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아티스트의 선구자이자
곤충의 신비를 밝혀낸 최초의 곤충화가
두레아이들 인물 읽기 10
파브르보다 170여 년 앞서 곤충의 신비를 밝혀낸 최초의 곤충학자이자
보수적인 시대와 편견에 맞서 당당하게 여성 곤충화가로 우뚝 서며
사이언스 아트의 세계를 일군 선구자,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을 소개하는
‘두레아이들 인물 읽기’ 시리즈 열 번째 책
새로운 유행을 창조한 곤충화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문도 예술도 허락되지 않던 17세기. ‘곤충들의 아버지’이며 세계 역사상 위대한 곤충학자로 불리는 앙리 파브르(1823~1915)보다 170여 년이나 앞서 곤충을 관찰·연구하고 그림으로 그려서 곤충의 신비를 밝혀낸 여성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Maria Sibylla Merian, 1647~1717). 그는 최초의 곤충화가이자 식물학자로서 꿋꿋하게 사이언스 아티스트의 길을 일구어내고, 곤충과 식물학계에서 이전까지 상상하지 못한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그런 업적을 인정받아 메리안과 그의 그림은 독일의 500마르크 지폐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독일 500마르크 지폐의 주인공
마리아 메리안(앞)과 그의 그림(뒤)
그의 책들은 날개 돋친 듯이 팔렸고, 그의 그림은 상류층이 갖춰야 할 필수 목록 중 하나가 되었다. 귀부인들은 메리안의 작품을 소장한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상류층뿐만 아니라 곤충 수집가나 박물학자, 미술 애호가들도 메리안의 작품을 소장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는 그의 작품을 구하기 위해 직접 사람을 보내기도 했다. 메리안의 그림은 당시 새로운 유행을 창조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세계 최초의 곤충화가 마리아 메리안』은 보수적인 시대와 편견에 맞서 당당하게 살아간 여성이자, 남성을 뛰어넘는 곤충학자·곤충화가로 우뚝 서며 뚜렷한 업적을 남긴 마리아 메리안이 아름다운 나비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두 사람 모두 곤충 연구와 박물학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것은 분명하나 파브르는 기억되고 메리안은 잊힌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가 한 번쯤 곱씹어보아야 할 의문이 아닐까.
이 책은 우리 시대에 꼭 알아야 할 인물을 새롭게 조명하는 ‘두레아이들 인물 읽기’ 시리즈 열 번째 책이다. 메리안은 정원과 산, 들판에서 쉽게 만나는 벌레와 꽃, 풀들에게서 도대체 무엇을 발견하고 어떤 매력을 느꼈던 걸까? 주변의 차가운 시선과 만류, 비웃음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평생 사랑하고 끊임없이 연구할 수 있었을까? 엄혹한 시대에 살면서도 자신의 꿈을 굽히지 않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헤쳐나간 메리안은 경쟁에 내몰려 꿈조차 꾸지 못하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도 훌륭한 ‘본보기상(롤 모델)’이 되어줄 것이다.
여성 차별 시대에 위대한 여성으로 거듭난 메리안
메리안은 어려서부터 유난히 곤충을 좋아했고 곤충에 빠져 지냈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이런 사실을 들켜서는 안 되었다. 자칫하면 마법을 부리는 사악한 마녀로 몰려 재판을 받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메리안이 살던 시절에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이와 벼룩은 물론 농작물과 꽃 등을 망치는 여러 가지 벌레, 그리고 곤충은 악마와 마녀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인 모를 전염병이 돌거나 홍수나 태풍이 나도 모두 마녀 탓으로 돌려 마녀재판을 열기도 했다. 마녀재판에는 어린아이도 예외가 아니었다. 메리안은 자신에게 닥쳐올지도 모르는 위험이 두려웠으나 호기심과 열정은 오히려 더 샘솟았다. 그에게 곤충과 식물을 연구하는 것은 목숨보다 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곤충에 푹 빠져 지내던 어느 날, 알에서 애벌레가 깨어 나오고, 애벌레가 고치를 틀고, 고치는 번데기가 되고, 번데기에서 나방이 태어나는 신비로운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애벌레는 더러운 진흙 속에서 저절로 생기고, 나비와 나방은 여름이 되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여름새’라고 믿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니 애벌레가 변해 나방이 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메리안은 이 일을 계기로 평생 곤충과 식물을 관찰하고, 연구하고, 사이언스 아티스트의 길을 걷게 된다. 무능한 남편 때문에 겪게 된 위기도 그에게는 장애가 되지 않았다. 여성으로서 불가능하다고만 여기는 편견을 깨고 수리남에 직접 가서 열악한 환경 속을 무릅쓰고 곤충을 연구해 누구도 할 수 없는 업적을 남겼다. 메리안은 어떻게 변신할지 알 수 없는 애벌레였다. 그러나 여성에게 억압적인 시대의 한계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밀고 나가, 사회적 편견과 반대를 무릅쓰고 스스로 도전을 선택한 결과 그는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나비로 거듭날 수 있었다.
