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렇게 작심을 하고 컴터 앞에 앉았네요..
예전에는 그렇게 쓸 얘기도 많더니...
한동안 뜸 했더만 이제는 할 얘기도 쓸 얘기도 없는거 같아요...
제가 쓰는 글 이라야..맨날 내가 사는 얘기였잖아여...
근데 요즘 제 생활이 그저 한군데로 쏠려 있었기 때문이지요...
기억 하실라나~~??...얼마전 제가 생전 첨으로 운동 시작 한거..
골프요..
그런데 이런 공간에 그런 부르조아(?)적인 운동 얘기 쓰면 돌 맞기 십상이잖아여..
먹고 살만 한가부지~??
쫌 있나부지~??.... 하면서... 꼭 딴지를 거는 사람들이 나타나거덩요..
암튼 이런 저런 이유로 그동안 컴터를 멀리한게 사실 입니다..
그동안 내가 쓸 글을 올렸어도 얘기는 그저 골프에 대한 얘기밖에 없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고맙게도 저를 잊지 않으시고 쪽지를 주신분들이 너무나 많아요..
이 자리를 빌어 그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고 고맙단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제가 골프라는 운동에 대해서 글을 올리는건 아마 이번이 마지막 일꺼예요..
그러니 아니꼽더라도 너그럽게 봐 주시기 바람~ *^^*
석달전..
남편의 부추김으로 운동을 시작 했슴다..
평생을 집에서 뒹굴던 내가 매일 외출 하면서 운동을 한다는 것은 정말 파격적인 일이걸랑요..
석달동안 저 정말로 무지하게 고생 했슴다요...
하루종일 밤새도록 피곤에 절어서 살았어요...
지금도 왼손 약지 손가락은 꼬부라져서 펴지지도 않구요..
이러다 손꾸락 병신 되는거 아닌지 몰러~~ ㅠ
한동안 무릎도 아파서 계단도 못 내려 갔었구요..
팔꿈치며.. 어깨며..
암튼 온 몸뚱아리가 너무너무 피곤해서... 중도에서 때려 치울까 몇번 생각 했었슴다요..
그런데 남편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밀어 주는지 감히 포기하겠단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드디어 석달이 지나서 연습장에서 코치하던 프로가 필드에 한번 나가 보는게 어떻겠냐고~~
맨 처음 필드에 나가는걸 머리 올리러 나간다고 하드만요..
운동 시작한지 6개월된 어떤 아짐과..3개월된 나와.. 그리고 3년차 어떤 아짐과 프로와 한팀이 되어 나가기로 했슴다.
원래 계획은 4월에 남편과 함께 가기로 했는데 엉겁결에 한달 먼저 그냥 따라 나서게 되었네요...
일단 처음으로 필드에 나가는 날짜가 잡히자 남편의 맹훈련(?)이 시작 되었슴다요..
낮에 하루종일 연습장에서 살다 돌아오면...
오밤중에 남편과 다시 인도어에 나가서 연습하고..
주말에는 파스리 나인홀로 나가서 실전 연습을 하고..
이 게름뱅이를 남편은 새벽 여섯시에 깨워서 경기도에 있는 파스리 로 데리고 나가서 연습을 시킵니다요..
이왕 시작한거 제대로 한번 해 보라면서...
내가 너무 피곤해 하니 집안일은 하나도 하지 말랍니다.. 밥도 하지 말고 사먹자고 합니다...
물론 컴터를 켜지도 못하게 합니다...
이렇게 맹훈련을 거듭하고 드디어 그저께 안성컨트리 클럽으로 머리를 올리러 갔슴다..
전날 밤은 무슨 입학셤 보러가는 학생처럼 울렁증이 도져서 잠도 안오고...
공을 도대체가 몇개나 잃어 버릴까~ 하는 걱정도...
생전 첨으로 골프장 이란곳을 가봤네요..
차에서 내리자 마자 캐디가 나와서 골프백을 가져 가드만요..
락커키를 받아서 그곳에서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슴다..
캐디가 백 네개를 차에 싣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더만요..
아직 계절이 일러서 그런지 잔디는 파릇하지 않고 누리팅팅 하드만요...
그래도 뻥~ 뚫린 시야가 너무나 시원해 보입니다...
마음은 두근두근... 다리는 후들후들...
이거 첫홀에서부터 빽사리 나면 그 망신을 어찌할꼬~~ ㅠㅠ
처음 필드에 나오면 공이 뜨기만 해도 다행이라던데... 설마~~
첫홀에 서서 맨 처음으로 프로가 공을 날렸슴다..
쓩~~~~ 그런데 하늘 높이 날아간 공은 그 다음에는 난 볼수도 없슴다요...
이거야 원 공이 보여야.. 굿~샷~!! 하고 소리를 쳐주지..
도대체가 쟤가 친 공이 어디 있는거야~~~ㅋ
다음 3년차 아짐이 멋진 폼으로 공을 날렸슴다..
여자들은 몇미터 앞에 레이디 티라고 빨간 표식이 있는 곳에서 치더만요...
똑바로 날아간 공이 보입니다.. 멋 있 다~~~
다음 6개월차 아짐도 나 만큼이나 부들 부들 떨면서 공을 날립니다..
오호~~ 똑바로 잘 날아 가는데~~~ 부 럽 다~~~
다음 3개월차 내 차례...
