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BS1 <예썰의 전당> [17회] 햄릿이 묻다. ‘사느냐 죽느냐’. 2022년 08월 28일 방송 다시보기
✵ 예썰의 전당 열일곱 번째 주제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백미,
질투와 의심으로 가득 찬, 오셀로
어리석고 교만에 빠진, 리어왕
교활한 야망가, 맥베스
끊임없이 고뇌하는 자, 햄릿
‘햄릿’ 영국이 낳은 대문호 셰익스피어. ‘햄릿’은 셰익스피어가 쓴 4대 비극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덴마크 왕자 햄릿이 아버지를 죽인 숙부를 향해 복수를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다룬 ‘햄릿’은 집필된 지 4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특히, 주인공 ‘햄릿’의 고뇌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는데. 예썰 박사들과 함께 고뇌하는 인간 ‘햄릿’을 만나보자.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예썰 하나. 무엇이 오필리어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가,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 1829-1896)〈오필리아(Ophelia)〉,
1851-1852, 캔버스에 유채, 76.2×111.8cm,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 꽃말 : 수양버들/ 버림받은 사랑, 팬지/ 공허한 사랑, 제비꽃/ 젊은 날의 죽음, 양귀비/ 깊은 잠.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고,
공허한 사랑에 괴로워하다
젊은 날에 죽음을 맞이해서
깊은 잠에 빠지다
명화를 통해 다시 읽는 ‘햄릿’! 꽃으로 둘러싸인 채 물 위에 누워있는 여인의 그림. 19세기 영국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가 그린 이 여인의 정체는 ‘오필리어’이다. 그런데 사실적이고 아름다운 묘사가 돋보이는 이 작품이 충격적이게도 오필리어가 죽어가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는데. 오필리어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는 다름 아닌 그의 연인 ‘햄릿’. 오필리어에게 어떤 비극이 일어났던 걸까?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어와 함께, 19세기 낭만주의 미술의 거장 들라크루아가 그린 햄릿 삽화 등 명화를 통해 햄릿을 새롭게 읽어본다.
✵ 예썰 둘. 우유부단함의 대명사 ‘햄릿’,
"만일 네가 진실로 아비를 사랑했다면
살인자에게 원수를 갚아다오"
"하지만 복수를 위해
네 마음을 더럽히지 말고"
"마음으로라도
네 어미를 해치지 말아라!"
〈햄릿〉 1막 5장 중
그가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은? 복수를 결심하고도 계속 고민하는 햄릿은 우유부단함의 대명사로 불린다. 그런데 햄릿이 이렇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햄릿은 유령이 된 아버지를 만나 복수를 부탁받지만, 아버지가 덧붙인 ‘이 말’ 때문에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고 말았던 것! 햄릿은 왜 바로 복수하지 않고 계속 고민한 것일까?
✵ 예썰 셋. 연극, 현실을 비추다!
‘햄릿’이 보여주는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의 영국 숙부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증거는 유령의 말이 전부인 상황. 햄릿은 명확한 증거를 찾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그것은 바로 ‘연극’을 이용하는 것! 햄릿은 왕이 독살당한 지금의 현실과 유사한 내용의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숙부의 반응을 살피는데. 한편, 햄릿이 올린 연극이 그의 현실을 반영하듯, 셰익스피어의 연극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지배하던 영국을 반영했다. 때문에 햄릿에는 뜬금없이 ‘이것’이 자주 등장한다고. 햄릿이 담아낸 당대의 영국은 어떤 모습일까?
✵ 예썰 넷. 결말을 예상할 수 없는 복수극,
그 끝은? ‘햄릿’의 고뇌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연극을 통해 숙부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확신을 얻은 햄릿. 숙부를 처단하기 위해 나서지만 그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복수를 주저한다. 숙부를 죽일 수 없었던 햄릿은 충동적으로 ‘엉뚱한 사람’을 죽이고 마는데…. 햄릿은 복수에 성공해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수 있을까? 그리고 햄릿의 고뇌가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Hamlet
아버지의 유령을 보게 된 햄릿
영화 햄릿(1948) 중 로런스 올리비에가 연기한 햄릿이 요릭의 해골을 들고 독백하는 가장 유명한 장면
✺ 햄릿(Hamlet)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가 쓴 희곡. 그의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작품이다. 출간 당시 원래의 제목은 '덴마크 왕자 햄릿의 비극(The Tragedy of Hamlet, Prince of Denmark)'이었다.
1601년, 4대 비극 중 가장 먼저 쓰였으며 이전까지 셰익스피어는 희극과 역사극 등을 주로 집필한 만큼 동시대의 다른 비극들과는 달리 냉소적이고 풍자적인 기질이 강하며 고전에서 인용하는 부분도 많다. 작중 배경은 덴마크이다. 엘시노어의 크론보르 성이 무대다.
