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인간 배아줄기 세포연구가 난치병 환자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국민 모두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고있는 가운데, 종교계는 그 연구가 생명윤리에 관한 문제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황 교수와 천주교의 정진석 대주교가 만나 배아줄기 세포가 생명이냐 아니냐를 두고 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황 교수는 성체줄기세포로는 안되는 치료할 수 없는 분야만을 연구하고 있으며 오직 치료용으로만 복제 배아를 연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진석 대주교는 황 교수의 헌신 노고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모든 연구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대담의 쟁점은 ‘배아를 생명으로 보느냐, 안 보느냐’에 집중되었다.
천주교에서는 수정이 이루어지면 그때부터 생명이라고 보지만, 황 교수측은 배아가 여성의 자궁에 착상돼 사람의 모습을 갖추는 단계부터 생명으로 본다는 것이다. 즉 “배아의 또다른 종류는 난자안에 있는 유전정보가 들어있는 핵을 제거하고 그 대신 줄기세포를 만들려는 사람의 살에서 빼오는 세포를 집어넣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천주교에서는 그것 역시 생명이 시작되는 순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 대주교는 성경 로마서 3장 8절의 “또는 그러면 선을 이루기 위하여 악을 행하자 하지 않겠느냐”를 인용하면서 배아줄기세포가 미래에는 복제인간의 출현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전했다. 즉 “할 수 있다고 해서 무엇이나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앞서 불교생명윤리연구소에서도 성명을 통해 “인간의 배아도 분명히 생명체인데 그 생명체의 가장 작은 단위를 인위적으로 죽이면서 출발하는 연구는 결국은 다른 생명을 손상하는 행위일 뿐이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개신교계에서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윤리적 시각에서 토론이 번지고 있다. 기독교윤리연구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교회와 사회위원회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 그 문제점을 다룬바 있다.
인간은 남녀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의존하고 사랑하는 가운데 새 생명을 얻게 된다. 생명은 실로 고귀한 것이어서 그 존엄성은 오직 유일무이(唯一無二)한데 있다. 만약 더 나아가 인간복제가 진행된다면 복제인간은 창조섭리에 정면으로 위반될 뿐만 아니라 생명경시 심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지금 우리사회는 막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언론이나 불치병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은 황교수의 연구가 하루 속히 더 진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올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에서도 인간배아를 일정기간까지 분열한 세포 덩어리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생물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생명의 단위는 세포이고, 그 세포가 생명의 주체라는 점에서 세포 역시 엄연한 생명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무병장수하기를 빈다. 또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기를 바란다. 즉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원한다. 그러나 종교인은 편하게 살아가는 길만이 전부가 아니다. 남을 위해서 희생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삶을 지내야 한다. 정부와 언론과 국민들이 성원한다고 해서, 불치병을 치료한다고 해서 생명윤리에 어긋나는 연구를 하는 것은 생각해볼 일이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는 윤리문제로 이의 연구에 멈칫 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황 교수는 정 대주교와의 대화에서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결코 중단할 뜻이 없음을 비쳤다.
윤리문제는 아무런 지적도 없이 난치병 극복이라는 목표와 경제대국이 될 기대만 높이려고 인간 생명체인 배아의 복제와 파괴를 진행한다면 인간의 생명은 자칫 실험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천주교 계통에서는 난치병 치료를 위해 성체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성체줄기세포란 사람의 골수 탯줄 혈액 등에서 얻을 수 있으며, 구체적 장기세포로 분화되기 직전의 원시세포를 말한다. 성체줄기세포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의료기관에서도 그 연구가 한창이다. 성체줄기세포는 윤리적 문제가 없고 안정성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을 두고 논의하는 문제라면 앞으로도 더 열띤 논쟁을 벌여야 한다. 종교계가 난치병 극복에 보다는 생명권을 더 존중하는 뜻은 종교 본연의 의무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자유로울 것이다. 물론 종교도 교리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좀더 여러 곳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