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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엘리너 파전, 이미지 구글링
A Little Dressmaker
옛날 어느 곳에
이름 있는 재봉사 밑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는 어린 재봉사가 있었습니다.
이 어린 재봉사는 아직 남의 밑에서 일하는 처지에 있었으나 감을 마르는 재주도 썩 좋고, 바느질도 아주 꼼꼼하고 고왔기 때문에 사실은 그 나라에서 제일가는 재봉사였습니다. 그것은 주인인 큰 재봉사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재봉사는 겸손하고 얌전한 사람이었습니다. 큰 재봉사는 작은 재봉사를 보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보다 솜씨가 더 좋다는 말을 그 애한테 할 필요는 없어. 내가 말하지 않으면 결코 자기 자신이 그걸 알 턱이 없으니까. 만일 내가 이야기하면, 그 애는 여기서 나가 가게를 열어 장사를 시작할 것임에 틀림없어.'
큰 재봉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로타가 어쩌다 뛰어나게 솜씨를 부렸을 때도 칭찬을 하지 않았고, 별로 큰 실수도 아닌데 잔소리를 하는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로타는 그것을 언제나 좋은 얼굴로 받아들였고, 자기의 기술이 그리 뛰어나다고 생각해 본 일도 없었습니다.
큰 재봉사는 특별히 중요한 주문을 받았을 때는 언제나 로타와 의논을 했는데, 그러한 때조차도 역시 로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로타야, 찰떡 후작 부인께서 조금 전에 무도회 때 입으실 옷을 맞추러 오셨댔어. 분홍색 비단으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하시던데..."
"글쎄요?"
로타는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자두색 빌로드가 더 어울릴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엔."
"나도 그렇게 말씀드렸단다."
큰 재봉사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부인께선 스커트에 주름을 열 일곱 줄이나 잡고 싶으시다는 거야."
"어머나, 그건 안 돼요."
로타가 말했습니다.
"그건 아무 장식 없이 해서 묵직한 느낌을 주도록 해야 하는데..."
"글쎄, 내 말이 그거야."
큰 재봉사가 말했습니다.
"나도 내 입으로 부인께 그렇게 말씀드렸단다. 그 분은 의젓한 스타일이어야 어울려요. 그리고 아무 장식이 없어야 하고 말이지."
재봉사들은 찰떡 후작 부인에게 팔랑팔랑한 분홍색 옷 대신 묵직한 자두색 옷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여왕의 무도회에 나타난 후작 부인의 당당한 모습을 본 사람들은, "큰 재봉사는 역시 천재야." 하고 입을 모아 칭찬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 옷을 만든 사람은 어린 로타였습니다.
자, 그런데 여기서 미리 말해 두어야 할 것은, 이 나라의 여왕의 나이가 70살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를 이을 자식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25년 동안 아주머니 노릇은 해 왔습니다.
바로 이웃 나라의 임금님이 여왕의 조카였던 것입니다. 그는 장차, 자기 나라와 함께 여왕의 나라도 다스려야 할 것이었습니다.
이 임금님은 20년 동안 아주머니 나라를 방문해 본 일이 없었습니다. 소문을 들으면 잘생긴 청년으로 여왕처럼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여왕으로서는 퍽 걱정스러운 문제였기 때문에, 여왕은 1년 두 번, 크리스마스와 임금님의 생일 때 보내는 편지에 그 이야기를 썼습니다.
그러나 임금님은 언제나 그 답장에,
'친애하는 조지나 아주머니, 아름다운 편지 진실로 감사히 받았습니다.
아주머니를 사랑하는 조카 디크 올림.
추신: 결혼 문제는 아직 천천히 생각해도 됩니다.'
라고 써서 보냈습니다.
조지나 여왕은 이제 70세였고, 젊은 리처드 임금님은 25세였습니다. 누구나 70세나 나이를 먹으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25세의 팔팔한 나이때와는 달리요.
얼마 후, 완고한 여왕은 크리스마스와 임금님의 생일 사이에,
'이제는 임금님의 쓸데없는 농담에 진저리가 났으니, 우리 궁전에 방문하여 궁의 여자들 중에서 임금님의 신부를 고르도록 하십시오.'
라는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임금님은 이번에는 인사말로 적당히 얼버무릴 수가 없었습니다. 편지 내용에는 주로 결혼에 관한 이야기만을 써야 했습니다. 그래서,
'친애하는 조오지나 아주머니, 뜻대로 하십시오.
