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ystemclub.net/bbs/zb4pl5/zboard.php?id=free_board&page=227&sn1=&divpage=21&sn=off&ss=on&sc=off&select_arrange=hit&desc=asc&no=55933 이미 20년도 넘은 시기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글에 보면 왜 땅굴속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지도 나옵니다. 20년전이나 지금이나 한소리 또하고 참 무한루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번 읽어보시죠. 상당히 전문적이고 심도 깊게 다루었습니다. 월간조선 92년 8월호라는데 찾기가 애매해서 시스템클럽 글로 대신합니다. 92년도5회에 걸쳐 연재된 월간조선중에 8월호
벌써 10여년전에 월간조선은 국내의 전문가와 국내의 분석기관에 실망한 나머지 외국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초빙한바 있습니다.
[월간조선8월호에 실린기사]
김천환씨 집 앞에서의 시추는 1988년 9월부터 시작됐다. 9월 28일 부터 3일간 해머링 시추(8인치 구경)로 110m를 뚫었다. 당시 金大仲씨 는 지하 70m 굴착지점에서 지하공간이 막히는 현상을 감지했고 지하 107-110rn 통과시 기존 암층보다 굴진속도가 3배 가량 빨라졌다고 주장한다. 金大仲씨는 당시 시추지점이 땅굴의 막장과 20m 정도 떨어 진 곳이라고 추정했었다.
이 시추에서 민간인 탐사자들은 지하에서 시멘트 성분을 떠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해 10월 민간인들은 먼저 시추한 지역과 같은 축선 상에 두개의 공을 더 뚫었다. 이 곳에 땅굴이 있다고 확신한 민간인들은 89년 3월부터 다시 작업 을 시작, 90년 4월까지 네 구멍을 더 뚫었다. 89년 3월의 작업은 지층 의 단면을 떠내는 코아링 시추였다. 코아링 작업을 하는 동안 88년 9 월에 뚫어 놓은 시추공 속에 청음기를 처음 집어넣어 문제의 사람 소리를 녹음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소리가 88년에 시추한 3개의 시추공 가운데 어느 곳에서 녹음된 것인가에 대해 민간인 탐사자들은 정확히 구별해 놓지는 않았다.
사람 소리가 잡혔다는 후평리 김천환씨 집 앞 텃밭은 생생한 지하 기계음 등 여러 가지 징후로 볼 때 시추공이 땅굴에 가장 접근했던 지역이라면서 북한 땅굴이 발견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라고 민간 탐사자들은 주장해 왔었다. . 후평리 사람 소리의 정체를 밝히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복수의 대화자들이 있던 공간이 지상이냐, 지하냐, 개방공간인가, 땅굴 같은 폐쇄공간인가 하는 문제이다.
월간조선 취재반이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 외국의 음향분석 전문가 를 찾아나선 이유는 그동안 우리가 상대했던 국내의 일부 분석기관과 일부 전문가들에 대해서 크게 실망했기 때문이었다. 지하음에 대한 과학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그들의 지식은 너무 피상적이었고 너무 자신이 없었으며 너무나 군대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았고,그래서 신뢰가 가지 않았다. 조선일보와 제휴 관계에 있는 일본 마이니치 신문 사회부의 한 기자 에게 부탁하여 일본의 전문가를 소개받았다. 그 일본 기자가
「세계적인 음향 전문가」라고 말하면서 소개해 준 사람은 마침 서울에 관광차 와 있었다. 지난 6월 26일 오후 취재반은 서울 남산 기슭의 타워호텔로 그를 찾아갔다. 유창한 영어로써 우리를 맞은 그는 서양 사람같은 개방적이고 활달한 분위기를 풍겼다.
스즈키씨의 화려한 경력
스즈키 마쓰미(51세)씨는 전자공학 박사 및 의학박사(성대 전문) 학위를 갖고 있다. 성문(聲紋)이란 말을 처음으로 만든 그는 일본 경찰청의 과학수사연구소를 거쳐 지금은 일본 음향연구소장으로 있다.
KAL007편의 점보기가 소련 요격기의 미사일을 맞았을 때 조종사가 보낸 마지막 구난 메시지를 분석했고 아키노가 마닐라 공항에서 암살 되었을 때 텔레비전 기자들의 비디오 카메라에 잡힌 총성을 분석하여 권총의 종류와 발사자의 위치를 알아냈으며, 金賢姬의 일본어가 일본인의 일본어 발음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밝혀냈고, 미국가수 내킹콜이 생전에 불렀던 노래 「언포게터블」과 딸의 가창을 음향적으로 합성하여 세계적인 히트곡으로 부활시키기도 했다.
