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둔전동 서울공항 주변은 집값이 불안하거나 수도권 규제완화가 거론될 때
마다 개발 대상지로 떠오르는 곳이다.
그래서 부동산 전문가들과 정부 관련 부처에서는 '항상 개발 뇌관을 안고 있는 땅'이라고
부른다. 9일 서울공항 주변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어느 때보다 바쁜 모습이었다.
전 날 김한길 열린우리당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이 '서울공항 이전논의 가능'을 언급
한 후 이 일대 땅주인들과 매수 희망자들의 전화가 하루종일 쇄도했기 때문이다.
성남시 오야동 이레부동산 홍순오 대표는 "비행장이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매물을 찾는 사
람들과 일단 내놓았던 매물의 호가를 올리려는 땅주인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매물 회수 조짐
서울공항 주변이 신도시(성남시 도시기본계획상 둔전신도시)로 개발될 경우 직접적인 수
혜를 입을 수 있는 지역은 성남시 수정구 둔전동·오야동·시흥동·신곡동·신촌동 일대다.
이 일대는 대부분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묶여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이 일대 땅
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일 움직임이다. 개발이 가시화되면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
서다.
땅주인들은 평당 1백만원 이하의 땅에 대해선 10만원 안팎,1백만원을 넘는 땅에 대해선 30
만∼40만원 가량 호가를 높여 다시 내놓고 있다.
매물은 최소 5백평 이상 땅이다. 그린벨트 지역이라서 토지분할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
라서 1백∼2백평짜리 주말농장용 토지를 찾는 사람들은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수진동 용꿈공인 관계자는 "사겠다고 물어보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 자체가 워낙 귀한데다
땅덩어리도 큰 편이어서 거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린벨트도 평당 1백만원 호가
서울공항 인근지역의 땅값은 농지라 해도 평당 1백만원선이다. 목이 좋은 관리지역 대지
의 경우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도 최고 5백만∼6백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그린벨트 지역 중
에선 거의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주택을 신축할 수 있는 농가의 경우 최소 평당 3백만원을 넘는다. 이
마저도 매물이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서울공항 주변에서도 수용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경우 평당 30만원짜리도 나와있다.
항상 개발 뇌관을 안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투기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각종 규제로
묶여있어도 가격은 꾸준히 강보합세를 보여왔다는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중개업소에선 이 일대 토지 중 20∼30%가 최근 수 년간 외지인들로 손바뀜이 일어났을 것
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진동 유명공인 관계자는 "수년 전만 해도 평당 수십만원에 불과했던 땅이 판교 바람이
불면서 한 차례 급등했다가 둔전신도시 개발 얘기가 나오면서 다시 한번 뛰고 있다"고 말
했다.
◆또 '양치기 소년', 냉소적 반응도
서울공항 이전 문제가 또다시 불거진 데 대해 일부 주민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
다.
오야동 제일공인 관계자는 "서울공항이 이전한다는 얘기는 연례행사처럼 등장하고 있
다"면서 "판교 개발하는 데도 이렇게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 판교보다 낫다는 둔전신도
시 개발이 실제로 이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수진2동 미래공인 관계자는 "서울공항 이전에 대해선 말만 많을 뿐이지 실제로 개발이 이
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여수동 행정타운 근처나 성남동
일대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둔전동의 한 주민은 "이곳 주민들 중에선 서울공항 개발 당시 땅이 강제수용돼 재산상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면서 "주민들은 둔전신도시 개발이 빨리 이뤄져 그 때의 피해
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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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항 일대.. 판교 능가하는 요지
고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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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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