 선영을 찾아내고는 곧장 다가온다. 슬쩍
간호사1 : 환자예요. 꼭 윤선생한테 치룔 받아야겠다는데요? (하면서 눈을 찡끗해보인다)
선영 : (본다)
S#8. 치료실.
안으로 들어서는 선영 멈칫해서 보면, 침대위에 걸터앉아 대협 손을 들어보이며 씩 웃는다.
선영 : (얼른 문을 닫고) 어떻게 왔어?
대협 : 아파서.
선영 : 어디가? (얼른 걱정스럽게 이마며 맥을 짚어보는데)
대협 : (빙긋 웃으며) 여기. (입술을 내민다)
선영 : (그 말에 손을 멈추고 빤히 본다. 보더니) 대협씨. 여기 내 직장이야. 좀 존중해줄래?
대협 : 난 환자야. 환자의 권리도 존중해 줄래.
선영 : 정말. 어으어으. (양쪽 손가락으로 장난스럽게 쿡쿡 찌르는데)
웃으며 막던 대협, 갑자기 와락 선영을 안아버린다.
선영 : ! (본다)
대협 : (깊은 숨을 몰아쉬며 더 꼭 안는다) 내 잘못으루 사람이 죽었어. 그게 쉽게 잊혀지질 않아.
선영 : ...
대협 : 수백번두 넘게 머릿속에서 되묻는거야. 만약... 똑같은 상황이 나한테 다시 일어나면... 그땐 어떻게 할까.
범인이든 차 속의 여자든 난 ... 그때 어느쪽을 포기하게 될까?
선영, 대협을 본다. 보다가 천천히 대협이 있는 쪽으로 다가앉는다.
옆에 바싹 붙어앉더니 대협의 팔을 끌어와 자기 어깨에 두르고 같은 곳을 바라본다. 보며.
선영 : 난 대협씰 알아. 항상 옳은 판단을 할거라구... 난 믿어.
대협 : ... (본다. 선영의 머리에 조용히 얼굴을 묻는다)
S#9. 지승돈의 감방안.
한쪽에 누워 잠이 든 지승돈의 얼굴. 어둠속에서 가끔씩 꿈틀꿈틀하는 것이 꿈을 꾸는 듯.
Flash-back> 프롤로그에 나오는 내용을 단편적으로 꾼다.
허공으로 번쩍 올라오는 꼬챙이. 바닥으로 흥건히 흐르는 피. 바람에 휘날리는 책.
그 앞에서 주문을 외우며 점점 검은영으로 변하는 모습등이 단편단편 충격적인 화면으로 보여지는 가운데
마지막 책위로 튀는 피에서 번쩍 눈을 뜨는 지승돈.
동시에 쿠르르릉. 하고 나즈막히 울리는 천둥소리.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지승돈 일어난다.
S#10. 교도소 전경. (밤)
음산하게 보이는 교도소 전경. 교도소 벽위로 점점 퍼져가는 검은기운. 교도소 벽을 타고 쭉 지나간다. fade-out.
S#11. 블랙화면위로 자막 "26일 후"
S#12. 학교건물 앞 건물앞 잔듸.
서너명의 여학생들에게 둘러 쌓인채 사주풀이를 해주고 있는 달식, 미끈하게 뽑아 입은 폼이 재벌2세 뺨칠 정도이다.
달식 : 넌 지금 사귀고 있는 애가 세명이 있어. 한놈은 돈이 많구 한놈은 박사학위까지 딴 머리 존 놈이구 또 한놈은
별볼일은 없지만 너 좋다구 죽네 사네 하는 놈이구.
여학생1 : 어머! 어머!
놀라면서.
달식 : 넌 지금 돈많은 놈한테 정신이 팔려 있지만 결혼은 박사학위 딴놈이랑 하게 될거야. 넌 돈 욕심보단 명예욕이 많은 애거든.
여자 : (신기해서) 와... 선배 진짜 대단하다.
달식 : 좋아할거 없어. 너 얼마 못살구 이혼하니까.
여자 : 내가? 왜?
달식 : 그게 니팔자니까.
여자1, 기가 막혀서 보면
달식 : 이혼 안 하려면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번짼 있는 성질 다 죽이구 무조건 남자한테 맞춰. 그럼 돼. 근데 넌 그렇게 못할거야.
여학생2 : 왜?
달식 : 니 팔자가 그래.
여자 : 두 번짼?
달식 : 죽네사네 하는 놈이랑 살아. 그럼 잘 살거야.
여자가 하지만 이라고 말하려 할 때 달식이 먼저 받으며.
달식 : 하지만 걘 무조건 닭살이야 그치?
입을 삐쭉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 한숨을 폭쉰다.
달식 : 낸들 어쩌겠니? 다 운명의 닭대가리라구 생각하라구...
멋지게 라이터불을 켜 담배에 불을 당기다가 얼굴이 굳어지는 달식 갑자기 달식의 얼굴이 굳어진다.
달식의 시선에서 화난 얼굴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노교수가 보인다. 달식 얼른 마무리하고 자리를 뜨려하는데
노교수 : 차,달,식!
S#13. 교수연구실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달식.
달식 : ......
노교수 : (독촉장 들어보이며) 한번도 타보지 못한 자동차 할부 연체료가 왜 내 앞으로 날아온거야?
당황한 표정의 달식, "어!..."
교수 : 자네의 학자금 대출 보증을 선 기억은 분명하지만 이게 왜 자동차로 바꿨냐구?
어때 지금 설명하겠어? 아님 레포트로 제출하겠어?
달식 : 죄송합니다, 교수님....IMF다 보니까...... 아르바이트두 안되구......
노교수 : 차달식! 6년이야 6년. 넌 의대생이 아니고 4년제, 그것도 대학원이 아닌 학부 경영학과야.
다른애 같으면 석사에 박사코스까지 끝날 나이에... 이제 갓 입학한 후배들한테 영발이 섰니 안섰니 창피하지도 않나?
달식 : ....
교수 : 아무튼 올해안에 졸업을 하든가 군댈가든가 둘중에 가부를 져... 물론 이 문제(자동차 할부 연체료 독촉장을 흔들며)도
해결을 하고... 어때, 힘들면 내가 대신 병무청에 신고해 줄수도 있어.
S#14. 학생회관 앞
우체통앞에서 카드 연체독촉장이며 자동차할부 독촉장 등을 훑어보는 달식.
달식 : 어이.