작품의 이름이자 주인공 햄릿은 전설의 인물 암레스(Amleth) 왕자의 이름 맨 뒷글자 h를 앞으로 옮긴 것. 다만 일반명사(hamlet)로는 영어로 작은 마을이란 뜻이다. 전설에 따르면 거트루드의 아버지이자 암레스의 외할아버지는 7세기 말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흐뢰렉(Hrørek) 왕이라고 한다.
16세기 말 토머스 키드의 작품 스페인의 비극(Spanish Tragedy)이 햄릿과 유사점이 있다는 평이 있다.
... ... ...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는 건가, 아니면
무기 들고 고해와 대항하여 싸우다가
끝장을 내는 건가. 죽는 건 — 자는 것뿐일지니,
잠 한번에 육신이 물려받은 가슴앓이와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 「3막 1장」 중에서
... ... ...
* 줄거리. 12세기 덴마크 왕국 수도의 엘시노어 성. 덴마크의 왕이 갑자기 죽은 후 왕의 동생 클로디어스가 왕위에 오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왕의 왕비 거트루드와 재혼한다. 일련의 사건에 대한 의심과 어머니에 대한 원망에 사로잡힌 햄릿 왕자는 밤마다 궁 초소에 선왕의 유령이 나타난다는 말을 듣게 된다. 한밤중에 이를 확인하고자 친구 호레이쇼, 경비병과 함께 초소로 간 햄릿은 선왕의 유령으로부터 자신이 동생에 의하여 독살되었다는 말을 듣고 복수를 위해 거짓으로 미친 사람처럼 행동한다.
햄릿은 왕의 본심을 떠보기 위해 성에 들어온 극단을 시켜 '곤자고의 암살'이라는 연극을 일부러 상연시킨다. 곤자고의 암살은 곤자고라는 영주의 사촌(조카라는 번역도 있다)이 곤자고를 죽이고 곤자고의 아내까지 차지한다는 내용으로, 플롯부터 클로디우스의 형 암살과 똑같은데 사촌이 낮잠 자는 곤자고의 귀에 독약을 부어 죽인다는 것까지 클로디어스의 수법과 완전히 똑같이 묘사된다. 본인의 형 암살 장면을 직접 본 왕은 안색이 변한 채 자리에서 퇴장하고, 햄릿은 부왕의 죽음에 대한 자신의 의심을 확신하고 복수를 결심한다. 햄릿은 어머니 거트루드를 추궁하던 중 숨어있던 재상 폴로니어스를 클로디어스로 착각해 살해하고, 이에 충격받은 폴로니어스의 딸 오필리어는 미친 채 돌아다니다 물에 빠져 죽는다. 클로디어스는 계속 이 나라에 있으면 아무리 왕자라도 살인이라는 중죄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도피를 빙자해 햄릿을 영국에 사신으로 보내는 동시에 도착 즉시 사형에 처하라는 내용의 밀서를 영국 왕에게 전달해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지만 햄릿은 해적의 도움으로 살아서 돌아온다.
폴로니어스의 아들 레어티즈가 프랑스에서 귀국하고,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왕과 모의해 왕과 왕비 앞에서 햄릿과 검술 시합을 하게 된다. 햄릿을 죽이기 위해 독을 바른 칼로 시합을 한 레어티즈는 햄릿에게 상처를 입히나 시합 도중 떨어뜨린 칼을 바꿔 들면서 자신도 그 칼에 찔리고, 죽기 직전 자신과 왕의 계략을 햄릿에게 알리며 서로를 용서한다. 그 와중에 왕비는 왕이 햄릿을 독살하려 준비한 독이 든 술을 마셔 죽음을 맞고, 이미 독이 묻은 칼에 찔려 죽음을 눈앞에 둔 햄릿은 결국 있는 힘을 다해 그 칼로 왕을 찌른 뒤 왕의 입에 강제로 독이 든 술을 부어 넣어 죽인다.
그 후 햄릿은 호레이쇼에게 이 모든 이야기의 진실을 사람들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하고 세상을 떠난다.
노르웨이의 왕자 포틴브라스는 덴마크를 거쳐 폴란드로 가려던 명목 아래 덴마크를 치려던 중 왕가에 일어난 참담한 이 모든 비극을 목격하고 안타까워하며 햄릿의 장례를 성대히 치른 후 덴마크의 왕이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 등장인물
◦ 햄릿. 작품의 주인공으로 덴마크의 왕자로, 나이는 30세 정도이다.[5] 예술적 기질이 있으며 이상주의적 경향을 보인다. 여유 있고 유연한 성격이었으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어머니의 재혼, 삼촌의 즉위 등의 사건들로 자살 충동을 느낄 만큼의 우울증과 압박감을 겪으며 냉소적이고 자기 자신에게 집착하는 모습으로 변해간다. 분노와 슬픔을 다 풀어내지도 못한 채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에 휘말리게 되고 종국에 이르러서는 주변 인물들의 비극적인 최후와 함께 자신도 파국을 맞이한다. 물론 그 직전에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데는 성공했지만... 오늘날 제임스 딘으로 대표되는 모든 반항아들의 원조격 인물.
