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6학년 아들 녀석이 그 어느 때 보다 열공 중입니다.
이번 주로 다가온 기말고사 준비를 하느라고 학원에서 늦게 오는 날이
많고 더운 날씨에 지친 기운이 역력한데도 어쩔 수 없이 책상 앞에
붙어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아들 녀석이 책상앞에 앉아 있는 것도 힘든지 바닥에 사회 문제집을
펼쳐 놓고 비스듬히 누워서 문제를 풀고 있더군요
"형우야 그렇게 방바닥에 뒤비져서 뭐가 외워지겠냐?"
저의 깐죽임에 아들 녀석이 저를 힐끗 쳐다보더니 저를 시험합니다.
"아빠 박지원?"
아들의 갑작스런 물음에 당황 한 저를 향해 아들 녀석이 다시 한번 입을 엽니다.
"아빠 박지원 하면 딱 답이 나와야지?"
순간 참 제가 생각해도 대견하게 스치는 단어가 있더군요
"열하일기"
아들 녀석 짧은 탄성을 내더니 다음 문제를 냅니다.
"박제가?"
이름은 들어 본 거 같은데 이런 생각이 안 납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아들 녀석의 질문
"유득공?"
이분은 듣보잡입니다. ㅜㅜ
"이익?"
이분은 쓴 건 많은 거 같은데 하나도 기억 안 납니다. 그래도 농담이라도
한마디 던지려고..
"이익? 아빠가 너한테 이런 질문 받으면 무슨 [이익]이 있겠냐? 손해면 손해지.."
제가 말하고 저 혼자 웃습니다. 무식한 것도 모자라 뻘줌해 지기까지 합니다.
무식함을 만회하기는 힘들 거 같고..그래도 아들에게 비웃음을 산 농담은
만회해 보려고 제가 무리수를 뒀습니다.
"장국영?"
아들 녀석이 갑작스런 저의 반격에 물끄러미 저를 쳐다보더군요
"아비정전..인마"
"유덕화?..지존무상"
"이수현?..첩혈쌍웅"
"양조휘?..중경삼림"
.....
"그리고 주윤발?...........영웅본색"
이쯤 되면 뭔가 빵 터져줘야 되는데 아들 녀석은 아무런 댓구 없이 듣고만
있습니다.
그리고 낮은 한숨을 쉬며 입을 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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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거기까지는 안 배웠어..."
아들의 심각한 표정에 제 손발이 오그라들며
"아들~~~ 웃어 인마...주윤발 모르냐? 주윤발의 영웅본색?...웃어 인마"
아들 녀석 혼잣말로 궁시렁 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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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배웠다니까~~6학년 수준에 맞는 문제를 내야지.."
이런, 이런...열심히 공부하는 아들~~뭐 도와 주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웃음도 못주고
더운날..미안하다 아들~~ㅎ
첫댓글 역쉬 ~~실망을 시키지 않는당...ㅋㅋㅋ주윤발=성냥개비 ㅋㅋ
오후 나른했는데 잠시 빵터지고 간당...ㅋㅋ바람의딸(윤선)=아고라~~ㅋㅋㅋ
모자간에 문답도 그렇지만, 아들이 벌써 6학년이예요? 허거거거걱
제 글이 아닌데요,,,,, 다음 아고라 나야나님이 쓰신글 구사횐님들 보시고 한번 웃으시라고 제가 퍼 온거 예요....
아~ 죄송합니다. 전 글만 읽고 아들내미가 벌써 6학년인 줄.... -_-;;
아니요..... 웃고 기시면 되용 이 분 가족 얘기가 넘 재밌어요
댓글보거 더 웃엇음...아들이 6학년이믄 대체 윤선씨..언제...ㅋㅋ
브롸보 가만 생각 하니 글네용
오호 상당글입니다.빵 빵 터지는 군요 ㅋㅋㅋ 짱 잘한다
재밌게 읽어 주시고 잊지 않고 손가락 운동 해 주셔서 ㄳㄳ <<<<<<<<<<<<<<<<<<<<<<<<<<<< 요래 말 한께 꼭 내가 이글 쓴 사람 같노 ㅡㅡ;;
잼있네요 ㅋㅋㅋ
윤선씨 고마워요~~~ 한참 지루할 타이밍 ㅋㅋㅋ
감사 감사^^*
주윤발..영웅본색잼있고~~유덕화.. 천장지구 젤 감동있게 밨음ㅎㅎ글구~~아들이 6년인줄 알고있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