아무 응답이 없자 우체통을 발로 찬다.
달식 : 어이... 어이! 나와!
우체통 우편 투입구를 통해 구겨져 나오는 봉구, 야구감독 복장의 30대 중반의 사내이다. 늘어지게 하품을 한다.
봉구 : 신문 샀어?
달식 : (카드 독촉장을 얼굴앞으로 디밀며) 자! 스포츠 신문!
봉구 : (쳐다보면 스포츠 신문이 아니다. 실망한 얼굴로) 에이 이러지마. 가뜩이나 찬호가 만루홈런에 얻어맞고 기분 안 좋은데...
달식 : 지금 우리가 박찬호 걱정하게 생겼어? 걘 만루홈런을 뚜드려 맞든 1이닝에 11점이나 내주든 연봉은 그대루야.
봉구 : (입맛을 다시며) 쩝!
달식 : 자, 가자...
봉구 : 어.. 어딜...?
달식 : 이거 안보여 이거... (고지서를 흔들며)
봉구 : (단호하게) 안가.
달식 : 그럼 이거 어떡할거야? 어쩃거나 땜빵을 해야 할 거 아냐?
봉구 : (고집스럽게) 싫다니까...
째려보는 달식.
달식 : 너 정말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올거야?
지나가는 학생들, 달식 혼자 흥분해서 떠들고 있는 걸 힐끗 쳐다보며 간다.
걔중에는 옆친구에게 돌았다는 표시를 하며가는 학생들도 있다.
달식 : 좋아. 그럼 우리 군대가자. 신성한 국방의 의무도 준수하면서 3년 짬밥에 여자구경도 못하고
사내놈들틈에서만 박박 기어보자, 좋아. 병무청으로 가자.
봉구, 맞받아 쳐다보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봉구 : 에이...씨... 알았어...가면 될 거 아냐...
달식, 격려하듯 봉구의 등을 두드리려는 찰나, 달식의 손을 봉구가 막고
봉구 : 대신 이번이 마지막이야. 정말이야.
달식 : 그래, 그래. 이번에 한탕하구... 축구장 한 번 가는거야.
봉구 : (의심스럽게 쳐다보면)
달식 : 이번엔 진짜야...
봉구 : 정말이지?
달식 : 그렇다니까...
옥신각신 하며 캠퍼스를 벗어나는 스포츠카.
S#15. 당구장 전경
강남의 최고급 포켓볼 전용 클럽이다.
S#16. 당구장 안
환상적으로 포켓속에 빨려들어가는 당구공들...
꽤 갑부집 자식들로 보이는 세녀석. 똥 씹은 표정으로 달식이 포켓안으로 공을 넣는걸 보고 있다.
달식 마지막 공까지 포켓안으로 넣는다.
달식 : (테이블위의 수표들을 챙기며) 이거 미안해서 어쩌나... 또 내가 먹었네. 한게임 더?
세녀석 모두 큐대를 거칠게 놓고는 말없이 나가버린다.
달식 : (아무렇지도 않게 당구장 안을 둘러보며) 자, 누구 나랑 한게임 할사람 없어요?
달식의 뒤에 서있는 봉구 찌그러진 얼굴을 피며 달식을 노려보지만 달식 본척만척 새로운 상대들과 게임을 시작한다.
봉구, 노려보다 포기한 듯 한숨을 쉬고 당구대로가 온몸에 공을 맞아가며 달식이 치는 공을 포켓속으로 넣는다.
S#17. 달식의 차안
담배를 피워물고 흐뭇하게 수표다발을 세고 있다. 시동을 걸다가 옆자리의 빈시트를 뚫어져라 보는 달식.
달식 : 나와.
아무 반응이 없다.
달식 : 나오라니까!
그때 스르륵 옆자리의 시트에서 나타나는 봉구. 얼굴이 온통 찌그러져 있다.
봉구 : 야, 나 이짓 도저히 드러워서 못해먹겠다. 이게 뭐야, 내 꼴이!
달식 : (장난스럽게 웃으며) 등록금, 할부금, 신용카드. 다 너와 함께 문화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다.
봉구 : 말은 바로 해. 다 유흥비 아냐, 유흥비. (한심하다는듯) 너 내가 영계의 경고문을 전달하는데,
타고난 영력을 나쁜데 쓰면 너도 오래 못가.
달식 : 이게 뭐가 나뻐? 어차피 그자식 하룻밤 내기당구에 물쓰듯 다 날릴거 아냐. 아껴쓰고 나눠쓰고 돌려쓰고,
그게 아나바다지 뭐냐. 경제학도로써 하는 얘긴데 말야, 돈이란 돌아야 되는거야.
"끼이익' 급출발하는 달식의 차. 뭔가 얘기하려다 휘청하는 봉구.
S#18. 대협의 집.
초인종 소리. 쿵쿵쿵! 문을 두드리는 소리.
대협, 배게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낑낑거리다가 벌떡 일어선다. 문을 열면 나타나는 선영의 얼굴.
선영 : 아직두 자구 있음 어떡해.
대협 : 오늘 비번이야. 간만에 잠 좀 자자. 어?
선영 : 오늘 약속했잖아. 잊었어?
대협 : ?
선영 : 이사할 집.
대협 : ? (하다가) 아! 아아..
선영 : (대협을 돌이켜 세워 들여보내며) 자 지금부터 씻구 밥먹구 옷입구 5초만에 실시한다. 실시!
대협 : (선영에 밀려 안으로 다시 들어간다)
S#19. 거리.
대협과 선영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앞 핸들에는 풀통을 양쪽에 매달고 뒤에 탄 선영은 도배지 한아름에 붓까지 들고 대협의 등에 바싹 붙어있다.
시원하게 달리는 두 사람.
S#20. 빵집 앞.
멈춰서는 자전거.
대협과 선영 도배지와 풀통, 기타등등의 물건들을 한아름 안고 양손에 집어들고 흘린거 다시 줍고. 정신이 없다.
S#21. 빵집 안.
원도우에 빵들을 진열하던 혜령. 창밖으로 도배지 물건들을 한아름 안고 지나가는 대협과 선영을 본다.
혜령 : 어? (윈도우에 코를 바싹 대고 본다 보면서) 삼층에 새로 이사올 사람들이죠? 도배를 직접 할모양이네요.
주인 : ... (빵들을 직접 정리한다)
혜령 :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보며) 와. 저 아저씨 미남인데. 아빠 여자가 쪼끔 기우는거 같지 않아요?
