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팍팍함과 고단함이 느껴질 때 직장 동료 혹은 지인들이 오늘 삼겹살에 쐬주나 한잔 할까 ? 라고 말하면
그 어떤 유혹보다 뿌리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를 항상 유혹하는 필요악(?) 소주에 대해서 오늘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먼저 아버지 이야기로 시작을 해보고자 합니다
아버지는 술을 굉장히 싫어하셨던(?) 분입니다
그래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술을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다 마셔서 없어버리겠다는 눈물이 날 정도로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술을 없애기위해 젊은시절부터 그렇게 드셨나봅니다
그런 아버지가 소주가 점점 밍밍해지고 물같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사실 과거에는 소주도수가 20도가 넘었는데 요즘에는 술 담을 때 쓰는 소주외에는 20도가 넘는 소주가 거의 없으니
아버지같은 알콜열사들에게는 그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점점 낮아지는 도수로 알콜열사들의 의욕을 저하시키는 천원짜리 희석식 소주에 강한 반기를 든 나름 고급진(?)
대부분 만원 근처의 증류식 소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오늘은 이 땅의 희생정신으로 똘똘뭉친 알콜열사들의 Worst Enemy 3 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일품진로
나무돌이 동생이 창원에 출장왔을 때 일본식 소주를 처드시겠다고 존니 싸돌아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무돌이가 원하는 일본식 소주는 없었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일품진로를 파는 곳에 들어갔습니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던 곳에 일품진로가 있어서 호기심에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도수는 23도 가격은 일반 소주보다 많이 비싼 병당 12000원 정도 하는 녀석입니다 ( 주점에서는 아마? 25000원 )
일반 화학식 희석주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마셔봤습니다
일반 소주가 낮은 도수 + 뭔가 정제되지 않은 거슬리는 뒷맛 + 다음날 머리 아픔
3단 콤보를 보였다면 일품진로는 천원짜리 일반 소주에 비해서 밀도가 있고 향이 진해서
확실히 "나는 천원짜리 소주와는 달라" 느낌이 들더군요
전체적으로 맛이나 바디감 향은 좋았지만 뒷맛이 살짝 아쉽더군요
100% 깔끔하게 나쁜 뒷맛을 제거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뭐 만원짜리에 10만원짜리들도 어려운 것을 바라는 제가 이상한 인간일수도 있겠지만 그 뒷맛이 아주 조금 아쉽네요
그러나 천원짜리 소주와는 비할바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묵직한 바디감 진한 향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일품진로를 추천하고 싶네요
2. 화요
사실 고급(?) 소주에 대한 호기심은 이 녀석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인터넷에 화요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이 놈의 촌구석에서는 어딜가도 할인마트에서 한 병에 만원하는 고급소주(?)를 파는 술집이 없더군요
그래서 이마트에서 한 병 사놓고 마실날만 기다리고 있었지요
희안하게도 또 나무돌이 동생이 출장을 올 기회가 있어서 같이 화요를 달려봤습니다
화요는 25도 가격은 병당 만원정도 하더군요
물론 위의 사진에 보시는 것처럼 화요는 도수에 따라 다양하게 있습니다 심지어 양주 느낌나는 녀석도 있습니다
화요는 특별히 자기 색이 강하게 느껴지지않는 깨끗하고 깔끔한 소주였습니다
이런 특징때문에 깔끔하고 담백한 회같은 요리나 안주에 어울리는 소주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깨끗한 뒷만 + 높은 도수때문에 확실히 천원짜리 소주에 비해서 좋다라는 느낌은 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일품진로보다는 별로였습니다
하지만 깨끗한 뒷맛과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은 화요가 더 좋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깔끔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3. 오크젠
이 녀석은 냉장고에 미개봉인 상태로 있습니다
집에서 혼자 먹기는 그렇고 조만간 먹어보겠습니다
오크젠은 25도 500ml 상대적으로 위의 두 술보다는 용량대비 저렴한 편입니다
오크통에서 숙성을 10년 했다는데 뭐 안봤으니 그건 모르겠고 아마도 오크통에서 숙성이 된 만큼
특유의 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렴한 술 / 국민 술 / 소맥 등등 소주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주류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화학식 희석주의 불쾌한 뒷맛 + 낮은 도수 + 두통 3단 콤보에서 벗어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위의 3가지 소주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격이 좀 부담스러우나 꼭 드셔보시기를 바랍니다
창원에 왕림하신다면 신체포기각서를 작성해서라도 대접하겠사오니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창원에서 "술은 우리의 적이므로 다 마셔서 없애야한다"의 모토를 가진 알콜열사 쇠돌이였습니다 ㅋㅋㅋ
첫댓글 국산맥주도 희석식이라 잘 안먹는데 쐬주는 더더욱 내돈 주고 마시는 일은 없지요ㅋ
위스키나 양주 비스무리 흉내는 좀 내는 거 같은데..
쐬주 좀 먹는 잉간들이 마신다는 전통 안동소주도 못 마셔봤네여..
