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
싸바이디~ 안녕하세요
컵자이 드~ 감사합니다.
라오스 인사말이 입에 익숙 해져 갈 즈음, 오늘이 며칠이지?
떠나온지 5일인데 날짜 개념이 없어진다.
그냥 잘 즐기고 있으니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카톡에 뭐가 왔는지, 문자가 왔는지
직장은 잘 돌아가는지 식구들은 잘있는지
그냥 그렇게 자전거 바퀴만 굴러가고 멋진 경치가 등뒤로 멀어져 간다

호텔에서 고추장 비벼서 아침으로 간편뷔페를 먹고
차량으로 60km를 달려 농부아팅주유소 까지 왔다.
라오스라이딩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파찌아 고원을 오르는 출발점이다
이 곳에서 부터 30km를 업힐 하기전 마음을 다지며 화이팅~
안전라이딩을 다짐한다.
얼마 안가서 까시(Kasi)라는 곳이 있는데 읍이나 면처럼 상당한 규모의 상가와 거리
주민들이 살고 있어 기억에 남았다.

오르고,
또 오르고...
중간 중간 마을이 있어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소리질러 반겨준다.
하이파이브를 손바닥 아프게 마주치기도 하고 부끄럼에 도망가기도 한다.
초등학생이하는 싸바이디~ 를 외치고
중학생 이상이면 가끔 파이팅~을 외치며 반갑게 응원해 준다.
학교 점심시간인가 학생들이 길을 걸어가거나 자전거, 오토바이로 우리와 같이
달리기도 한다.

이 한가로운 풍경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자전거 대열이 자연과 어울려 한폭의 그림이다.


가수 자전거 탄 풍경의 '빛'이란 노래를 흥얼거리며 두바퀴를 젖는다 아마 같이 달리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이랬을 거다
- 늘 함께있어 소중한걸 몰랐던거죠 언제나 나와함께 있어준 소중한 사람들 |
가끔식 내가지쳐 혼자라 느낄때 언제나 내게 힘이되준 사람들을 잊고 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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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지쳐 쓰러지지 말아요 실패뿐인 시간속에서도 당신은 혼자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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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내일을 생각하고 서로의 손을 잡아봐요 모두가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이 될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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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어떤것도 당신을 쓰러뜨릴수없다는걸 우린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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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손을 잡아요 그리고 하늘을 봐요 우리가함께만들 세상을 하늘을 그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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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죠 너무나 아름답죠 마주잡은 두손으로 우리 모두함께 만들어 가요 - |

민둥산 같은 산이 많다
사실 율무 밭이다. 온산을 율무재배한다.
귀가 길의 학생들도 뭘 먹고 길을 가는가 보니 율무를 까먹고 간다.

바나나 나무도 여기저기이다.
주인이 있을까 궁금해서 물어 봤더니 가까운데 사는 사람 아무나 먼저 따서 먹는사람이
임자란다. ㅎㅎ

거의 모든 도로는 중앙선이 없고 신호등은 수도 비엔티안 시내에서 두어번 봤다.
아스팔트 도로인지 그냥 신작로 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도로에 패인 웅덩이를 보수 한 곳이 여러곳 있었는데
물과 버무리지 않은 그냥 모래, 자갈 시멭트 약간을 섞어 다지지도 않고
대충 메꾸어 놓았다
비가오면 자동으로 굳어지나 보다

하~
자전거가 여전히 말썽이다.
라오스에는 자전거 전문 샾도 없고 그럴만한 기술도 없으니 답답하고
정비반장 이부장만 믿었는데 어쩔수가 없어
드르륵 체인 튀는 소리를 들을 때 마다 가슴이 드르륵 튄다.ㅎㅎㅎ

20km를 달려 남뻥너이 다리 근처 쉼터에서 간식을 먹는다.
남(물,계곡,강) 뻥(관,통,굴)너이(작은)의 뜻이다.
그 위에 군복입고 사냥 총매고 동네아자씨가 올라가던 큰다리는
남뻥은 같고 아이(크다)이다.
이 계곡이 산사태가 나서 온통 길이 엉망인데 대형화물차가 다녀서 온통 먼지범벅이다
오늘 동행하게된 현지운전기사가 게으름을 물리치고 열심히 호스로 물을 뿌려주지만
트럭이 휑하고 지나가면 말짱 도로묵이다.
간식으로 준비해온 그 유명한 '방비엥샌드위치'
먼지가 대수냐 맛있기만 하다.

산사태의 잔해

방치된 사고차량의 잔해
이 곳에서는 차가 고장나면 견인레키차가 없어 현장으로 정비하는 사람이 오고
부품이 없으면 또 가지러 가고 해서 몇날 며칠 언제 고쳐질지 하세월 이란다.

넘뻥너이 다리 부터 푸파찌야 (해발 1,840m)까지 9.7km를 경사도 12% 를 무릅쓰고
올라가야한다.
수없이 이어진 꼬불꼬불한 길은 그렇다 치고
급경사 고개를 돌아가면 또 고개가 있는 것은 여타 산의 업힐과 같다.
문제는 죽어라고 올라간 고개마루턱이 잠깐의 평평한 길이 없이 바로 12% 경사도로가
이어지는 것이다.
이 도로는 가장 잘못 설계된 도로의 가장 좋은 사례라고 한다.ㅋㅋㅋ
도로명도 기가 막히다.(4C)
DANGEROUS ROAD, SHARP ROAD

기어 레벨을 조정해 가며 말없이 업힐~
몸무게 타령 ㅎㅎ

아이고 어깨야~
파찌야 고원 2천미터가 가까워 지지 숨이 찬다.

