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용음'을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은 언제나 어떤 무게감이 있다. 아마도 깊은 밤을 걷어내고 여명이 동터야 하기 때문일 것이리라.
급 피곤함이 몰려 왔다.
갑자기 정신을 다시 차리고 내가 지금 이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나! 하며 내가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울적해졌다.
그러나 이런 사람의 감정은 그럴 수밖에 없다.
새벽은 신선하지만, 새벽은 또 다른 날을 살아야 하는 인간에게는 무거운 시간이다.
그래! 그럴 때는 차한잔이 최고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차 중에서
내 손이 간 곳은 '용음'이었다.
용음은 고려다원의 춘수님께서 만든 차이다.
용음을 마신 그날 '이 차는 참말 부드럽고도 힘이 있다' 균형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칠지도 않고 순후하다. 단맛도 잘 돈다. 입안에서 회감도 좋다. 입안을 부드럽게 한다.
그 뒤로 용음에 자꾸 손이 갔었다.
1봉지밖에 구입하지 않았으니 조금은 아껴 마셔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용음이 잘 만들어진 차라고(물론 나의 기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보편적으로 그렇게들 느끼실 거라고 생각한다) 시음 소감을 알려드려 야지! 했는데, 본의 아니게 늦어졌다.
시음 사진은 마실 때마다 찍었으나 이미 시간이 지나 버려서 며칠 전에 다시 찍은 사진이다. 그때의 내 감정이 묻어 나서 나는 이 사진이 좋다. 탕색도 곱고, 찻물 따르는 새벽 아침도 어느덧 맑아졌기 때문이다.
*자려다가_서성이는_생각들_물리치고_생각남 김에_올려야지!
#Twilight_Zone_밤과아침의사이에서차한잔
#고려다원_중발효청차_용음
#진성도예_나비차호_오색숙우
#미루면_또_그_감흥이_희미해져
#차는_어느때에_마시는가에_따라_다른_맛이_나지만_그럼에도_그맛이_그때와_늘_잘_맞아서_그때의_마음으로_몸으로_스며드는_차들이_있다
#용음도_그러하였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