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나무는 전문가용.
농사가 무식하고 성실한 사람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뭐든지 돈을 벌려면
힘들고 경력이 쌓이고 공부를 많이 해야된다.
농작물은 시행착오로 배우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다른 과수처럼 그냥 심었다. 되면되고
안되면안되고. 그랬더니 진짜 안된다.
20년동안 배나무 2개에서 수확한 게
사과크기에 대여섯개. ㅠㅠㅠ.
벌레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농약치기는
싫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알고보니 배나무는 나무 전정부터 다른 나무와 많이 다르다.
5년차까지 열매순이 달리는데
1년차 열매순 열매가 가장 좋다.
따라서 5년된 한줄기를 많이 만드는 게
좋다. 3년간격으로 새 줄기를 만들고
6년이 되면 교체한다.
큰줄기만 남기고 전지작업을하면
열매순이 너무 적어 상품이 나기 어렵다.
배나무 과수원처럼 그럴싸하게
전정을 한다. 내년엔 풍작을 기대하며
부푼 꿈을 꾼다. 하지만 모든 과수가
그러하듯이 병충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왠만하면 농약 치긴 싫다.
큰 산 넘어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헉 ㅡ. 배나무는 자가수정이 안된다.
다른 종류의 수정나무가 필요하다.
배나무가 아무리 많아도 배가 안열린다.
그래서 과수원에서는 인공수정(화접)을
한다. 비싼 꽃가루를 사서 일일히 인공수정을 한다.
또는 수분수를 곳곳에 심어 꿀벌의
도움을 받는다.
양평은 근처 야산에서 똘배 꿀벌이 수정시킨 것이다. 2그루밖에 안되고 꽃이 너무 적어 배가 너무 조금달린다. 낙과후엔 남는 게 없다.
배나무 한두 그루를 심는 아마추어는
실망할 수 밖에 없다. 다른 과수와 달리
배나무는 과수원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작물인 것이다.
배나무 가지 전정을 잘했고 그래서
꽃이 많이 피면 근처 야산 벌들의 도움으로 내년엔 배맛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