아주머니를 사랑하는 조카 디크 올림.
추신: 나이는 19세 6개월이고, 허리가 50센티미터 되는 사람이 아니면 전 결혼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까다로운 조건을 걸어 답장을 했습니다.
여왕은 즉시 19세 6개월이 되는 처녀들을 죄다 불러들여 허리의 치수를 재게 했습니다.
허리가 꼭 50센티미터인 처녀는 세 명뿐이었습니다. 여왕은 또 임금님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사랑하는 리처드,지금은 6월입니다만, 요굴트 공작의 따님과 캐러멜 백작의 따님과 푸린 양은 세 사람 다 오는 12월이면 20세가 됩니다.
이분들은 다 아름답고, 허리는 임금님이 원하시는 치수입니다. 오셔서 몸소 골라 주시기 바랍니다.
그대의 애정 깊은 숙모 조지나 여왕.'
이 편지에 대한 답장을 임금님은 이렇게 썼습니다.
'친애하는 조지나 아주머니,
아주머니 생각대로 하겠습니다. 월요일에 갈 테니 화요일과 수요일과 목요일 3일 동안 하루에 한 아가씨씩 춤을 출 수 있도록 무도회를 마련해 주십시오.
제일 마음에 든 사람하고 금요일에 결혼하여 토요일에 돌아가겠습니다.
아주머니를 사랑하는 조카 디크 올림.
추신: 무도회는 가장 무도회가 좋겠습니다. 저는 아주 좋은 가장 무도복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여왕은 월요일 아침에야 겨우 이 편지를 받았습니다. 임금님은 벌써 그 날 저녁이면 오게 됩니다. 그러니 다들 얼마나 소동을 일으켰겠습니까?
특히 50센티미터의 허리를 가진 아가씨들이 얼마나 소동을 피웠겠는가는 여러분도 아마 짐작이 가리라 믿습니다.
물론 이 사람들은 즉시 그 길로 큰 재봉사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요굴트 공작 따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가장 무도복을 만들어 주세요, 그것도 말이죠, 첫 번 무도회에 입고 갈 수 있게 화요일까지 말에요.
그리고 그 옷이 완성되면 옷 입는 시중을 들어 줄 수 있는 아이를 꼭 딸려 보내 주세요."
캐러멜 백작 따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제일 멋진 가장 무도복을 만들어 줘야 해요. 두 번째 무도회에 입고 갈 수 있게 수요일까지 말에요.
그리고 옷 입는 걸 시중들어 줄 수 있는 재봉사를 함께 보내 주세요. 제일 잘하는 아이로 말이죠."
푸린 양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목요일인 세 번째 무도회에 입고 갈 수 있게 당신이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가장 무도복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난 슬퍼서 죽어 버릴 거예요.
그리고 그 옷이 혹시 잘못되었으면 안 되니까, 당신 집에서 제일 예쁜 모델에게 입혀 보내 주세요.
그렇게 하면 미리 그 옷 맵시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큰 재봉사는 세 사람에게 "좋습니다." 하고 약속을 한 다음, 아가씨들이 가게에서 나가자마자 로타에게 달려가 그 이야기를 죄다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니까 그 무도복을 만들려면 있는 지혜를 다 짜내야 하고 모든 솜씨를 다 부려야 해, 로타."
"네, 전 어떻게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로타는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그 주문을 받기로 해요. 설사 제가 잠을 못 자는 한이 있더라도, 내일 저녁까지 요굴트 님에게 보내 드리도록 할 테니까요."
"그런데 어떤 옷을 만들면 좋겠니?"
"요굴트 님에겐 태양빛으로 빛나는 드레스가 어울릴 거예요."
"나도 바로 그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란다."
큰 재봉사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캐러멜 님 것은 달빛을 두른 드레스가 잘 어울릴 거예요."
"내 생각도 꼭 그대로야."
"그리고 푸린 님에겐 무지개빛이 멋질 거예요."
"어쩌면 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걸 그대로 말하는구나." 큰 재봉사가 말했습니다. "자, 그럼 어서 옷감을 말라 바느질을 하도록 하렴."
로타는 세 벌의 무도복을 마른 다음, 제일 먼저 필요한 옷부터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옷을 입고 춤을 추면 햇빛처럼 빛나리라고 생각되는 옷이었습니다.
