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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은 것 같다. 2학기가 시작하면서 책을 한 권 사긴 했지만 읽진 않았다. 대신 이 책을 읽고 나니 한번 읽어 보고 싶다는 것을 느꼈고, 조만간 읽을 생각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이다. 가끔 이런 감수성을 자극하는 책을 읽어 다양한 감정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2009년에 영화로도 나왔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등장인물은 케이(철규), 크림(은원), 차주환, 임제나로 네 명으로 되어있고 차주환과 은원과의 결혼 과정을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관점에서 서술했고, 그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여 책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정말 짧았다. 차주환은 임제나와 약혼을 했지만 크림을 만나게 되면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크림의 적극적인 대시로 인해 차주환과 이어지게 되고, 임제나는 케이의 협박 아닌 부탁을 통해 파혼을 하게 된다. 결국 차주환과 크림은 결혼을 하게 되지만 크림은 자살을 하고 만다. 사실 크림은 케이를 사랑하고 있었다. 케이 역시 크림을 사랑했지만 그는 대장암 말기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고 크림을 거부한다. 케이는 그녀가 건강한 남자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해 차주환과 크림을 이어지도록 돕는다. 크림은 오래전부터 관심을 주지 않던 케이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다른 남자와 연애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케이의 대장암 소식을 알게 되고, 케이의 소원대로 차주환과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후 케이가 죽게 되자 크림은 충격으로 무언증에 걸리고 얼마 못가 자사을 하게 되는 슬픈 결말로 끝이 난다. 이 책은 내용 자체가 슬픔에 맞추어져 있어 글의 주제를 파악하기 쉬웠고 감정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네 명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각자의 사연에 맞게 생각도 계속 바뀌었다. 책의 앞부분에선 '왜 이렇게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뒷부분에선 '아~'라는 생각을 했다. 앞에서 헷갈리는 부분을 뒤에서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책 자체의 내용은 별로 없었지만 중간중간의 시, 편지 등 삽입 글이 있어 좋았다. 다음은 차주환이 크림을 짝사랑할 때 라디오에 보낸 사연이다. 그대는 아시나요 사랑은 가슴이 아닌 눈으로 보인다는 걸 그래서 사랑이 보이지 않을 땐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그대는 아시나요 사랑은 손이 아닌 눈으로 만져진다는 걸 그래서 사랑은 멀리서 바라볼 수만 있어도 행복해진다는 걸 그대는 아시나요 사랑은 머릿속이 아닌 기억 속에 저장된다는 걸 그래서 사랑은 머릿속에서 지우려 노력하면 기억 속에서 더 또렷하게 떠오른다는 걸 그대는 아시나요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제 선택이 아닌 하늘의 선택이었다는 걸 저는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하늘에서 내려준 저의 숙제였다는 것을... 이렇게 삽입 글이 중간중간에 있어 글을 읽을 때 등장인물의 감정을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책에 빠져들 만큼 집중도를 높여주었다. 사람을 얻었지만 마음을 얻지 못한 주환, 서로를 바라보기만 한 케이와 크림, 자신을 모르는 제나 모두 사연이 있고 안타까운 인물들이다. 그중에서 나는 케이에게 신선함을 느꼈다. 케이는 모든 행동에서 '나라면 과연 그렇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나도 만약 그런 상황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용기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산다는 것은 정말 큰 고통일 것이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결혼시키는 일에 대해서는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 케이를 보고 있으니 답답하면서도 정말 멋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선택의 중요성이다. 내가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바뀌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 등장인물들의 선택이 달랐었다면 결과도 바뀌었을 것이다. 어떤 선택이 맞는 것인지 모르지만 후회할 선택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