주인 : (듣는지 마는지)
혜령 : 암튼 우리 세는 잘 준거 같애. 아빠. 아저씨가 형사구 언니가 의사니까 도둑 들면 형사가 잡아주구 병나면 의사가 고쳐주구.
그쵸?
주인 : ... (그대로 안으로 들어간다)
혜령 : (뒤에 대고) 참 오늘 유치원에 크림빵 갖다 주는날이예요. 아빠. 잊지 마세요.
S#22. 삼층방.
도배하는 대협과 선영. 서로 서툰 솜씨로 풀칠하고 도배지 붙히고 무늬가 꺼꾸로 되자 다시 위치 바꿔서 다시 붙히고.
이리저리 오가면서 온통 풀범벅이가 되는 두 사람.
(경과) 제법 속도가 붙는데 그만 반대쪽에 붙여놓은 벽지 하나가 주르르 떨어진다.
어어어! 대협과 선영 서로 달려가 붙잡다가 벽지에 감기고. 그대로 웃음을 터뜨리는 두 사람. dis.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고 있고. 다붙여진 벽지. 쓰레기들을 한쪽으로 치워놓자 제법 넓고 깨끗해보인다.
선영 뿌듯해서 둘러보는 그 뒤에서 대협, 선영을 안고 같이 둘러본다. dis.
도배도 새로 되고 가구들도 들어와 어엿한 신혼집의 모습이다. 새로산 오디오에서 음악이 흐르고 있다.
대협, 벽에 뭔가를 거느라 애쓴다. (그림이나 예쁜 시계)
대협 : 여기다 걸까? 아님 여기?
선영 : 이리줘, 내가 할게. 미적감각이 그렇게 없어?
선영, 위치를 잡고.
선영 : 이 정도 높이면 돼?
대협 : 아니 조금 위로.
선영의 속살이 살짝 보인다.
대협 : (장난끼 어린 미소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선영의 속살이 더욱 보인다.
선영 : (의자에서 내려서며) 대협씨 됐어?
대협, 키스로 말을 막아버린다. 손으로 밀치는 선영, 능숙하게 그 손을 붙잡는 대협.
그러다 둘 다 균형을 잃고 바닥에 넘어지고 선영, 툭닥거리며 밀어도 보지만 대협 전혀 멈출 생각을 안하는데.
혜령 : 일 다 끝나셨어요?
동시에 화들짝 일어나는 선영과 대협.
선영, 흘러내려진 머리 추스리랴 벗겨진 웃옷 끌어당겨입으랴 정신이 없고 대협 그런 선영을 막아서며 대신
대협 : 어. 얼추.. 아직 마무린 못했구. (그러면서 선영을 흘끔 돌아본다)
혜령 : (눈치도 없이 안으로 들어와 둘러보며) 이야. 진짜 깨끗하게 했네.
선영 : (서둘러 단추를 다 끼우고) 무슨 일이야?
혜령 : (빵봉지를 내밀며) 이거 좀 드시라구요. 젊은 사람들 짜장면 한그릇으루 어림없다구 아빠가 갖다주래요.
우리 아빠 빵만드는 솜씨 꽤 제법이거든요.
선영 : (봉지를 열어보더니) 와! 크림빵! 아빠께 고맙다고 전해드려.
혜령 : 그럴께요. (다시 한번 휘 둘러보고 나간다. 나가다 다시 고개를 들이밀고 보며) 하던거 계속 하세요.
선영.대협 : !
혜령 : (나간다)
대협 : (킥 웃는다)
선영 : (주먹으로 툭툭 치며) 어이그. 어이그!
대협 : 저런건 너두 좀 배울 필요가 있어.
선영 : 뭐?
대협 : 하던거 계속하래잖어.
선영 : ? (어이없이 보면)
대협, 그대로 자빠뜨린다. 동시에.
S#23. 사형집행소. (밤)
쿵!하고 내려오는 사형대 밑받침대. 이상없음을 확인하고 다시 제자리에 올려놓는다.
새로운 밧줄이 걸려지고 밑받침대 걸쇠를 새로 거는등 사형집행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두 명의 교도관.
한쪽에서 지켜보는 소장에게.
교도관1 : 사형집행이 몇시죠?
소장 : 내일오전 9시. 집행관들이 20분전에 올거니까 자네들은 30분전부터 기다리고 있으면 돼.
교도관1 : 알았습니다.
교도관들 준비를 마치고 모두 나가면 소장, 마지막으로 천정에 걸려있는 밧줄을 한번 본뒤 밖으로 나간다.
밖에서 문을 잠그는 소리. 철컹! 동시에.
S#24. 지승돈의 감방안.
식판이 안으로 들어온다. 다른때와는 달리 푸집한 식단.
감았던 눈을 뜨는 지승돈, 분위기가 180도 바뀌어져 있다. 좀 더 광기어린 시선에 좀 더 괴기한 분위기.
지승돈, 한쪽에 놓아 둔 그 책을 무릎앞에 놓고 펼친다. 마지막장이다.
지승돈 손가락으로 뭔가 표식을 바닥에 그리더니. 가부좌를 한 채 조용히 주문을 외기 시작한다.
S#25. 복도. (으슥해진 시간)
교도관 순찰을 돌고 있다. 지직 지직 타는 소리가 나며 잠시 깜빡이는 전등. 교도관 올려다 보면 다시 멀쩡해진다.
그 때 저 뒤로 번지는 검은기운. 교도관 알아채지 못한 채 한쪽으로 사라지면.
S#26. 지승돈의 감방안.
여전히 수갑 족쇄가 차여져있는 지승돈. 가부좌자세로 움직임없이 앉아 있다. 기를 모으는 중이다.
귀신들의 아우성같은 이상한 소음들이 점점 고조되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철컹철컹. 수갑과 족쇄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 위로 움직이는 지승돈의 그림자. 창문으로 스며드는 달빛.
반사되는 그림자, 문쪽으로 다가간다. 거기서 암전.
E. 요란하게 울리는 전화벨.
S#27. 대협의 집.
계속 울리는 전화벨. 아무도 받질 않는다.
S#28. 도배한 집.
바닥에 나란히 누워있는 대협과 선영. 대협의 품에 꼭 안겨져 있는 선영. 가락지를 낀 손으로 대협의 손을 만지작거리다가.
선영 : 누군가.. 첫날밤 어땠어요? 물으면 풀냄새가 났어요. 도배지 냄새랑. 그럴거 같어.
