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득배 저어가세3
재미있게 유머도 섞어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수준 높은 이야기는 재미있기가 쉽지 않다. 청자의 수준이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지만 그에 맞춰 강의자의 전달능력과 재미가 뒤따르지 않으면 살아있는 수면제라는 비판적인 느낌을 피하기 어렵다. ‘재미만 있고 감동은 없는 방송’이라는 선전을 하는 유명한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재미가 있는데 감동이 없기는 어렵다는 정서에 바탕을 둔 선전이다.
대종사는 유머가 능한 분은 아니지만 제자들이나 불자들의 수준과 집중도를 생각해서 방편을 잘 활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야담이라 할 호랑이와 스님,겁장이 남편과 기 센 마누라의 다툼,착각과 발음에 따른 집중 성공과 오해의 실패이야기 등의 유머가 실려 있다.
호랑이와 스님
“한 스님이 더운 날 어디를 갔다가 들어가는데 높은 산 절을 찾아서 올라갔어요. 얼마나 힘들겠어요? 더워 죽겠는데 마침 큰 바위 사이로 뚫고 흐르는 물이 있었어요. 그물이 마치 저 금강산 내금강 옥류동과 같이 깊은 바위 밑으로 흘러가는데 참다못한 스님이 거기서 그냥 훌렁 벗고 목욕을 한 것입니다. 아, 그런데 그때 마침 배가 몹시 고픈 호랑이가 어슬렁거리다가 뭐 좀 먹을 것 없나 찾아보니까 계곡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스님을 보는데 참 그 잡아먹기 좋겠단 말이에요. 무엇이 그리 좋으냐? 머리도 깎아서 털 하나 뽑을 것도 없이 아주 먹음직스럽게 생겼어요. 다른 짐승들은 털도 있고, 뼈다귀도 있고 복잡한데 몽실몽실 깎은 밤처럼 생겼으니 얼마나 좋겠어요. 이거 참 맛 있겠다, 좋겠다, 뭐 노력 없이 먹어도 되겠다 싶으니깐 속으로 웃음이 다 나와서 좀 실컷 웃고 나서 잡아먹어야 되겠는데, 그러면 그 승려가 알고 도망칠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몰래 웃고 와야 되겠다 싶어서 산 넘어가서 싫컷 웃고 나서 와 보니까 그 스님은 이미 목욕을 다 하고 가 버렸다는 거야. 이게 유명한 수주 변영로선생이라는 분이 한 이야기랍니다. 허망하다 그 이야기지요. 금강경의 주제이지요.
응무소주이생기심은 보리 밀 되가웃!
또, 유명한 ‘응무소주생기심’이야기 있지요.. 보통 ‘마땅히 머무를 바 없이 그 마음을 낼 지니라’라고 하지요. 오늘 이해하는데 마음이 뭔지를 생각을 다르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응무소주이생기심을 일본어 발음으로 하면 ‘오무 소주 이쇼 고싱’ 이렇게 읽어야 한답니다. 근데 오끼라고 하는 일본의 유명한 불교 학자가 한 이 법문을 듣고 어떤 할머니가 너무너무 느낌이 좋아 서 이 말을 외웠어요. 연세가 들었으니까 기억도 흐리고 귀도 잘 들리지 않고 그래서 그런지 오‘무 소주 이수 고싱’ 이렇게 읽어야 되는데 ‘오무기 고무기 이쇼고쇼’라고 외웠다고 합니다. 오무기는 보리,고무기는 밀,이쇼고쇼는 한 되 아웃 곧 한 되 반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오무기 고무기 이쇼고쇼’라고 열심히 외우며 살았더니 자신과 가족들의 몸도 건강해지고 장사도 잘 되고 손님들이 그냥 꾸역꾸역 와서 잘 됐고 잘 살고 부자가 된 거죠. 오끼스님이 지나가다가 그 집으로 와 보니까 정말 집이 많이 달라지게 보였어요. 할머니는 아직도 뭐라고 뭐라고 염불을 하고 있는 거예요. 들어보니 내용이 이상해요. 이 말 누가 가르쳐 준 건가요? 누구긴 그 때 바로 스님한테 들었지요. ‘오무소주이쇼고싱을 오무기고무기이쇼고쇼라니’ 하며 다시 제대로 알려주었답니다.
그런데 그 집은 다시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글자의 뜻이 있는 것이 아니고 마음 곧 정성, 신심에 있다고들 말들을 하는 것이지요.“
(내일은 오전에 사미사미니계 수계식이 있어서
오늘 저녁에 올림)
첫댓글 좋은 글 감사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