셰익스피어는 이 인물을 통해 냉소적이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독특한 인물상을 확립하였다. 그는 미친 척하지만 항상 조리를 잃지 않으며 터무니없는 비약과 단정으로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는 거대한 슬픔이 자리하며 미쳐가는 현실과 그 속에서 차라리 미치고 싶은 자아를 화해시키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한다. 덤으로 원래는 온화하고 덕망 있는 사람이었던 듯하며, 사람들에게서 많이 사랑받았던 듯하다. 그의 죽음에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다는 묘사가 있으니.
◦ 햄릿 왕. 덴마크의 전 국왕으로 햄릿의 아버지이자 거트루드의 전 남편, 그리고 덴마크의 현 국왕 클로디어스의 형이다. 원 전설의 아우반딜(Aurvandill)에 해당한다. 작중 인물들에게는 뱀에 물려 죽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왕위를 욕심낸 동생 클로디어스가 귀에 독을 부어 그를 살해했으며, 살해당한 후 그의 혼은 승천하지 못하고 망령이 되어 성 주변을 떠돌아다녔다. 그러다 어느 날 밤 아들 햄릿과 조우해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알려주며 복수를 부탁하는데, 이 사건이 하필이면 뒤에 일어나는 대참극의 시발점이 된다.
그 후 자신의 전 아내이자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를 붙잡고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알리던 도중 생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그들 앞에 나타나 햄릿이 그에게 약속한 복수를 일깨워 주기 위해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들 햄릿에게는 어머니에게 말을 걸라 말하고 사라지고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분명 이 작품의 피해자들 중 한 명이긴 하지만 그가 햄릿에게 자신의 복수를 하도록 종용한 것 이후에 그의 원수인 동생 클로디어스뿐 아니라 아내, 아들, 아들의 약혼녀, 그 약혼녀의 오빠, 대신까지도 죽게 만드는 식으로 많은 죽음에 간접적으로 일조했다.
◦ 클로디어스. 현 덴마크의 왕. 햄릿의 숙부였으나 형이 죽은 후 거트루드와 결혼하여 새아버지가 된다. 원 전설의 펭(Feng)에 해당한다. 처음에는 햄릿에게 아버지라 부를 것을 요구했고 햄릿은 속으로 "숙질 이상의 관계가 되었다지만 부자 취급이라니"하고 비꼰다. 햄릿은 망령의 증언을 통해 그가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임을 알게 되고 연극 "곤자고의 암살"을 상영하여 진의를 떠본다.
이 사건 직후 죄책감에 몸부림치는 모습도 묘사되고 그전까진 나름 조카를 염려하는 등 어느 정도 인간미를 갖춘 인물이었으나, 햄릿의 행동이 점점 심해지자 햄릿이 진짜로 자신이 형을 죽였다는 걸 알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그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햄릿을 죽이기로 결심, 또 한 번 인간의 길을 저버리는 잔혹한 인물로 나타난다. 그런 그의 행각은 결국 자기 자신조차 파멸로 몰아 넣으며 덴마크 왕국의 운명을 바꿔버린다.
사람들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것에 매우 능하며 심지어는 자기를 죽이러 온 레어티즈까지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 거트루드. 햄릿의 어머니이자 덴마크의 왕비. 햄릿이 그녀에게서 닮은 것이 뭔지는 알 수 없다. 독백이 없기 때문에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지 않고, 성격과 행동에 대해 모호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인물. 클로디어스가 자신의 형을 죽이고서라도 차지할 만큼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여자이다. 일단 어머니답게 아들 햄릿을 많이 생각하기는 한 듯하나 그리 부각되지는 않는다. 작중에서는 상당히 수동적이며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면모를 보이며, 햄릿이 선왕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알리려고 할 때도 햄릿의 태도에 지레 겁부터 먹어 햄릿을 피하려고만 했던 것도 모자라 아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현 남편 클로디어스나 그의 신하 폴로니어스를 부르려 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심적으로 매우 괴로워하던 햄릿을 고립시킨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인물. 왜냐하면 자기 남편인 선왕의 죽음에 일말의 의심조차 안 품고 바로 동생 클로디어스와 결혼해버렸고,[7] 일련의 일들로 괴로워하는 햄릿의 번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그와 괴로움을 나누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그냥 가벼운 괴로움 정도로 치부하며 아들의 상태를 제대로 봐주지 않았다. 비록 어머니로서 아들에 대한 애정과 걱정을 계속 쏟기는 했지만, 아들의 괴로움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기에 아무 소용도 없었다.