로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바느질만 했기 때문에 젊은 이웃 나라 임금님이 궁전에 도착했다는 소식 같은 것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마침내 화요일, 태양처럼 빛나는 옷은 최초의 무도회가 시작되기 1시간 전에 완성되었습니다.
"궁전에서 옷을 가지러 마차가 왔다." 큰 재봉사가 말했습니다.
"우리 집 재봉사 중에 누가 그 옷을 입고 가서, 요굴트 아가씨가 옷을 입으시기 전에 선을 보여 드러야 할 텐데.
도대체 누굴 보내면 좋을지 모르겠네. 허리가 50센티미터야만 하니 말야."
"선생님, 제가 바로 그 치수에요." 로타가 말했습니다.
"그거 참 잘됐구나! 로타, 네가 그걸 입고 가거라."
로타는 그 찬란한 옷을 입고, 금빛 구두를 신고, 찬란한 장식으로 번쩍이는 예쁜 금빛 관을 쓰고, 그 위에다 자기의 검정 외투를 걸치고 왕가의 마차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마부가 회초리로 말의 엉덩이를 때리자, 마차는 곧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궁전에 도착하자, 바로 문 가까이 있는 넓은 방을 지나가던 시종이 로타를 보고 대기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다음 방에서 요굴트 아가씨의 준비가 끝날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주십시오."
그 시종이 말했습니다.
"준비가 끝나면 아가씨께서 초인종을 눌러 부르실 겁니다. 아, 당신은 아주 멋진 옷을 속에 입고 계시는군요."
"이 옷은 오늘 요굴트 님께서 입으실 거예요. 요굴트 아가씨는 이걸 입으시고 젊은 임금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실 거랍니다. 보여 드릴까요?"
"네, 부탁합니다." 시종이 말했습니다.
로타는 외투를 밑으로 내리고, 구름 사이에서 스며 나오는 햇빛처럼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습니다.
"보세요." 로타가 말했습니다.
"아름답지요? 이 옷을 입은 요굴트 님을 보시면 임금님께서도 저절로 춤추고 싶어지겠지요?"
"그렇겠습니다."
시종은 공손히 절을 하며, "아가씨, 저와 한 번 춤을 추어 주시겠습니까?" 하고 말했습니다.
"어머나, 전하!" 로타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야말로 부탁드립니다."
시종과 로타는 함께 춤을 주었습니다. 그 사람이 로타의 머리는 태양빛보다도 더 아름다운 황금색이라고 막 칭찬하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로타는 즉시 가야만 했습니다.
공작 따님은 그 옷을 보고 아주 기뻐했습니다.
그 옷을 입고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어떻게 앉아야 하는지, 또 어떻게 춤을 추어야 하는지를 로타에게 자세히 배운 다음, 공작 따님은 무도회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로타는 자기의 낡아빠진 외투를 걸치면서, 무도회장으로 들어간 아름다운 요굴트 아가씨를 맞아 바람 소리처럼 일어나는 박수 소리를 들었습니다.
'임금님은 그 분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거야.'
로타는 달빛 무도복을 만들기 위해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밤새도록 또 다음날 하루종일, 로타는 몸에 꼭 끼는 은빛 옷을 만들었습니다.
그날 저녁 때 궁전에서 마차가 로타를 데리러 왔을 때 그 옷은 막 완성되었습니다.
전번처럼 로타는 그 옷을 입은 다음, 그 위에 자기의 외투를 걸치고 궁전으로 떠났습니다.
전번과 똑같이 젊은 시종이 로타를 대기실로 안내하고는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했습니다.
"어제 저녁 무도회는 어땠나요?" 로타가 물었습니다.
"임금님께선 금빛 옷을 입은 아가씨와 밤이 새도록 춤을 추셨습니다." 시종이 말했습니다.
"오늘 밤 캐러멜 아가씨가 임금님 마음에 그 정도로 드실지 어떨지 알 수 없군요."
"이걸 보시고도 그렇게 생각하실까요?"
로타는 외투를 벗고, 한밤중에 비치는 달빛 같은 모습으로 그 젊은이 앞에 섰습니다. 그랬더니 시종은 로타의 손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아가씨가 저와 춤을 추어 주신다면, 저는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일 텐데요."