스즈키씨에게 민간인 탐사자들이 녹음한 여러 지하음의 표본 테이프를 들려 주었다. 그는 후평리 지하에서 녹음되었다는 사람 목소리를 듣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망치 같은 것으로 벽을 치는 소리로 미루어 벽이 대단히 단단하다. 그 소리 메아리의 왕복시간으로 짐작건대 이 공간의 폭은 대충 6m 이내인 듯하다. 이소리가 지하에서 녹음된 것인지,지상에서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개방된 공간인지 폐쇄공간인지는 알 수 있는데 터널 같은 폐쇄공간인 듯하다. 』
스즈키씨는 즉석에서 아주 명쾌하게,그리고 자신있게 말했다. 폐쇄 공간-여기서 취재반은 또 하나의 실마리를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 취재반은 그에게 표본음 테이프를 건네주고 분석을 의뢰하였다.
스즈키는 표본음 테이프를 원래 테이프의 제1차 복사본으로 해줄 것 을 요청했다. 그 열흘 뒤인 7월 5일 스즈키씨는 일요일인데도 국제전 화를 통해서 우리 취재반에서 분석결과를 설명해 주었다. 우리쪽에서 질문이 쏟아지고 설명이 길어지자 스즈키씨는 대뜸 「서울에 가서 설명해 주겠다. 오늘 밤에 당장 서울에 도착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다음날 그는 음향분석표 뭉치가 든 가방을 들고 취재반을 찾아왔다. 코리아나 호텔의 한 방에서 우리 취재팀 3명,그리고 민간인 탐사자 대표 정지용씨는 이 세계적인 음향분석가와 함께 종일 작은 세미나를 가졌다. 스즈키씨는 녹음 상황에 대해서 정씨에게 자주 질문을던졌다. 결론이 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돌아가서 다시 실험을 해보겠다」고 했다.
그는 또 점심식사 때는 삼성물산의 광산 전문가들과 자리를 함께 하여 굴착과 갱내 상황에 대해서 꼬치꼬치 물어보는 등 과연 세계적인 전문가 답다라는 느낌이 들게금 열의를 가지고 문제의 핵심에 정면으로 접근 하는 것이었다.
그의 음향분석은 국내의 연구기관에서 한 것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심층적인 것이었다. 국내 연구기관의 지하음 분석이 1차원적인 것이 라면 스츠키씨의 그것은 3차원적이었다. 그는 일본에서 분석할 때 모형 실험도 하여 정확을 기했지만 『거의 틀림없다』 『이건 추측 이지만‥‥」 「모르겠다」 『다시 실험해 보겠다」 식으로 자신의 판단에 대해선 신중하면서도 명쾌한 표현을 했다.
스즈키씨가 가장 신경 써서 분석한 것은 「후평리 사람 목소리」 였다. 그는 우선 이 사람 목소리가 녹음된 공간을 자신있게 추정하였다. 『이 주파수 분석표에서 알 수 있듯이 망치 같은 것으로 벽을 칠 때 메아리가 생겼다. 한 메아리는 왕복 시간이 0.33초인데 이 공간의 온도가 섭씨 4도라고 가정하면 녹음마이크에서 약 36m 떨어진 곳의 벽에 부딪쳐 돌아온 것이다. 그 벽의 반대편으로는 트여 있다.
다른 메아리는 왕복시간이 0.022초 혹은 0.044초인데 0.022초의 경우 3.77m, 0.044초의 경우 7.54m로 계산된다. 즉 이 공간의 폭과 높이는 3.77×3.77m 혹은 3.77×7.54m 둘 중의 하나이다. 오차범위는 10%이다,」
막장이 가까운 터널 모양
스즈키씨는 이 공간이 3.77×3.77m(또는 7.54m)의 땅굴모양이며 36m 떨어진 곳에 막장이 있고 그 반대쪽으로 계속 뻗어 있는 갱도 모습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제2,제3땅굴은 2×2m). 이 사람 소리가 녹음되었다는 후평리 땅굴축선을 조사했던 金大仲씨는 1989년 당시에 「2.5×2.5m의 땅굴인데 막장이 20∼30m 남쪽에 있다』고 추정했다는 사실이 당시의 탐사 기록에 남아 있다.