햄릿이 레어티즈와의 시합에서 이기자 클로디어스는 미리 준비한 대로 독이 든 축배를 축하를 명목으로 내리고 햄릿이 받기를 미루자 거트루드가 대신 마시겠다며 클로디어스가 말릴 시간도 주지 않고 잔을 들고 마셨다.[8] 그리고 죽어가면서도 햄릿을 걱정하며 술에 독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거트루드의 죽음은 햄릿에게 왕을 죽일 강력한 동력을 제공한다.
◦ 폴로니어스. 오필리어와 레어티즈의 아버지로, 자기가 무슨 대단한 책략가라고 착각하는 주책맞은 늙은이다. 클로디어스의 최측근으로 등장하여 여기저기에 간섭하고 다닌다. 햄릿과 거트루드가 이야기하는 방의 커튼 뒤에 숨어서 이야기를 엿듣다, 두 사람 간의 언쟁이 격해지자 엉겁결에 소리를 지른다. 이에 햄릿은 커튼 뒤에 숨은 인물이 클로디어스 왕이라고 생각해 냅다 폴로니우스를 칼로 찔러 죽인다. 햄릿이 극에서 냉소와 풍자를 맡는다면 그는 전형적인 바보 캐릭터의 역할을 맡는다. 엉뚱하고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행동은 극 전반에 걸쳐 잘 나타나며 햄릿에 의해 웃음거리가 되기 일쑤이다. 그의 희극적 면모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고의적으로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언행을 구사하여 정적들을 방심시키기 위한 위장술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작품의 플롯을 비극적 결말로 이끌어가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인물인데, 그의 죽음은 햄릿을 덴마크에서 추방시키고, 오필리아를 미쳐 죽게 만들며, 레어티즈의 복수심을 유발시켜 비극의 무대인 검술 시합을 일으키게 한다. 바보 캐릭터이던 폴로니어스의 역할은 "희극적 요소의 가미가 비극성을 배가시킨다"는 고전적인 극원리를 잘 설명해준다.
◦ 레어티즈. 오필리어의 오빠이자 폴로니어스의 장남으로 뛰어난 검술 솜씨에 호남아이자 아버지나 여동생에 비해 통찰력도 있다. 불안정한 청춘의 대표가 햄릿이라면 레어티즈는 출세가도를 달리는 "반듯한 젊은이"의 표상같은 존재로서 숙명적으로 햄릿과는 대립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프랑스로 떠났으나 아버지의 급사와 오필리어의 실성이 햄릿의 기행에서 비롯했다는 사실을 알고 귀국하여 복수의 칼을 간다. 처음에는 자기 아버지의 장례식을 잘 안 치러준 클로디어스에게 민중들을 이끌고 달려드는 화끈한 모습도 보여준다. 이런 성격은 다른 대사에서도 볼 수 있는데, 클로디어스와 함께 햄릿을 죽일 음모를 꾸밀 때 "그냥 교회에 가서 목을 따 버리죠"라는 대사를 한다. 클로디어스가 그런 장소에서 살인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리지 않았으면 진짜 그러고도 남았을 인물. 종국에는 클로디어스가 준 독을 바른 칼을 들고 햄릿과 결투를 벌이는데, 결투 도중에 독을 바른 칼로 햄릿을 찌르는데는 성공하나 그 직후 어쩌다 서로의 칼이 바뀌면서 자신도 역시 독을 바른 칼에 찔려 결국 사망하고 만다. 햄릿과 마찬가지인 비극적인 인물로 라이벌 캐릭터의 전형이다. 숨을 거두기 직전 햄릿에게 이 모든 것이 왕의 나쁜 음모였다는 사실을 고백한 뒤 서로가 저지른 살인에 대해 용서를 한다.
◦ 오필리어. 클로디어스의 측근인 폴로니어스의 딸. 햄릿으로부터 추파를 받았고 오필리어 역시 햄릿에게 호의를 갖지만 그가 왕자라는 것에 부담감도 느낀다.
젊음과 순수함의 상징이자 어떤 점에서는 미숙함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의지력이 부족하고 다른 사람(특히 아버지와 오빠)의 의견에 전적으로 따르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녀 또한 거트루드로부터 "젊은 날의 나와 같다"고 말을 들을 정도로 미인으로 묘사된다. 햄릿이 그녀에게 거트루드를 투영하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도 여럿 있다.