안장 높이 피팅불량으로
비쭉 빼쭉 지그재그로 고생이네~

손차장 보다는 발차장으로 부르기로 했다.
몸무게 덜나가지, 젊지, 어렸을때 자전거경력으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
그래서 발차장~

1년 365일 중 아마 300일은 자전거를 타는 사나이.

히말라야 5천3백미터 라이딩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데...^^

저기 고원 꼭대기가 목표지점 !!
지친 자전거가 길위에 눞다.

인내를 가지고

결국 이겨내리라

아이고 다리야
엉덩이야
사람도 기진맥진
구부러진 도로 표지판도 넘어지려 비틀거린다.

내리쬐는 태양에 데이고 턱에차는 호흡은 거칠어지고
엉덩이는 불나고
결국 우리는 정신줄 놨다 ㅎㅎㅎ

고원이라 물이차다
아스스~차쳐




뱀사골 약수보다 낳은겨?

이게 뭔 지랄이여~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정상을 앞에두고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안전통제원인가 신호수인가 있으나 마나 멀뚱하니 서있기만 한다
포크레인 공사도 희한하게 한다.
경사지 아랫부분을 냅다 파버린다.
그리고 위에서 산사태처럼 쏟아져 내려오길 기다렸다가
덤프트럭에 흙을 퍼 담는다
우리가 자전거로 낑낑대고 올라가는게 누가 통제하지도 않고 쏟아져내려오는
흙더미에 놀래서 길가 한쪽으로 급히 피하다가 패달에 정강이만 찍혔다.ㅠㅠㅠ


우왓~~~
드디어 파찌야 고원, 푸파찌야 정상의 라스트 구간이다.
위험도로 라고 도로표지판을 세워놓았다.



아침부터 시작하여 30km를 계속 오르고 오후 2시반쯤 푸파찌야에 올라 만세를 불렀다.
정상에는 다수의 관광객들이 머물고 있었으며
우리의 라이딩을 부러워하며 태국사람들과 프랑스사람들이 우리의 자전거도 만져보고
기념사진을 요청하여 자기들의 사진기에 담아갔다.


라오스 라이딩의 하이라이트. 이곳을 오르느냐 못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정상에 오른 희열
영원히 기억하리라~~

힘들어 죽겠다더니 자전거는 벌떡 들 힘은 있었네

고원이라 온도차가 심해 추웠다.
배낭을 실은 현지운전기사가 어디가서 낮잠을 자나
차가 오지 않아 한참을 바람막이를 입지 못해 추위에 시달렸다
이럴 땐 폭탄주가 최고지
묵은지 갈비에 라면에 폭탄주 섞어 피크닉 식 점심을 먹었다.


푸찌야고원에서 내려본 저 아래 험산준령이 까마득하다.

긴팔로 추위 단속을 하고 다운힐,
하늘도 산도 시원히 뚫린 고원도로를 다운힐 8km를 한다

올라간 만큼의 거리를 가고 싶지만 브레이크 라이닝 생각도 하고
일정에 맞춰 파찌야공원 뽕동(PongDong)이란 동네에서
차량에 탑승하여 4C-4-13번 도로를 88km 달려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에 도착했다.

어둠에 묻혀가는 메콩강을 바라보며 루앙프라방에 들어왔다.
메콩 강의 항구도시로, 라오스 수도인 비엔티안에서 210㎞ 북북서쪽에 있다.
인구 6만의 프랑스풍의 도시로
세계문화 유산으로 선정되어 서양인들이 장기체류하는 낭만적인 도시이다.

메콩선센 뷰 호텔(Mekong Sunset View Hotel)에서 이틀간 머문다.
이름 그대로 메콩강의 일몰을 바라 볼 수 있는 호텔이니 얼마나 근사한가.
이곳의 건물들은 보존하기 때문에 세월의 역사가 장구하다
건물 지붕 측면에 언제 지었는지 표기되어있다.
1936, 1928. 이런식으로 100년이 되어가는 것이다.

루앙프라방 퍼스트 마사지 샆.
방비엥 고무나무고개를 함께 라이딩 했던 노창수사장의 업소이다.
사전에 라이더들이라고 연락을 해 뒀는지 매니져가 반갑게 맞이하고
마사지사들도 오늘 라이딩으로 하루 힘들었을 우리들의 하체를 정성껏
노골노골하게 풀어 주었다. 멍이 들도록~~~ㅎ

루앙프라방에서 한국식당 빅트리카페(Big Tree Cafe)가 유명하다
메콩강가의 몇그루 큰나무 앞에 식당이 있어 지은 이름이며
KBS 인간극장에 출연한 손미자(사진 중앙 ) 씨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마사지를 마치고 약간 늦게 도착하여서 영업종료시간에 지장이 되었으나
다양한 한국 음식을 정성껏 차려준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한국관광객들도 많이 찾아 갔으면 좋겠다.

200km 같은 38km의 라이딩의 하루가
메콩강가 카페에서 불빛을 바라보며 마시는 한잔의 술과
인생 이야기속에 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