대협 : (킥 웃는다. 웃고) 그리구 또?
선영 : 또. 음... (대협의 얼굴을 보며) 배가 고팠어요.
대협 : (보더니. 팔을 뻗어 빵봉지를 내민다)
선영 : (웃으며 크림빵을 꺼낸다)
대협 : 이젠 누가 물으면 크림빵맛이었다구 대답해. 알았지?
선영 : (웃으며 한입가득 크림빵을 베어문다)
그 때 울리는 호출기 소리.
선영, 얼른 가방안에서 꺼내 본다.
선영 : 자기껀데....
대협 : ?
S#29. 경찰서 사무실.
대협의 책상 옆으로 다가온 과장.
과장 : 나 좀 보지.
S#30. 경찰서 복도 자판기 앞
과장, 커피를 손수 뽑아 대협에게 건네며
과장 : .... 자네가 지승돈이를 한번 만나봐야겠어.
대협 : 예?
과장 : 그쪽에서 연락이 왔어. 지승돈이가 마지막으로 자넬 한번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더군.
대협, 말이 없다.
과장 : 내키지 않는다면 안가도 좋아.
S#31. 편의점.
창밖을 보며 나란히 앉아있다.
선영 : 가지마. 사건은 이제 끝난거쟎아. 잊어버려 응?
대협 : ....
선영 : 그 사람 동생 때문에 그러는거 알아. 하지만 어쩔수 없었던 거쟎어.
선영, 대협의 팔을 애원하듯이 흔들며
선영 : 우리 결혼 생각만하자. 나 좋은거만 생각하고 싶어... 대협씨. 가지마 응? 나랑 약속해.
대협 반응이 없자 약간은 포기한듯하게..
선영 : 나 기분이 이상해서 그래. 웬지 그 사람 기분나빠. 몰라 어쨌든 싫어. 나 이렇게 대협씨 일에 관여한 적 없쟎아.
결혼 선물이라고 생각해줘. 가지마...부탁이야.
대협 갈등하는 표정. 그런 대협을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선영.
S#32. 면회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아있는 대협과 승돈. 승돈의 손목엔 수갑이 채워져 있다.
얼굴이 변해있는 승돈, 대협의 눈을 집요하게 바라본다.
승돈 : (일부러 쾌활한 표정으로) 잘 지내고 있나?
말없이 담배를 피는 대협, 시선이 비스듬하다.
승돈 : 먼길 떠나기 전에 자넬 한 번 꼭 봐야될 것 같아서...
대협, 승돈을 바라보며 담배를 빨아들이다.
대협 : (무겁게 입을 떼며) ......, 몰랐어...
표정이 싸늘하게 변하며 쳐다보는 승돈.
대협 : 동생이 그 차안에 있을줄은... 정말...
승돈 : 그랬어? 몰랐다. 그럼 돼? 우리 승원이한테 그 얘기 해주면 돼? 몰랐다, 몰라서 그랬다고, 그래서 죽게했다고?
대협 : (진지한 눈빛으로) 정말이야...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
승돈 : 살려달라는 승원이의 목소리가 내귀에는 너무나 또렷이 들렸는데, 왜? 왜 너만 듣지 못했지? 왜?
승돈, 자리에서 일어선다, 흥분한 얼굴로.
승돈 : 넌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다고...
한켠에 섰던 교도관1, 승돈에게 다가가며
교도관1 : 1183번, 앉아!
승돈, 말을 듣지 않고 대협의 코앞까지 갑자기 다가간다.
승돈 : 넌 영웅이 되고 싶었겠지. 한시라도 날 잡아서 영웅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온통 빠져 있었겠지.
교도관들이 달려와 그를 억지로 제지한다.
승돈 : 내동생의 목숨은 너한텐 버러지만도 못했어!
승돈, 분노가 폭발하며 수갑을 찬 채 광분한다.
승돈 : 넌 내동생을 병신으로 만든 그 젊은 놈들이나 의사나 다를게 하나도 없어.
대협, 교도관에게 눈짓을 한다. 교도관들이 승돈을 끌고 나가려한다.
대협, 끌려가는 승돈을 말없이 바라본다. 끌려가면서도 대협을 광기어린 시선으로 노려보는 승돈.
S#33. 교도소 전경 - 밤, 외부 교도소
하늘위로 보름달이 덩그러니 떠있다. 어디선가 정체불명의 검은구름이 몰려와 이상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S#34. 승돈의 독방 - 밤, 내부
독방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승돈의 뒷모습. 어두컴컴하고 습기에 찬 벽에 그려진 다윗의 별이 약간씩 광채를 띠기 시작한다.
감방의 창살틈으로 보이는 보름달이 서서히 개기월식을 한다.
S#35. 감방 복도 - 밤, 내부
철창문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주간지를 보는 간수, 천정에 매달린 전구가 깜박거린다.
힐끗 쳐다보는 간수. 다시 주간지를 본다.
S#36. 승돈의 독방 - 밤, 내부
가부좌를 틀고 있다가 광채를 점점 더해가는 다윗의 별을 보는 승돈, 다윗의 별에 다가간다.
천천히 약간은 겁먹은 얼굴로 다윗의 별에 손을뻗는다.
# 인서트 - 깜박거림이 심해지는 전구, 다시 한 번 쳐다보는 간수
승돈이 별에 손을 대자 승돈의 손과 벽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며 벽의 한쪽이 허물어져 책이 나온다.
책장을 든 채 보면 다윗의 별이 보인다. 쳐다보는 승돈, 별에 손을 대면 갑자기 다윗의 별이 휙하고 승돈의 몸으로 들어온다.
갑자기 번개가 번쩍거린다. 경련을 일으키는 승돈, 몸에서 광채가 난다.
갑자기 어두운 구름이 승돈의 몸을 또아리 틀 듯 감싼다. 비명을 지르는 승돈.
S#37. 감방 복도.
주간지를 보던 간수가 자꾸만 깜박거리는 전구를 쳐다보고 있다. 갑자기 퍽하고 나가는전구.
쳐다보면 길다란 복도에 어느정도 간격을 두고 매달린 전구들이 차례로 나가기 시작한다.
이상하다는 듯 스위치를 작동해 보지만 불은 켜지지 않는다.
손전등을 들고 방망이를 챙긴 다음 감방 하나 하나를 조사하며 이상유무를 살핀다.