김씨와 스즈키씨는 우연하게도 비슷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스즈키씨는 「망치로 벽을 치는 충격음은 매우 크다. 녹음 마이크로 부터 수m∼수십cm 떨어진,아주 가까운 벽을 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 녹음마이크는 어디에 있는가. 이에 대해 스즈키씨는 두 가지 추정을 했다. 마이크가 이 공간 안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와 마이크가 벽 바로 뒷편 바위 속에 들어 있되 바위층 내의 틈(크랙)을 통해서 땅굴 모양의 공간과 연결돼 있는 경우가 그것이다. 마이크가 크랙이 없는 치밀한 바위 속에 들어 있다면 기계음은 잡을 수 있지만 사람 목소리는 잡기 힘들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스즈키씨는 또 사람 목소리가 400헤르츠에서 공명한다는 점을 들어 마이크는 길이 40∼50cm의 용기 안에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민간인 탐사자들이 쓰는 청음기는 길이 45cm 가량의 구리 파이프 안에 마이크를 넣은 것이다. 스즈키씨가 그것에 관한 사전지식 없이 추정한 용기의 크기는 실물과 일치하였다. 스즈키씨는 우리 취재반이
「이것 만지면‥‥ 감전되지(Igutmangimyon‥‥gamjundoiji)라고 판독한 대화 중에서 g,m,a,g,i,g,m,i,d 음이 검출되었다고 했다. 그는 또 인간의 목소리를 구성하는 세 가지 주성분(Formant) 가운데 Fl, F2 성분은 검출되었으나 F3성분을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F3성분은 용기나 바위를 통과하여 녹음 마이크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여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스즈키씨는 이어서 서울근교 시추공 지하 l00m에서 김대중,김천환 씨가 지난 6월 16일에 녹음했다는 선명한 갱차음에 대한 분석결과를 설명하였다. 그는 『바퀴의 구르는 속도가 약 1초 사이에 두 배로 빨라 지는 것이 특이하다」고 했다. 갱차음이 바위를 통해서 들린 것인지
공기를 통해 들린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명확한 판단을 위해서 일본으로 돌아가 실험을 해보겠다고 말했다(실험 결과, 바위를 통해서 전달된 소리는 아님이 밝혀졌다는 통보를 해왔다. 그러나 바위층의 크랙을 통해서 전달된 소리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녹음마이크는 음원(音源)으로부터 수m 이내에 있는 것 같다는 견해였다.
굴착기 추정 소리도 기계음 판명
스즈키씨는 바퀴가 레일 이음새를 지날 때 나는 소리의 메아리를 잡아내 이 소리가 난 공간의 크기를 3.77×3.77m(혹은 7.54m)라고 계산하였다. 즉 사람 목소리가 녹음되었다는 후평리의 지하공간과 똑같은 크기의 갱도라는 얘기 였다.
사람 소리와 갱차음이 조작이 아니라면 김포반도의 북쪽(후평리)과 서울근교 지하에 같은 규격의 땅굴이 뚫려져 있다는 얘기가 된다. 같은 크기의 굴착기를 썼기 때문인지, 작업지시의 내용이 같았기 때문인지‥‥ 정지용씨가 1991년 8월 29∼30일에 경기도 연천군 구미리의 시추공 안에서 녹음했다는 두 가지 소리는 스즈키씨에 의해 모두 원동기음으 로 분석되었다.
정씨는 이 두 가지 소리가 녹음될 당시 군인 세 명도 입회하여 함께 들었다고 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이 기계음은 지하작업음이란 얘기가 되고 지하작업음의 주인공이 누구였던가 하는 문제가 남게 된다. 첫번째 소리는 물과 돌가루를 섞어서 파이프를 통해 세차게 내뿜는 듯한 것으로 그 흐름의 가운데를 작은 돌이 구르는 듯한 느낌을 주고있다.
이 소리는 1초당 1.76회씩 규칙적으로 회전하는 기계에서 나온 것 으로 분석되었다. 두번째 소리는 「웅-」하는 높은 소리가 별다른 높낮이 없이 계속되는 것이다. 스즈키씨는 이 소리의 발생처는 전동 모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민간인들이 「김포 후평리 32호공」이라고 이름 붙인 시추공 내 지하 l00m에서 1990년 10월 27일에 녹음했다는 소리도 스즈키씨에 의해서 「100헤르츠의 기본 주파수를 가진 회전체의 소리」라고 분석되었다.