"행복한 사람은 저입니다, 전하." 로타는 귀엽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또 한 번 춤을 추고 난 다음, 자리에 앉아 서로의 집안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로타는, 자기는 19세이고 어머니는 남의 집 일을 해주고 있으며, 아버지는 구두를 만드는 직공이라는 것을 시종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시종은 25세로, 아버지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고, 어머니는 남의 빨래를 해주고 있고, 자기는 젊은 임금님의 시중을 들고 있지만 임금님의 결혼식이 끝나면 이웃 나라로 돌아간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자, 로타의 마음은 쓸쓸해졌습니다. 시종은 왜 그러느냐고 물었지만, 로타 자신도 그 까닭을 알 수 없었습니다.
시종이 로타의 손을 잡고 마치 달빛같이 하얀 손이라는 말을 하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려, 로타는 또 가야만 했습니다.
캐러멜 백작 아가씨는 그 옷이 아주 마음에 들어 여러 가지 설명이 끝나자 곧 그 옷을 입고 무도회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아가씨가 무도회장에 나타났을 때 감탄하는 목소리는 로타에게도 들렸습니다. 로타는 낡은 외투를 다시 걸치고 무지개빛 옷을 만들기 위해 급히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밤새도록, 또 다음 날도 하루종일 로타는 그 옷을 만들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로타는 눈이 좀 피곤했고, 몸도 마음도 무거웠습니다. 그러나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세 번째 무도회가 시작되기 1시간 전에야 옷이 완성되었고, 밖에는 이미 마차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또 한 번 로타는 반짝반짝 빛나는 옷을 입고 헌 외투로 몸을 감싼 다음 궁전으로 갔습니다. 그 곳에서 시종은 또 로타를 대기실로 안내했고, 로타는 의자에 깊숙이 걸터앉았습니다.
"어제 저녁 무도회는 어떠했습니까?" 로타는 또 한 번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임금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달빛 아가씨와 춤을 추셨고, 시선을 잠시도 아가씨한테서 떼지 않으셨습니다." 시종이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푸린 아가씨는 희망이 없군요."
"알 수 없지요." 시종이 말했습니다.
로타는 너무나 피로했기 때문에 외투를 벗고 옷을 보여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젊은이는 손수 로타의 외투를 벗겨 뒤에 있는 의자에 걸어주었습니다.
외투를 벗은 로타가 마치 겹겹이 겹친 검은 구름 사이에 걸린 작은 무지개처럼 빛나고 있는 것을 보자, 젊은이는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오오, 아가씨." 하고 신음하듯 속삭였습니다.
"저와 같이 오늘 춤을, 아니 훗날에도 춤을 추어 줄 수 없겠습니까?"
로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지나치게 피로했기 때문입니다. 로타는 웃으려고 애썼지만, 도리어 굵은 눈물 방울이 굴러떨어졌습니다.
시종은 그 까닭을 묻지 않았습니다. 무지개에는 으레 눈물이 따르게 마련이니까요. 그 대신 시종은 로타를 안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그러나 입맞춤이 채 끝나기도 전에 초인종이 울려, 로타는 눈물을 씻고 그 곳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푸린 양은 그 옷이 썩 마음에 들었습니다. 로타가 옷을 입혀 주자 푸린 양은 곧 무도회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푸린 양의 아름다운 모습이 무도회장에 나타나자, 감탄의 한숨 소리가 그 넓은 방에 가득 퍼지는 것을 로타는 똑똑히 들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대기실로 다시 돌아온 로타는 다 헐어빠진 외투를 입고 비틀거리며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로타는 잠자리에 들어가 실컷 자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가게 문 앞에서 큰 재봉사가 난처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어쩌면 좋으냐, 로타!" 큰 재봉사가 말했습니다.
"글쎄, 바로 조금 전에 여왕님한테서 주문이 왔는데, 내일 있을 임금님의 결혼식에 세상에서 제일 호화롭고 아름다운 신부복을 만들라는 분부시다. 결혼식은 12시 정각이라는구나. 자, 로타, 좀 생각해 다오! 어떤 옷이 좋겠니?"
로타는 새하얀 눈처럼 깨끗한 신부복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 어떤 분 치수에 맞추면 될까요?" 옷을 마르면서 로타는 물었습니다.
"네 치수대로 해라."
큰 재봉사가 말했습니다.
"너와 그 세 아가씨는 치수가 꼭 같지 않던?"
"어떤 분일까요?"
로타가 물었습니다.