원래 소주는 한자로 태울 소(燒)를 씁니다. 뭔 말이냐면... 밑술을 만들어서 (주로 막걸리) 그것을 증류 (불에 때서... 이런 의미로 태울 소를 씁니다.)해서
알콜 도수를 높힌 거죠. 즉 증류주라는 건데
증류주를 만드는 이유는 밑술의 도수가 기껏 15도를 넘지 못하므로(막걸리, 청주, 맥주, 포도 와인 등등) 증류해서 알콜 돗수를 확 높히기 위한
고량주, 위스키, 보드카 등등의 술이 다 증류주이고 우리나라의 전통 소주 역시 그들과 같은 증류주임으로 약 45~50도 정도의 알콜도수가 됩니다.
진도 홍주, 문배주, 안동 소주 등등이 그나마 명맥이 남은 우리의 전통 소주고요...
우리가 술집에서 사먹는 참이슬 따위 술들은 태울 소자가 아예 무색한... 걍 화공약품이라고 봐야... ㅋ
그래서 저는 그런 소주 싫어합니다. 말하자면 가짜 술이거든요.
제대로 곡물을 발효해서 밑술을 만들고 그것을 증류한 술은 절대... 머리 뽀개지는 현상이 없습니다.
중국가면 매번 지겹데 먹는 게 연태 고량인데 아주 대중적인 백주면서
백주 (하얗다. 말갛다의 의미에서) 의 중국식 발음이 바이주... 그것이 이상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발음하면서 빼갈이 됨.
암튼 젤 쌈직한 대중 술인데 먹다보면 언제 취했는지 모르게 취하고 또 언제 깨는 지 모르게 깸... 즉 뒷끝이 전혀 없다는 거...
이런 게 원래 소주인 겁니다. 우리나라 소주도 당연히 그렇게 좋은 술이었고...
좀 역사가 되는 집안은 가문마다 고유의 술 담그는 법이 있어서 우리나라 전통 소주의 종류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그게 시어미에서 며느리로 구전되어 오는 레시피라...
일제때 술을 만드는 쌀을 공출하기 위하여 집집마다 만드는 술을 못 만들게 하였으며
박정희 정권때 이 구습을 고스란히 이어서 또 술을 못 만들게 하는 바람에...
무려 약 50년 넘게 가정에서 술 만드는 것을 금지한 까닭에...
그 술을 만들 줄 아는 시어미가 죽고 그 레시피가 며느리에게 전수되지 못한 탓에...
우리나라 전통 소주의 명맥은 다 끊어지고 마는 겁니다. ㅋ
그리고 우리는 공장제 화공약품을 소주라고 생각하고 사먹는 거죠.
그런데 뭐 쥔장의 글에 대고 쓸데없는 말을 좀 늘어놓은 경향이 있으나..
열거한 술들은 못 마셔 보았고... 저것들이 정통 증류주인 건지?
만약 화공약품 희석한 거라면... 오크통에 백년이 들어가 있어도 별로 안 땡김.
차라리 마트에서 백주 좀 괜찮은 거 사다 먹으면 그게 훨씬 좋은 듯.
그리고 문배주 정말 강추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나라의 전통의 소주입니다.
안동소주는... 종류도 많고 그런데.. 별로 제 취향은 아니었던 기억이고...
제가 언급하지 않은 부분을 운태옹께서 잘 말씀하셨네요
글이 길어질 듯 해서 우리 전통주에 대한 부분은 제외를 했습니다
위에 언급한 술들은 희석식 소주는 아니고 증류주들입니다
아마 오디오로 비교를 하자면 엔트리급은 넘어선 중급기 정도의 술이 아닐까 싶네요
플래그쉽 레퍼런스급에는 미치지 않지만 확실히 천원짜리 소주랑은 태생이 다릅니다 ㅋㅋㅋ
다음에 운태옹을 뵙게되면 41도 화요를( 검은색 포장 ) 함께 마셔봐야겠습니다
저는 안동소주 문배주 이강주 이런 술들도 좋은 술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분명히 궁중에서도 연회나 이런 일들이 있을 때
왕가에서 담았던 술들이 있을텐데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술을 만들어 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맥주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유럽국가들의 무수히 많은 하지만 각자의 개성을 지닌 맥주들을 마셔보면서 왜 한국에서는
맥주는 맥주만으로 즐길수가 없는가 ? 라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맛있는 맥주를 마셔보면 향 빛깔 거품 바디감 이런 것들이 다채로운데
한국맥주는 라거계열이 주류라 가뜩이나 맛이나 향이 약한데 물까지 타서 더욱더 닝닝하게 느껴집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국산맥주중에서 클라우드가 좀 예전 맥주처럼 구수하고 풍부한(?) 향이 나서 즐겨 마십니다
다음 단합대회때는 상기의 증류식 소주를 파는 곳에서 단합대회를 열어야겠네요
술값이 좀 문제겠네요 ㅋㅋㅋ
상기의 증류주들은 그저... 안주를 사다가 술은 마트에서 사다가.. 집에서... ㅋ
맥주 만드는 동호회도 있다는 데 함 참조를 해보심.
연휴기간 불알 친구들하고 술을 먹다 3차쯤 맥주를 먹었는데
마침 오가든 5병 앤 감자튀김 안주가 세트로 있어서 그걸 시켰더니..
오가든도 첨 먹었다고... 맥주 맛있다고 하길래... ㅋ
도대체 무슨 맥주를 먹고 살은 건지 원... 나도 맥주 경험치가 별로 높은 사람이 아닌데...
관심 없는 사람들은 참 관심없음.
와... 저런 소주도 다 있군요 ㄷ 안동소주같은 건 알았지만.