긴장하지 말고 연습장에서 하던것 처럼 맘 편하게 치세요... 프로가 옆에서 말 합니다..
그래~ 내가 누군데.. 배짱하면 난데.. 긴장은 무슨~~~
멋지게 빈 스윙연습을 한번 하고.. 공을 똑바로 노려보고 멋있게 후려 쳤슴다..
옴마나~ 근데 이게 뭔일~??.. 공이 그냥 그 자리에 있슴다..
아~ 왕 챙 피...
그래~ 이번에도 그냥 빈 스윙 연습한것 처럼 하자~~ 태연하게....ㅋ
근데 벌써 팔에 힘이 빠져서 후들후들 합니다요..
거리를 조준하고 또 다시 공을 노려보고 힘차게 내려 쳤슴다..
근데 또 헛방~~이상하다 정말 이상하다... 두번씩이나 내가 왜 이러지~~
연습장에서는 이런일이 한번도 없었는데... 내가 정말 긴장 했나바~~
다시 쳤지만.... 삑 사 리~~~ㅠㅠ
이렇게 자그마치 18홀을 언제 다 도나~~
한홀의 거리도 보통 사 오백미터 씩이나 되는데...
남들 한번에 쓩~날린 거리를...
난 한번 치고.. 막 뛰어가서 또 치고.. 뛰어가서 또 치고.... 또 치고...
에고...아무래도 오늘 고생 지지리 하게 생겼네... ㅠㅠ
처음 골프장에 나가면 공이 뜨기만 해도 다행이란 말이..
난 그냥 처음 골프장에 나간 사람들 위로해 주는 말인줄 알았슴다요..
근데 그게 정말이더라구요..
연습장에서는 그렇게 잘 날아 가던 공이 아무리 쳐도 그냥 또르르~~굴러만 갑니다..ㅠ
이거 내가 골프를 하는건지 필드 하키를 하는건지....ㅠㅠ
아마.. 반타작(?)한거 같으요...
열개 치면 다섯개는 뜨고.. 다섯개는 굴러가고...
결과는 공을 세개 잃어 버렸고..
하나는 물에 빠졌고.. 두개는 숲속으로 들어가서 못 찾았슴다...
구멍속에 공을 넣는것이 그렇게 맘대로 안되고 성질 나는 일 일줄....
한번 툭~ 치면.. 저만치~ 더 멀리 굴러가고... 에고고고... ㅠㅠ
캐디가 이리 빼고.. 저리 빼고.. 이리 봐주고.. 저리 봐주고...
그래서 성적표는 126점을 받았슴다..
내가 친 그대로 적었다면 아마 한 150개도 넘게 쳤을 겁니다요...ㅋ
처음 나가서 공을 많이 잃어 버리는 사람이 잘치는 사람 이라는것도 알았슴다..
공이 멀리 나가야 공을 잃어 버리던지 말던지 하지...
앞에 톡~ 하고 떨어 지는데 잃어 버릴게 어디 있어~~~ㅠ
그래도 3개월 치고는 너무나 잘했다고 캐디한테 칭찬 받았슴다요...
운동이란걸 전혀 모르고..
맨날 집안에서만 살던 내가 그 18홀을 따라 다니는데 정말 피곤해서 죽는줄 알았슴다요..
어제는 하루종일 꼼짝도 못하고 끙끙 앓았슴다요..
오늘부터 난 또 연습에 들어 가야 합니다..
다음달에 정식(?)으로 내 친구와 남편 친구와 네명이서 필드에 나가기로 했걸랑요..
공식적으로는 그날이 내가 머리 올리는 날이랍니다..
남편이 내 친구와 자기 친구한테 전화를 해서..
그날 우리 마누라 머리 올려주는 날이니 꼭 나오라고 예약 했걸랑요..
그러니 그날 망신 안 당하려면 열심히 연습 해야 합니다..
근데 너무 너무 피곤합니다...
저 요즘 이렇게 살구 있다구요.. *^^*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나 요즘 이렇게 살고 있다구요.. *^^*
땅콩아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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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19 11:36
댓글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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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반가워요.. 맨날 기웃거렸는데~~~~~!!!
이렇게 반겨 주시니 너무 고마워요... *^^*
인생에 좋은 시절을 살고 있네요. 즐겁고 행복해 하면서 건강하게 지내시네요. 어느누구 안부러우실것 같아요...언제나 봄날이시길...
나도 왜 고민이 없겠어여.. 그래도 즐거운 일만 생각하며 살려고 합니다...
옴마야ㅎ~안녕하세요??
연필님도 안뇽~ *^^*...
저도 요즘 감기때문에 거의 3주를 들어오질 못햇는데.......아지매님열심히 취미생활하시면서 잘 사시네요머....ㅎㅎㅎ 좋은 성적 기대하며 좋은날들만 잇기를.....보기 넘 좋아여...
아이고~ 우리 꼴찌 아즘마가 그동안 몸이 안 좋으셨구만요.. 앞으로 몸 조리 잘 하세요.. 그래야 내 글에 항상 마지막을 장식해 주지요~~~ 방가요~ *^^*
어쩜!? 골프이야기도 그렇게 재미나게 쓸까요? 하여간 글재주가 부럽습니다 이제 골프많이 늘었지요? 이글을 보니 제가골프치며 머리 올리던 날이 생각나네요 구르면 굿샷 ! 날으면 나이샷! ㅎㅎㅎ 늘건강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