"그건 아직 아무도 모른단다. 소문에 의하면 태양도, 달도 마음에 드셨다 하고, 무지개도 퍽 좋아하셨대."
"임금님은 그 가장 무도회에서 어떤 옷을 입으셨대요?"
로타는 잠을 쫓기 위해 자꾸 물었습니다.
"임금님의 신분으로는 아주 시시한 옷이었대." 큰 재봉사가 말했습니다. "자기 시중을 드는 사람의 옷을 입었다니까."
로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묻지 않고 피곤해서 지친 작은 머리를 새하얀 옷감 속에 파묻다시피한 채, 손가락과 눈이 아파질 때까지 바느질만 계속했습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옷은 12시 전에 완성되었습니다.
"마차가 데리러 왔다."
큰 재봉사가 말했습니다. "로타야, 어서 그 옷을 입어라. 새신부님께서 그 옷을 어떻게
입으면 좋을지 알고 싶어하실 거다."
"어떤 분이 신부님으로 간택되셨나요?"
로타가 물었습니다.
"아직 아무도 모른단다. 지금 임금님께서 마음을 결정하고 계시는 중이라는구나. 그것이 결정되면 곧 결혼식을 거행하게 된단다."
로타는 신부복을 입고 마차가 있는 데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 된 일일까요! 친구인 그 시종이 로타를 마차에 태워 주기 위해 기다리고 서 있는 것이 아닙니까!
로타는 그 사람을 가만히, 그리고 자세히 바라보면서, "아니, 당신은 임금님이 아니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 시종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하고 물으면서, 밖에서 문을 닫고 마차를 몰았습니다.
로타는 마차 한 구석에 기대어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자기의 결혼식장에 마차를 타고 가는 꿈을 꾸면서...
로타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마차가 막 도착할 때였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궁전이 아니라 어떤 시골의 자그마한 교회 입구였습니다.
마차에서 뛰어내린 시종은 로타에게 손을 내밀어 친절하게 내려 주었습니다.
로타는 하얀 옷을 입은 채 그 젊은이에게 팔을 잡혀 교회 가운데로 걸어갔습니다. 맨 앞 계단 위에 목사님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도, 이 모든 게 꿈 속에서의 당연한 일처럼 생각되었습니다.
결혼식은 단 2분만에 끝났습니다. 로타는 손가락에 금반지를 끼고 시종과 같이 다시 마차로 되돌아왔습니다.
시종은 이번에는 로타와 함께 마차 안에 탔습니다. 로타는 그 사람의 어깨에 머리를 대고 또 잠들었습니다. 마차가 젊은 임금님 나라의 궁전 앞에 도착할 때까지도 로타는 깨지 않고 그냥 자고 있었습니다.
얼마 후 눈을 뜨자, 로타는 자기가 시종의 부축을 받고 정신없이 궁전 층계를 걸어올라가고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올리며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젊은 임금님은 인자한 미소를 띤 채 계단 맨 꼭대기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랬던 것입니다. 시종은 역시 시종이었던 것입니다. 젊은 임금님은 전혀 결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 대신 시종을 보냈던 것입니다. 시종은 첫눈에 로타가 마음에 들어 무도회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마음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세 아가씨들에게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만일 이 시종이 세 아가씨 중에서 어떤 사람을 골라 결혼했다면, 늙은 아주머니 여왕이 조카의 장난을 알고 얼마나 화를 냈겠습니까? 물론 신부도 똑같았음에 틀림없습니다.
이 사실이 여왕의 귀에 들어가자, 여왕은 젊은 임금님의 생일 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습니다.
'친애하는 리처드,
이 편지와 함께 축하 선물을 보냅니다.
그리고 그대에 대해 몹시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앞으로는 그대에 대해 일절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그대의 애정 깊은 숙모 조지나 여왕.'
이 편지에 대해 젊은 임금님은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냈습니다.
'친애하는 조지나 아주머니,대단히 다행스러운 일이라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를 사랑하는 조카 디크 올림.
추신: 참, 아름다운 편지, 감사히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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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젤 좋아하는 엘리너 파전작 동화인데 어제 읽다가 급작스럽게 드레스 뽐뿌와서 이미지 찾아 만들어 봄ㅋㅋㅋㅋ
가끔 이렇게 어릴 때 읽던 동화 읽으면서 동심에 빠지는것도 참 조은거가틈..