자신의 독방에서 기괴한 소리를 내며 일어서는 승돈의 뒷모습.
감방을 차례로 살피는 간수, 감시구를 열어 이상유무를 확인한다.
S#38. 승돈의 독방
승돈방의 감시구를 열고 들여다보는 간수 뒷모습을 보인채 서있는 승돈 번개가 번쩍거린다.
간수 : 1183! 어서누워!
꿈적도 않는 승돈.
간수 : 1183!
그래도 꿈적하지 않자 불끈하는 간수, "이자식이...", 하며 승돈의 감방문을 따고 몽둥이를 들고 들어간다.
승돈의 긴 그림자가 벽에 드리워져 있다. 그림자를 쭉 훑어가면 뿔이 달린 악마의 두상을 한 그림자가 나타난다.
번쩍하며 번개가 친다.
간수, "이봐" 하며 몽둥이로 승돈의어깨를 툭툭 친다.
서서히 돌아서는 승돈, 얼굴이 악마의 그것처럼 변해 있다.
비명을 지르는 간수 간수의 비명이 감방 복도, 구석구석까지 울려 퍼진다.
S#39. 달식의 차안. - 밤거리
강변도로를 달린다.
야한 화장과 옷차림을 한 여자를 태우고 신나게 달리며 자연스럽게 여자의 드러난 허벅지를 만지는 달식.
이런 달식을 두눈 뜨고 못 봐주겠다는 표정으로 보는 봉구.
그런데 감자기 급브레이크를 밟는 달식. 달식은 운전대에 머리를 박고 옆에 탄여자 차 앞머리에 무딪히고
봉구는 좌석사이로 튀어나와 앞 유리에 얼굴을 일그러지게 부딪힌다.
봉구 : 야! 야! 운전좀 똑바로해..
그러나 달식의 얼굴이 심상챦다. 밤하늘을 쳐다보면 보름달이 개기월식을 한다.
달식 : 왜 이러지? 기분이 이상해, 드러워. 아주 드러운 느낌이야.
평상시와는 달리 진지한 달식의 얼굴. 봉구도 그런 달식에게서 뭔가가 느껴지는지 아무말도 없다.
서서히 차창에 떨어지는 빗방울.
S#40. 밤도로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는 서울근교의 도로.
도로에 내동댕이쳐진 승돈. 비가 쏟아지는 밤하늘을 쳐다보며 악마의 포효를 한다.
S#41. 자동차안 (밤)
바쁘게 움직이는 와이퍼 소리. 젊은 남녀가 카스테레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비오는 밤거리를 달린다.
중앙선 한가운데서 쏟아지는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자동차의 불빛을 노려보고 서 있다.
와이퍼 사이로 시야가 보이지 않다가 뒤늦게 지승돈을 발견하고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비명소리. 타이어 파열음.
자동차 거의 360도를 회전하며 겨우 멈춘다. 도로에 쓰러져 있는 검은 물체. 차문을 열고 나간다.
여자 : 그냥 가자.
남자 : 가만 있어봐.
여자 : 살았어?
꿈틀거리는 검은물체. 들여다보려던 두사람. 검은 물체가 스르르 일어나는 바람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숙였던 고개를 들면 악마의 얼굴을 한 지승돈. 비명을 지르는 남녀. 무참히 살해된다. 피가 빗물에 씻겨 내려간다.
S#42. 경찰서
나형사 : 네? 네, 네. (백형사를 보고는) 지승돈이 탈옥을요?
발칵뒤집히는 경찰서. 비상출동하는 경찰서.
백형사, 대협의 책상을 바라보자.
나형사 : 어제 당직 서고 오늘 비번이라 안나옵니다..
그냥 획 나가는 백형사.
S#43. 감옥
지승돈의 독방안을 조사하는 백형사와 나형사. 참혹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는 간수.
지승돈의 독방 여기저기를 훑어보던 백형사, 한쪽 벽에 희미하게 그려진 다윗의 별을 쳐다본다.
손가락으로 별모양을 만져보는 백상호.
S#44. 웨딩샾 (낮)
자전거에서 내리는 선영과 대협, 웨딩샾으로 들어간다. 커텐 뒤에서 드레스를 갈아입는 선영.
소파에 앉아서 있던 대협이 TV속보를 통해 지승돈의 탈출소식을 듣는다.
커텐이 확 걷히면서 드레스를 입은 선영이 등장.
선영 : 짜잔! 나 어때?
커텐을 열고 나오는 선영의 눈 부신 모습, 그러나 대협은 TV속보 소식에 빠져 있다가 뒤늦게 건성으로 웃어 보인다.
선영도 곧 눈치를 챈다. 선영, 표정이 어두워진다.
이것이 마지막보는 모습이란 걸 까마득히 모르는체 아쉬운 작별을 나누는 두 사람.
대협 : 걱정마 곧 돌아올게...
선영 : (뭔지 모를 불안감에 사로잡힌 얼굴) 조심해...
S#45. 달식의 집 (낮)
달식의 컴퓨터앞에 앉아 동서양의 각종 예언서를 검색하고 있다.
모니터에 뜨는 기괴한 문자들과 문양들 그중에 다윗의 별도 잠깐 스쳐 지나가고.
달식, 우리는 알 수 없는 고어가 가득 찬 화면을 앞에두고 손가락으로 계산을 하며 따져본다.
달식, 골치 아픈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 표정.
달식 : 그 놈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어...
봉구 : 그럼 어떻게 되는데?
달식 : (계속 손가락으로 간지를 집으며) 햇갈리니까 조용히 해.
봉구, 옆에서 진지한 달식을 별일이라는 듯 바라본다. 달식, 모니터를 바라보며,
달식 : 예언이 실현되고 있어. 악마의 시간이 도래한거야. 분노의 힘으로 부활하는 악령의 기운이 검은 하늘을 뒤덥고
사람이 사는 마을 곳곳에서 붉은피가 넘쳐 흐른다. 그러나 이 혼돈의 탁류를 멈출자가 나타나리니 그는 선택받은 자.
......바로 내가 찾아야 하는 사람이지.
봉구 : 그 사람이 어디 있는데?
달식, 봉구를 귀찮다는 듯 한 번 쳐다보곤 다시 모니터의 글자들을 바라본다.
봉구,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봉구 : 근데 너 정말 이거 읽을 줄 아는거야?
평소같으면 봉구의 말에 발끈했을 달식. 들은척도 않고 뭐에 홀린 듯 모니터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다가 갑자기 모니터를 끈다.