이 기계음을 들었던 한국의 굴착 기술자들은 『소형 자동굴착기 소리다」 고 했는데 스즈키씨는 「송풍기 소리 같기도 하다』고 했다. 이 소리는 한국표준연구원에 의해서도 기계음으로 분석된 바 있다. 스즈키씨는 『음원은 비교적 멀리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바위를 통과한 브레커음인 듯
민간 탐자자들이 서울근교의 시추공 내 지하 l00m에서 녹음했다는 「따-따-따」소리는 기관포의 연속사격 소리와 흡사하다. 스즈키씨는 이 소리에 대해 「지하에서 들려온 기계음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기 브레커가 바위를 깨고 있는 소리로 보인다. 원래의 소리가 암반을 통과하면서 변질되는 과정이 이 분석표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음향분석표를 보면 바위가 부서지는 과정까지 판독할 수가 있다. 즉 소리가 단단한 바위-->무른 바위(바위가 무너질 때)-->단단한 바위 (새로 드러난 바위)의 차례로 통과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기계의 회전수는 초당 10회. 전문가들에게 이 소리에 대해서 자문을 구해 보았더니 프로의 작동솜씨라는 평가였다. 」
스즈키씨도 많은 음향전문가들처럼 「소리 분석만으로서는 지하 기계음인지, 지상 기계음인지 알기가 어렵다」는 태도를 견지했으나 이전기 브레커 소리에 대해서만은 거의 단정적으로 지하기계음이란
판단을 했다. 민간탐사자들이 서울 근교 지하작업장 부근의 바위층에 구멍을 뚫고 마이크를 집어넣어 브레커 소리를 녹음하는 날조를 하지 않았다면 이것 또한 땅굴의 존재 가능성을 높여 주는 분석결과이다. 이 브레커 소리가 났다는 시추공은 갱차음이 잡혔다는 바로 그 시추공 이기도 하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같은 시추공 내 청음기에서 녹음 됐는데 왜 갱차음은 바위층을 통과한 소리가 아닌 것(크랙을 통과한 음일 가능성은 있음)으로 분석되고 브레커음은 바위층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는가, 브레커음이 녹음된 지 1년 8개월 뒤에 갱차음이 잡혔는데,혹시 그 사이에 이 시추공 주변 바위층에
굴착·착암의 영향으로 크랙이 새로 생겼던 말인가.아니면 갱차음이 다른 곳에서 조작된 것이란 뜻인가. 월간조선 취재반은 이 의문에 대한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 지하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소리 현상은 『이것이 진실이다」하는 판정이 불가능하고 『이것일 가능성이 높다』 또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식의 추정만 가능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김포 후평리의 시추공과 연천군 구미리 시추공에서 민간인들이 녹 음했다는 「삑-」하는 소리는 쇠와 쇠의 마찰음처럼 들린다. 호루라기 를 세게 부는 소리와 비슷한 이 소리에 대해 민간 탐사자들은 시추기 의 선단에 달린 분쇄기의 날을 갈아 주는 그라인딩 소리라고 주장했었다. 스즈키씨도 쇠와 쇠의 마찰이란 데는 동의했으나 주파수가 0.43초 사이에 0에서 3k헤르츠까지 높아졌다가 거기서 정지해 버리는 것으로 미뤄 스크류 드라이버가 아닐가 하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조작이냐, 땅굴이냐」로 좁혀지다
스즈키씨는 또 이 소리는 지상에서 녹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 했다. 이에 대해 동석했던 정지용씨는 『이 소리는 경기도 연천군 구미 리 시추공에서 曺모 대령(당시 부사단장) 및 宋모 소령과도 같이 들었 다」고 반박했다. 우리 취재반이 나중에 曺모 대령에게 이 소리를 들려 주면서 확인해 보았더니 「그 때 들었던 지하 소리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후평리 시추공 내에서 녹음된 고압전기 유도음으로 추정된 소리에 대해서 스즈키씨는 『고압선 근방에 마이크가 놓여 있을 때 녹음된 전기 유도음일 가능성이 높으나 민간인들이 쓰는 그런 마이크에는 유도음이 녹음되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마이크를 깊이 내리면 그 소리가 잡히다가도 얕게 감아올리면 중단되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이 소리를 땅굴 속으로 들어온 고압선에서 나는 소리 라고 반박하였다.
