醉眠(취면)
당경(唐庚: 1071~ 1121)
북송(北宋) 미주(眉州) 단릉(丹陵) 출신이며, 자는 자서(子西)다.
문장과 문채에 많은 공을 들여서 화려함과 조밀함을 강조했다.
더불어 풍류를 곁들여서 쉬우면서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시를 주로 썼다.
세사(世事)에 무심하듯 통달한 삶을 살면서, 시를 지으면 끝없이 고민하며 거듭 퇴고를 하였다. 그의 시들은 자구의 정연함을 강조하고 세련되고 정밀한 힘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작은 ‘소동파(小東坡)’라 불렀다.
저서로는 『미산당선생문집(眉山堂先生文集)』이 있다.
산은 태고 같이 고요하고
山靜似太古 산정사태고
긴 해는 마치 소년 같구나
日長如小年 일장여소년
*小年: 짧은 일 년을 뜻함.
여태 꽃이 남아 있으니 취할만하고
餘花猶可醉 여화유가취
예쁘게도 새는 잠을 방해하지 않네
好鳥不妨眠 호조불방면
세상사 고락의 문은 항상 닫아놓고
世味門常掩 세미문상엄
*世味: 세상사 고락과 입신양명을 뜻함.
날 따뜻해지니 벌써 댓 자리가 편하구나
時光簟已便 시광점이편
*時光:가는 세월을 뜻하기도 함.
꿈속에서 자주 떠오르는 시 구절은
夢中頻得句 몽중빈득구
붓을 잡으면 또 생각이 나지 않네
拈筆又忘筌 염필우망전
*忘筌: 통발을 잊다 , 물고기를 잡고 나서는 통발을 잊어버린다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