햄릿이 미친 척하고 자신을 매도하자 큰 상처를 받고[9], 그가 마침내 아버지를 죽이기에 이르자 감당할 수 없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미쳐 버린다.(또한 아버지의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것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다) 그 뒤 백치가 되어 물가에서 노닐곤 한다. 어느 날, 화환을 나뭇가지에 걸려다 약한 나뭇가지가 부러져 몸이 기울어 물에 빠져 드레스가 다 젖을 동안 노래를 부르다 점점 물 속에 끌려들어가 익사한다. 이 장면을 거트루드가 묘사하는데 이게 문학사에서 길이 남을 명문으로 꼽힌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망 선고라고 하기도. 이 장면은 밀레이의 그림 오필리어에서 아름답게 묘사한다. 라파엘 전파 문서 참조. 그리고 미쳐 버린 끝에 물에 빠져죽은 비참한 운명의 소녀라는 그녀의 최후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는지, 앞에 기술한 밀레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오필리어의 죽음이나 그녀의 죽음에서 모티브를 딴 물에 빠져 죽은 소녀 그림을 많이 그리게 되었다. 여기에서 거트루드가 오필리어의 죽음을 상세하게 묘사하는 것을 보아 거트루드는 오필리아가 물에 서서히 끌려들어가면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았다는 말로, 이는 거트루드가 오필리어가 죽어가는 걸 보면서도 이를 방관했다는 해석도 있다.
작중 등장인물들 중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햄릿이 슬퍼한 유일한 인물이다.
◦ 호레이쇼. 햄릿의 친구로, 귀족 출신은 아니지만 학식이 풍부하다. 온유하고 성실한 성격으로 작품 전체를 통해 햄릿에게 충직한 신뢰감을 보인다. 초반에 햄릿 그리고 성의 경비병과 함께 햄릿 왕을 본 사람이다. 처음에는 왕의 망령을 따라가려는 햄릿을 말리지만 결국 햄릿을 막지 못했고, 후에 햄릿에게서 그와 왕의 망령이 나눈 대화의 내용을 듣게 된다. 후에 햄릿과 레어티즈의 결투와 그 뒤의 사건들을 전부 목격한다. 복수를 끝마친 후 죽어가는 햄릿의 뒤를 따라 자살하려고 하지만 햄릿은 호레이쇼에게 꼭 살아남아 이 세상 사람들에게 덴마크 왕국의 대참극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함으로써 호레이쇼의 자살을 막는다. 호레이쇼는 햄릿의 부탁대로 이 대참극의 진상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주기로 한다. 후에 햄릿이 죽자 진심으로 슬퍼한다.
◦ 로젠크란츠 & 길든스턴. 햄릿의 동창생들. 클로디어스의 음모로 영국 왕에게 햄릿을 처형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의 밀서를 가지고 햄릿과 함께 영국으로 가지만 햄릿이 몰래 편지를 뜯어보고는 이들을 죽이라고 고쳐 쓰는 바람에 영국에서 처형당한다.
◦ 포틴브라스. 덴마크의 숙적 노르웨이의 왕자로, 햄릿과 굉장히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으나 행동은 정반대이다. 주인공과 대칭되는 캐릭터, 햄릿의 안티테제인 셈. 같은 상황에서 햄릿이 행동없이 생각만 하는 이상주의적 인물이라면 그는 현실주의적이며 행동으로 옮기는 인물이다.
작중 계속 언급되는 인물이지만 등장은 매우 적다.
4막 중(4장) 폴란드를 침공하려 엘시노어를 통과할 때 첫 등장하며, 햄릿과 마주친 후 햄릿이 무언가를 깨달아, 그로 인하여 햄릿의 행동 변화에 큰 기여를 한다. 원래는 폴란드를 침공한다는 빌미로 군사를 돌려 덴마크에 과거의 원한을 풀러 왔으나 이미 왕족들이 골육상쟁으로 모두 죽어버려 본인이 덴마크의 왕위를 얻으며 햄릿의 시신을 군인답게 경의를 다해 장례하도록 지시한다.
◦ 요릭. 작중 시점에선 고인인 인물. 5막에서 햄릿이 호레이쇼와 함께 오필리어의 장례식을 보기 위해 묘지에 왔다 자신이 어렸을 때 궁정 광대이던 요릭의 두개골을 보며 인생의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대명사. 로런스 올리비에가 출연한 1948년 영화. 1분부터 바다를 비추며 시작한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Whether 'tis nobler in the mind to suffer
The slings and arrows of outrageous fortune,
Or to take arms against a sea of troubles
And by opposing end them. To die, to sleep,
No more; and by a sleep to say we end
The heart-ache and the thousand natural shocks
That flesh is heir to: 'tis a consummation
Devoutly to be wish'd. To die, to sleep;
To sleep, perchance to dream
ay, there's the rub.