민간 탐사자들이 경기도 동두천시, 의정부, 연천군 부근의 시추공 내에서 여러 번 녹음했던 「쉬-빠지직 쉬-빠직 빠직」 하는 소리에 대해서 그들은 굴착기계음이란 주장을 했었다. 이에 대해서 스즈키씨는 는 『기계음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녹음기 및 마이크에서 생긴 잡음 인 것 같다. 마이크나 선에 습기가 들어가면 그런 소리가 많이 난다』 고 말했다.
스즈키씨는 종일 계속된 이 날의 설명회에서 사람 소리 이외에도 갱차음, 파이프에서 물과 돌조각이 뿜겨져 나오는 소리, 자동굴착기 (추정) 소리, 전기 브레커(추정) 소리, 전등모터(추정) 소리, 스크류 드 라이버 소리 등 여섯 가지 소리를 기계음이라고 단정하였다. 그 가운 데서도 특히 전기 브레커는 바위를 통해 녹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민간인들이 녹음한 소리가 기계음이냐 자연음이냐 하는 논쟁은 의미가 없게 되었.다. 민간인들의 녹음 테이프에 실려 있는 기계음은 조작인가,아닌가 하는 문제만 남았을 뿐이다. 조작이 아니면 땅굴문제의 본질은 좀더 간단해졌고 이제 우리 취재반은 한 걸음 더 진실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실험 :크랙을 통해서만 사람소리 녹음 가능
민간인 탐사자들의 청음기에 의해 녹음됐다는 사람 말소리를 분석 하던 취재반은 한 가지 의문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이 청음기가 사람 소리를 녹음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길이 40∼60cm 지름 2인치의 동관에 둘러싸여 있는 마이크가 지하 l00m의 단단한 바위층 속에서
사람소리를 잡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일본인 음향학자 스즈키씨의 분석에 의하면 후평리의 사람 목소리 는 구리관을 통해 녹음된 것으로 판정은 났지만,우리 취재반은 청음 기를 통해 사람 말소리가 어떻게 녹음이 되는가를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직접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7월 9일 오전, 취재반은 金大仲씨가 청음장치를 해놓은 서울근교의 한 시추공으로 가서 그 곳의 청음기를 빼내 가져왔다. 동파이프 ,전선 (110m가량) ·녹음기(도시바 제품)를 한꺼번에 옮겨왔다. 실험장소로는 조선일보 별관 지하 3층 기계실을 택했다.
첫번째 실험은 △ 동파이프를 허공에 세우고 그 앞에서 말을 해보는 것, △ 동파이프를 밀폐된 방 속의 벽면에 대고 그 벽을 향해 말을 해보는 방법을 택했다. 시추공이 땅굴을 관통한 상황을 가상한 것이었다.
허공에 세운 동파이프 앞에서 소리를 질러본 결과 녹음이 되지 않 았다. 동파이프를 벽에 대고 벽면을 향해 소리를 지르자 말소리가 약하게 녹음이 됐다. 일단 매질(벽)의 진동을 통해 소리가 녹음된다는 것은 확인했됐으나 후평리 사람 소리보다 너무 약했고 음색도 달랐다,
실험장소는 보일러 기계실이었고 기계음이 들리는 곳이었다. 기계실 속의 허공에 뜬 동파이프를 통해서는 이 기계음이 전혀 녹음되지 않았다. 그러나 벽면,천정에 청음기 동파이프를 갖다 대면 기계 진동 음이 녹음되었다.
이 실험에 의해 이 청음기가 땅굴을 관통하여 실내에 노출된 상황 에서는 사람 목소리가 녹음되기가 불가능하지는 않으나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이 청음기는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사람 소리보다 바위와 벽 같은 매질의 진동을 따라 전달되는 사람 소리를 더 잘 잡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취재반이 실험실로 사용한 방은 세 곳.세 방을 돌면서 앞의 실험을 되풀이해 본 결과 낮고 좁은 방에서의 녹음 상태가 가장 좋았다.