달식 : (혼잣말처럼) 난 안 봤어. 난 몰라... 어제 그 불길한 그 징조, 본 적도 없고 악마가 부활한 것도 난 몰라.
난 모르는 사실이야. 그치?
봉구 : 봤잖아? 컴퓨터로 확인까지 했잖아.
달식, 자기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달식 : 아! 왜 하필 나냐... 난 아무 상관도 없는데...왜 하필 나냐구?
봉구 : 뭐 어쩌겠니? 니 말마따나 다 운명의 닭대가리라구 생각해야지...
달식 : (봉구를 쨰려보며) 싫어. 이번엔 절대 절대로 상관 안 할거야. 죽든 살든 지들끼리 알아서 하라그래. 난 상관 안 할거야.
봉구 : 그래, 그럼. 다잊고 내 제삿날이나 챙겨줘.
S#46. 검문소
비상경계령이 떨어진 서울시내, 도로에서 임시 검문을 실시하는 경찰들. 그 중에는 백상호와 나형사의 모습도 보인다.
뒤늦게 달려와 차에서 내리는 대협.
백상호 : 이봐 자넨 뭐하러 온거야? 들어가!
대협 : ....괜찮습니다.
백상호 : 괜히 걸리적거리니까... 들어가...
대협 : 전 건너가서 할께요.
도로를 횡단해 반대편에서 검문을 한다. 검문을 받기위해 대기하고 있는 차들. 곳곳에 교통체증 현상이 생긴다.
그 중에 젊은 남녀가 탔던 차의 모습이 보인다. 지승돈이 운전을 하고 있다.
지승돈이 탄차가 천천히 검문을 하는 백형사와 나형사의 앞에 멈춰선다.
나형사 : 잠시 검문 있겠습니다.
지승돈이 태연한 얼굴로 내미는 운전면허증을 쳐다보는 나형사.
나형사의 눈엔 지승돈의 얼굴이 죽은 젊은 남자의 모습으로 보인다. 경례를 붙이며 지승돈의 차를 보내준다.
백상호 역시 승돈을 쳐다보지만 승돈을 의식하지는 못한다.
지승돈 : (백상호에게) 남방이 멋지네요.
쳐다보는 백형사. 마주쳐다보며 웃는 지승돈. 스르르 차를 출발 시킨다.
지승돈의 시선으로 반대편에서 검문에 열중하고 있는 대협이 보여진다. 음흉한 미소를 짓는 지승돈.
멀어져가는 차를 쳐다보는 백상호, 검문을 받는 차들이 빵빵거리자 다시 검문하는데 열중한다.
달리는 지승돈의 자동차, 뒷좌석의 바닥에는 젊은 남녀가 무참히 살해되어 널 부러져 있다.
S#47. 마켓앞. (저녁)
앞에 길주차를 하는 달식.
달식 : 필요한게 뭐랬지?
봉구 : 치약칫솔. 그리구 정종이랑 생선.
달식 : 정종? 그건 왜?
봉구 : 내 제삿날이라 그랬잖아.
달식 : (가지가지 하네) 그건 니 자손한테나 얻어먹어야지.
봉구 : 알면서 왜그러니? 총각으로 죽은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달식 : 너, 다시한번 얘기하는데 죽은거야. 귀신, 귀신. 그러니까 죽겠는데, 죽고싶다, 그런말 하지마라, 이 귀신아.
딱지나 안끊게 잘지켜. (차에서 내리면)
봉구 : 같은 말을 해두 꼭 품위가 없단 말이지. 조상이 의심스런 놈이야 저거. (하는데)
옆으로 지나가던 견인차. 달식의 차를 발견하고 후진등을 켠다. 봉구. 으잉? 쳐다본다.
S#48. 드레스숖 앞
달식 슈퍼안으로 들어가려다 옆걸음으로 드레스 숍에서 나오는 선영의 모습 발견한다.
달식 : 재영아!
선영 : ? (돌아본다)
달식 : 어쭈 왠일이냐 니가. 해가 서쪽에서 뜰일이다. (찬거리 보며) 누구 생일이냐?
선영 : 실례지만 누구..세요?
달식 : 야.. 재영아. 나야 달식이.
선영 : 전 윤선영인데요.
달식 : 네? (그제야) 아! 죄송합니다. 아는 사람하구 닮아서. 정말 많이 닮아서.. 실례했습니다. (다시 꾸벅 인사를 하면)
선영 : (겸연쩍게 웃으며 다른쪽으로 간다)
달식 : (진짜 닮았네. 픽 웃으며 돌아선다. 서는데)
순간 영적으로 쉬-익! 불어오는 바람.
Flash-back> 꺄악!! 비명을 지르며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선영. 완전히 암흑.
흠짓. 깨어나듯 달식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면 벌써 저만치 가고 있는 선영. 그 주변으로 이상한 검은 기운이 따라가고 있다.
달식 본다.
S#49. 마켓앞. (밤) 길.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견인차. 이거 참 미치겠네 하는 표정으로 계속 시동을 걸어본다.
달식 아무것도 사지 않은채 세워놓은 차에 올라탄다.
봉구 : (쑥 차 안으로 들어오며) 왜 이렇게 오래걸려? 내가 꼭 이래야 되겠니? (하며 시커매진 두 손을 들어보인다. 그러다) 어?
칫솔은? 정종은?
달식 : (대꾸없이 시동을 걸고 출발한다)
출발하면. 견인차에 갑자기 시동이 걸린다.
운전수 이상하다 싶어 갸웃하며 살펴보다가 견인하려고 돌아보는데 이미 달식의 차는 떠난 후.
S#50. 달식차안
달리다 차 어느 지점에서 멈춘다. 그 옆에서 잔뜩 부어올라 앉아 있는 봉구.
봉구 : 여자한테 미쳐서 하나밖에 없는 친구 제삿날두 무시하구.. 정종 한병에 천금이 나가 만금이 나가. 매정한 놈.
달식 : ...
봉구 : 못된 놈.
달식 : ...
봉구 : (본다 보더니 체!하면서 사라져버린다)
달식 : ...
봉구 : (잠잠하자 다시 불쑥 나타나더니) 나쁜 놈!
달식 : (본다)
봉구 : (찔끔!)
달식 : 좀 조용히 할래. 나 지금 아주 불길하니까.
봉구 : 뭐..가?