For in that sleep of death what dreams may come,
When we have shuffled off this mortal coil,
Must give us pause—there's the respect
That makes calamity of so long life.
For who would bear the whips and scorns of time,
Th'oppressor's wrong, the proud man's contumely,
The pangs of dispriz'd love, the law's delay,
The insolence of office, and the spurns
That patient merit of th'unworthy takes,
When he himself might his quietus make
With a bare bodkin? Who would fardels bear,
To grunt and sweat under a weary life,
But that the dread of something after death,
The undiscovere'd country, from whose bourn
No traveller returns, puzzles the will,
And makes us rather bear those ills we have
Than fly to others that we know not of?
Thus conscience does make cowards of us all,
And thus the native hue of resolution
Is sicklied o'er with the pale cast of thought,
And enterprises of great pitch and moment
With this regard their currents turn awry
And lose the name of ac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격노한 운명의 화살과 물맷돌을
마음 속으로 견뎌내는 것이 더 고귀한가,
아니면 무기를 들고 곤경의 바다에 맞서,
끝을 내는 것이 더 고귀한가. 죽는 것은, 잠드는 것,
그것 뿐. 잠으로 심장의 고통과 육신으로부터 지음 받은
천가지 천부적인 충동을 끝낼 수 있다면 그것이 독실히도 바라던 것 아닌가. 죽는 것은, 잠드는 것.
잠이 들면 꿈을 꾼다.
그것이 곤란하구나!
죽음의 잠에서, 어떤 꿈이 올지 모르기에.
그것이 우리를 주저 하도록 하고, 그것 때문에
이 재앙의 긴 삶을 사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누가 이 세 사나운 채찍을 견디며, 권력자의 잘못과 세도가의 멸시,
경멸적인 사랑의 고통스러움과 끝없는 소송, 관리들의 오만
그리고 인내의 가치가 하찮은 자들에게 받는 멸시를,
이 모든 것은 어떻게 참고 지내겠는가?
빼어 든 단검 한 자루면 스스로 삶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데
그 누가 무거운 짐을 진채 지친 삶 속에서 땀을 흘릴 것인가?
죽음 뒤에 올 두려운 무언가,
경계에서 돌아온 여행자가 없는 발견되지 않는 나라가
의지를 교란시켜,
알 수도 없는 고난으로 가느니 차라리 지금 겪고 있는 고난을 견디게 한다면?
그렇게 깨달음이 우리 모두를 겁쟁이로 만들고
그리하여 결단의 생기 찬 빛깔은
사념의 창백한 기색으로 드리워지고
위대한 정점의 진취와 움직임도
이런 이유로 물길이 틀어져
행동이란 이름마저 잃는다.
위 대사는 3막 1장 클로디어스와 폴로니어스가 숨어서 햄릿을 지켜보고 햄릿과 오필리어가 만나는 장면에서 햄릿이 자신의 고뇌를 토로하는 내용이다. 이 전설적인 문단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문장은 단연,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일 것이다.
Doubt thou the stars are fire;
Doubt that the sun doth move;
Doubt truth to be a liar;
But never doubt I love.
별들이 불이라는 것을 의심하고,
태양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심하고,
진실이 거짓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할지라도
내 사랑만은 의심하지 마시오.
There is nothing either good or bad, but thinking makes it so.
세상에 선과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
We know what we are, but not what we may be.
우리는 현재의 자신을 안다. 그러나 자신의 가능성은 알 수 없다.
There are more things in Heaven and Earth, Horatio, than are dreamt of in your philosophy.
천국과 지상에는 자네가 꿈꿔 온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이 있다네. 호레이쇼.
Though this be madness, yet there is method in't.
이것이 광기일지라도, 그 속에 질서가 있다.
Listen to many, speak to a few.
많은 사람의 말을 듣고, 몇몇 사람에게만 말하라.
Brevity is the soul of wit.
간결함은 지혜의 정수이다.
Conscience doth make cowards of us all.
양심은 우리 모두를 겁쟁이로 만든다.
One may smile, and smile, and be a villain.
웃으면서 사악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My words fly up, my thoughts remain below. Words without thoughts never to heaven go.
나의 말은 날아오르지만 나의 생각은 아래에 머물러 있다.
생각이 없는 말은 결코 천국으로 가지 못하리라.