크랙의 문제
다음 실험은 물 속에서의 녹음 상황을 연출했다. 통상 청음기는 시추공 내의 물 속에 잠겨 있다. 이 실험은 시추공이 크랙이 없는 바위 층 속에 있는 경우 그 시추공 내에서 청음기가 바위와 물을 통과해 오는 사람소리를 잡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을 밝히려는 것이었다.
높이1m쯤의 플라스틱 통에 물을 담고 동파이프를 물 속에 띄운 채 통의 외부표면을 망치로 쳤고 다음엔 청음기 동파이프를 물통 속의 바닥에 닿게 한 뒤 통의 외부표면을 망치로 쳤다. 후자의 경우가 더 크게 녹음됐다. 통 바깥에서 소리를 질렀을 때는 녹음이 되지 않았다.
취재반은 이어서 시추공이 크랙(틈)을 통해서 땅굴 내부와 연결된 상황을 연출했다. 물통 속의 청음기를 1.2m 정도의 기역자 쇠파이프 에 끼워 넣었다(그림 참조). 수면 바깥으로 나온 파이프(크랙의 역할) 를 통해 얘기를 하자 그 말이 물 속의 파이프를 통해 동파이프로
전달됐고 다시 그 속의 마이크에 잡혀 녹음됐다. 사람 소리가 바로 물에 부딪치면 수중청음기에 잡히지 않으나 집음기 역할을 하는 쇠파이프를 공명시키면 쇠파이프 벽면을 따라 진동음이 청음기로 입력된다는것이 밝혀졌다.
다음은 길이 3m의 2인치 구경 PVC 파이프에 청음기의 구리파이프 를 끼워서 실험해 보았다. 파이프입구를 향해 직접 소리를 지르자 앞서와 마찬가지로 녹음이 됐다. 그 다음엔 PVC 파이프 끝을 벽에 가까이 가져 간 뒤 그 벽을 향해 소리를 지르자 그 소리도 녹음이 되었다. 청음기를 물 속에서 공기 중으로 꺼내서 실험해도 녹음이 되었다. 결국 크랙의 역할을 대신한 PVC관을 통해 사람 소리가 녹음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사람 소리가 녹음되려면 상당히 큰 소리로 고함을 치다시피해야 한다. 스즈키씨에 따르면 후평리 사람 목소리는 아주 큰 소리라고 한다. 취재반은 주변에 기계 돌아가는 소리 같은 소음이 심해 대화자들이 목청을 높인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보았다. 취재반은 처음엔 청음기가 땅굴 속을 관통했다는 추정을 해보았으나 실험 결과 동파이프가 굴속으로 들어가 허공에 뜬 상태가 되면 사람 소리의 녹음이 어려워진 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실험을 통해 얻은 판단은 조작이 아니라면 후평리 사람 소리를 잡은 청음기는 굴을 관통하지 않았고 땅굴 가까이까지 접근한 시추공 내에서 땅굴 내부로 이어지는 크랙을 통해 사람 목소리를 녹음했으리 라는 것이었다,
스즈키씨도 일본으로 돌아가 실험을 해 본 결과를 국제전화로 알려왔다. 너비 1cm 정도의 크랙이 7m길이로 나 있을 경우, 이 크랙이 90도 이상 으로 휘어지지 않으면 이 크랙을 통해서 사람 목소리의 녹음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또 두 사람으로 추정되는 대화자들이 마이크에서 아주 가까운 한 장소에 머문 상태에서 대화한 것이 녹음된 것이란 새로운 사실도 알려 주었다.
그러면 지하 바위층엔 크랙이 어떻게 분포해 있을까. 취재팀은 국내 굴지의 아연광을 갖고 있는 영풍광업소의 鄭寬伊 부장의 의견을 들었다. 「어떤 암반이든 굴착을 하다 보면 곡 바위충에서 크랙이 나옵니다. 크랙이란 게 사람 몸의 실핏줄 같이 바위면 곳곳에 드러납니다. 」
-크랙의 빈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딱 집어 말할 수 없으나 한 갱도의 막장면을 기준으로 10∼20개 정도가 평균치 입니다. 」
-크랙의 방향성은 있습니까?
『없습니다. 크랙의 크기나 길이도 다 다릅니다. 분명한 것은 모든 암반에는 크랙이 있고 그 곳을 통해 지하수가 빠져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갱도 굴착 때 배수로와 굴의 기울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입 니다. 』 |
첫댓글 매우 의미있는 자료이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