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끝이 쭈빗,
등줄기에서 식은 땀이 주르르
온 몸이 경직되어 버렸다
아침에 잠시 tv를 보는데 10년 전에 잃어버린 딸을 그리는
한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다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잠시 딸아이가 5살 때,
울산으로 이사후에 얼마 지나지 않을 때였다
집앞에서 놀던 아이가 보이질 않아
아이의 이름을 무르며 온 동네를 헤집고 다녔는데
보이지 않은 아이,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이 실감이 갔다
작은 놈을 등에 업고 미친듯이 아이의 이름을 부러며
큰길로 나갔을 때,
왠 낮선 남자의 자전거 뒤에 오똑이 처럼 앉아 있는 내 딸,
아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그 아저씨가 남목에서 태워서 왔다니 ~~
그 작은 발자죽이 2Km를 넘게 아장 거리고 갔다니
아장거리든 그 아기는 자라서 벌써 30대 중반을 넘어선다.
그 때를 생각하믄서
손주들은 잃어버리는 일이 없어야 할낀데
하고 생각을 했는데...
예언적인 메세지인가?
생각의 마무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전화가 왔다.
오후10시 쯤 울산역에 도착할거라고~
감기 약 때문에 어지러워 하루를 쉬기로 하고
누워서 딩굴다
컴 앞에 앉았다 하면서 시간을 낚고 이있었다
열차를 탔나 하고 전화를 넣었더니 받지를 않는다.
도착 시간이 거의 됐을 때,
"엄마, 철영이가 기차타고 부산까지 가 버렸어요"
"우짜다가"
"울산차 앞시간에 부산으로 출발하는 차를 혼자서 타 버렸나 봐요"
"엥, 그래서~"
부산서 출발하는 차로 구미로 오는 중이란다
승무원이 데리고..... 얼매나 놀랬든지~~
자초지종 야기는 들어 보지도 못하고
한쪽으로 쿵캉거리는 가슴으로
또 한 쪽으로 안도의 한숨과 함께
내 입술에서 새어나온 말은 "주님 감사합니다~~"
한숨을 돌리고 난 뒤에 들은 야기인즉,
할머니집에 간다는 기쁨으로
어두워서 부산인지? 울산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차를 탔나보다. 글자를 알기 때문에 확인만했어도 안탈것인데...
동대구에서 승무원이 커다란 인형을 들고
앉지도 않고 서 있는 아이를 발견한 모양이다
승무원이 물어니 아빠 폰 번호을 알고 있어서
지 아빠 한테로 전화를 해서 연락이 왔고 역 대합실에서
미친듯이 찾아 헤메든 지 에미랑 연락이 닿았나 보다.
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애는 희멀건하게 잘 생긴데다...
아무 한테나 잘 따라요. 그래서 어릴 때 부터 잠시 맡겨도
울질 않아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이뻐했거든
이 늠 잃어버렸으면 지 에미 가슴에 멍들어
내 가슴엔 피 멍 들 뻔 했어요
손주와 나는 닭살 커플이거든
피 덩이 때 부터 품에 안고 키운 손주였거든 남다른 정이 들었어요
집으로 돌아 온 손주를 위해 기도를 해야 겠어요
하느님은 나를 너무 사랑하시나 봐~
내 눈에 눈물이 고일까 염려하시는 분인가봐~
유치원 쯤 보내면 아이가 다 큰줄 아나봐요
항상 손은 잡고 댕기고 한시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어서는 안되겠어요
미아가 발생하지 않게 가족, 모든 아이들 한테 관심을 ....
나 오늘 십년감수 했다~~
그늠..지금 쯤 집에 왔겠다
05. 10. 14. 돌아 온 손주
첫댓글 유치원 다니는 애를 혼자 기차 타게 한 엄마도 강심장?(혼자 해보는 것도 좋지만) 예전 경험이 있기에 더욱더 가슴 졸였겠네요 손자 상봉을 축하 드려요 내용을 리얼하게 쓰시는 멋쟁이 할미님을 떠올려 봅니다 뵈온적이 없는것 같아서---나도 머지 않았는데 참고 많이 할께요-- 손자가 너무 잘 생겼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저도 중학교때 서울 언니집에 놀러 갔다가 밤기차를 타면서 하동으로 가는기차를 타야 되는데 부산가는 기차를 타고가다가 마침 승무원이 표검사를 하다가 발견하고 천안역에 내려 무사히 목적지까지 올수 있었죠!!그때 승무원 말씀이 조금만 늦게 알았으면 부산까지 갔을거라고...
안 잃어 본 사람 잘 모를거예요. 잠시 전화하는 동안 없어진 아이, 옆집에서 놀고 있었는데도 눈앞이 캄캄하니 제아이로 안 보이더라고요. 동사무소에 달려가 직원과 한 바탕 (30분 정도 찾아보고 방송하라는 걸 고함 질렀더만, 동장님이 나오셔서 해 주라고...) 한 뒤 옆집 아줌마가 데리고 오셨더라고요.
고은 손주때문에 잠시지만 마음 조아리셨네요. 승무원의 자그마한 관심으로 가족들 품에 무사히 돌아온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보다 더 따스하게 안아주세요...
어제 김해공항에서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가 있어서...얼마나 짠하든지...저 애 인생이 오늘로 완전히 바뀌는구나..하고 열내며...경찰한테 빨리 방송하라고 재촉하는데...어디선가 나타난 그 애 부모...고맙단 말도 없이 실실 웃고 안고 가버리니..참..거시기하데요..할미님..큰일날뻔 했네요...
그래요 영웅씨도 애들 손은 놓지 말아요..항상 조심하구요
참 다행입니다....저도 성수를 잃어버린 적이있지요..경찰사이카를 타고 왔는데..어찌나 반갑고 고마운지....
이사가는날 이삿짐 풀고 있는데 아들이 없는거에요 .다섯살땐데.. 새로 이사온 집을 몰라. 그 자리에서 울고 있었고. 집 바로 두 블럭후 골목인데 그렇게 찾을땐 없든데 어두워지면서 찾았거든요 아이 잃어버린 ..그 담부터 두 아이들 에게 전화번호는 확실히 암기시켜 놓았습니다
작은애 유아세레를 받고 오다가 아들이 없어졌어요 놀라서 성당에 다시 가보고 파출소에서 아빠 전화번호 로 연락이 와서 바로 찾았지요 할미님 손주 근사한데요 아이 잃으면 하늘이 노랗지요
저도 어린청룡이 백화점에서 잃어버렸는데요. 초딩 2년 가슴에 이름표 붙여서... 백화점에서 방송하니 지하 음식 매장 떡 코너에서 아주머니가 데리고 있었어요.^^ 배 고플까봐 떡도 먹여주시고요.^^ 아이들 가슴에 이름표를 꼭 붙여주세요.^^
아이들걸음은 어찌그리 잰지..저도 한두번 잃어버렸다가 찾은기억이 있지요...얼마나 놀랬을까요?..제 가슴이 다 콩당 거리네요..앗찔하구요..우리 딸애들에게도 항상 당부 하지요..잠시도 한눈 팔지 말라구요..ㅎㅎ
정말 아이들 그 작은 발이 얼마나 빠른지 모르겠어요...놀랬을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네요...정말 옆에 있는 아이도 다시한번 잘 봐야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