* 해설. 작품은 덴마크의 왕자 햄릿이 아버지 덴마크 국왕의 시해와 어머니 거트루드의 변심, 인면수심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숙부 클로디어스의 모습을 보며 번뇌하고 미쳐가는 모습을 그린다. 흔히 복수극이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기성세대가 만든 부조리에 의해 부서져가는 햄릿의 모습을 치밀하게 묘사하고 클로디어스 본인도 자신이 계획한 음모에 의해 파국을 맞이하면서 폭주하는 청춘의 기록이라 평할 수 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작중에서 햄릿이 복수를 계획하는 장면은 없다. 항상 클로디어스 타도를 맹세하고 괴팍한 언행으로 그의 일당을 당황하게 하지만 구체적인 복수의 수단을 모색하거나 그들의 악행을 고발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계속해서 나빠지고 부조리해지는 현실에 고민하고 치를 떨며 거기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유형의 인물을 문학에서는 햄릿형 인물이라 분류하며, 돈키호테형 인물과 대립되는 인물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는 결국 거기에 휩쓸리고 자기 자신도 후회할 일을 (가령 누군가 숨어있자 무작정 찔렀는데 그게 폴로니어스였다거나 하는) 벌이고 만다. 이런 면을 보면 그는 침착한 복수자라기보단 앞뒤 가리지 않고 좌충우돌하는 반항아이다. 비극 햄릿은 바로 그런 주인공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림으로 말미암아 젊은이의 좌절과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다.
사실 햄릿은 여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처럼 한창 엘리자베스 1세의 후계자 문제로 불안하던 시기에 셰익스피어가 생각하는 이상적이지 못한 리더상의 하나로 표현되며 총명하고, 재능은 있으나 행동력이 없는 사람으로 묘사가 된다. 그와 반대되는 인물인 포틴브라스가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역시 리더는 행동력이 있어야 된다는 셰익스피어의 사상을 표현했다. 결국 왕족들이 모두 죽은 덴마크는 행동력 있고, 명예로우며, 과거에는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 노르웨이의 포틴브라스라는 이상적인 리더에게 귀속되는 엔딩으로 끝이 난다.
햄릿의 원전은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한다. 스페인이나 아이슬란드 쪽에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중에서 덴마크의 암레스(Amleth) 왕자의 이야기를 가장 원전으로 여긴다.
* 논쟁거리. 햄릿이 실제로 미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호사가들 사이에 많은 논쟁이 있으며, 이러한 논쟁에는 종종 영문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까지 뛰어들기도 했다. 햄릿의 이런 대사나 행동을 보면 미친 것이 분명하다는 주장과 다른 대사를 보면 정말로 미친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는 식이다. 그러나 셰익스피어가 심리학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정신질환의 증상과 일관성 있게 일치(혹은 불일치)하는 대사와 행동만을 넣기는 어려웠을 것이므로 이 논쟁이 끝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는 잉글랜드의 시인이며 극작가.
✺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는 잉글랜드의 시인이며 4대 비극(햄릿·리어왕·오셀로·맥베스)의 극작가. 많은 문인들에게 선구자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으며, 그가 문학에 집어넣은 화소들은 근현대 문학과 철학에서 신화와 같은 수준으로 차용되고 있다.
* 생애. 1564년, 아버지 존과 어머니 메리와의 사이에서 맏아들이자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부친은 부유한 상인으로, 피혁가공업과 중농(中農)을 겸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읍장까지 지낸 유지였으므로, 당시의 사회적 신분으로서는 중산계급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셰익스피어는 풍족한 소년 시절을 보냈다.
셰익스피어는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는데, 그 때문에 한 번은 학교에서 내 준 숙제를 깜빡하고 못하는 바람에 다음 날 담임에게 꾸중을 들은 적도 있다. 그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글쓰기를 즐기다 보니까 학교를 결석하는 일도 잦았고, 며칠 후 부모에게 이 사실을 실토하며 학교를 다니지 않겠다고 하였지만, 아버지는 성격이 둥글고 쾌활한 사람이었기에 이런 행위를 꾸중하지 않고 아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었고, 윌리엄은 13살 때이던 1577년에 학교를 자퇴하였다. 게다가 이 때부터 가세가 기울면서 학업을 이어나가기도 어려워졌던 것도 있었다.
1580년대에 극단에 들어가서 1594년 "시종장관 극단"의 일원, 1599년에는 글로브 극장(Globe Theatre)을 세워 공동 소유주. 1585년부터 1592년 사이에 셰익스피어에 대한 기록이 전무하다. 1616년, 고향인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숨졌다. 향년 52세.
셰익스피어의 최초 작품집이 사후 400년 만인 2016년에 발견. 2001년에 나온 연구 결과에 의하면 그의 집에서 나온 파이프에서 대마초와 코카인 성분이 검출.
* 시인으로서. 당대에 언어로 구성되는 모든 것에 통달하여 시도 능했다. 오늘날 모든 서사가 따른 기본 기술을 정립시켰으며 4대 비극으로 유명하지만 희곡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를 섭렵한 천재. 제목만 남은 작품을 포함해 희곡 38편, 소네트 154편, 그리고 장시 2편 등이 전해진다.