달식 : 그걸 모르겠어. 그 다음이 보이질 않어. 그래서 불길하다는거야.
봉구 : (정말 같이 심각해져서 보는데)
톡톡톡 유리창을 두드리는 손. 봉식 엄마야! 놀라면서 돌아본다. 달식 돌아보면 교통경찰이다. 차를 빼라는 손짓.
달식, 얼른 무마용 웃음을 지어보이며 시동을 건다. 꺼림칙한 기분으로 다시 한번 올려다 보다가 출발한다.
S#51. 골목길(마켓일각)
코너를 돌아가는 선영. 선영을 쫓는 시선을 따라가면 승용차가 따른다.
승용차안에는 지승돈이 타고 있고 핸드폰을 누른다.
S#52. 검문소
핸드폰을 받는 대협, 놀라는 대협의 얼굴, 승돈이 전화를 건 것이다.
승돈 : 오랜만이야, 장대협.... 나, 기억 하겠어?
대협 : 지승돈!!!
승돈 : 그 의사선생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이... 보기 좋더군...
대협 : (놀라는 얼굴로) 너... 이 자식... 설마...
승돈 : 아직도 엉뚱한 곳에서 검문만 하고 있나... 똑똑한 줄 알았는데...
대협 : 너 설마...! 어디야? 지금 어딨는거야?
승돈 : 나? 손만 뻗으면 자네의 그 의사선생이 잡힐만한 곳에 있지. 장대협, 그 예쁜 의사선생이 과연 웨딩드레스를 입을 날이 올까?
대협 : 지승돈... 만약 선영이 한테 ..여보세요! 여보세요!
전화를 끊는 대협, 차에 올라탄다.
길 건너편에서 쳐다보던 백상호, 눈치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다.
S#53. 거리
핸드폰을 끄며 멀리서 선영을 지켜보는 승돈. 천천히 선영의 뒤를 따라간다.
자전거를 끌고가는 선영의 뒷모습이 마치 콧노래라도 부를 듯해 보인다. 모퉁이를 돌아간다.
자전거를 끌며 주택가 골목을 걸어가는 선영.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는 선영.
S#54. 웨딩샾 앞거리
웨딩샾 앞에 급정거를 하는 대협의 차. 튀기듯 웨딩 샾으로 뛰어 들어간다.
종업원 : 한 10분 전에 갔는데요.
S#55. 거리
거리를 뛰어가는 대협, 도로를 마구 무단 횡단하며 선영을 찾는다.
주택가 골목의 모퉁이를 빠르게 돌아가면 텅비어있는 골목에 자전거가 쓰러져 있다. 아직도 돌고 있는 자전거 뒷바퀴.
손잡이에 매달린 목걸이 형 팬던트에는 대협과 선영의 스티커 사진이 흔들거린다.
멍하니 서 있는 대협, 핸드폰이 울린다.
지승돈 : 자전거 바퀴는 아직도 돌아가?
대협 : 선영인? 선영인?
지승돈 : 역시 형사를 애인으로 둬서 그런지 제법 힘이 들더군.
대협 : (이를 악물며) 잘들어. 지승돈, 만약 선영이에게...
승돈 : (지지않고) 잘 들어야할 사람은 너같은데, 장대협!
S#56. 달리는 차안
입에 테이핑을 당하고 팔이 묶인채 옆자리에 타고 있는 선영. 몸부림을 치지만 꿈적도 않는다.
승돈 : 선영일 찾고 싶으면 그때 거기로 와! 우리 승원이가 죽은곳!
넌 똑똑한 놈이라 혼자 오리라 믿는다. 의사선생을 살리고 싶다면 말야...
대협 : 선영인? 선영인 어떻게 됐나?
승돈, 손으로 거칠게 선영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내자
선영 : 대협씨... 오지....
승돈, 퍽! 팔꿈치로 선영을 쳐서 기절을 시킨다.
승돈 : 자! 그럼....
전화를 끝는 승돈, 기절을 한 선영의 모습을 힐끗 보며 운전을 한다.
S#57. 골목
골목 어귀에 서서 전화를 받고 있던 대협.
대협 : 선영아! 선영아!
....휴대폰을 내던지며 포효를 하는 대협.
S#58. 골목길 (화원근처)
달식과 봉구가 선영이 납치된 골목에 나타난다.
봉구 : 여긴 도대체 왜 또 온거야? (선영의 자전거를 보고) 어라! 아까 그 색시꺼네...
심각한 얼굴로 주위의 기운을 느끼는 달식. 순간적으로 달식의 뇌리를 스치는 영상.
<인서트> 승돈에게 납치되며 비명을 지르는 선영의 모습. 불타는 자동차 안에서 애처롭게 대협을 부르는 선영의 모습.
자동차에 올라타는 달식. 미친사람처럼 혼자 뇌까린다.
달식 : 그 녀석이야. 그녀석이 악령이 씌여 나타난거라구. (차를 출발시킨다)
S#59. 달리는 차안
경광등을 지붕에 올리고 사이렌을 울리는 대협의 차, 퇴근길 차량들로 밀리는 도로에서 거북이처럼 느리게 전진하고 있다.
운전대를 잡은 대협, 갑자기 핸들을 꺽어 오른편의 소로를 뚫고나가 옆블럭의 이면도로로 접어든다.
신호를 무시한채 중앙선을 건너 좌회전을 시도하는 장대협 뒤엉키는 차량들 사이로
질주하는 대협의 차 대협의 얼굴에 강한 집념이 어려있다.
S#60. 폐공장지대
앙상한 뼈대만 남은 폐건물 차안에 묶여있는 선영,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승돈, 승원의 체취를 느끼려는 듯, 먼지 묻은 승원의 옷가지를 어루만지고 있다.
S#61. 도로
차를 모는 나형사와 백상호. 나형사, 백상호의 눈치를 살피며.
나형사 : 이번엔 반장님께서 잡으셔야죠?
묵묵히 정면을 쳐다보고 있던 백상호, 갑자기 나형사의 안면을 강타한다.
S#62. 폐공장지대
차에서 뛰어내리는 대협 그 모습을 바라보는 승돈.
승돈 : (선영에게) 의사선생, 당신 애인이 드디어 도착했어... 자 슬슬 파티를 시작해야지...
선영이 묶여있는 차에 휘발유를 뿌리기 시작한다.
S#63. 폐건물
권총을 빼들고 이곳저곳을 수색하는 대협 건물 모퉁이를 돌아서면 승돈의 차가 나타난다.