타고난 재능과 포기할 줄 모르는 도전 정신
마리아 메리안은 곤충의 먹이인 식물과 함께 곤충이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 그리고 성충이 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한 장의 그림 속에 사진처럼 표현했다. 이는 당시 메리안만의 획기적인 방법이었고, 오늘날에도 곤충이나 식물의 한살이를 표현할 때 쓰인다. 또한 그의 작품은 바로크 시대에 하나의 유행을 이끌기도 할 만큼 ‘핫’했다.
이렇게 성공하게 된 배경에는 먼저 타고난 재능을 들 수 있다. 마리아 메리안이 세 살 때 죽은 친아버지는 스위스의 유명한 판화가 마테우스 메리안이다. 어머니가 재혼하며 새아빠가 된 야코프 마렐은 화훼화가였다. 비록 여자가 화가가 될 수는 없는 시대였지만, 야코프는 열세 살부터 메리안의 재능을 알아보고 기꺼이 제자로 삼았다. 타고난 재능과 환경은 더할 나위 없었다.
그러나 이 재능과 환경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피나는 노력과 도전 정신이다. 여성이지만 다른 아이들과 달리 어려서부터 곤충과 식물에 대해 끊임없이 관찰하고, 마녀로 몰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경제적으로 무능한 남편을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도 꿈을 놓지 않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수리남 지원을 거부하자 몇 년간 끈질기게 설득해 결국 동인도 회사의 허락을 이끌어내는 등 그의 끝없는 용기와 인내,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아무리 뛰어난 ‘타고난 재능’도 화려하게 꽃피우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열악하다 못해 불리한 환경에서도 물러서거나 포기할 줄 몰랐던 그는 마침내 모두가 등한시하던 곤충의 신비를 밝혀낸 선구적인 인물로 우뚝 선다. 메리안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지은 나비가 9종, 풍뎅이가 2종, 식물이 6종에 이른다는 사실에서 그의 업적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잘 알 수 있다.
우리 시대 꼭 필요한 인물들을 조명하는 ‘두레아이들 인물 읽기’ 시리즈!
두레아이들 인물 읽기 시리즈는 ‘생태 환경과 인권, 나눔, 희생’을 위해 살다 간,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들'을 새롭게 조명한다. ‘성공’을 찬양하는 인물 이야기가 아닌 인문적인 시선으로 위대한 예술가 신사임당을 바라보는 『신사임당』, 점자를 발명해 눈먼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루이 브라유의 이야기인 『루이 브라유』, 어린이를 위해 쓴 유일한 ‘제인 구달 자서전’인 『제인 구달의 내가 사랑한 침팬지』, 생태문학의 고전 『월든』을 쓴 자연시인이자 세계 위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 소로의 삶을 그린 『헨리 데이비드 소로』, 세계 인권과 자유, 평화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통령이 남긴 유일한 어린이용 자서전 『넬슨 만델라』, ‘20세기 최고의 에세이’라 평가받는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을 어린이 책으로는 처음 ‘완역판’으로 수록하고 70여 장의 사진과 함께 헬렌 켈러의 감동적인 삶을 들려주는 『사흘만 볼 수 있다면 그리고 헬렌 켈러 이야기』, ‘성인’이 된 마더 테레사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마더 테레사가 들려준 이야기』, 『침묵의 봄』의 저자이자 현대 생태환경운동의 선구자 레이첼 카슨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레이첼 카슨』,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가 된 독립운동가 권기옥의 감동적인 이야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 등이 출간되었다.
지은이의 말
“엄혹한 시대에 살면서도 자신의 꿈을 꺾지 않고, 적극적으로 헤쳐 나간 메리안은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도 훌륭한 ‘본보기상(롤 모델)’이 되어 줄 겁니다. 조금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위해 꺾이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 메리안의 삶에서 그 힘을 배우고, 진정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했기에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어린이 여러분도 살게 되길 바랍니다.”―‘머리말’ 중에서
차례
머리말 5
1. 외로운 아이, 메리안 11
2. 소녀, 더 넓은 세상으로 29
3. 곤충의 비밀에 다가서다 45
4. 결혼, 그리고 새로운 인생 57
5. 획기적인 곤충책 72
6. 용감한 출발 87
7. 위대한 사이언스 아티스트 105
지은이_한해숙
월간 《어린이동산》의 2013년 중편동화 공모에 당선되어 동화작가가 되었어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고, 오랫동안 어린이 책 만드는 일을 했어요. 지은 책으로 『안녕, 병아리』, 『강아지도 마음이 있나요?』, 『콩쥐 팥쥐』, 『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맞춤법 띄어쓰기 100』 등이 있고, 그림책 『콩 한 알과 송아지』는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어요.
그린이_이현정
이야기를 읽고 듣고 쓰기를 좋아합니다. 이야기가 있는 그림을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오래오래 이야기와 함께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