잉글랜드의 르네상스 초기에 이탈리아의 시형식 칸초네가 토머스 와이엇(Thomas Wyatt)에 의해서 잉글랜드로 들어왔다. 그 뒤로 14행시 5음보(Pentameter) 정형시인 소네트가 잉글랜드의 모든 작가들이 쓰기 시작했고(문학 = 소네트 수준), 시드니(P. Sidney), 스펜서(E. Spenser) 같은 위대한 작가를 낳는다.
이 때 들어온 소네트의 형식은 이탈리아의 시인인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가 정립한 것이어서 페트라르카식 소네트(Petrarcan sonnet)라고 부른다. 페트라르카식 소네트는 그 시작부터가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찬양에 가까운 찬미였기에, 100년 이상 시간이 지나면서 온갖 클리셰가 난무하게 되었고, 1590년대 후반 인기가 식었다.
그런데 셰익스피어가 이 진부해진 소네트 형식으로 참신한 내용을 담아내면서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 그 명성을 전한다. 또한 셰익스피어는 종전의 소네트와는 다른 내용을 담아내기 위해 자신만의 소네트 형식을 만들어낸다.
* 극작가로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극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시대와 문화, 공간의 보편성이다. 그가 쓴 희곡들을 보면 현대인에게도 대부분 통할 개그센스가 은근히 많이 들어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는 당시 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관련된 주제가 많이 나오는데 특히 왕이 죽고 나라가 엄청난 혼란에 빠지는 묘사가 꽤나 자주 사용된다. 당시 여왕이던 엘리자베스 1세(1558년 즉위, 1603년 사망)가 나이는 많고 후계자가 없어서 민심이 꽤나 불안했기에 이를 자신의 극에 반영한 것. 사실 유명한 글로브 극단의 소유주가 된 것 등등은 제임스 1세 덕이 많다고 한다. 시종장관 극단을 왕실(King's Men) 극단으로 승격시키는 듯 세익스피어에게 돈을 많이 투자하기도 했다.
햄릿에 나오는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는 그야말로 영문학사 전체에서 꼽히는 명대사. 다만 그 의미를 아는 사람은 적다. 사실 지금도 재해석이 이루어지는 대사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가 무엇이라고 쉽게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Be라는 단어가 영문학적으로도 너무나도 많은 뜻을 품어서 은유적인 의미까지 따지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끝이 없다.
* 언어 창조자
“가령 우리가 입만 열었다 하면 열 마디 가운데 한 마디는 신조어라고 생각해 보라.” -빌 브라이슨
셰익스피어는 엄청나게 많은 신조어들을 만들었다. 그의 희곡에 나온 2만 단어 중에 2천 가지는 새로운 단어였다. 셰익스피어 시대에 만들어진 신조어들은 셰익스피어의 신조어(Shakespearean neologisms)라고 한다.
셰익스피어가 신조어들을 만든 방법은 대표적으로 5가지로 분류된다. 두 단어를 결합하는 방식, 동사를 형용사화하는 방식, 명사를 동사화하는 방식, 기존 단어에 접두사를 붙이는 방식, 기존 단어에 접미사를 붙이는 방식 등이다.
* 그에 대한 평가
“인도는 언젠가는 잃게 되겠지만, 셰익스피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영원히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 토머스 칼라일의 '영웅 숭배론' 중
“하느님 이외에는 신이 없으며, 그의 이름은 윌리엄 셰익스피어다.” ― 해럴드 블룸
“셰익스피어는 모르는 사이에 알게 된다. 그것은 영국인의 헌법의 일부분이다. 그의 생각과 아름다움은 해외에 퍼져 있어서 어디에나 만지고, 본능적으로 그와 친밀하다.” ― 제인 오스틴
“그러나 나의 신이시여, 셰익스피어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또 누가 그처럼 신비로운가, 그의 언어와 방법은 흥분과 황홀감에 떨면서 붓과 ”―빈센트 반 고흐
오필리어의 무덤자리에서 나온 요릭의 두개골
... ... ...
"Good friend for Jesus sake forbear to dig the dust enclosed here.
Blessed be the man that spares these stones
And cursed be he that moves my bones."
"벗이여, 부디 여기 덮인 흙을 파헤치지 마시오.
이 돌을 건드리지 않는 사람에게는 축복이
그리고 이 뼈를 옮기는 자에게는 저주가 있을진저."
-셰익스피어의 무덤의 묘비명
... ... ...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 1829-1896)〈오필리아(Ophelia)〉,
1851-1852, 캔버스에 유채, 76.2×111.8cm,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KBS1 <예썰의 전당> [17회] 햄릿이 묻다. ‘사느냐 죽느냐’, Daum·Naver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 ∙ 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