총을 겨누고 다가서는 대협 승돈이 차옆의 시멘트 기둥에서 나타난다.
대협 : 꼼짝마!
승돈 : 어허! 진정하라구.
차밑으로 손을 집어넣는 승돈.
대협 : 움직이지마! 선영인? 선영인 어딨지?!
천천히 손을 움직이면 그의 손에 휘발유통이 들려져있다. 냄새를 맡는 대협, 이미 한차례 휘발유가 뿌려져 있다.
몸이 묶인채 몸부림을 치는 선영의 모습이 차창 너머 나타난다.
그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대협. 두사람의 애절한 눈빛이 허공에서 부딪힌다.
대협 : 선영아! 조금만 참아... 내가 구해줄게 조금만 참아.
눈물을 머금은 선영의 눈동자.
지포라이터를 꺼내 뚜껑을 여는 승돈.
승돈 : 역할이 바뀌었지... 그때랑 말야. 넌 의사선생을 구하려하고..., 내가 그걸 막는다. 어때?
지포라이터를 켜드는 승돈. 대협, 긴장한채 총을 겨누며
대협 : 닥쳐!!
승돈 : 좋아. 그럼 의사선생이 죽든 말든 날 체포해 보라구 라이터불을 켠채 다시 한번 차에 휘발유를 뿌리는 승돈,
계속 몸부림 치며 빠져나오려는 선영.
대협 : 멈춰, 멈추라구.
승돈 : (계속 휘발유를 뿌리며) 어디 쏴 보시지?
계속 뿌린다. 몸부림치는 걸 포기하는 선영 휘발유 액체가 차창에 흘러 내린다. 그사이로 보이는 선영의 애닯은 얼굴.
대협 : 제발... 제발...
S#64. 폐건물 앞 -밤
폐건물 앞에 차가 멈춰선다. 차에서 뛰어내리는 백상호와 나형사 건물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S#65. 폐건물
승돈, 대협이 차 소리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빼앗기는 사이, 지포라이터를 던진다.
불이 붙는 자동차 확 불이 번지자 차안에서 놀라는 표정을 짓는 선영.
대협 : 안돼!
차로 달려가는 대협 그러나 차의 폭발로 뒤로 넘어진다.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리는 승돈.
안간힘을 쓰며 일어나는 대협.
대협 : 선영아! 선영아!
울부짓는 대협 눈물을 흘리며 승돈에게 총을 겨누는 대협. 깔깔거리는 승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는 대협.
대협 : 왜? 왜?
울부짖는 대협, 방아쇠를 당기려 하지만 차마 당길수가 없다. 이때 뛰어 들어오는 백상호와 나형사.
백과 나 : (동시에) 손들어!
깔깔거리던 승돈이 순순히 손을 든다.
승돈 : 자수하겠다. 쏘지마라. 자수하겠다.
달식도 뛰어들어온다.
백상호와 나형사의 눈에는 자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협의 눈엔 계속 깔깔거리는 승돈의 모습으로 보인다.
달식 : 안돼! 쏘면 안돼! 그잔 악령이 씌였어. 죽이면 안돼! 죽이면 죽일수록 더 강한 악령이 된다구...
그때 승돈의 길게 늘어진 그림자에서 악마의 모습을 발견하는 대협.
선영을 잃은 슬픔과 승돈에 대한 분노에 눈물을 흘리며 권총을 발사하는 대협.
백상호 : 안돼! 안돼!
달식 : 안돼! 쏘지마!
대협, 계속 쏘아댄다. 총에 맞아 휘청거리면서도 마치 그래주기를 바랬다는 듯 만족한 웃음을 띠우며 쓰러지는 승돈.
12발의 총탄을 계속 발사하는 대협. 총을 놓치는 대협, 무릎이 툭 꺽인다.
아뿔사하는 표정의 백상호와 달식.
S#66. 폐건물 마당
경광등을 번쩍이며 경찰차와 엠블런스가 도착했다. 허탈한 모습으로 지켜보는 과장. 백상호는 서장에게 귓속말로 뭐라고 한다.
선영의 시체가 담긴 들것이 나오자 매달리는 대협. 경찰들이 그를 말리며 경찰차에 태운다.
뒷좌석에 허탈하게 앉아있는 대협. 정복경찰이 옆에 타더니 그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다.
먼지를 일으키며 대협을 태운 경찰차가 출발한다.
S#67. 취조실
긴 테이블에 앉은 취조관들. 가슴에 모두들 ID카드를 달고 있다. 야비한 미소를 흘리는 비서실장.
작은 탁자 앞에 앉아 취조를 받는 대협의 허탈한 모습.
취조관들, 담배를 피워가며 커피를 마셔가며 대협에게 질문을 해댄다.
한쪽창문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때문에 먼지의 입자며 담배연기가 뭉실거리는 것이 보인다.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짓는 취조관들.
S#68. 유치장
넋이 나간 얼굴로 유치장 안에 앉아있는 대협. 덥수룩한 수염의 초췌한 얼굴, 지저분해진 셔츠...
슬그머니 나타나는 과장, 그뒤에 담당간부의 모습도 보인다.
당직 경관이 유치장문을 열어주자 들어가 대협의 옆에 앉는 과장. 꼼짝않고 그 자세 그대로 앉아있는 대협.
금연이라고 써붙여진 팻말도 무시한채
담배에 불을 붙인 뒤 대협의 입에 물려주는 과장, 불만에 가득찬 얼굴을 두손으로 쓸어내린다.
과장 : (호주머니를 뒤져 돈을 꺼내 당직경관에게 건네며) 가서 새셔츠랑 양말 좀 사다주게...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마주보는 당직경관과 담당간부.
취조관 : (발끈해서) 이봐요! 당신 우릴 뭘루 보루...
과장, 갑자기 담당간부의 멱살을 잡고 철창으로 밀어붙인다.
그 나이에 믿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힘으로 담당 간부를 윽박 지르며.
과장 : 내 부하를 이런 식으로 대접하는 건 참을 수 없어... 어서 당장 시키는 대루 하라구...
기세에 눌린 담당간부가 담당경관에게 눈짓을 하자 담당경관이 돈을 집어들고 나간다.
<시간의 경과>
새 셔츠로 갈아입은 대협.
과장 : 자... 그만 가지...
유치장을 나서는 두 사람.
당직경관이 군기가 바짝들어 유치장을 나서는 두사람에게 경례를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