여새들 잠깐 쉬면서 힐링하다 가라고 가져와 봤엉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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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으아.. 드레스 다 이쁘다 ㅜㅠ..!!
호잉 신기하구먼 늘 알던 동화가 아니라 새로운 동화~!
와 ㅠㅠㅠㅠㅠ 음악이랑 절묘해ㅠㅠㅠ
와...이런게 더 좋아...
임금이든 시종이든 결국 로타는 자기가 애정하던 사람과 결혼한거네
로타 맘속에서는 이미 시종을 왕자로 인식하고있을테니까
삭제된 댓글 입니다.
상황극 하는거야~! 마치 임금이 공주들한테 춤을 권하는것처럼 말하니깐 로타도 그렇게 말해주는거어!
이런거좋아ㅠㅠㅠㅠ
잉 나만 멍청인가 ㅠㅠ 이해가안대 ㅠㅠ
시종이 알고보니 임금이라서 임금이랑 결혼한거야??
왕이결혼하기시러서 시종을 왕으로 속이고 보냈는데 그 시종이랑 로타랑결혼햇다는거아녀...?
시종이 임금님으로 가는듯하다가 마무리는 임금님이 결혼하기싫어서 자기 시종을 보낸거야. 로티는 시종이랑 결혼한거.
오.. 재밌게 읽었어. 브금도 사진도 글도 모두 아름다웠읍니다
와...반전이야...시종이그냥 시종이엿다니....난 왕일줄알앗는데ㅠㅠㅠㅠㅠㅠ
우왕 언니 동화 또올려주라..!!
어릴때 이 동화 좋아했는데 진짜 추억돋는다 ㅋㅋㅋ이 동화가 있었다는것도 까먹고있었어
오 재밌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Little black book! 칸노 요코가 작곡한거얌
삭제된 댓글 입니다.
Little black book/kanno yoko
새롭고 재밌다 사진이랑 찾느라 고생했어~ 잘읽었어
브금머야궁금해ㅜㅠ
Little black book이고 칸노 요코가 작곡했어!!
삭제된 댓글 입니다.
Little black book! 칸노 요코가 작곡했어~
우앙!!! 대박 ..또올려줘..ㅠㅠ
왕 잘읽었어! 재밌다 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Little black book이고 칸노 요코가 작곡했어!!
삭제된 댓글 입니다.
노르웨이 동화집인가?!막 소로변한 왕자귀에서 고기랑 술꺼내서먹고 복숭아열었더니 보석나오고!! 호두깨서 별빛드레스하니까 생각났엌ㅋㅋㅋㅋㅋ
브금이랑 잘 어울리고 재밌다 ㅋㅋ 와 옛날생각난다
언냐 나 다시 읽으러 올라구 보관함 해쩡
핳... 이런 동화 진짜 좋아 ㅠㅠ
분위기 디게 신비롭다ㅎㅎㅎㅎ좋다ㅠㅠ벌써 새벽감성 왔어
ㅠㅠㅠㅠ헐 존잼이야 ㅠㅠㅠ 개존잼 퓨ㅠㅠㅠ동화너무 이쁘당
진짜존잼..........ㅎㄹ내가왜이걸몰랐지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맨 위에 있엉 ㅋ 어 리들 드레스메이컼ㅋㅋㅋㅋ 한국어로는 작은 재봉사..!
헐 우와......... 가슴설레 하면서 봣어......좋다..
좋다... 소소하고 분위기도 아름다워 좋은 글 고마워 언니!
우와....몽글몽글해... 잘읽고가!ㅂ
컴으로 봐야지 ㅠㅠ 왜 안뜨는거야 꼭 컴!!
예쁘다...ㄷㄷ진심
시종은시종이엇던것입니다!ㅋㅋㅋㅋㅋㅋ왕이엇으면햇는데ㅠㅜ힝
[동화책]으잉ㅠㅠ재밌당 담에 또 보러올겡ㅋㅋ
시종이 진짜 시종...ㅋㅋ
중간중간 그림들도 진짜 이뿌고 특히 인형들에서 넋이 나간,,,ㅋㅋㅋ 언니 이야기 정말 이뿌다 !!! 고마워!!ㅋㅋ
이쁘다ㅜㅜㅜㅜ사진도이쁘고 동화도 이뻐~ 넘좋아
브금도넘조타
폰이라 안나온다 이따봐야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